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맞아요. 어떻게 하든 상관없어요. 이 자리에서 저년을 때려죽여도 괜찮아요. 모든 걸 제가 책임질 거예요.”진태호는 옆에서 대뜸 말을 덧붙였다.“이안아, 아니. 이안 언니, 제발요. 옛 동창인 저에게 단 한 번만 기회를 주신다면 평생 감사하게 생각할게요.”“옛 동창이라고? 아까는 나 같은 동창이 있는 게 수치라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지금은 왜 수치스럽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는 거야?”유이안은 아까 받은 굴욕을 생각하자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전에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미련한 년이었어요. 저를 때려도 좋고 욕해도 좋으니 목숨만 살려 주세요.”장유리는 끊임없이 애원했다.유이안은 방금 자신이 무릎을 꿇고 애원했던 장면이 생각나자 원래 불만이 가득했고 이 틈을 타서 장유리를 한바탕 욕되게 하려고 했다.하지만 장유리가 이렇게 얻어맞고 무릎을 꿇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용서를 빌고 있는 장면을 보니 마음이 약해져서 고개를 내저었다.“됐어. 네가 했던 짓은 그 죄를 묻지 않을게. 나도 너한테 험한 짓을 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나보고 사정해달라는 건 나도 어쩔 수 없어.”그 말인즉 유이안은 그녀를 살려줄 수 있으나 그녀를 위해 사정할 수는 없다는 뜻이었다.장유리는 이내 유이안의 말뜻을 알아차리고 즉시 고개를 돌려 말했다.“예천우 씨,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됐어요. 더 이상 말할 필요 없어요.”예천우는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때 긴장한 표정으로 몰래 도망가려는 왕선호를 본 예천우가 입을 열었다.“왕 경위님, 어디 가시는 거죠?”왕선호는 긴장한 표정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종종걸음으로 달려와 조심스럽게 말했다.“예천우 씨, 방금 전화로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해서...”“그래요? 그런데 저는 왜 왕 경위님께서 전화를 받는 걸 보지 못했죠?”예천우가 담담하게 되물었다.“그게... 전화가 아니라 메시지가 왔어요. 제가 잘못 말했네요.”“알겠어요. 아니면 와서 이번 사고를 다시 분석해 주겠어
Last Updated : 2024-09-2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