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08화

이준혁은 전화를 걸어, 윤혜인에게 어디까지 왔는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미간을 좁힌 이준혁이 다시 그녀에게 전화하려고 할 때, 병실 문이 열렸다.

문현미가 손에 정갈한 도시락을 든 채 들어왔다.

“준혁아, 엄마가 야식 사 왔어. 네가 제일 좋아하는 그 집이야.”

이준혁은 입맛이 없어, 그저 담담히 답했다.

“거기 두세요.”

“빨리 나으려면 잘 먹어야지.”

문현미가 직접 죽을 떠서 그에게 건넸다.

문현미의 손에 걸려있는 팔찌를 본 이준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의 손을 잡고 물었다.

“어머니, 이 팔찌가 왜 어머니한테 있어요?”

문현미가 멈칫하더니 말했다.

“오늘 혜인이가 돌려주더라고. 내가 필요 없다고 했는데, 이혼한 이상 남의 물건을 가지고 싶지 않다고 하더구나.”

순간, 이준혁의 안색이 어둡게 변했다.

문현미가 조심스레 그릇을 내려놓으며 달랬다.

“혜인이는 이미 다 내려놓고 본인만의 생활을 해나가려고 마음을 굳힌 거 같더구나. 너도 좀 배워. 이선그룹의 중책은 네가 맡아야 하는데, 지금의 시장은 우리만 성장하게 두지 않을 거야. 그러니 다음에 새로 며느리를 맞이한다면, 우선 배경 먼저 봐야지. 사람이야 뭐, 단정하기만 하면 돼.”

지금의 문현미는 정략결혼을 전적으로 동의했다. 감정 없이, 아이만 낳고 두 가문 사이의 이익을 공고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날, 이준혁이 ICU에 누워있던 장면만 생각하면 문현미의 심장은 빨리 뛰며 어지러움과 이명마저 느껴졌다. 엄마의 눈에는, 아이의 목숨보다 중요한 건 없었다.

나쁜 사람이 되더라도 그랬다.

문현미가 이어 말문을 띄웠다.

“정씨 집안의 그 아가씨가 너랑 어울릴 것 같았는데, 네가 싫어하니 급할 거 없이 천천히 찾아보자꾸나.”

이준혁은 한 마디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늘 아침 윤혜인이 이곳에서 나가던 순간들을 되짚어 보았다.

‘아무런 특이 사항이 없었는데, 왜 갑자기 이렇게 되었을까?’

그녀가 답이 없는 이유는 수업하느라 바빠서라고 생각했다. 저녁이면 죽을 들고 병문안을 올 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