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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작가: 종이워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려성한의 지위를 흔드는 건 너무 어려웠다. 그렇다고 바꿀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려성한이 말하자 다른 사람들도 거들었다.

“그래요. 잡담에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했어요. 예천우 씨, 입금된 증거 있으면 빨리내놔봐요. 아니면 진 걸 인정하세요.”

사람들의 지지를 받자 김선은 더 득의양양해졌다. 예천우를 보는 눈빛에도 승자의 오만함이 가득했다.

왕신철도 흥분하며 자신이 이번에는 줄을 잘 섰다고 생각했다. 금방 이신향을 대신해 팀장 자리에 앉게 될 거라고 믿었다.

그들과는 반대로 임완유와 하문, 이신향은 절망한 나머지 다 포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때, 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좋아요. 다들 꼭 승부를 가려야겠다고 하시니, 나중에 인정사정 봐주면 안 됩니다. 이따 누군가는 꼭 회사를 나가야 돼요. 그럼 승부를 가려봅시다.”

“조 과장님, 발표 부탁드릴게요.”

이 말이 나오자 다들 재차 경악했다. 설마 정말 입금되었을까, 그리고 조 과장은 사전에 알았을 것이다. 아니면 왜 이런 말을 하겠는가.

이 시각, 모든 사람들의 눈길이 집중되었다.

조은은 머리를 끄덕이었다. 예전에 예천우가 자신에게 특별히 귀띔할 때, 그녀는 예천우가 사소한 일을 요란스레 처리한다고 생각했었다. 오늘이 되어서야 그녀는 이 결정이 얼마나 정확했는지를 알았다.

그녀는 살짝 웃더니 말했다.

“확실히 60억의 자금이 3일 전에 회사 계좌에 입금되었습니다. 방금 전 데이터 정산 시 빠뜨렸나 봅니다. 제가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김선과 그녀의 측근들은 전부 얼굴색이 변했다.

조은이 이렇게 말하니 십중팔구는 있다.

역시, 확인 결과 정말 있다.

다만 조은이 일부러 숨긴 것은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모두들 놀라 멍해졌다. 예천우는 처음부터 대책을 세워놓은 것이 분명하다. 심지어 모든 사람에게 숨기고 있었다.

하긴, 송금한 사람도 이 돈을 다른 사람이 아는지에 관심이 없었고 영수증을 요구한적도 없었다. 거기에다가 재무팀 담당자 조은의 협조가 있었으니 확실히 누구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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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289화

    하문은 기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그녀는 자신이 눈에 차지 않아 하던 굴러온 돌이 이런 재주가 있을 줄은 전해 생각지도 못했다. 이번에는 정말 그의 덕분이다.이 순간, 그녀는 임완유의 결정이 이해되는 것 같기도 했다.만약 그녀의 판단이 틀리지 않는다면 예천우는 아마 임완유가 려 씨 가문 사람들을 대처하려고 꽂은 사람일 것이다. 아니면 최근 일어난 일들이 설명이 안된다.그녀는 잘못 생각했다. 임완유는 예천우가 일을 배워서 이혼 후에도 먹고 살 수 있게하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예천우는 확실히 그럴 목적이었다.그러니 우연찮게 제대로 맞춘 것이다.하지만 김선은 자신의 최측근이니 려성한은 당연히 이렇게 쉽사리 넘어가지 못한다. 그가 바로 입을 열어 두둔하려는 찰나.예천우가 그의 표정을 포착하고 바로 앞질러 말했다.“좋아요, 이젠 결과가 명확해졌네요. 방금 저는 내기를 취소하려고 재삼 얘기했는데 김 팀장님은 끝까지 동의하지 않았죠.”“그리고 임원 여러분들도 동의하지 않으셨습니다. 반드시 한 사람이 나가야 한다고 했죠. 이 팀장님 같은 엘리트 분이 회사를 나간다니 참 아쉽네요.”“하지만 일이 이미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되돌릴 수도 없네요. 임원분들도 말을 이미꺼냈으니 바꿀수도 없고요. 안 그래요?”“설마 아직도 체면 불구하고 김 팀장님과 왕신철 씨를 남게 하려는 분은 없겠죠?”예천우의 말에 다들 아무 말도 못했다. 누가 봐도 이건 그가 김선의 살 길을 전부 막아놓는 것이다.하지만 그가 이긴다 해도 적잖은 임원들의 심기를 건드릴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려성한 등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다.이제서야 그들 모두 예천우가 처음부터 장황하게 늘어놓았던 말들이 김선의 팀장 자리를 노리고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임완유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예천우가 다른 건 몰라도 그 입은 참 잘 놀린다. 비록 우연히 한 건 했지만 확실히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녀는 냉큼 이 틈을 타서 대답했다. “걱정 마세요. 여러 번이나 강조하던데, 이 자리에

  • 용왕 귀환   제290화

    려성한이 듣더니 픽픽 웃으며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영업팀장은 회사의 고위 관리직인데 일개 사원이 임의로 지정하다니요? 정말 그렇게 되면 회사 꼴이 뭐가 되겠습니까?”“하지만 이건 이미 서로 약속이 되어있는 겁니다. 쌍방 다 동의했고요.”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뭘 약속해요, 쌍방이 동의하면 우리 임원들 승인이 없어도 돼요? 팀장 자리는 예천우 씨가 함부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예요.”려성한이 반박했다.“근데 방금 전에 예천우가 이 조건을 걸었을 때 임원분들도 반대하진 않으셨잖아요.”이신향이 보다 못해 한 마디 거들었다. “그래요? 그런 말 못 들었는데... 들었으면 바로 반박했을 거예요. 팀장직은 중요한 자리입니다. 반드시 행정팀과 영업팀이 함께 상의후에 결정해야 됩니다.”려성한이 비웃으며 말했다. “팀장 얘기를 하다 보니 다른 한 가지 일도 꼭 짚고 넘어가야겠어요. 예천우라고 했죠? 언제 입사했어요? 필기, 면접은 통과했어요?”‘이놈의 예천우, 내 계획을 망치다니, 그럼 회사에서 굴러나가게 해줄게.’그는 예천우가 낙하산이란 걸 이제 안 것이 아니다. 다만 보잘것없는 놈이라고 생각해서 신경 쓰지 않았을 뿐이다.심지어 잠깐 동안 이 보잘것없는 놈이 우연찮게 자신을 도와 이신향을 끌어내릴 줄 알았다.그런데 이제 와보니 그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걸림돌이었다. 그것도 꽤 성가신 걸림돌.그럼 당연히 남겨둘 수 없다.예천우는 말이 없었다. 그는 임완유를 통해서 낙하산을 타고 회사에 들어왔으니 필기, 면접은 당연히 보지 않았던 것이다.임완유도 약간 당황한 기색이었다. 그녀는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려성한이 예천우를 몰아세울 줄은 더 생각지도 못했다. 이제는 모두의 이목이 그에게 집중되었다.하문의 얼굴도 긴장함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상황의 대처 방법을 여러 번 생각해뒀기에 즉시 입을 열었다. “이 건에 대해서는 제가 설명드리겠습니다.”“예천우 씨는 제가 개인적으로 특채했습니다.”“특채요? 사장님이면 영업팀원

  • 용왕 귀환   제291화

    이 말을 들은 임완유와 하문의 얼굴에 미세한 표정 변화가 일어났다.특히 임완유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예천우는 학력 같은 건 없다. 산에서 내려온 자연인이니 어디서 학력을 만들겠는가.두 사람을 잘 알고 있는 려성한은 둘의 상태를 보고 속으로 좋아하고 있었다.‘내 측근을 잘리냈단 말이지? 그럼 네들도 당해봐.’제일 중요한 것은 이 기회를 빌어 하문을 끌어내리는 것이다.만약 영업 총괄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김선 하나 잃은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다.김선과 왕신철 둘은 아직 회의실에 있었다. 넋이 나간 채로 있다가 이 말을 들으니 정신이 들었다. 예천우가 당하는 꼴을 보게 된다니 속이 한결 후련해났다.“사장님, 왜 말씀이 없으세요? 예천우 씨가 혹시 대학 문턱도 넘어보지 못한 건 아니죠?”려성한이 일부러 물었다.이 말이 나오자 아래에서는 웅성거리기 시작했다.대학도 못 갔다고?이신향도 안색이 어두워졌다. 하문한테서 예천우가 어떠한 학력도 없다는 것을 들은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눈에는 걱정이 어렸다.자신도 모르게 예천우가 회사에서 이렇게 잘리는 게 정말 싫었다.하문도 가까스로 진정하고 말했다. “저는 진정 우수한 인재에 대해서는 학력은 무관하다고 생각합니다만.”“그 말씀 저도 동의합니다.”려성한이 머리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진정 우수한 인재라는 것은 학력이 없으면 어떻게 우수한지를 판단할까요? 그럼 우수한 경력이 있어야겠지요.”“제가 묻고 싶은데, 예천우 씨는 어떤 우수한 근무경력이 있습니까?”그의 질문에 하문은 겉으로는 평온한 것 같아도 속으로는 수습할 방도가 없어 쩔쩔매고 있었다.려성한은 속으로 의기양양해했다. 예천우가 회사에 들어온 첫날부터 그는 도청을 통해 예천우가 임완유가 꽂아 넣은 폐품이라는 것을 알았다.그런데 이 폐품이 사람을 물줄도 알고 자신의 계획을 망칠 줄이야.“허허... 하 사장님 대답 못하는 걸 보니 예천우 씨 입사에 진짜 문제가 있나 보네요.”려성한이 허허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러

  • 용왕 귀환   제292화

    이 말은 분명 하문을 끌어내리겠다는 뜻이다.이에 임완유의 안색이 변했다. 하문은 회사에서 그녀의 가장 유력한 파트너이다.만약 하문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그녀에게는 말할것도 없이 큰 충격이다.이신향네도 더 긴장해났다.예천우는 껄껄 웃더니 말했다. “려 팀장님 대단하십니다. 몇 마디 말로 똥물을 사장님께 뒤집어씌우시네요. 왜요, 그렇게도 하 사장님을 끌어내리고 싶은가요?”“그게 무슨 소리예요? 하 사장님은 우리 회사 기둥이고 회사를 위해 많은 공을 쌓았는데 내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겠어요.”려성한은 반박하기 위해 말을 급하게 쏟아냈다.“그런가요. 하 사장님이 그렇게 훌륭하면 이따가 제가 어떻게 되든 하 사장님은 영향받지 않겠네요?”려성한은 멍해졌다. 자신이 놓은 덫에 자기가 걸려든 걸 알아차리고 쏘아붙였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당신의 일이나 설명해 보세요.”“만약 하 사장님이 잘못된 점이 있으면 자연히 적당한 선에서 벌을 받아야죠. 공로가 있다고 회사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안 되니까요.”“그리고, 공로를 세움과 동시에 그에 해당하는 보수도 이미 받지 않았나요?”“맞습니다!”이번에는 예천우가 큰소리로 칭찬했다. “려 팀장님, 너무 지당한 말씀이십니다. 회사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일을 했든지 간에 사실은 그에 맞는 보수를 이미 다 받았습니다. 공로를 앞세워 회사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안 되지요.”“여러분도 방금 려 팀장님께서 하신 말씀 들으셨죠? 다들 새겨두세요.”“앞으로, 누구든, 회사 공신이라 해도, 절대 자신의 공로를 앞세워 마음대로 하면 안된다.”“아니면, 발견하는 족족 처리하되 절대 용납하지 않습니다!”“다 기억했나요?”그 말투는 마치 고위 관리자라도 된 듯싶었다. 그 모습에 다들 입이 벌어졌다. 하지만 그 말은 모두의 열정을 뜨겁게 달궜기에 다들 큰소리로 함께 외쳤다. “기억했습니다!”“기억했으면 됐어요.”예천우는 빙그레 웃더니 앉아서 멍을 때리는 임완유와 하문을 보며 말했다. “임 대표님, 좋은 제안을

  • 용왕 귀환   제293화

    려성한은 알아차린 후, 속으로 열불이 났다. 그는 자신이 하찮게 여기던 폐품이 자신에게 이렇게 큰 위협을 가져다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와 반대로 하문은 예천우가 갈수록 마음에 들었고, 갈수록 경이로웠다. 그녀가 보기엔 이 일은 예천우가 처음부터 파놓은 함정임에 틀림없다. 이런 주도면밀한 계획은 절대로 일반인이 짤 수 없는 것이다. 그건 그렇다 쳐도, 아직 본질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예천우가 대체 어떻게 회사에 입사하게 된 것인가.잘못 처리하면 위기는 여전히 존재한다.역시, 려성한이 예천우를 죽이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참으며 쌀쌀맞게 말했다. “예천우 씨, 말을 참 많이 늘어놨는데 여전히 당신이 어떤 경력이 있어서 하 사장이 당신을 특채했는지는 말 안 했네요?”예천우가 듣더니 고개를 저으며 눈썹을 찡그리고 말했다.“려 팀장님, 귀가 멀었을 리는 없고... 전 아까 분명 저의 경력이 너무 끔찍해서 설명 못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려성한이 듣더니 씩씩거리며 말했다.“예천우 씨, 능력이 안되면 그냥 까놓고 말하세요. 여기서 허풍떨지 말고.”“똑바로 들어요, 오늘 제대로 설명 못하면 예천우 씨 당신만 바로 잘리는 게 아니고 당신을 낙하산 꽂아준 사람도 면직 처분을 면치 못할 거예요.”“난 기억하고 있어요. 이건 임 대표님이 방금 강조한 말이죠. 공은 공, 과는 과, 공적을 업고 살지 마라.”그는 화가 많이 난 모양이다. 예천우와 그 뒤에 있는 사람에게 타격을 가하기 위해 말투마저 충동적이었다.예천우가 듣더니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당연하죠. 이건 우리 회사 모든 사람 마음속의 새로운 기준이니 반드시 지켜야죠.”“증거를 내놓으라고 하시니... 좋아요, 그럼 보여드리죠.”말하는 동시에 그는 품에서 명예 증명서 한 장을 꺼냈다. 려성한은 냉랭하게 예천우 손에 든 물건을 훑어보았다. 겉보기에는 진짜 증명서 같았다. 하지만 증명서라고 해도 가짜일 것이다. “손에 든 것은 뭡니까?”“증명서요. 저한테 증명하라고 하셨잖아요. 제

  • 용왕 귀환   제294화

    역시나...임완유는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 예천우, 정말 대단해. 사전에 가짜 증명서를 준비할 생각까지 했다니. 다만, 이런 물건은 진위를 가리기 너무 쉬웠다.제일 간단한 방법은 학교에 문의하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어이없어 했다. 예천우가 이런 아둔한 짓을 할 줄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이신향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가 예천우에 대한 이해로는 그는 이런 일을 하고도 남았다. 하물며 하 사장님이 그가 학력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었다. 하문도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보아하니 이젠 정말 방법이 없다.하지만 예천우는 오히려 살짝 웃더니 말했다. “누가 제 명예증서가 가짜라고 했어요?”“내가 말했어요.”려성한은 말하고 나서 하하하 웃기까지 했다. “다른 나라였으면,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 잡다한 대학 중 아무거나 썼으면 내가 조사하기 쉽지 않았을 건데... ”“근데 예천우 씨 참 멍청하기도 하지. 하필 하버드대 명예교수 증서를 위조하다니, 우리 모두를 바보 취급 하는 건가요?”‘뭐?’‘대박!’‘이 녀석이 돌았나, 하버드 명예교수 증서를 위조했다고? 보통 둔한 게 아니야.’임완유, 하문 등도 듣고 입이 떡 벌어졌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머리를 숙이고 이마를 짚었다. 너무 미련한 짓이었다. 많고 많은 증서 중에 왜 하필 하버드 명예교수 증서였을까. 이건 저절로 가짜라고 소문내는 격이다.다른 건 둘째치고 나이만 봐도 충분하다. 하물며, 이런 인물은 보통 인터넷에 사진이 다 걸려있다.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바로 알 수 있다.예천우만이 답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명예교수는 진짜가 맞다. 그는 위조하지 않았다.당시 그 교장이 자신의 천지가 놀랄만한 의술을 보고 나서 꼭 학교의 명예교수가 되어달라고 청했었다.그가 계속 사양했지만 상대방은 빌다시피 했고 무릎까지 꿇을 기세였다. 할 수 없어 예천우는 내키지 않는 대로 청에 응했다. 주요 원인은 교장의 성품이 상당히 괜찮았고 용국에 대해서도 아주 우호적이었기 때문이다.사람들이 다시

  • 용왕 귀환   제295화

    려성한은 빠르게 명단을 훑어보았다. 과연 예천우의 이름은 없었다. “예천우 씨, 아무리 뒤져봐도 당신 이름은 없는데요?”“아직도 위조한 게 아니라고 잡아뗄 거예요?”“당연히 아니죠. 어떻게 그 위에 없다고 해서 제가 가짜라고 할 수 있습니까? 학교 관리자에게 물어보셨나요? 학교 교장과는 물어물어보셨나요?”예천우가 되물었다.“생트집 잡지 마세요!”려성한이 화를 내며 말했다.“예천우 씨,내가 봐주려 했더니만.... 이건 범죄예요. 서류 위조한 것만으로도 감방 간다고요.”“전 위조하지 않았어요. 맘껏 조사하세요.”예천우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그래요. 당신이 선택한 길이니 절 탓하지 마세요.”려성한이 성내며 말했다.임완유도 답답해났다. 원래는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다. 어쨌든 예천우도 회사를 위해서 벌인 일이니.“예천우 씨,만약 다른 사람이면 정말 방법이 없었을 지도 몰라요. 근데 마침 제가 하버드 부교장 중 한 명을 알거든요. 여기 마침 전화번호도 있네요.”“내가 지금 사람들 앞에서 전화해서 물어볼 거예요. 만약 그분이 예천우 씨를 모르면 당신은 감방 갈 준비나 해요.”려성한이 비웃으며 말했다. “네, 얼마든지 물어보세요.”예천우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은 표정이었다. 이미 승산이 있는 듯했다. 임완유는 걱정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예천우가 다른 건 몰라도 허풍떠는 데에는 정말 둘째가라면 서러울 지경이다.이 증서가 가짜인 것이 확실해졌는데도 그는 아직도 태연하다. 마치 진짜인 것 마냥 저도 모르게 믿고 싶어질 정도였다.하지만 잔혹한 사실이 눈앞에 있는데 연기를 잘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이 아니었다.조사 끝나고 려성한이 정말 경찰을 부르기라도 하면 큰일이다.려성한도 예천우의 표정을 보고 속에서 열불이 났다. 이 자식, 이렇게 된 마당에 아직도 태연할 수 있다니.그래, 이따 어떻게 뒤지는지 한번 보자.사람들의 믿음을 얻기 위해 려성한은 스피커폰을 켰다. 영어로 대화했지만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전부 회사의 엘리트들이라,

  • 용왕 귀환   제29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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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완유는 예천우 덕분에 완전히 달라진 동생을 보며 감동에 젖어 조용히 그에게 말했다.“천우야, 정말 고마워.”만약 예천우의 꾸짖음과 조언이 없었다면 동생이 이렇게 책임감 있고 당당하게 성장하진 못했을 것이다.임선호가 열심히 무술을 연습한 것도 분명 예천우의 영향을 받은 덕분이었다.비록 싸움 도중 몇 번 다치기는 했지만 임선호는 눈빛 하나 흔들림 없이 상대와 끝까지 맞섰고 치열한 싸움 끝에 마침내 그들 모두를 물리쳤다.예천우가 직접 나섰다면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는 임선호가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려는 듯 가만히 지켜보았다.그 모습에 임완유뿐만 아니라 허가연의 부모들도 속으로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임선호의 실력이 아직 부족할지라도 그는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고 그런 끈기와 단호함이 허가연의 부모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허가연의 부모는 속으로 어쩌면 임선호가 정말로 딸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전에 임선호에 대한 정보가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고 이제 손씨 가문의 일만 잘 넘어간다면 더는 임선호와 허가연의 결혼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싸움이 끝나자마자 허가연은 달려가 임선호를 걱정하며 연신 다친 데는 없는지 확인했다.임선호는 아픈 몸을 이끌고도 밝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이 정도 상처쯤이야. 널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그 말에 허가연은 감동으로 눈시울이 붉어졌다.반면 임선호가 뿌듯해하는 모습에 손씨 가문의 사람들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특히 강지혜와 손동욱은 주성한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제대로 임무를 수행했더라면 이렇게까지 허씨 가문 사람들이 뿌듯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주성한이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했다.주성한 또한 그 시선을 느끼고 있었고 분노와 불만이 치밀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결과는 이 모양이고 위로는커녕 비난만 받으니 정말 못마땅했다.오히려 손승우가 황급히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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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고 전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싸움이 시작되었는데 오히려 손씨 가문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허성태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이 더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예천우가 쉬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성한이 갑자기 넘어지게 된 것도 어쩌면 예천우가 한 짓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그때 허광호의 전화가 울렸고 사부님이었다. 주성한과 강지혜의 다툼을 뒤로 한 채 그는 서둘러 전화기를 들고 한쪽으로 물러나 전화를 받았다.“사부님!”“그래. 네 아버지가 지금 집에 계셔?”위무권관의 관장인 진은수는 마침 허씨 저택 근처에 있었고 얼마 전에 허성태의 몸 상태를 진단해 주겠다고 한 약속을 떠올리며 들를 겸 전화를 걸었다.“계십니다!”허광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서둘러 물었다.“사부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뭐든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사부님은 아주 높으신 분이니 사부님 곁에 머물 기회만 주어져도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허씨 가문은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았기에 이 관계를 더 돈독히 하면 앞으로 좋은 점이 많았다.“별일 아니야. 근처에 있어서 그냥 네 아버지 보러 들르려고.”진은수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허광호는 집안에서 난리가 난 걸 언급할지 생각하다가 이내 말을 삼켰다. 사부님의 어마어마한 무공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번에 잘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만약 손씨 가문이 허씨 가문을 공격하려 든다면 사부님이 눈앞에 계시는데 그냥 넘어가시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사부님은 동성 4대 가문들도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할 만한 인물이었다.위무권관 관장은 동성에서 명망 높은 사람이었다.진은수는 무공이 절정에 달해 언제든 종사 경지로 나아갈 수 있는 실력자였고 그의 부하 중에는 뛰어난 강자들도 많았다.그래서 누구든지 진은수의 체면을 챙겨줘야 했다.허광호는 지금

  • 용왕 귀환   제982화

    허성태는 이 광경을 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이 녀석은 정말 끝났어. 살아남기 힘들 거야.’주변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눈치였고 심지어 허가연조차 그런 분위기였다.하지만 임선호와 임완유는 달랐다. 특히 임완유는 예천우의 실력을 여러 번 목격했기에 이 정도로는 그를 위협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게다가 예천우가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어 더 안심할 수 있었다.예상대로 예천우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오른손을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견과류 하나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날아가 주성한의 다리에 명중했고 주성한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져 땅바닥에 쓰러졌다.원래라면 손이라도 짚고 균형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이상하게도 손마저 힘이 빠져 바닥에 얼굴을 박고 말았다.주변 사람들은 이 광경에 멍해졌다.주성한이 대단한 기세로 예천우에게 돌진했는데 결과는 그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비꼬듯 말했다.“이게 무슨 자세인가요? 제가 아무리 무서워도 굳이 이렇게 엎드려 절할 필요는 없잖아요?”“이, 이 자식이...”주성한은 속이 뒤집히는 듯했고 뭔가에 당한 게 분명했다.손승우도 잔뜩 화가 나서 소리쳤다.“주 사부님, 이게 뭐 하는 겁니까! 당장 일어나서 저 녀석을 박살 내세요!”자신이 돈을 들여 고용한 무술 고수가 이렇게 바닥에 나가떨어지는 꼴을 보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 다리와 손의 통증도 마다하고 다시 예천우에게 다가갔다. 이번에 그는 예천우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폈다. 그러다 예천우가 다시 무언가를 던지는 것을 포착했는데 그게 고작 견과류라는 걸 알고는 경악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을 알아차렸다 해도 피할 수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무릎에 다시 견과류를 맞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번에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양새가 되었다.주변 사람들은 다시 한번 입을 다물었다. 아까도 모양새가 좋지 않았는데 이제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꼴이 되니 다들 어이없어했다.손승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

  • 용왕 귀환   제981화

    강지혜는 허겁지겁 피하려고 했지만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걸 다 피할 수가 없었고 결국 머리가 헝클어져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얼굴도 맞아서 약간 고통이 안겨 왔다.강지혜는 도저히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서 소리쳤다.“이 자식아, 두고 보자. 내가 반드시 너를 지옥에 떨어뜨려 줄 거야. 누구도 날 막을 순 없어!”그러자 예천우는 비웃는 얼굴로 대꾸했다.“또 그 소리네요. 역시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고 하더니 쓰레기는 역시 쓰레기네요.”예천우는 강지혜의 협박에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었다.주변의 허씨 집안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완전히 얼어붙었다. 심지어 허광호마저도 예천우가 어떻게 비참한 결말을 맞을지 기대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예천우를 혼내야 한다는 것도 잊고 말았다.그때 누군가 들어와서 소식을 전했다. 손씨 가문의 가주가 직접 사람들을 이끌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허성태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졌고 서둘러 문 쪽으로 향했다.마침내 문이 열리더니 허씨 집안 하인 둘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리고 그 뒤로 험상궂은 얼굴에 강렬한 위엄을 풍기는 한 50대 중반의 남성이 들어왔다.그의 옆에는 날렵한 걸음걸이로 따라오는 노인이 있었는데 걸음 모양새만 봐도 상당한 실력의 고수임이 느껴졌다.그리고 그들 뒤로는 경호원들이 줄지어 들어왔는데 동일한 복장에 강한 기운을 뿜어내며 위압감을 자아냈다.허성태는 다급히 앞으로 나서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손 가주님께서 오셨군요.”“비켜!”손승우는 손동욱과 전화했을 때 이미 허씨 가문이 돕기는커녕 예천우 편을 들고 있다는 사실에 몹시 화가 난 상태였다.그래서 그는 즉시 사람을 데리고 허씨 저택으로 쳐들어왔다.예전 같았으면 허성태에게 몇 마디 예의를 차렸겠지만 오늘은 전혀 그런 모습 없이 그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왔다.그러자 허성태는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지만 곁에서 임선호가 빠르게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허성태는 임선호를 잠시 쏘아보며 손을 뿌리쳤다. 순간적으

  • 용왕 귀환   제980화

    “겁먹은 얼굴로 그렇게 초조해하는 것 좀 봐. 그래서 감히 가연이랑 결혼하겠다고 나설 생각을 한 거야?”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네 아버지는 언제쯤 오는데?”“그게... 아마 30분 정도 걸릴 거야.”손동욱의 아버지가 있는 곳은 너무 멀진 않지만 당장 가까운 거리도 아니어서 시간이 좀 필요했다.손동욱의 아버지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즉시 오겠다고 했고 그는 다른 고수들을 부르지 않고 직접 와서 예천우를 처리하기로 마음먹은 듯했다.“아직도 그렇게 오래 걸려? 너무 느린 거 아냐.”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주변 사람들은 예천우의 태도에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다. 지금까지 이렇게 대담하게 나서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곧 손씨 가문의 가주인 손승우가 오면 예천우는 분명히 참담하게 당할 게 뻔해 보였다.하지만 예천우는 그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테이블 위의 과일을 보고는 말했다.“시간이 좀 남는 것 같은데... 여기 과일이 꽤 잘 익었네.”“자, 다 같이 앉아서 천천히 먹으면서 기다려요!”예천우는 자리에 앉아 차를 따르고 견과류를 하나씩 천천히 집어 먹기 시작했다. 그는 여유롭게 임선호와 임완유에게도 자리를 권하며 함께 먹자고 했다. 임선호는 허가연을 데리고 자리에 앉았고 그들은 진짜 여유롭게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이를 지켜보던 허성태는 깜짝 놀랐다. 왠지 임선호의 매부 예천우라는 사람이 보통 사람은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다.연기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손씨 가문에 감히 대적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어쩌면 예천우가 정말로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허가연은 진정으로 좋아하는 임선호와 결혼할 수 있을 것이다.임완유는 부러운 눈빛으로 허가연을 바라보았다.허가연은 자기 부모와는 달리 진정으로 딸을 위해 생각해 주시는 부모님이 계셨다. 하지만 임완유의 부모는 오히려 그녀를 끝없는 위험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번에도 예천우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아마 비참한 결말을

  • 용왕 귀환   제979화

    허성태는 어두운 얼굴로 그들을 쳐다봤다. 결국 여기는 허씨 가문의 집이었으니 말이다.허씨네 저택에서 손동욱과 강지혜가 뺨을 맞았으니 어쩌면 허씨 가문도 역시 연루될 가능성이 컸다.허종우와 허광호도 마찬가지로 큰 충격을 받아서 말문이 막혔다.분노에 찬 강지혜와 손동욱은 벌써 불같이 화가 났다. 특히 손동욱은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으르렁댔다.“너희들은 이제 다 죽었어. 그 누구도 너희를 구하지 못할 거야. 나 손동욱이 분명히 말했어!”말을 마친 손동욱은 서둘러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이 상황을 본 허종우는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쳤다.“너희들은 정말 간탱이가 부었구나. 감히 사모님과 동욱 도련님을 때리다니! 광호야, 뭐 하고 있어? 빨리 저놈들을 잡아!”허종우는 자기가 이 시점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손씨 가문의 고수들이 도착했을 때 불똥이 자신한테 튕길까 봐 두려웠다.허광호도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는 예천우에게 으르렁댔다.“이건 네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일이야. 그러니 날 탓하지 마!”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사납게 예천우에게 달려들었다.허광호는 위무권관의 관주 진은수에게서 오랫동안 배워 온 무술로 인해 비록 재능은 부족했으나 상당히 강한 내공을 가진 고수였고 지금은 명경 절정의 경지였다. 그는 평범한 상대는 단숨에 제압할 수 있는 실력자였기에 예천우 같은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안 돼요!”그때 허가연이 재빨리 나서서 허광호를 막으려 했다.그러자 허광호는 더욱 분노에 휩싸였다.바로 그때 허성태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광호야, 그만해.”“하지만...”“이 일은 손씨 가문과 임선호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야. 우리 허씨 가문 사람은 끼어들지 마.”허성태는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강지혜와 손동욱을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이미 약속을 한 상태라 부득이하게 이번 일에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그러자 강지혜는 매섭게 허성태를 노려보며 비웃었다.“허성태

  • 용왕 귀환   제978화

    손동욱은 음산하게 웃으며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오면서 말했다.“오늘 이런 짓을 했으니 넌 이제 정말 후회하게 될 거야. 그때 가서 내 앞에 무릎 꿇고 빌지 말았으면 좋겠어. 하하...”손동욱이 비웃으며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것을 들은 허가연은 임선호가 아직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나서서 입을 열었다.“아빠, 이게 대체 무슨...”“가연아, 앞으로 일은 아빠도 어쩔 수가 없었어. 네 남자 친구가 방금 자기 힘으로 널 지킬 수 있다고 하지 않았니? 이제 그의 실력을 증명할 차례야.”허성태는 허가연의 말을 잘라 끊었다.“아니, 실력이라니요? 선호 오빠는 그저 평범한 집안 출신인데 무슨 수로 손씨 가문을 상대할 수 있겠어요?”허가연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가연아, 그만해. 손씨 가문이 어떤 존재인지 너도 알잖니. 네 아버지가 이 정도까지 양보한 건 이미 우리 허씨 가문의 운명을 건 일이야.”조은희는 고개를 내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이제부턴 임선호한테 달렸어. 만약 정말 그가 살아남는다면 엄마도 너희를 축복해 줄게. 더구나 네가 선호와 사귄 그 순간부터 선호는 손씨 가문을 상대해야 하는 운명이었어. 이 난관을 넘지 못하면 너희들도 절대 행복한 미래가 없을 거야.”부모님의 행동이 이해되었지만 허가연의 안색은 여전히 어두웠다. 허씨 가문은 더 이상 임선호를 도와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그녀는 즉시 임선호를 바라보며 다급하게 물었다.“오빠, 이제 어떡해요...”임선호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서둘러 말했다.“가연아, 걱정하지 마. 나에겐 매부가 있어. 우린 절대 아무렇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허성태는 살짝 놀랐다. 그도 그제야 임선호가 말한 예천우라는 존재가 생각났다. 조금 전 예천우 덕분에 상황이 반전되었으니만큼 어쩌면 예천우가 정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희망이 피어올랐다.“언니, 형부... 제발 부탁드려요. 선호 오빠를 꼭 지켜주세요.”허가연은 눈을 반짝이며 필사적으로 부탁했다.그러자 예천우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 용왕 귀환   제977화

    “네! 목숨을 잃는다 해도 전 상관없어요. 그래도 전 가연이와 함께할 겁니다. 아버님, 걱정하지 마세요. 허씨 가문이 나설 필요도 없어요. 제가 스스로 가연이를 지켜낼 거니까요.”임선호는 예천우가 곁에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의 매부 예천우는 바로 용왕님의 신분이었으니 말이다.“건방진 녀석, 네가 뭘 믿고 우리 손씨 가문을 상대한다는 거야?”손동욱은 차가운 목소리로 비웃었다.그도 역시 허성태의 태도가 뭔가 달라졌음을 느꼈다.임선호가 대답하려는 찰나 허성태가 그를 제지하며 입을 열었다.“좋아. 임선호,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가 네 소원을 이뤄주마.”허성태의 말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허성태가 이렇게 갑작스러운 결정을 내릴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허씨 집안 사람들조차 믿을 수 없었다.‘단지 방금 본 영상 때문에 저런 말을 하는 거야?’허성태의 말을 들은 허가연도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아버지를 쳐다봤다.“형!”허종우가 참지 못하고 나섰다.“형, 대체 무슨 말이야 그게? 이렇게 하면 우리 허씨 가문의 체면은 어디에 두겠어?”허광호도 믿을 수 없어서 다급하게 말했다.“이러시면 안 돼요! 가연이가 세상 물정을 몰라서 막말한 건데 그렇다고 해서 그냥 내버려두면 안 돼요.”“그만해. 이미 결정했어.”허성태는 단호하게 손을 들어 제지했고 시커멓게 굳어버린 얼굴로 손동욱과 강지혜 쪽으로 돌아서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모님, 정말 죄송합니다. 보시다시피 지금 이 상황에서 더 강압적으로 나가다가는 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허허. 허씨 가문에서 이렇게 나오면 오히려 큰일이 터질 것 같은데요?”강지혜가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그 말은 분명 협박이었다. 허씨 가문 사람들은 얼굴이 모두 어두워졌다. 가능하다면 그들은 당장이라도 나서서 허성태에게 항의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럴 일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손씨 가문은 어엿한 동성의 4대 가문이 아닙니까? 이 작은 일을 굳이 크

  • 용왕 귀환   제976화

    사람들은 모두 잠시 멍하니 있었다. 허성태 역시 당황했지만 결국에는 예천우가 건넨 영상을 받아 보았다. 영상을 확인하자 그의 얼굴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더 문제였던 건 영상 속 여성은 한 명이 아니었다. 이 정도면 손동욱은 완전히 변태적인 심리가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예전에는 손동욱이 단지 젊어서 여색을 즐긴다는 말을 들었고 언젠가는 그도 철이 들 거라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지독한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조은희도 이 상황을 지켜보다가 결국 다가와 영상을 보게 되었고 그녀의 안색도 확 굳어졌다. 비록 허성태가 급히 영상을 끄고 지워버렸지만 조은희는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눈빛이었다.아무리 가문을 위해서라도 그렇지 손동욱 같은 인간에게 딸을 시집보내는 건 절대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그렇게 된다면 허가연의 인생은 정말로 망가지고 말 것이다.허성태는 영상을 지운 뒤 예천우에게 돌려주며 차분하게 말했다.“영상을 보여줘서 고맙지만 영상은 이미 내가 삭제했어. 덕분에 내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게 되었군. 하지만 다시 확인하고 싶은데 이 영상들은 어떤 사본도 남아 있어서는 안 돼.”그러고는 한 번 더 손동욱 쪽을 돌아보며 강한 어조로 덧붙였다.“그렇지 않으면 그 누구라도 널 구할 수 없어.”예천우는 순간 조금 놀랐다.‘설마 손동욱 저 자식을 지켜주려고 이러는 걸까?’하지만 허성태의 표정을 보니 손동욱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허가연을 위해 아주 중대한 결정을 내린 것처럼 보였다.‘설마 내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이러는 걸까? 그렇지 않았다면 동영상을 보여줘서 고맙다는 말도 안 했을 거야.’손동욱이 이 영상들을 보았다면 반드시 예천우를 죽이려고 할 것이다.‘보아하니 허가연 씨의 부모님은 완유의 부모들보다도 엄청 좋으신 분들이네.’조은희 역시 허가연이 손동욱에게 시집가는 일에 대한 고통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반면 허성태는 그동안 허가연의 결혼을 지지하는 듯했지만 지금 보니 그 또한 약간 망설이는 것 같았다.주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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