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연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졌다. 그녀가 임선호에게 시선을 돌리자 임선호는 다급하게 말했다.“가연아, 저 말 듣지 마. 난 아무렇지도 않아.”그러자 허광이 비웃으며 말했다. “좋아, 그렇게 죽고 싶으면 내가 도와주지.”허광은 꽤 수준 높은 무예 실력을 갖추고 있었고 그래서 허가연은 더 불안했다. “오빠, 제발 그만둬! 나 오빠랑 같이 갈게.”“가연아...!”“선호 오빠, 괜찮아요. 저 먼저 가 있을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기다릴게요.” 허가연이 간절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가연아...!”임선호는 뭐라도 더 말하고 싶었지만 이내 허광의 차가운 시선이 자신을 향하며 묵직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그는 당장이라도 덤벼들 기세였다.하지만 임선호는 끝내 이를 악물고 말했다. “가연아, 기다려. 내가 꼭 동성으로 갈게.”“기다릴게요.”허가연은 돌아서며 허광 앞에 서서 단호하게 말했다. “오빠, 선호 오빠한테 손대면... 나 집에 절대 안 돌아갈 거야.”허광은 비웃으며 말했다. “흥, 이런 하찮은 놈한테 내가 굳이 손대줄 필요도 없지. 다만, 이 자식이 동성에 오기라도 하면 그땐 각오해야 할 거야. 두고두고 후회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그리고 허광은 임씨 집안을 향해 쏘아붙였다. “그리고 너희, 이 녀석 관리 잘해. 감히 허씨 집안의 심기를 건드리면 다 죽게 될 거야.”그러고는 허광은 허가연을 데리고 떠났다.허가연은 돌아가는 내내 발걸음마다 뒤를 돌아보았다. 떠나기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어쩔 수 없었다.임선호는 굳은 표정으로 두 주먹을 꽉 쥐고 자책에 빠졌다. 자신이 무능하다는 사실이 원망스러웠다. 어릴 때부터 제대로 해놓은 게 없고 능력도 없는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사랑하는 사람을 눈앞에서 빼앗기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미웠다.임선호는 땅에 무릎을 꿇고 주먹을 세게 내리쳤다. 그의 손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졌다.그 모습을 본 유은수는 마음이 아파 얼른 다가왔다. “선호야, 이게 무슨 짓이야! 피 나잖아. 손 줘봐
Last Updated : 2024-11-1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