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옆의 커피숍.문현미의 안색이 창백해 보이는 것이 좋지 않아 보였다.자리에 앉은 후, 문현미가 담담히 웃어 보였다.“혜인 씨, 요 며칠 우리 준혁이 잘 보살펴줘서 고마워요. 의사가 얘기하길 잘 회복되고 있대요.”“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문현미는 윤혜인이 올려둔 보온컵을 보더니 물었다.“이건 준혁이 주려고 가지고 온 건가요?”윤혜인이 고개를 끄덕였다.문현미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복잡미묘한 심정으로 말했다.“혜인 씨가 고생이 많네요.”윤혜인이 손을 거두고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아줌마, 하실 말씀 있으시면 그냥 하세요.”문현미가 멋쩍게 웃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혜인 씨, 이혼할 때, 한 푼도 챙기지 않았다면서요?”’“네, 제 것이 아닌 건 갖지 않으려고요.”문현미의 손이 멈칫했다. 망설이다가 가방에서 수표 한 장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혜인 씨, 제가 정말 좋아해요. 좋은 아가씨인 거 알아요. 이건 제가 주는 보상이에요. 어찌 됐든 이건 받아줘요. 그리고...”문현미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뒤에 있었다.“그리고 이혼한 이상, 앞으로 각자 생활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오가지 말고, 가능할까요?”윤혜인이 눈을 깔고 보니, 십억,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그녀가 웃으며 답했다.“아주머니, 준혁 씨가 다 나으면 안 그래도 똑바로 얘기하려고 했어요.”사리에 밝은 윤혜인 때문에 문현미는 오히려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다.문현미는 진심으로 윤혜인이 좋았다. 하지만, 목숨이 걸린 문제에서 본인의 자녀를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그날, 이천수가 병원에서 나온 후, 그녀에게 한 말은 못처럼 가슴에 박혀있었다.“당신 아들은 언젠가 그 여자 손에 죽을 거야.”그 말로 인해 그녀는 걱정이 태산이 되어 며칠 밤을 악몽에 시달렸다.가능하다면, 그 누구도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을 것이었다.문현미는 복잡한 심경으로 해명했다.“준혁이는 책임이 막중한 애예요. 사사로운 감정에 치우치면 안 돼요, 무슨 뜻인지 이해하죠?”“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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