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기사회는 어떤 국가나 세력을 위해 봉사하지 않아요. 그들의 존재 목적은 단 하나, 종말의 전쟁을 대비하는 거예요. 평소에는 수련자처럼 생활하죠. 황혼 기사회는 유럽 대륙에서 유일한 정통 수련자 집단이에요.” 윤구주가 설명했다. 설윤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유럽이 가장 위험한 순간에만 그들이 나타난다니!’ 이건 진정한 기사 정신이었다. 설윤은 그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설윤 공주, 오해예요. 그들은 하나의 구원 단체예요. 그들의 고행은 모두 구세주를 맞이하기 위한 것이죠. 이자벨라 설윤 당신이 바로 유럽의 구세주예요. 헨드리는 유럽의 강국으로 아직 완전히 침식되지 않은 마지막 국가죠. 헨드리마저 함락되면 유럽 전체가 제신전의 노예가 될 거예요.” 설윤은 깜짝 놀랐다. ‘내가 구세주라고? 그럴 리가!’ “전하, 황혼 기사회 초대 성기사는 예언을 남겼습니다. 종말의 악마 불길이 유럽 대륙을 태울 때 헨드리의 진주가 구세주가 되어 국민을 구할 것이라고요.” 성기사는 말하며 초대 성기사가 남긴 예언서를 꺼냈다. 설윤은 대충 훑어보았다. 예언 속에는 구세주의 출현만 언급했고 헨드리 출신이라고 명시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동방의 신비로운 별이 떠오를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윤구주는 동방에서 왔다. 구세주는 화진의 구주왕을 가리키는 것이 분명했다. “혹시 착각하신 거 아닌가요? 구주왕이 진짜 구세주일 텐데요!” 설윤이 윤구주를 바라보자 기사들은 어색해져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하, 제가 맞다고 하면 맞는 거예요. 이건 서양의 문명이잖아요. 동방에서 온 제가 구세주가 되면 당신들 문명은 끝나는 거 아니에요? 구세주는 당신이어야만 해요.” 윤구주는 거리낌 없이 웃으며 말했다. 설윤은 깨달았다. 예언은 사실이었다. 윤구주가 진짜 구세주다. 하지만 문명의 입장을 고려해 구세주를 서양인으로 바꾼 것이다. “구주왕, 당신은 정말 명예를 전혀 개의치 않나요? 이런 영광을 저에게 양보하다니...” 설윤은 동방에서 온 이 남자를 뚫어져라 바라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