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돼!”무녀들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란을 피웠다.“맞아, 족장님께서 자비로워서 한 번 더 기회를 주신 것뿐이야!”그 말을 들은 족장은 이를 기회 삼아 덧붙였다.“그래, 나는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있는 거다. 하지만 이를 놓친다면 끔찍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그러자 소원이 도전적으로 소리쳤다.“굳이 그럴 필요 없어. 지금 당장 나를 끔찍하게 죽여봐. 그쪽들 신도들이 그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도록 말이야.”“이...!”족장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눈에 띄게 화가 난 모습이었다.소원은 콧방귀를 뀌었다.“이는 무슨. 그럼 어떻게 할래? 지금 당장 나를 처형하든가 아니면 저 제단 위의 사람들을 풀어주든가. 이건 명백한 학살이야! 깊은 산속에 숨어 있다고 그쪽 만행이 가려질 것 같아? 이제 그쪽 멋대로 폭정을 휘두를 수 있는 시대는 끝났어!”무녀들은 자신들이 신의 뜻에 따라 행동한다고 믿었기에 자신들이 나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그들에게 있어 정화의식은 곧 선행이었고 제물 역시 축복받은 존재였다.족장은 소원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헛소리하지 마라! 감히 우리 무당가를 선동하려 들다니, 네 따위가 함부로 조종할 상대가 아니다!”그때, 인질로 잡혀 있던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족장님! 이 여자가 족장님의 권위를 도발하고 있습니다. 어서 이 여자를 처단해 주세요!”소원은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가장 심하게 세뇌된 인물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그리고 조금 전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말에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아가씨... 아니, 동생이라고 불러야겠네. 넌 사실 나보다 나이가 어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누군가가 네게 너는 여든 살이다라고 반복해서 주입했지. 그러다 보니 네 스스로도 그렇게 믿게 된 거야. 하지만 네 기억 속에 여든 년 동안 살아온 흔적이 있어?”빨간 옷을 입은 여자는 순간 말을 잃었다. 사실 그녀는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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