고준석의 말을 들은 고국성 부부가 다시 한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할아버지, 아저씨, 아주머니 갑자기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겨서 먼저 실례하겠습니다.”유성준은 이 자리에 끼는 게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일어나 작별 인사를 건넸다.떠나기 전 그는 고은서를 향해 안심시키는 미소를 지으며 곧 연락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했다.고은서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아버지! 어떻게 은서와 승재의 이혼을 허락하실 수 있으세요!”유준성이 자리를 뜨자 고국성이 화가 나 외쳤다.“회사 사정이 어떤지 모르시는 것도 아니잖아요. 안 그래도 노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곽씨 일가라는 보호막마저 사라지면 앞으로 저희는 어떻게 버팁니까!”“맞아요. 아버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곽씨 일가와 이어지고 싶어 하시는지 아시잖아요. 기회조차 없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렇게 좋은 손녀사위를 놓치시다니요!”단은숙도 화가 나 외쳤다.“외삼촌, 외숙모. 할아버지를 탓하지 마세요.”고은서가 참다못해 일어나 입을 열었다.“이혼은 제가 원해서 하는 거예요. 이미 말씀드렸잖아요. 결혼은 제 개인적인 문제이지 고씨 일가의 사업 수단이 아니에요!”“이런 철없는 것 같으니라고!”화가 난 고국성이 고은서를 가리키며 말했다.“너무 오냐오냐하면서 자랐어! 지난번에 이혼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고 경고했었지! 이제는 네 할아버지까지 설득해서 이혼을 지지하게 만들어? 곽승재 어디가 부족해! 너 나중에 곽승재처럼 조건 좋은 남자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왜 꼭 결혼해야 하죠? 제 스스로 살길을 찾아서 혼자 살면 안 되나요?”“너...!”“국성아, 그만 해라.”고준석이 엄숙하게 나섰다.“결혼 문제는 은서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 이미 이혼까지 한 마당에 더 이상 비난하지 말거라. 앞으로 승재에게 찾아가 사업 도와달라고도 하지 마.”고국성의 화는 가라앉지 않았지만 아버지인 고준석이 입을 열었으니 마지못해 참았다.“은서야, 이혼하면서 위자료는 얼마나 받았니?”단은숙이 이혼 얘기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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