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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네?”이 말을 듣고 이신향과 유현은 깜짝 놀랐다.담 회장이 특별히 두 사람만을 접대하기 위해서라는 게 너무 의외였다.이렇게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 사실이라니 정말 믿어지지 않았다.담양은 둘이 놀라는 모습을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도련님은 티를 너무 안 낸단 말이야. 아직 자신의 실력을 말하지 않은 모양이군.한참 후에야 이신향이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담 회장님, 결례를 무릅쓰고 여쭤보겠습니다. 혹시 예천우를 아십니까?”“알지요. 바로 그분이 두 분을 접대하라고 분부하셨습니다.”담양은 인정했다. 도련님은 말하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으니, 도련님을 위해 미인의 호감을 얻어놓으면 잘했다고 기뻐할지도 모른다.실제로도 정말 아는 사이가 맞다.그리고 예천우가 분부한 것도 사실이다.둘은 또다시 놀랐다. 동시에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이제야 그들은 담양이 왜 이렇게 정중하게 맞아주는지 알았다.비서도 많이 놀란 듯했다. 진짜 대단한 사람은 이 두 분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예천우란 사람이란 것을 알아차렸다.이신향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사실이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고 예천우가 자신에게 했던 말도 있다.더 의심할 것도 없다. 전부 다 예천우 덕분이다.이게 진짜라면 그럼 그는 대체 얼마나 대단한 신분이란 말인가.맙소사!그럼 자신이 무서운 큰 인물이랑 접촉했다는 말인데... 믿어주지 않은 것도 모자라 계속 핀잔주고 욕했다.다행히 오늘은 그를 믿었다.“저기... 두 분, 계약서는 가지고 오셨나요?”담양은 둘이 좀 진정되자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가, 가져왔습니다.”이신향이 허둥지둥 계약서를 꺼내들고 조심스럽게 내밀었다.이 계약서는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예전에 쓰던 계약서에서 내용만 바꿔서 가져온 것이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 아닐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뜻밖에도 담양은 받아서 보지도 않고 빠르게 한장한장 뒤로 넘기더니 사인하는 곳을 찾아 바로 사인해버렸다.그리고 비서에게 인감을 가져오라고 해서 도장을 찍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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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예천우가 살짝 놀라더니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담양, 어떻게 된 거야, 이런 호칭을 밖에서는 자제했어야지....그는 일부 사람들이 아부하는 꼴을 보기 싫어서 이렇게 말했다.“그건 알 거 없어요. 그리고 오늘 일은 다른 사람은 몰랐으면 해요.”이신향이 멈칫하더니 물었다.“그럼 공로를 어떻게 천우 씨에게 돌리죠?”“전 공로 따위 필요 없습니다.”예천우는 고개를 흔들며 상관없다는 듯 말했다.“네. 그래요.”이신향은 전화를 끊은 후 갑자기 예전에 예천우가 외상매출금 60억을 단번에 해결했던 일이 생각났다.오늘 100억 짜리 계약을 성공시킨 공로도 필요 없다고 하는 사람이 그런 공로를 사칭해서 가로챘을 리가 없다.게다가 담 회장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에게 수금은 아무 일도 아닐 것이다. 그런 사람이 절대로 사칭해서 공로를 받았을 리가 없다.그렇다면, 수금은 그가 한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임 대표는 왜 자신이 한 것이라고 할까.그만하자. 임원들 일은 그녀가 알 바가 아니다.예천우가 말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하면 그만이다.잠깐, 아직 중요한 일이 남았다. 이 계약서에 자사 사인과 도장을 찍어야 한다. 이신향은 서둘러 하문에게 전화했다.우선 이 기쁜 소식을 전했다.하문은 듣더니 엄청 좋아했다. 그녀는 마침 임완유와 같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이신향을 도와 이 시합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상의하고 있었는데 이신향 혼자서 해결해낼 줄이야.그것도 이런 거액의 계약을 말이다.하문은 이신향에게 바로 회사로 들어오라고 했다. 임 대표도 자신도 퇴근하지 않고 그녀를 기다리겠다고 했다.회사에 돌아온 후, 임완유와 하문은 혹시 무슨 차질이라도 생길 가봐 계약서를 꼼꼼히 훑어보았다. 그러자 그들은 바로 계약서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들에게는 손해의 여지가 없는 문제이긴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된 상황인지 물었다.이신향은 우물쭈물하다가 결국에는 이실직고하고야 말았다. 이 계약은 예천우가 성사시킨 것이고 자신은 가서 사인만 받아온 것이며, 자세한 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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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예천우, 내가 다시 한 번 물을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임완유가 화내며 물었다.예천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사실대로 말해도 믿어주지 않으니 할 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이건, 담 회장이 나한테 빚이 있어 이걸로 갚은 거야.”이 말을 듣자 임완유는 바로 믿음이 갔다. 역시 빚이군. 그래서 바로 또 물었다.“너 언제 그분을 도와드렸어?”“바로 사 씨 가문이 사면초가였을 때. 내가 사 씨 가문과 충돌이 있었잖아, 담 회장은 그게 자신에게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어. 감사의 의미로 나를 한 번 도와주기로 했거든.”예천우는 아무 말이나 지어냈다.“그래서 그 기회를 여기에 썼어?”임완유는 들을수록 화났다. 그 좋은 기회를 이렇게 낭비해버리다니...현재의 담양은 권세가 대단하다. 게다가 신비스러울 정도로 그를 잘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연줄을 대려고 해도 접촉이 불가능했다.원래는 엄청난 기회였는데!예천우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응, 마침 필요하니까 썼지. 안 쓰고 내버려두면 낭비 아냐?”임완유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만하자. 그는 산에서 온 자연인이다. 그릇이 이것밖에 안 되는 것도 당연하다.“썼으면 됐어. 이번에는 정말 고마웠어.”“고맙긴, 나도 나 자신을 위해 일하는 건데. 인센티브 잊지 마.”예천우가 말했다.“걱정 마, 포상 확실히 할 테니까.”기회를 그렇게 낭비하다니, 하여간 안목이 짧은 건 알아줘야 돼.임완유는 서운해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 나서 궁금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하문을 보며 입을 열었다.“천우 씨가 도와서 성사시킨 게 확실해요. 이 100억이 있으면 내일 2팀이 우승을 따낼 수 있겠어요.”“잘 됐네요. 이번 기회를 빌어 김선을 잘라내야겠어요.”하문이 이를 갈며 말했다.‘감히 내 사무실에 CCTV를 설치해? 이젠 내 머리 위까지 기어오르는구나.’“그리 쉽지 않을걸요?”임완유가 고개를 저었다.하문이 멈칫했다. 자세히 생각해 보니 확실히 그러했다. 어쨌든 김선이 업무능력에는 문제가 없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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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뭐?예천우?그가 정말 계약 큰 거 하나 따냈다고?예전에 60억을 수금한 공로를 사칭해서 받았다고 하지 않았나?사람들의 눈에는 의심이 가득했다. 예천우가 그럴 능력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의심할 거 없어요. 이 일은 제가 직접 다녀왔어요. 상대방도 인정했고요. 천우 씨가 달성한 실적이 맞아요. 그것도 아주 거액의 계약이에요.”이신향이 웃으며 말했다.“그, 그게 얼마인데요?”누군가 흥분하며 물었다. 이신향이 열 손가락을 내밀었다. “10억이요?”“아니, 10억이라도 부족한데요? 설마 100억?”“에이, 그럴 리가...”“그럴 리가 왜 없어요? 100억 맞아요!”이신향은 하룻밤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마음이 설렜다. 그들 영업팀에서 이런 거액의 실적을 달성한 게 얼마 만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정말 100억?맙소사!다들 하나같이 설레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예천우도 자연히 이 대화를 들었다. 그는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팀장님, 벌써 발표해버리면 1팀에서 소식 듣고 해코지라도 하지 않을까요?”“설마, 지금 회의 시간이 바로 코앞인데 1팀에서 손을 쓰려고 해도 시간이 없을걸요.”이신향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긴 그렇네요.”이신향의 소식 발표와 동시에 사람들은 무한한 희열에 잠겨 얼굴이 활짝 피었다. 시간은 일분일초 흘러 9시 반이 되었다. 임완유를 포함한 회사 임원들이 하나, 둘씩 회의실에 모이기 시작했다.회의실은 아주 넓었고 참석 인원도 적지 않았다. 상반기 실적 보고 회의 때도 임원들이 참석했었지만 이번만큼 성대하지는 않았다. 주요 원인은 1팀과 2팀의 내기이다. 이 내기는 김선의 계획하에 회사 내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일단 지면 김선과 이신향 둘 중 한 명은 회사를 나가야 했다. 이 두 사람은 다 회사에서 알아주는 영업 인재이다.“신향 씨, 웃음꽃이 핀 걸 보니 승산이 있나 보네요?”김선은 이신향을 만나자 호호 웃으며 빈정댔다. “승산이 있는지 없는지는 좀 있으면 알게 되겠죠.”이신향이 미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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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이신향은 저도 모르게 예천우에게 눈길을 돌렸다. 그는 아주 침착하게 앉아있었다. 이 모든 것이 자신과 상관이 없다는 듯 태연했다. 하지만 사실 이번 내기에서는 그가 참여자이다.바로 그 이유로 김선이 예천우가 회의에 참석할 것을 요구했다.이때 김선이 입을 열었다.“임 대표님, 유 사장님, 그리고 임원 여러분, 실례하겠습니다. 저는 이 데이터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다들 갑작스러운 발언에 어리둥절해했다. 임완유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눈치 챈것이다. 하지만 바로 원래대로 돌아와 담담하게 물었다.“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죠?”“저희 팀 실적 데이터가 잘못되었습니다. 60억의 매출액이 아직 실적 데이터에 업로드 안 되어있습니다.”김선은 말하면서 새로운 계약서 한 부를 꺼내서 갖다 내밀었다.이신향은 속이 쿵 하고 무너졌다. 머릿속에는 예천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는 너무 일찍 완성하면 상대방이 뒤에서 손을 쓸 거라고 했었다. 결국에는 예천우가 자신의 성화에 못 이겨 천하그룹을 찾아가라고 했던 것이다.그녀는 다시 한번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평온한 기색이었다. 표정에서 아무런 감정도 읽히지 않았다. ‘그래도 속으로는 아쉽고 괴롭겠지...’다 자신의 탓이다. 잘난 척하고, 그를 믿지 못해서 이 비장의 카드를 폭로해버렸다. 이번에는 온전히 자신의 잘못이다.하문은 표정이 변하더니 계약서를 받아 한 번 훑어보고는 말했다. “여기에 우리 회사 도장이 안 찍혀있는 걸 보니 아직 입금 확인 안 되어있죠?”“맞습니다. 여기엔 확실히 우리 회사 도장이 찍혀있지 않지만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계약서에는 있습니다. 우리 쪽에서는 언제든 도장 찍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자금은 이미 입금되었습니다.”김선은 득의양양해서 말했다. “입금됐나요?”하문은 재무과장 조은을 바라보았다. 조은도 당혹스러워하며 물었다. “입금된 거 확실해요?”“그럼요, 다시 한번 확인해 보세요.”김선이 득의에 찬 얼굴로 말했다. 조은은 이 말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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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또 이러시네... 내가 사칭했다는 증거 있어요? 없으면 명예훼손이에요. 저한테 사과하세요.”예천우가 싸늘하게 말했다.“당신...”“명예훼손이 맞는지 아닌지 당신이 더 잘 알고 있겠죠. 근데 이건 당신과 더 따지고싶지도 않네요. 오늘은 시합 얘기나 해요.”이선이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시합 얘기, 좋아요. 그런데 우선 저한테 사과부터 하세요. 아니면 제가 사칭했다는 증거를 내놓으세요.”예천우가 차갑게 말했다.이선은 화가 났지만 이미 암시를 받은 터라 큰일을 망칠 수가 없었다. 도청한 일은 더더욱 인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할 수 없이 말했다.“그래요, 방금 한 말, 사과할게요.”“방금 한 말이 어떤 말인가요? 성의가 없네요.”예천우가 받아주지 않았다. “당신... 그래요. 말할게요! 내가 당신 명예훼손한 거에 대해 사과할게요. 죄송했어요!”김선은 할 수 없이 사과했다. “네, 잘 들었습니다. 이제야 사과답네요. 그럼 저도 김 팀장님의 무지함을 용서해야지요.”예천우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 김선은 화가 잔뜩 나서 말했다. “사과도 했으니 이젠 내기 결과 얘기를 해야겠죠?”“그럼요, 저는 우리 2팀이 이기면 김 팀장님이 사직하고 팀장 자리에 물러나고, 저한테 1팀 팀장을 임명할 권리를 준다고 한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맞죠?”“맞아요, 천우 씨가 이기면 전 바로 팀장 자리를 내놓고 사직할 거예요. 하지만 천우씨가 지면 이신향 씨는 반드시 회사를 나가야 돼요. 그리고 천우 씨도 내 마음대로 처리할 거고요.”승산을 쥐고 있으니 김선은 말도 호기롭게 했다. 어쨌든 자신은 질 리가 없으니까.“너무하네요. 저까지 끌어들이다니. 그럼 왕신철 씨도 팀장님과 함께 회사를 나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예천우가 물었다. “좋을 대로 해요. 천우 씨가 원하면 그렇게 하죠.”김선은 왕신철의 의견은 아예 물어보지도 않았다.“그렇다면 왕신철 씨도 추가하죠. 왕신철 씨,의견 없죠?”예천우가 물었다. 왕신철은 사실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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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임완유는 눈을 번쩍 뜨며 서둘러 예천우한테 계약서를 가져오라고 했다. 몇몇 임원도 돌려서 보았다. 김선의 방식과 비슷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입금되었는가이다.예천우가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김 팀장님, 어쨌든 팀장님과 이 팀장님 두 분 다 엘리트인데 회사에서 누구를 내보내더라도 회사 입장에서는 큰 손해일 거예요.”“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죠?”김선이 쌀쌀맞게 물었다.“제 말은,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비긴 걸로 해요. 그럼 누구도 회사를 나갈 일이 없고. 앞으로도 서로 아끼며 사랑하는 동료사이겠죠.”예천우가 미소 지으며 해석했다.다들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었다. 누구도 이 판국에 예천우가 이런 말을 꺼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임완유는 듣더니 속으로 피식했다. 예천우 이건 아마도 허장성세겠군.아마 이건 가짜 계약서이거나 입금이 안 된 계약서일 것이다.그녀만 이렇게 생각한 것이 아니다. 김선도 제일 먼저 이 생각을 했다. 자신이 재무팀에 있는 인맥을 통해 요 며칠 자금 거래내역을 뒤져보았으나 다른 돈은 입금되지 않았다.김선은 금세 감이 잡혔다. 그리고 호호 웃더니 말했다.“예천우 씨, 이런 겉만 번지르르한 말만 안 했어도 당신이 진짜 한 수 남겨둔 줄 알았잖아요. 이제 보니 모두를 속이자는 거네요.”“제가 누구를 속인다고 그래요?”“아닌가요? 가짜 계약서를 꺼내면 정말 내가 깜빡 속을 줄 알았어요?”“솔직히 제가 요 며칠 재무팀 입금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2팀은 그 100억 외에 다른 돈은 입금되지 않았죠.”김선은 득의에 찬 표정이었다.이 말을 듣더니 예천우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김 팀장님은 참으로 발이 넓으시네요. 재무팀에도 자신의 사람을 꽂아 넣다니.”“예천우 씨,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 난 동료들과 사이가 좋아서 마침 들었을 뿐이에요. 그리고, 말 돌리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봐요. 그거 가짜 계약서 맞죠?”김선은 재빨리 말을 계약서에로 돌려놓았다. “당연히 가짜가 아닙니다. 저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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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려성한의 지위를 흔드는 건 너무 어려웠다. 그렇다고 바꿀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려성한이 말하자 다른 사람들도 거들었다. “그래요. 잡담에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했어요. 예천우 씨, 입금된 증거 있으면 빨리내놔봐요. 아니면 진 걸 인정하세요.”사람들의 지지를 받자 김선은 더 득의양양해졌다. 예천우를 보는 눈빛에도 승자의 오만함이 가득했다.왕신철도 흥분하며 자신이 이번에는 줄을 잘 섰다고 생각했다. 금방 이신향을 대신해 팀장 자리에 앉게 될 거라고 믿었다. 그들과는 반대로 임완유와 하문, 이신향은 절망한 나머지 다 포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때, 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좋아요. 다들 꼭 승부를 가려야겠다고 하시니, 나중에 인정사정 봐주면 안 됩니다. 이따 누군가는 꼭 회사를 나가야 돼요. 그럼 승부를 가려봅시다.”“조 과장님, 발표 부탁드릴게요.”이 말이 나오자 다들 재차 경악했다. 설마 정말 입금되었을까, 그리고 조 과장은 사전에 알았을 것이다. 아니면 왜 이런 말을 하겠는가.이 시각, 모든 사람들의 눈길이 집중되었다. 조은은 머리를 끄덕이었다. 예전에 예천우가 자신에게 특별히 귀띔할 때, 그녀는 예천우가 사소한 일을 요란스레 처리한다고 생각했었다. 오늘이 되어서야 그녀는 이 결정이 얼마나 정확했는지를 알았다.그녀는 살짝 웃더니 말했다. “확실히 60억의 자금이 3일 전에 회사 계좌에 입금되었습니다. 방금 전 데이터 정산 시 빠뜨렸나 봅니다. 제가 확인해 보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김선과 그녀의 측근들은 전부 얼굴색이 변했다. 조은이 이렇게 말하니 십중팔구는 있다.역시, 확인 결과 정말 있다. 다만 조은이 일부러 숨긴 것은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모두들 놀라 멍해졌다. 예천우는 처음부터 대책을 세워놓은 것이 분명하다. 심지어 모든 사람에게 숨기고 있었다. 하긴, 송금한 사람도 이 돈을 다른 사람이 아는지에 관심이 없었고 영수증을 요구한적도 없었다. 거기에다가 재무팀 담당자 조은의 협조가 있었으니 확실히 누구도 모르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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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하문은 기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그녀는 자신이 눈에 차지 않아 하던 굴러온 돌이 이런 재주가 있을 줄은 전해 생각지도 못했다. 이번에는 정말 그의 덕분이다.이 순간, 그녀는 임완유의 결정이 이해되는 것 같기도 했다.만약 그녀의 판단이 틀리지 않는다면 예천우는 아마 임완유가 려 씨 가문 사람들을 대처하려고 꽂은 사람일 것이다. 아니면 최근 일어난 일들이 설명이 안된다.그녀는 잘못 생각했다. 임완유는 예천우가 일을 배워서 이혼 후에도 먹고 살 수 있게하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예천우는 확실히 그럴 목적이었다.그러니 우연찮게 제대로 맞춘 것이다.하지만 김선은 자신의 최측근이니 려성한은 당연히 이렇게 쉽사리 넘어가지 못한다. 그가 바로 입을 열어 두둔하려는 찰나.예천우가 그의 표정을 포착하고 바로 앞질러 말했다.“좋아요, 이젠 결과가 명확해졌네요. 방금 저는 내기를 취소하려고 재삼 얘기했는데 김 팀장님은 끝까지 동의하지 않았죠.”“그리고 임원 여러분들도 동의하지 않으셨습니다. 반드시 한 사람이 나가야 한다고 했죠. 이 팀장님 같은 엘리트 분이 회사를 나간다니 참 아쉽네요.”“하지만 일이 이미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되돌릴 수도 없네요. 임원분들도 말을 이미꺼냈으니 바꿀수도 없고요. 안 그래요?”“설마 아직도 체면 불구하고 김 팀장님과 왕신철 씨를 남게 하려는 분은 없겠죠?”예천우의 말에 다들 아무 말도 못했다. 누가 봐도 이건 그가 김선의 살 길을 전부 막아놓는 것이다.하지만 그가 이긴다 해도 적잖은 임원들의 심기를 건드릴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려성한 등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다.이제서야 그들 모두 예천우가 처음부터 장황하게 늘어놓았던 말들이 김선의 팀장 자리를 노리고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임완유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예천우가 다른 건 몰라도 그 입은 참 잘 놀린다. 비록 우연히 한 건 했지만 확실히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녀는 냉큼 이 틈을 타서 대답했다. “걱정 마세요. 여러 번이나 강조하던데, 이 자리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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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려성한이 듣더니 픽픽 웃으며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영업팀장은 회사의 고위 관리직인데 일개 사원이 임의로 지정하다니요? 정말 그렇게 되면 회사 꼴이 뭐가 되겠습니까?”“하지만 이건 이미 서로 약속이 되어있는 겁니다. 쌍방 다 동의했고요.”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뭘 약속해요, 쌍방이 동의하면 우리 임원들 승인이 없어도 돼요? 팀장 자리는 예천우 씨가 함부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예요.”려성한이 반박했다.“근데 방금 전에 예천우가 이 조건을 걸었을 때 임원분들도 반대하진 않으셨잖아요.”이신향이 보다 못해 한 마디 거들었다. “그래요? 그런 말 못 들었는데... 들었으면 바로 반박했을 거예요. 팀장직은 중요한 자리입니다. 반드시 행정팀과 영업팀이 함께 상의후에 결정해야 됩니다.”려성한이 비웃으며 말했다. “팀장 얘기를 하다 보니 다른 한 가지 일도 꼭 짚고 넘어가야겠어요. 예천우라고 했죠? 언제 입사했어요? 필기, 면접은 통과했어요?”‘이놈의 예천우, 내 계획을 망치다니, 그럼 회사에서 굴러나가게 해줄게.’그는 예천우가 낙하산이란 걸 이제 안 것이 아니다. 다만 보잘것없는 놈이라고 생각해서 신경 쓰지 않았을 뿐이다.심지어 잠깐 동안 이 보잘것없는 놈이 우연찮게 자신을 도와 이신향을 끌어내릴 줄 알았다.그런데 이제 와보니 그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걸림돌이었다. 그것도 꽤 성가신 걸림돌.그럼 당연히 남겨둘 수 없다.예천우는 말이 없었다. 그는 임완유를 통해서 낙하산을 타고 회사에 들어왔으니 필기, 면접은 당연히 보지 않았던 것이다.임완유도 약간 당황한 기색이었다. 그녀는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려성한이 예천우를 몰아세울 줄은 더 생각지도 못했다. 이제는 모두의 이목이 그에게 집중되었다.하문의 얼굴도 긴장함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상황의 대처 방법을 여러 번 생각해뒀기에 즉시 입을 열었다. “이 건에 대해서는 제가 설명드리겠습니다.”“예천우 씨는 제가 개인적으로 특채했습니다.”“특채요? 사장님이면 영업팀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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