려성한의 지위를 흔드는 건 너무 어려웠다. 그렇다고 바꿀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려성한이 말하자 다른 사람들도 거들었다. “그래요. 잡담에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했어요. 예천우 씨, 입금된 증거 있으면 빨리내놔봐요. 아니면 진 걸 인정하세요.”사람들의 지지를 받자 김선은 더 득의양양해졌다. 예천우를 보는 눈빛에도 승자의 오만함이 가득했다.왕신철도 흥분하며 자신이 이번에는 줄을 잘 섰다고 생각했다. 금방 이신향을 대신해 팀장 자리에 앉게 될 거라고 믿었다. 그들과는 반대로 임완유와 하문, 이신향은 절망한 나머지 다 포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때, 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좋아요. 다들 꼭 승부를 가려야겠다고 하시니, 나중에 인정사정 봐주면 안 됩니다. 이따 누군가는 꼭 회사를 나가야 돼요. 그럼 승부를 가려봅시다.”“조 과장님, 발표 부탁드릴게요.”이 말이 나오자 다들 재차 경악했다. 설마 정말 입금되었을까, 그리고 조 과장은 사전에 알았을 것이다. 아니면 왜 이런 말을 하겠는가.이 시각, 모든 사람들의 눈길이 집중되었다. 조은은 머리를 끄덕이었다. 예전에 예천우가 자신에게 특별히 귀띔할 때, 그녀는 예천우가 사소한 일을 요란스레 처리한다고 생각했었다. 오늘이 되어서야 그녀는 이 결정이 얼마나 정확했는지를 알았다.그녀는 살짝 웃더니 말했다. “확실히 60억의 자금이 3일 전에 회사 계좌에 입금되었습니다. 방금 전 데이터 정산 시 빠뜨렸나 봅니다. 제가 확인해 보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김선과 그녀의 측근들은 전부 얼굴색이 변했다. 조은이 이렇게 말하니 십중팔구는 있다.역시, 확인 결과 정말 있다. 다만 조은이 일부러 숨긴 것은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모두들 놀라 멍해졌다. 예천우는 처음부터 대책을 세워놓은 것이 분명하다. 심지어 모든 사람에게 숨기고 있었다. 하긴, 송금한 사람도 이 돈을 다른 사람이 아는지에 관심이 없었고 영수증을 요구한적도 없었다. 거기에다가 재무팀 담당자 조은의 협조가 있었으니 확실히 누구도 모르게
하문은 기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그녀는 자신이 눈에 차지 않아 하던 굴러온 돌이 이런 재주가 있을 줄은 전해 생각지도 못했다. 이번에는 정말 그의 덕분이다.이 순간, 그녀는 임완유의 결정이 이해되는 것 같기도 했다.만약 그녀의 판단이 틀리지 않는다면 예천우는 아마 임완유가 려 씨 가문 사람들을 대처하려고 꽂은 사람일 것이다. 아니면 최근 일어난 일들이 설명이 안된다.그녀는 잘못 생각했다. 임완유는 예천우가 일을 배워서 이혼 후에도 먹고 살 수 있게하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예천우는 확실히 그럴 목적이었다.그러니 우연찮게 제대로 맞춘 것이다.하지만 김선은 자신의 최측근이니 려성한은 당연히 이렇게 쉽사리 넘어가지 못한다. 그가 바로 입을 열어 두둔하려는 찰나.예천우가 그의 표정을 포착하고 바로 앞질러 말했다.“좋아요, 이젠 결과가 명확해졌네요. 방금 저는 내기를 취소하려고 재삼 얘기했는데 김 팀장님은 끝까지 동의하지 않았죠.”“그리고 임원 여러분들도 동의하지 않으셨습니다. 반드시 한 사람이 나가야 한다고 했죠. 이 팀장님 같은 엘리트 분이 회사를 나간다니 참 아쉽네요.”“하지만 일이 이미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되돌릴 수도 없네요. 임원분들도 말을 이미꺼냈으니 바꿀수도 없고요. 안 그래요?”“설마 아직도 체면 불구하고 김 팀장님과 왕신철 씨를 남게 하려는 분은 없겠죠?”예천우의 말에 다들 아무 말도 못했다. 누가 봐도 이건 그가 김선의 살 길을 전부 막아놓는 것이다.하지만 그가 이긴다 해도 적잖은 임원들의 심기를 건드릴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려성한 등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다.이제서야 그들 모두 예천우가 처음부터 장황하게 늘어놓았던 말들이 김선의 팀장 자리를 노리고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임완유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예천우가 다른 건 몰라도 그 입은 참 잘 놀린다. 비록 우연히 한 건 했지만 확실히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녀는 냉큼 이 틈을 타서 대답했다. “걱정 마세요. 여러 번이나 강조하던데, 이 자리에
려성한이 듣더니 픽픽 웃으며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영업팀장은 회사의 고위 관리직인데 일개 사원이 임의로 지정하다니요? 정말 그렇게 되면 회사 꼴이 뭐가 되겠습니까?”“하지만 이건 이미 서로 약속이 되어있는 겁니다. 쌍방 다 동의했고요.”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뭘 약속해요, 쌍방이 동의하면 우리 임원들 승인이 없어도 돼요? 팀장 자리는 예천우 씨가 함부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예요.”려성한이 반박했다.“근데 방금 전에 예천우가 이 조건을 걸었을 때 임원분들도 반대하진 않으셨잖아요.”이신향이 보다 못해 한 마디 거들었다. “그래요? 그런 말 못 들었는데... 들었으면 바로 반박했을 거예요. 팀장직은 중요한 자리입니다. 반드시 행정팀과 영업팀이 함께 상의후에 결정해야 됩니다.”려성한이 비웃으며 말했다. “팀장 얘기를 하다 보니 다른 한 가지 일도 꼭 짚고 넘어가야겠어요. 예천우라고 했죠? 언제 입사했어요? 필기, 면접은 통과했어요?”‘이놈의 예천우, 내 계획을 망치다니, 그럼 회사에서 굴러나가게 해줄게.’그는 예천우가 낙하산이란 걸 이제 안 것이 아니다. 다만 보잘것없는 놈이라고 생각해서 신경 쓰지 않았을 뿐이다.심지어 잠깐 동안 이 보잘것없는 놈이 우연찮게 자신을 도와 이신향을 끌어내릴 줄 알았다.그런데 이제 와보니 그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걸림돌이었다. 그것도 꽤 성가신 걸림돌.그럼 당연히 남겨둘 수 없다.예천우는 말이 없었다. 그는 임완유를 통해서 낙하산을 타고 회사에 들어왔으니 필기, 면접은 당연히 보지 않았던 것이다.임완유도 약간 당황한 기색이었다. 그녀는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려성한이 예천우를 몰아세울 줄은 더 생각지도 못했다. 이제는 모두의 이목이 그에게 집중되었다.하문의 얼굴도 긴장함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상황의 대처 방법을 여러 번 생각해뒀기에 즉시 입을 열었다. “이 건에 대해서는 제가 설명드리겠습니다.”“예천우 씨는 제가 개인적으로 특채했습니다.”“특채요? 사장님이면 영업팀원
이 말을 들은 임완유와 하문의 얼굴에 미세한 표정 변화가 일어났다.특히 임완유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예천우는 학력 같은 건 없다. 산에서 내려온 자연인이니 어디서 학력을 만들겠는가.두 사람을 잘 알고 있는 려성한은 둘의 상태를 보고 속으로 좋아하고 있었다.‘내 측근을 잘리냈단 말이지? 그럼 네들도 당해봐.’제일 중요한 것은 이 기회를 빌어 하문을 끌어내리는 것이다.만약 영업 총괄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김선 하나 잃은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다.김선과 왕신철 둘은 아직 회의실에 있었다. 넋이 나간 채로 있다가 이 말을 들으니 정신이 들었다. 예천우가 당하는 꼴을 보게 된다니 속이 한결 후련해났다.“사장님, 왜 말씀이 없으세요? 예천우 씨가 혹시 대학 문턱도 넘어보지 못한 건 아니죠?”려성한이 일부러 물었다.이 말이 나오자 아래에서는 웅성거리기 시작했다.대학도 못 갔다고?이신향도 안색이 어두워졌다. 하문한테서 예천우가 어떠한 학력도 없다는 것을 들은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눈에는 걱정이 어렸다.자신도 모르게 예천우가 회사에서 이렇게 잘리는 게 정말 싫었다.하문도 가까스로 진정하고 말했다. “저는 진정 우수한 인재에 대해서는 학력은 무관하다고 생각합니다만.”“그 말씀 저도 동의합니다.”려성한이 머리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진정 우수한 인재라는 것은 학력이 없으면 어떻게 우수한지를 판단할까요? 그럼 우수한 경력이 있어야겠지요.”“제가 묻고 싶은데, 예천우 씨는 어떤 우수한 근무경력이 있습니까?”그의 질문에 하문은 겉으로는 평온한 것 같아도 속으로는 수습할 방도가 없어 쩔쩔매고 있었다.려성한은 속으로 의기양양해했다. 예천우가 회사에 들어온 첫날부터 그는 도청을 통해 예천우가 임완유가 꽂아 넣은 폐품이라는 것을 알았다.그런데 이 폐품이 사람을 물줄도 알고 자신의 계획을 망칠 줄이야.“허허... 하 사장님 대답 못하는 걸 보니 예천우 씨 입사에 진짜 문제가 있나 보네요.”려성한이 허허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러
이 말은 분명 하문을 끌어내리겠다는 뜻이다.이에 임완유의 안색이 변했다. 하문은 회사에서 그녀의 가장 유력한 파트너이다.만약 하문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그녀에게는 말할것도 없이 큰 충격이다.이신향네도 더 긴장해났다.예천우는 껄껄 웃더니 말했다. “려 팀장님 대단하십니다. 몇 마디 말로 똥물을 사장님께 뒤집어씌우시네요. 왜요, 그렇게도 하 사장님을 끌어내리고 싶은가요?”“그게 무슨 소리예요? 하 사장님은 우리 회사 기둥이고 회사를 위해 많은 공을 쌓았는데 내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겠어요.”려성한은 반박하기 위해 말을 급하게 쏟아냈다.“그런가요. 하 사장님이 그렇게 훌륭하면 이따가 제가 어떻게 되든 하 사장님은 영향받지 않겠네요?”려성한은 멍해졌다. 자신이 놓은 덫에 자기가 걸려든 걸 알아차리고 쏘아붙였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당신의 일이나 설명해 보세요.”“만약 하 사장님이 잘못된 점이 있으면 자연히 적당한 선에서 벌을 받아야죠. 공로가 있다고 회사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안 되니까요.”“그리고, 공로를 세움과 동시에 그에 해당하는 보수도 이미 받지 않았나요?”“맞습니다!”이번에는 예천우가 큰소리로 칭찬했다. “려 팀장님, 너무 지당한 말씀이십니다. 회사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일을 했든지 간에 사실은 그에 맞는 보수를 이미 다 받았습니다. 공로를 앞세워 회사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안 되지요.”“여러분도 방금 려 팀장님께서 하신 말씀 들으셨죠? 다들 새겨두세요.”“앞으로, 누구든, 회사 공신이라 해도, 절대 자신의 공로를 앞세워 마음대로 하면 안된다.”“아니면, 발견하는 족족 처리하되 절대 용납하지 않습니다!”“다 기억했나요?”그 말투는 마치 고위 관리자라도 된 듯싶었다. 그 모습에 다들 입이 벌어졌다. 하지만 그 말은 모두의 열정을 뜨겁게 달궜기에 다들 큰소리로 함께 외쳤다. “기억했습니다!”“기억했으면 됐어요.”예천우는 빙그레 웃더니 앉아서 멍을 때리는 임완유와 하문을 보며 말했다. “임 대표님, 좋은 제안을
려성한은 알아차린 후, 속으로 열불이 났다. 그는 자신이 하찮게 여기던 폐품이 자신에게 이렇게 큰 위협을 가져다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와 반대로 하문은 예천우가 갈수록 마음에 들었고, 갈수록 경이로웠다. 그녀가 보기엔 이 일은 예천우가 처음부터 파놓은 함정임에 틀림없다. 이런 주도면밀한 계획은 절대로 일반인이 짤 수 없는 것이다. 그건 그렇다 쳐도, 아직 본질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예천우가 대체 어떻게 회사에 입사하게 된 것인가.잘못 처리하면 위기는 여전히 존재한다.역시, 려성한이 예천우를 죽이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참으며 쌀쌀맞게 말했다. “예천우 씨, 말을 참 많이 늘어놨는데 여전히 당신이 어떤 경력이 있어서 하 사장이 당신을 특채했는지는 말 안 했네요?”예천우가 듣더니 고개를 저으며 눈썹을 찡그리고 말했다.“려 팀장님, 귀가 멀었을 리는 없고... 전 아까 분명 저의 경력이 너무 끔찍해서 설명 못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려성한이 듣더니 씩씩거리며 말했다.“예천우 씨, 능력이 안되면 그냥 까놓고 말하세요. 여기서 허풍떨지 말고.”“똑바로 들어요, 오늘 제대로 설명 못하면 예천우 씨 당신만 바로 잘리는 게 아니고 당신을 낙하산 꽂아준 사람도 면직 처분을 면치 못할 거예요.”“난 기억하고 있어요. 이건 임 대표님이 방금 강조한 말이죠. 공은 공, 과는 과, 공적을 업고 살지 마라.”그는 화가 많이 난 모양이다. 예천우와 그 뒤에 있는 사람에게 타격을 가하기 위해 말투마저 충동적이었다.예천우가 듣더니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당연하죠. 이건 우리 회사 모든 사람 마음속의 새로운 기준이니 반드시 지켜야죠.”“증거를 내놓으라고 하시니... 좋아요, 그럼 보여드리죠.”말하는 동시에 그는 품에서 명예 증명서 한 장을 꺼냈다. 려성한은 냉랭하게 예천우 손에 든 물건을 훑어보았다. 겉보기에는 진짜 증명서 같았다. 하지만 증명서라고 해도 가짜일 것이다. “손에 든 것은 뭡니까?”“증명서요. 저한테 증명하라고 하셨잖아요. 제
역시나...임완유는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 예천우, 정말 대단해. 사전에 가짜 증명서를 준비할 생각까지 했다니. 다만, 이런 물건은 진위를 가리기 너무 쉬웠다.제일 간단한 방법은 학교에 문의하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어이없어 했다. 예천우가 이런 아둔한 짓을 할 줄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이신향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가 예천우에 대한 이해로는 그는 이런 일을 하고도 남았다. 하물며 하 사장님이 그가 학력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었다. 하문도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보아하니 이젠 정말 방법이 없다.하지만 예천우는 오히려 살짝 웃더니 말했다. “누가 제 명예증서가 가짜라고 했어요?”“내가 말했어요.”려성한은 말하고 나서 하하하 웃기까지 했다. “다른 나라였으면,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 잡다한 대학 중 아무거나 썼으면 내가 조사하기 쉽지 않았을 건데... ”“근데 예천우 씨 참 멍청하기도 하지. 하필 하버드대 명예교수 증서를 위조하다니, 우리 모두를 바보 취급 하는 건가요?”‘뭐?’‘대박!’‘이 녀석이 돌았나, 하버드 명예교수 증서를 위조했다고? 보통 둔한 게 아니야.’임완유, 하문 등도 듣고 입이 떡 벌어졌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머리를 숙이고 이마를 짚었다. 너무 미련한 짓이었다. 많고 많은 증서 중에 왜 하필 하버드 명예교수 증서였을까. 이건 저절로 가짜라고 소문내는 격이다.다른 건 둘째치고 나이만 봐도 충분하다. 하물며, 이런 인물은 보통 인터넷에 사진이 다 걸려있다.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바로 알 수 있다.예천우만이 답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명예교수는 진짜가 맞다. 그는 위조하지 않았다.당시 그 교장이 자신의 천지가 놀랄만한 의술을 보고 나서 꼭 학교의 명예교수가 되어달라고 청했었다.그가 계속 사양했지만 상대방은 빌다시피 했고 무릎까지 꿇을 기세였다. 할 수 없어 예천우는 내키지 않는 대로 청에 응했다. 주요 원인은 교장의 성품이 상당히 괜찮았고 용국에 대해서도 아주 우호적이었기 때문이다.사람들이 다시
려성한은 빠르게 명단을 훑어보았다. 과연 예천우의 이름은 없었다. “예천우 씨, 아무리 뒤져봐도 당신 이름은 없는데요?”“아직도 위조한 게 아니라고 잡아뗄 거예요?”“당연히 아니죠. 어떻게 그 위에 없다고 해서 제가 가짜라고 할 수 있습니까? 학교 관리자에게 물어보셨나요? 학교 교장과는 물어물어보셨나요?”예천우가 되물었다.“생트집 잡지 마세요!”려성한이 화를 내며 말했다.“예천우 씨,내가 봐주려 했더니만.... 이건 범죄예요. 서류 위조한 것만으로도 감방 간다고요.”“전 위조하지 않았어요. 맘껏 조사하세요.”예천우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그래요. 당신이 선택한 길이니 절 탓하지 마세요.”려성한이 성내며 말했다.임완유도 답답해났다. 원래는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다. 어쨌든 예천우도 회사를 위해서 벌인 일이니.“예천우 씨,만약 다른 사람이면 정말 방법이 없었을 지도 몰라요. 근데 마침 제가 하버드 부교장 중 한 명을 알거든요. 여기 마침 전화번호도 있네요.”“내가 지금 사람들 앞에서 전화해서 물어볼 거예요. 만약 그분이 예천우 씨를 모르면 당신은 감방 갈 준비나 해요.”려성한이 비웃으며 말했다. “네, 얼마든지 물어보세요.”예천우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은 표정이었다. 이미 승산이 있는 듯했다. 임완유는 걱정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예천우가 다른 건 몰라도 허풍떠는 데에는 정말 둘째가라면 서러울 지경이다.이 증서가 가짜인 것이 확실해졌는데도 그는 아직도 태연하다. 마치 진짜인 것 마냥 저도 모르게 믿고 싶어질 정도였다.하지만 잔혹한 사실이 눈앞에 있는데 연기를 잘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이 아니었다.조사 끝나고 려성한이 정말 경찰을 부르기라도 하면 큰일이다.려성한도 예천우의 표정을 보고 속에서 열불이 났다. 이 자식, 이렇게 된 마당에 아직도 태연할 수 있다니.그래, 이따 어떻게 뒤지는지 한번 보자.사람들의 믿음을 얻기 위해 려성한은 스피커폰을 켰다. 영어로 대화했지만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전부 회사의 엘리트들이라,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도성욱은 잠시 멈칫했다. 이신향이 매일 유사라와 함께 다니는 걸 봤을 때 혹시나 여자끼리 사귀는 건가 싶었지만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자신을 속이는 거겠지 하며 냉소적으로 말했다.“나를 바보로 보냐?”“정말 아니에요.” 이신향이 급히 부인했다.도성욱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러면 이렇게 말할게. 내 위치가 곧 올라가. 네가 나와 함께 하기로만 하면 매니저 자리 바로 네 거야. 그때 가면 돈과 지위 다 가질 수 있어.”“하지만 저는 진짜 남자를 좋아하지 않아요.”“정말 확실하냐? 넌 내가 데려온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라. 내가 언제든지 네가 바로 나가게 할 방법은 있지.”그러자 도성욱이 성을 내며 위협했다.이신향의 얼굴이 변했다. 집에서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급하게 일자리를 찾는 거였지만 그녀는 유사라와 달리 일자리가 꼭 필요했다.하지만 이런 제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신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죄송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도성욱은 화를 내며 다른 생각을 했다.‘채 총괄이 말한 것처럼 내가 이 일을 잘 처리하면 새로운 총괄의 자리는 내 것이라고 말이야.’도성욱은 곧바로 말했다.“그래. 네가 나랑 함께 있고 싶지 않다면 억지로 시키진 않을게. 하지만 한 가지 일은 반드시 처리해야 해.”“무슨 일이죠?”이신향이 물었다.“채 총괄을 만나본 적 있냐?”“네!”판매 부서의 큰 상사인 채 총괄은 이신향이 당연히 만난 사람이었고 다만 조금 음흉한 인상이라 불쾌하게 느껴졌다.“그런데 채 총괄이 유사라를 좋아하더라.”“그게...”이신향은 도성욱의 말을 듣고 바로 그 뜻을 깨달았고 급히 말했다.“유사라는 이미 남자 친구가 있어요.”“남자 친구? 나는 몰랐네.”도성욱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정말이에요. 유사라 남자 친구가 오늘 천해시에서 왔어요. 사실 그 사람을 만난 덕분에 시간이 좀 지체된 거예요.”이신향은 매우 빠르게 반응했다.“그래. 나는 그런
이신향은 살짝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시간을 확인한 뒤 말했다.“사라 씨, 이제 곧 출근 시간이네요. 빨리 갑시다. 늦으면 안 돼요.”“아, 맞네요.”유사라는 정신을 차리고 나서 사실 떠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말했다.“천우 씨, 그럼 먼저 가볼게요. 다음에... 우리 연락해도 될까요?”“당연하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 주세요!”예천우는 백성 그룹이 백강호의 그룹이라 분명히 복잡한 회사일 거라고 생각하며 친분을 쌓았으니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전화로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마워요. 천우 씨!”“그럼 저도 고마워요. 천우 씨.”이신향도 웃으며 대담하게 말했다. 같은 회사도 아니니 유사라가 예천우를 다정하게 부르는 걸 보니 너무 부럽다고 생각했다.자기도 예천우를 천우 씨라고 부르고 싶었다.예천우는 잠시 놀랐지만 하나의 호칭일 뿐이라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두 여자는 그곳을 떠났고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걸 보니 기분이 확실히 좋아졌다. 다만 시간이 늦어져서 결국 조금 늦었다.“너희들 뭐 하는 거야!”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매니저인 도성욱이 다가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회사에 온 지 며칠 안 됐는데 벌써 지각하다니.”“죄송해요. 선배님. 오늘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어요. 오래된 지인을 만나서 잠시 시간이 걸렸어요.”이신향이 서둘러 설명했다.도성욱은 바로 이신향에게 회사를 소개해 준 선배였고 판매 총괄인 채 사장과 일을 함께하는 사람이었고 권한도 매우 컸다.그리고 이신향은 그곳에서 판매 팀장으로 일하며 20명 정도의 팀을 관리하고 있었고 게다가 유사라와 함께 일했기에 수입도 나쁘지 않았다.“무슨 오래된 지인이길래 일도 안 하는 거야.”도성욱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그게...”“됐어. 이번에는 내 후배니까 봐주겠어. 하지만 다음엔 절대 그런 일 없도록 해.”“알겠습니다. 선배님!”“감사합니다. 매니저님!”유사라도 바쁘게 말했다.두 사람은 대화 후 자리를 떠나려고 했고 이때
“정말 그렇죠. 이건 완전히 엉망이에요. 이렇게 가면 회사가 망하는 건 시간문제예요.”이신향이 크게 불평했다.“맞아요. 천우 씨. 임 대표님께 말해서 설득 좀 해주세요. 이렇게 가면 회사가 정말 망할 거예요.”유사라도 바쁘게 덧붙였다.“설득? 설득은 무슨. 차라리 회사가 망하는 게 나아요. 그 늙은 여자는 자기가 얼마나 틀렸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요.”“그렇지만 이 회사는 임 대표님의 피와 땀의 결과물인데요.”유사라가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이신향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예천우의 능력이라면 회사 구하는 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하지만 사실 그녀는 회사가 빨리 망하길 바랐다. 그리고 그 늙은 마녀가 어떻게 후회할지 보고 싶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완유는 이미 회사에서 떠났고 주식도 남기지 않았어요. 더 이상 회사에 아무런 영향력도 없어요.”“아...”두 여자는 잠시 멈칫했다. 많은 소문이 있었지만 그녀들은 그것을 잘 믿지 않았었다.‘그럼 소문들이 다 사실이었다는 말이야?’“천우 씨, 임 대표님은 정말로 쫓겨난 거예요? 그리고 유 대표가 임 대표님을 음해했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유사라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럴 리 없을 거야. 천우 씨가 있으니까 그럴 리 없을 텐데.’이신향도 예천우의 능력을 알기에 이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쫓겨난 건 아니고 그냥 완유가 스스로 물러난 거죠. 그러니까 임연 그룹의 일은 이제 완유에게 말하지 마세요.”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유은수가 원하는 대로 하게 둬야 한다는 뜻이었다.어차피 임연 그룹이 없어져도 상관없었다. 그리고 만약 임완유가 정말 신경 쓴다면 언제든지 임연 그룹을 부활시킬 수 있었다.“그래도 천우 씨의 능력이라면 유 대표를 정리하는 건 금방일 거예요.”이신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지만 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대화를 조금 더 나눈 후 바로 물었다.“지금 어디서 일하고 있어요?”“백성 그룹이요!”이신향이 대답
두 여자는 매우 아름답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몸매도 돋보였고 피부도 하얗고 부드러웠다. 그녀들의 길고 얇은 다리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이신향과 유사라... 이 두 사람이 여기서 왜... 만약 출장을 온 거라면 둘이 이렇게 함께 아침을 먹을 곳은 아닐 텐데.’예천우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근처에 큰 호텔은 보이지 않았다.혹시 이 작은 가게가 꽤 유명한 곳인가? 사람들이 찾아온 건가?하지만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어쩌면 자신이 너무 집중해서 봤던 탓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을 때 이신향이 그의 시선을 알아챘다.이신향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고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예 대표님!”“예 대표님?”유사라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신향의 시선이 가는 곳을 따라가며 깜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천우 씨!”하지만 기쁨에 찬 목소리와 달리 그녀는 그리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사실 그녀가 이신향과 함께 성시에 온 이유는 예천우 때문이었다.지난번 온라인 소동을 보고 유사라도 그를 응원했었지만 그녀는 목소리가 너무 작아 쉽게 묻혀버렸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예천우가 그리워졌고 한 번도 그와 연락할 수 없어서 마음이 답답해지기도 했다.그녀는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예천우의 여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를 마주하게 되자 그녀는 부끄러움을 느꼈다.예천우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이 앉아 있던 네 명용 테이블을 보며 말했다.“여기 왜 있는 거죠? 와서 같이 앉아서 먹어요.”이신향은 즉시 일어나서 유사라를 끌어당겼다. 사실 그녀들은 거의 다 먹었지만 곧장 그곳으로 와서 앉았다.유사라는 얼굴이 빨개지고 조금 긴장한 모습이었다.이신향은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천우 씨,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어요.”“그렇네요. 두 분은 여기서 아침 먹으러 오신 거죠? 출장 오신 건가요?”예천우는 의아해하며 묻자 이신향은 즉시 화가 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당연히 아니죠.”유사라도 그 일에 대해 매우 화가
원성희는 그 말을 듣고 지하 주차장에서의 그 장면이 떠올랐다. 얼굴이 빨개졌지만 곧 예천우의 무시무시한 실력을 생각하며 조금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 도련님의 신공은 정말 대단하시니... 농담은 그만두세요.”“하하...” 예천우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제 저를 모르는 척하실 건가요?”“예 도련님, 그건 농담일 뿐이에요.”원성희는 급히 말했고 원현주는 조금 놀랐다.평소 대담하던 동생이 오늘은 얼굴이 빨개져서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걸 보니 좀 의아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란 것은 동생이 예천우보고 자신을 누님이라고 부르게 된 점이었다.예천우는 웃으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고 어머니를 보면서 말했다. “엄마, 여기 할 일은 다 끝났어요. 내일 아침에 먼저 떠날게요.”“내일 아침에 떠난다고? 내일 회의에는 안 오려고?” “내일 회의는 임우빈이 참가할 거예요. 그리고 성종에선 어머니가 계시는데 제가 뭐가 필요하겠어요.”“아니 얘가... 항상 게으름만 피우고. 너야말로 원 종주님의 제자들한테 좀 배워야 해. 조금 전 대전을 끝내고는 바로 방에 가서 열심히 수련을 시작하더라.” 남궁은서는 퉁명스럽게 말했고 그 말에 원현주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제자들은 항상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남궁은서는 자신이 말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닫고 급히 말했다. “알겠어. 그만해. 일단 내려가서 좀 쉬어. 오늘 정말 고생 많았으니까 푹 쉬어.”“네.”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갔다. 사실 그는 어머니와 자주 같이 있어서 더 이상 여기 있을 필요가 없었다.그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남궁은서의 얼굴에는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 비록 아들이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알려주었을 때도 그녀는 아들이 이렇게 강력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 사실에 그녀는 매우 기쁘고 감동했다.“이제는 정말 당신의 복수를 할 기회가 생겼어.”이렇게 많은 세월이 지나 늘 꿈꾸던 그 복수를 이제라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예천우가 떠난 후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정우환이 마침내 눈을 떴다. 그는 바로 자신의 몸에서 일어난 거대한 변화를 느끼며 그 안에 담긴 폭발적인 힘에 놀랐다.“이... 이건 너무 강해!”정우환은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그는 자연스럽게 강력한 기운을 뿜어냈다. 그가 잠재력을 최고로 끌어냈을 때도 이런 느낌은 없었고 지금 이 순간이 그 어떤 때보다도 편안하고 강력했다.정우찬과 절정 노조가 곧 다가와 예천우가 한 말을 설명했다.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을 들은 정우환은 더 이상 예천우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고마운 마음이 생겼다. 예천우는 사실 은혜를 베풀어준 셈이었다.“너희 둘, 잘 들어. 앞으로는 반드시 주인님을 잘 섬겨야 해. 만약 조금이라도 주인님에게 대항하면 나도 더 이상 너희를 용서하지 않겠어. 정말로 내가 직접 너희를 처리할 거야.”“네, 절대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주인님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정우찬과 정우환은 즉시 고개를 숙여 다짐했다.그들의 확고한 다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안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그들이 배신한다면 주인이 손을 쓰기 전에 자신이 먼저 그들을 처리할 것이다.두 사람에게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절정 노조는 곧바로 절정종의 문제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방금 떠났던 그는 다른 문파의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그때 문밖에서 장로가 들어와서 백강호가 지시한 칠색 연꽃이 도둑에게 도난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이 일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기에 즉시 보고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듣고 칠색 연꽃이 중요한 물건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원래는 그것을 손에 넣고 예천우에게 바칠 계획이었다. 그는 바로 물었다.“누가 가져갔는지 알아?”“백강호는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상대의 실력이 굉장히 강해 보였다고 해요. 아마 종사급 이상의 강자일 가능성도 있습니다.”절정종의 장로가 답했다.하지만 사실 백강호는 일부러 상대의 신분을 말하지 않았다. 절정종이 예천우가 용문 용왕이라는 신분을 알고 두려워할까 봐 일부러 말을 흐리게 했다.“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널 믿을게.”이 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한숨을 내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절대 주인님께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그런데 말이야. 정우찬, 기회가 되면 예웅남한테서 고아원 화재 사건에 대해 알아봐 줘.”예천우가 지시했다.“알겠습니다.”정우찬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절대로 티를 내지 마. 예웅남이 예씨 가문의 권력을 어떻게 차지하려는지... 예웅남이 숨기고 있는 비밀들을 반드시 알아내야 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여전히 예씨 가문에 대해 불만이 많았지만 어머니가 말한 것처럼 자신이 예씨 가문의 혈통을 잇고 있다는 점과 예 어르신도 완전히 그들을 포기한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모든 일을 다 말핸 예천우는 정우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정우환, 생각 잘 해봐. 정말로 내게 충성을 다할 거야?”“네.”정우환은 예의 있게 대답했다.“좋아. 그러면 내가 널 도와줄게.”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누워서 몸 상태를 좀 살펴야겠어. 네 상태가 꽤 심각하니 시간이 좀 걸릴 거야.”정우환은 그 말을 듣고 바로 누웠다.그때 예천우의 손에서 은빛 바늘 9개가 나타났다. 그 바늘은 예씨 가문의 공간 반지에서 나온 것이었고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기운을 내뿜으며 정우환의 몸에 삽입되었다.예천우는 기운을 다시 한번 모아 실질적으로 정우환의 몸을 통해 바늘을 움직였다.기운은 정우환의 여러 혈 자리를 통해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정우환의 상처가 치유되고 몸이 회복됐다.정우환은 몸 안에서 들어오는 온화한 에너지를 느꼈고 점차 몸의 상처들이 치유되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통증이 밀려와 마치 몸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참아. 지금 네 경맥을 강화하고 있어.”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환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는 지금 자신의 실력을 조금이라도 더 키우기 위해 기회를 놓칠 수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예천우는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들이 계획대로라면 절정종의 지원이 있다면 아무리 예씨 가문의 고수들이 합세해 봤자 예관희는 끝장날 상황이었다.하지만 이제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예천우는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어머니와 왕 어르신의 말을 들어보면 예관히는 자신한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예관희도 예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가 없었을 뿐이었다.“주인님, 저희는 아직 계획만 세운 상태고 실제로 움직인 건 아닙니다. 지금 바로 이 계획을 취소하라고 하시겠습니까?”“그럴 필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모든 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면 돼. 하지만 예웅남이나 예훈이 예씨 가문에 대해 뭔가 행동을 하면 미리 나한테 알려줘.”정우찬은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예웅남이나 예훈한테 이 계획이 변화가 생겼다고 눈치채지 않게 해야 해. 도대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싶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그 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예천우는 예관희를 돕고 싶다는 의도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는 먼저 예웅남과 예훈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지켜보겠다고 다짐했다.과거 예천우가 예씨 가문을 떠난 후에도 예웅남은 여러 일을 벌였고 예천우는 그가 예씨 가문을 차지하려고 했던 의도를 의심하고 있었다.원래 예천우는 고아원에 불 질렀던 일은 누군가가 일부러 예웅남의 짓인 척하면서 예웅남에게 누명을 씌우려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어쩌면 정말로 예웅남이 한 짓일 수도 있었다.‘아마 어머니도 잘못 생각하셨을 수 있어.’어차피 예웅남은 줄곧 절정종의 도움을 받아왔고 심지어 예씨 가문의 가족장인 예 할아버지도 제거하려고 했다.“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어.”예천우는 절정종이 옥패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어쩌면 그들이 그 당시 비밀에 대해 알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왜?”예천우는 미세한 음모의 냄새를 맡았다.‘단전 회복은 여태까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지. 그런데 절정종이 이런 일을 한다면 분명히 무언가 의도가 있을 거야.’사실 이건 절정종의 기밀 사항이었다. 하지만 예천우가 묻자 정우찬은 바로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러면 예훈의 단전이 회복되었다는 게 가짜라면... 결국 언젠가는 들키게 되겠지?”예천우가 물었다.이 말에 정우찬은 잠깐 심장이 뛰는 걸 느꼈고 예천우가 예훈에 대해 알아챈 걸 깨달았다. 얼굴이 창백해지며 말했다.“네. 그리고 정말 큰 위험이 있을 겁니다.”그는 계속해서 말하며 예천우에게 물었다.“주인님과 예훈은 어떤 관계인가요?”예천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제 그는 절정종이 단지 예씨 가문을 이용하고 있었음을 이해했다. 3년이라는 시간만 있으면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었고 심지어 예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3년 후에 어떻게 될지 그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걱정할 필요 없어. 사실 예훈은 원래 나 때문에 폐인이 된 사람이야.”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곧 의문이 들었다. 아니 예훈이 말한 대로라면 그는 용문 용왕인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말했다.그리고 예웅남이 예천우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절정종은 예천우를 죽이는 일이 작지 않다는 걸 알기에 미뤄왔었다.최근 예천우가 예씨 가문 예정환의 아들임을 알게 되면서 예씨 가문과의 관계도 파악하게 되었다.정우찬은 여전히 의심이 들었다.“그런데 예훈은 그가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했습니다.”“그럼 내가 누구인지 다시 한번 봐봐.”예천우는 그들이 이미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차렸음을 알고 본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모습은 훨씬 더 잘생기며 평소보다 더욱 훌륭한 모습이었다.절정 노조는 잠깐 멈칫했다. 그동안 예천우가 누구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본모습을 보고 나서 멍하니 서 있었다.그는 잠시 생각했다.“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