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윤구주는 화진을 대표할 수 있었지만 윌리엄은 헨드리를 대표할 수 없었다.“괜찮다. 일단 왕실과 협력하는 것으로 하고 헨드리 문제는 내가 처리하겠다.”윤구주가 담담하게 말했다.그의 대답을 들은 윌리엄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어쨌든 오늘 밤 화진의 구주왕이 없었다면 설윤 공주는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윌리엄은 그제야 해역에 디크스의 함대가 여전히 정박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구주왕님, 여긴 아직 위험합니다. 디크스의 함대가 포격을 시작하면 저희 모두 탈출할 수 없게 됩니다.”윌리엄이 초조한 목소리로 외치자 주작은 비웃는 눈빛으로 이를 받아쳤다.‘대포 따위가 저하를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놈들이 금기를 쓴다 해도 저하께서 전부 막아내실 것이다.’“이미 사람을 보냈으니 걱정하지 마라. 백호가 아직 일을 끝내지 못한 모양이군. 주작, 함대 쪽을 확인해 봐라. 그리고 우리가 탈출할 때 필요하니 함대를 완전히 망가뜨리지 않게 주의해.”명령을 받은 주작은 즉시 함대 방향으로 사라졌다.한편, 기절했던 설윤 공주가 서서히 정신을 차렸다.“공주님!”윌리엄과 로얄 특수부대원들이 감격에 차 공주를 둘러쌌다.“윌리엄 경, 모두 무사하신가요? 방금 무슨 일이었죠? 그 화진 사람은 정말 무서웠어요.”조금 전의 기억을 되짚는 공주의 얼굴에 식은땀이 맺혔다.“네? 제가 그렇게 무섭게 보였나요? 저 윤구주는 부드러운 사람이에요.”소파에 앉아 홍차를 마시던 윤구주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윤구주는 아무렇지도 않게 왕실의 고급 디저트를 먹으며 흥미진진하게 책을 뒤적이고 있었다. 외국어로 된 책은 못 읽으니 결국 그림이 많은 동화책을 꺼내 들었다.그 목소리를 들은 설윤이 조심스레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정교한 턱시도를 입은 청년이 조용히 앉아 동화책을 읽으며 디저트를 즐기는 평온한 모습이 그녀 눈에 들어왔다. 이는 전쟁으로 엉망이 된 저택과 강렬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이상하게도 묘한 안정감이 들었다. 윤구주는 단지 조용히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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