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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해서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851 - 챕터 860

889 챕터

제851화

이때 누군가가 방문을 세게 부딪쳐 열었지만 강지아는 그저 멍한 상태였다.이내 차르를 끌고나가더니 밖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불이 켜졌고 누군가 그녀의 몸에 이불을 덮어준 후 입에 붙은 테이프를 뜯었다.손발을 묶었던 끈도 풀렸다.귓가에서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렸고 또 누군가는 그녀를 흔들고 있었지만 강지아는 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들리지 않았다.동하민이 울며 외쳤다.“서 대표님, 우리 대표님, 왜 이래요?”서원준은 주먹으로 차르를 때려눕힌 뒤 차르의 몸에 올라타 죽을힘을 다해 때렸다.동하민의 말을 들은 서원준은 더 이상 차르에 신경을 쓰지 않고 달려와 강지아의 이마를 짚었다.“서 대표님, 대표님이 열이 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이마를 만지면 뭐라도 알 수 있나요?”“나도 의사가 아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피가 줄줄 흐르는 강지아의 발목을 본 서원준은 화가 나 다시 차르를 발로 걷어찼다.“옷을 갈아입혀 주고 병원에 가보자.”서원준은 한마디만 한 뒤 차르를 끌고 밖으로 나가 계속 때렸다.차르는 아픈 느낌도 없는 듯 맞으면서도 계속 웃었다.“이 짐승 같은 자식, 지아가 너를 친구로 여기다니!”서원준은 이 자식을 죽이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그러자 차르가 웃으며 말했다.“하하, 이 자식에게 친구가 있었어. 이런 바보 멍청이에게 친구가 있다니.”“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서원준은 펀이 미친 척 바보인 척하고 있다고 생각했다.서원준은 로버트 가문이 현지에서 얼마나 대단한 가문인지 알고 있었기에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이 없는 것을 알고 신고하지 않았다.낮에 강지아가 펀에게 납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찰에 말했지만 이곳 경찰은 그저 그를 비웃기만 하고 가버렸다.서원준은 경호원더러 줄을 구해오라고 해서 펀을 묶어놓고는 동하민더러 일단 강지아를 데리고 병원에 가라고 했다.태안 병원.회의가 끝난 후 사무실로 간 온유한은 휴대전화를 봤지만 강지아에게서 부재중 전화도, 메시지도 오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그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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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2화

강지아에게 일이 생긴 것을 온유한이 모르고 있자 최의현은 화가 치밀었다.“지찬이는 다섯 시간 전에 비행기를 타고 갔는데 넌 무슨 일이 있는지도 몰라? 서원준이 얘기하지 않았어? 그리고 아까 형수도 너에게 전화했는데 안 받는다고 하던데 혹시 문자한 건 못 봤어?”온유한이 핸드폰을 뒤적였다. 정유진과 카톡 친구가 되어있긴 하지만 여태껏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형수님, 문자 온 거 없는데...”여기까지 말한 그는 다시 통화기록을 뒤적였지만 정유진에게서 전화 온 기록이 없었다.서원준과 정유진의 전화 부재중 전화 모두 없었다.정유진이 거짓말을 했을 리는 없고… 그렇다면 가능성은 단 한 가지...온유한은 의심을 거두고 일단 전화기에 대고 물었다.“오후 내내 회의하느라 형수님 전화를 못 받았어. 지아는 지금 어때?”“방금 서원준에게 전화했더니 지아가 그냥 긁힌 것뿐이라는데 문제는 너무 놀라서 아직 정신을 못 차렸대.”최의현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너도 알잖아. 어릴 때 어땠는지. 서원준의 말을 들어보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 그러니까 너도 너무 걱정하지 마. 어차피 지찬이가 갔으니까 너는 다리가 불편하니 집에서 소식이나 기다려. 지찬이가 지아를 데려올 거야. 네가 지금 가도 어차피 늦었어.”온유한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알았어.”통화를 마칠 때까지 임유희는 가지 않았다.“강지아 씨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요?”온유한은 아무런 대답 없이 혼자 휠체어를 돌려 밖으로 나갔다.그의 싸늘한 얼굴에 임유희는 순간 멍해졌다.“온 선생님, 어디 가세요. 제가 밀어드릴게요.”온유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임유희는 그의 휠체어를 밀어 온혁진의 병실로 갔다.“온 선생님, 여긴... 어머니를 찾으러 가는 거예요? 어머니가 온 선생님의 휴대전화를 건드렸다고 의심하는 건가요?”온유한이 여전히 아무 말을 하지 않자 임유희도 온씨 가문 식구가 아니었기에 그저 한숨만 내쉬며 가만히 있었다.온혁진과 밥을 먹고 있던 최신애는 임유희가 온유한의 휠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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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3화

정유진의 말을 들은 서원준은 의사더러 강지아에게 외부에 긁힌 상처만 치료해 달라고 한 후, 다른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낯선 해외 환경이라 의사 치료 방법이 강지아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었다.집에 돌아온 후 강지아는 이내 잠이 들었지만 깊이 잠들지 못했는지 계속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서원준은 다시 차르에게 주먹을 날렸다.한편 차르는 풀이 죽은 채 맞아도 욕을 하지 않았고 미친 사람처럼 웃지도 않았다.그러다가 한참 후에야 서원준을 쳐다보더니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얼굴로 물었다.“내가 설마 우리 천사를 해쳤어?”그 말에 서원준은 또 한 번 그를 걷어찼다.“모른 척하지 마. 조금 전까지 미친놈처럼 날뛰더니 지금은 왜 갑자기 억울한 척하는 거야?”그러자 ‘차르’가 천천히 말했다.“진짜 내가 아니야. 난 지아를 해치지 않아.”“네가 아니면 누구야? 지아를 침대에 묶는 걸 내가 직접 봤어. 하마터면 지아에게 나쁜 짓을 할 뻔했다고! 이 짐승아!”서원준은 옷이 찢긴 채 절망적인 표정을 짓던 강지아를 떠올리면 이 자식을 한 손에 때려죽이고 싶었다.“나는...”지금 깊은 고민에 빠진 남자는 차르가 아니라 펀이다.펀은 자책하면서도 해명할 길이 없었다.펀이 누구를 좋아하기만 하면 차르가 와서 감정을 파괴했고 잔인한 수단으로 그의 애인과 친구를 갈라놓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다.“믿지 않아도 상관없는데 진짜 내가 아니야.”죄책감을 느낀 펀도 서원준에게 용서를 빌며 애원하지 않았다.강지찬이 의사를 데리고 왔을 때 강지아는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주위 사람들도 그제야 펀에게 조현병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서원준은 펀을 풀어주기 전에 여러 번 물었다.“너 진짜 그 얼간이 펀 맞아? 짐승 같은 차르가 아니라?”“맹세할게. 나 진짜 펀이야.”서원준은 그제야 펀을 놓아줬다.풀이 죽은 펀은 잘생긴 얼굴마저 서원준에게 맞아 돼지머리처럼 퉁퉁 부었지만 화를 내지 않고 머리카락을 정리하더니 미안한 얼굴로 강지아를 바라보았다.“배고픈데 밥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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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온유한은 강지아가 본인에 대한 감정이 옅어진 것을 발견했다.유한 오빠는커녕 온 선생님이라고도 잘 안 부르고 있다.“오늘 뭐 해?”온유한은 흰 가운을 입고 있었지만 다리가 낫지 않아 수술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진료만 했다.“다친 데는 아직도 아파?”“괜찮아.”강지아가 단답형으로 대답했다.환자가 별로 없었기에 온유한도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한편 그의 진료실 문 앞에 있던 임유희는 그가 전화하는 것을 보고 진료실로 들어오지 않았다.온유한이 사무실 문 앞을 힐끗 보자 강지아는 바로 알아챘다.“일 봐. 이만 끊을게.”온유한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강지아가 전화를 끊었다.옆에서 가만히 있던 서원준은 그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두 사람 사이 곧 끝장 날 것 같은데 그럼 나에게 기회가 생기는 거 아니야?”핸드폰을 옆으로 내려놓은 강지아는 소파에 앉더니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요 며칠 펀은 강지아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고 대신 희귀한 사파이어 보석 하나만 보내왔다.그렇게 두 사람은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다.강지아도 별 반응이 없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다.매일 그녀의 곁을 따라다니며 일을 하고 생활하는 것을 지켜본 서원준은 왠지 뭔가 이상한 것 같았다.얼마 후, 강지아와 서원준은 마침내 서울로 돌아왔다.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었고 온유한 것도 당연히 있었으며 심지어 정유진의 뱃속에 있는 아기 선물도 있었다.서울로 돌아온 강지아는 다시 예전의 그녀로 돌아온 것 같았다.“온 선생님?”재활 운동 중이던 온유한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이내 문에 기대 빙그레 웃는 강지아를 발견했다.“왔어?”온유한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달려간 강지아는 옆에 재활 선생님이 있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온유한의 목을 껴안으며 키스를 했다.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졌을 때 재활 선생님은 이미 옆에 없었다.“돌아온다고 미리 말하지 그래? 그럼 공항으로 마중 나갔을 텐데.”이제 설 수 있는 온유한은 강지아의 목에 얼굴을 파묻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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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5화

강지찬의 요청으로 최의현, 한규진, 온유한이 모여 서원준에게 식사를 대접했다.이 자리에서 강지찬은 서원준에게 보름 동안 강지아를 돌봐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테이블에 앉은 사람 중, 서원준과 강지찬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어색해했다.특히 온유한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강지찬의 이런 행동은 일부러 온유한을 난처하게 하려는 것이었다.“강 대표님, 저와 지아는 친구예요. 지아에게 일이 생겼는데 당연히 가만히 있을 수 없죠.”이 말은 그야말로 온유한에게 하는 말이나 다름없었다.온유한이 전화를 받으러 나가자 최의현이 혀를 내둘렀다.“지찬아, 너 정말...”“내가 뭐? 이미 충분히 체면을 세워준 거야.”오랜 친구였기에 그나마 참은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강지찬은 진작 온유한에게 주먹을 날렸을 것이다.강지찬이 경은우와 잠깐 얘기하는 사이 서원준도 핑계를 대고 밖으로 나갔다.이때 온유한이 마침 전화를 끊고 들어오려 하고 있었다. 다리가 완전히 낫지 않아 지팡이를 짚고 있었지만 기질은 여전했다.“내가 지아를 발견했을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아요?”서원준이 담배에 불을 붙이며 묻자 온유한의 눈빛이 잔뜩 어두워졌다.그는 혹시라도 강지아가 다른 생각을 할까 봐 그날 일을 자세히 묻지 않았다.“얘기해 봐요.”서원준은 담배를 한 모금 빨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온몸은 침대에 꽉 묶여 있었고 입에는 테이프가 붙여져 있었어요. 눈만 부릅뜬 채 가만히 있는 모습은 진짜로 죽은 사람 같았고요.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운 표정은 지금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온 선생님을 생각하고 있었을 거예요.”온유한은 누군가 바늘로 가슴을 찌르는 것 같았다.서원준은 고개를 돌려 그를 힐끗 보더니 코웃음을 쳤다.“지아의 휴대전화에서 무엇을 봤는지 알아요?”“뭔데요?”서원준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온 선생님과 임유희 씨의 사진이요. 두 사람이 바닥에 누워서 당장이라도 키스할 것처럼 가까이 있었어요. 어찌나 애틋하던지.”온유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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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온유한이 재활 운동을 할 때 강지아는 창문 너머로 디자인을 보고 있었다. 또 출장 준비를 해야 했고 아마 온미정과 백무영이 결혼할 때가 되어야 돌아올 예정이었다.몇 바퀴 걷자 다리에 힘이 빠진 온유한을 본 재활 선생님은 그더러 쉬라고 했다.물까지 다 마셨지만 강지아는 온유한이 쉬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강지아는 헤드셋을 끼고 스튜디오 디자이너와 영상 회의에 집중하고 있었다.휠체어에 앉아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던 온유한은 천진난만하던 소녀가 어느새 성숙하고 예뻐진 것을 발견했다.이렇게 눈부실 정도로 예쁘니까 외국의 재벌 귀족들의 관심을 끌었나 보다.하지만 온유한은 강지아가 본인의 여자임을 당연하게 여겼다.어느 정도 프로젝트 논의를 마친 뒤 옆에 있던 커피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시려던 강지아는 커피가 없는 것을 보고 영상 통화 중인 디자이너에게 한마디 했다.“두 사람 중 누가 나와 함께 갈지는 두 분이 결정하고 한 사람은 작업실에 남아 주세요.”이때 누군가 물 한 병을 건네주자 강지아는 무의식적으로 인사했다.“감사합니다.”그 말에 온유한은 가만히 있었다.강지아는 화상 카메라에 비친 온유한을 보고 나서야 물을 건넨 사람이 그임을 발견하고는 고개를 돌려 웃으며 물었다.“끝났어?”“아직. 잠깐 휴식 중이야.”“그래. 나도 마침 좀 더 할 게 남았으니까 끝나고 나서 같이 밥 먹자.”“그래.”강지아는 계속해서 부하직원들과 프로젝트를 논의했고 온유한은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기 위해 손을 뻗었지만 왠지 타이밍이 아닌 것 같아 손을 내렸다.점심에 강지아가 호텔 음식을 배달해 막 차려 놓았을 때 최신애가 온씨 가문 하인과 함께 점심 식사를 가져왔다.강지아가 주문한 요리는 여섯 가지로 아주 푸짐했다.최신애는 보온 통을 온유한 앞에 놓더니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다리가 아직 안 나아서 의사가 영양가 있는 음식을 위주로 먹으라고 했어.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강지아가 고개를 숙인 채 밥을 먹으며 최신애에게 인사를 하지 않자 테이블 위의 음식을 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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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강지아는 곧 국내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갔다.그녀의 인스타를 보고서야 비행기에 탔다는 것을 안 서원준은 입을 삐죽거리며 ‘양심 없는 녀석’이라고 욕을 했다.인스타를 끄려고 할 때 강지아가 올린 글을 보고 멍해졌다.[비행기에 타니까 그래도 마음이 편안해지네.]무슨 뜻이지?서원준은 그 문구에 눈을 가늘게 떴다.귀국 후 그는 강지아를 만난 적이 없다. 남자 친구가 있는 사람이고 또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매우 바빴다.그동안 강지아는 온유한과 함께 있었을 것이다.그런데 진짜로 그들 사이에 금이 갔단 말인가?강지아의 스토리를 본 온유한은 무의식적으로 강지아의 이 문구가 그와 함께 있었을 때의 답답함을 표현했을 거라고 생각했다.얼마 전까지는 주유정이었다가 이번에는 임유희, 강지아도 당연히 피곤했을 것이다.관자놀이를 만지작거린 온유한은 본인도 이런 상황이 힘들다고 생각했다.그 후 20일 동안, 강지아와 온유한이 페이스 톡한 횟수는 10번을 넘기지 않았다. 매일 페이스 톡을 하던 두 사람이었지만 요 며칠 타이밍이 맞지 않은 듯했다.가끔은 온유한이 받기 불편한 상황이었거나 또 어떤 때는 강지아가 바빠 받지 못한 적도 있었다.예전에 매일 하던 자기 전 통화도 채팅으로 바뀌었다.내용은 대부분 ‘오늘은 피곤해서 먼저 잘게’ 등이었다.그러면 온 유한도 ‘잘자’라고 단답형으로 대답했다.어느 날 한밤중에 강지아가 느닷없이 한마디 보냈다.[보고 싶어.]온유한이 막 답장하려 할 때 강지아가 보낸 메시지를 삭제했다.온미정의 결혼식은 남쪽 지방에서 성대하게 차려졌다.연우는 겨울방학을 맞아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와 같이 미리 이곳에 와서 지냈고 강지아는 이틀 전에 도착해 연우와 같이 놀았다.결혼식 날 강씨 가문 식구들이 모두 참석했고 정유진도 강지찬의 팔짱을 끼고 참석해 온미정의 체면을 세워줬다.온미정이 이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정유진은 처음 봤다.이들은 로맨틱한 서양식으로 결혼식을 했다. 온미정은 한평생 웨딩드레스를 입을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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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고모, 유한 아저씨와 또 싸웠어요?”“어떻게 알았어?”“싸울 때마다 나한테 달라붙으니까요! 휴.”사실 온유한과 싸우지 않았지만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강지아는 온유한과의 현재 관계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방경숙이 연우를 데리고 밥을 먹으러 가는 바람에 혼자 있는 강지아는 갑자기 지루해졌다.아는 사람은 많았지만 이상하게 외로웠다.그녀는 최신애와 같은 자리에 있는 것이 정말 싫었다. 게다가 최신애는 마음에 드는 예비 며느리를 자기 옆에 데리고 있었다.이럴 때마다 강지아는 자신이 우스꽝스럽다고 느꼈다.지루해하고 있을 때 누군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기더니 방으로 이끌고 갔다.문이 쾅 닫히자 깜짝 놀란 강지아는 눈을 감고 소리를 지르려 했다.“나야.”온유한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쉿'하는 손짓을 했다.오늘 하객 접대를 너무 오래 했더니 다리가 뻐근하고 아팠다.“뭐 하는 거야?”비명을 지르려다가 멈춘 강지아는 눈을 뜨고 나서야 앞에 있는 사람이 온유한임을 알아봤다.온유한은 웃는 얼굴로 서운한 척하며 말했다.“얘기 좀 해. 우리 애기가 요즘 나와 말을 안 섞으려고 해.”“내가 언제.”강지아가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바빴잖아?”“아무리 바빠도 여자친구와 함께 있을 시간은 있어.”강지아가 입꼬리를 올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온유한은 가쁜 숨을 내몰아 쉬며 말했다.“지아야, 보고 싶었어.”“조금 전에 너 보자마자 안고 싶어서 혼났어.”강지아는 눈앞 남자의 말에 가슴이 뭉클해졌다.두 사람은 어느새 처음에 사귀기로 확정했을 때처럼 뜨겁게 키스를 나눴다.어찌나 격렬하게 했는지 온유한이 사람을 시켜 드레스를 다시 보내 달라고 한 후 강지아가 화장을 수정하고 나서야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손을 맞잡은 두 사람은 드레스마저 커플룩이었다.정유진은 강지찬의 허리를 꼬집으며 말했다.“저기 봐, 두 사람 화해했어.”코웃음을 친 강지찬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결혼식이 시작되었다.백무영은 가장 친한 친구와 연출 감독,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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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화

온미정의 결혼식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결혼식은 피로연 외에 해변에서 파티도 열었다.파티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젊은 남녀들이다.최의현은 언제 젊은 미녀를 꼬셨는지 두 사람은 아까부터 함께 술을 마셨다.강지아도 흰색 롱드레스로 갈아입은 뒤, 머리에 선캡을 썼다.햇빛이 딱 좋아서 매우 포근하게 느껴졌다.온유한은 다른 쪽에서 하객들을 대응하고 있었지만 두 사람은 수많은 인파들을 뚫고 수시로 눈을 마주쳤다.“온 선생님과 사이가 정말 좋네요.”임유희가 어느새 강지아 옆에 와서 한마디 했다.강지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한동안 임유희만 뚫어지게 바라봤다.“강지아 씨, 왜 그렇게 쳐다봐요?” 임유희가 묻자 강지아가 바로 말했다.“임유희 씨도 유한 오빠를 좋아하는 거 알아요.”임유희의 얼굴이 바로 굳어졌다.“제가 심려를 끼쳐드렸네요. 죄송해요.”어떻게 보면 인정한 셈이다.강지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심려를 끼치네요. 이 사람 마음속에 나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임유희 씨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네요. 주유정이라고 알아요? 임유희 씨는 주유정과 완전히 달라요. 나는 한 번도 주유정에 대해 신경 쓴 적이 없어요. 그런데 임유희 씨는 왠지 신경이 쓰이네요.”강지아의 솔직한 한마디에 임유희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임유희보다 어린 강지아였고 천진난만한 모습이었지만 마음은 아주 섬세했다.“주유정 씨에 대해 들은 적이 있어요.”임유희는 솔직히 말했다.“미안해요. 내가 두 사람 앞에 나타나면 안 된다는 거 너무 잘 알아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어요. 지난번에 온 선생님이 목숨을 바쳐 나를 구한 후부터 온 선생님에 대한 제 마음을 어떻게 할 수 없어요.”강지아가 의미심장한 얼굴로 말했다.“임유희 씨는 똑똑한 여자예요.”강지아가 맑은 눈으로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자 임유희는 왠지 맥이 탁 풀리는 느낌이었다.두세 살 어린 여자아이에게 마음을 들켰다.역시 여자를 아는 건 여자뿐이다.임유희는 다른 커플 사이에 끼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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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강지아는 어른인 최신애가 이런 행동까지 할 줄 몰랐다. 미처 피할 틈도 없이 얼굴은 오렌지 주스 범벅이 되었다.노란 오렌지 주스는 그녀의 얼굴에서 흘러내리면서 온몸을 더럽혔다.10여 년을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보냈지만 오늘만큼 초라한 적이 없었다.사람들 앞에서, 그것도 온유한의 엄마가 그녀에게 이런 행동을 하다니...강지아는 멍한 표정으로 자리에 얼어붙었다.그녀 앞에서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은 이 여자가 과연 엄마처럼 그녀를 사랑한 적이 있을까?머릿속에 떠올린 장면들이 갑자기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잡으려고 애를 썼지만 도저히 잡을 수 없었다.“가정 교육이 부족하니 내가 네 엄마를 대신해서 가르쳐 주마!”컵을 테이블에 ‘탁’ 놓으며 한마디 외친 최신애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듯했다.한편, 너무 큰 소란에 주위의 하객들이 잇달아 소리 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온유한이 눈치채지 못하고 있자 경은우가 그에게 귀띔했다.“저기 아주머니와 지아, 아니야?”강지아가 옷을 갈아입고 선캡을 썼기 때문에 경은우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고개를 그쪽으로 돌린 온유한은 순식간에 안색이 나빠졌고 이내 쏜살같이 달려와 강지아를 품에 안았다.“또 무슨 소란을 피우는 거예요?”온유한이 최신애에게 큰 소리로 묻자 최신애는 강지아를 가리키며 화를 냈다.“얘가 어른을 어떻게 대했는지 물어봐. 온유한, 난 네 엄마야. 그런데 나에게 말투가 그게 뭐야?”하지만 온유한은 친엄마를 상대할 겨를이 없이 다급하게 강지아의 얼굴을 감쌌다.두 눈으로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강지아의 모습에 온유한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울지도, 화를 내지도 않는 강지아였지만 그 모습이 더더욱 온유한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온유한은 마음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차라리 강지아가 큰 소리로 최신애에게 대들고 싸우기를 바랐다.하지만 강지아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마치 그에 대한 마음이 모두 사라진 것처럼 말이다.휴지가 없는 온유한은 얼른 옷소매로 강지아 얼굴의 오렌지 주스를 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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