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미워하고 싶으면 강지찬을 미워해. 그 자식이 사람을 너무 업신여기잖아.”남자의 더러운 손이 정유진의 민소매를 잡고 찢어버리려 했다.하지만 민소매의 품질이 워낙 좋아 맨손으로 찢기지 않았다.정유진 깜짝 놀라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제발 살려주세요. 저 임신 4개월이에요, 제발요!”두 남자는 어리둥절해 하며 고세연에게 고개를 돌렸다.“임신했어?”고세연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임신했는데 뭐? 이 여자, 몸매가 좋아서 임신해도 티가 나지 않아.”순간 두 남자는 조금 망설이는 듯했다.그러자 정유진이 바로 말했다.“아이가 지금 불안정한 상태예요. 의사가 너무 낮게 있다고 유산하기 쉽다고 했어요. 거짓말 아니에요, 진짜예요.”정유진은 여기에 결박된 후부터 줄곧 움직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옷을 잡아당겨도 움직이지 않았고 죽을 것 같은 두려움에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가 움직이지 못했던 이유는 배 속의 아이를 다칠까 두려워서였다.“이씨!”나이 많은 남자가 머리를 잡으며 짜증을 내자 고세연이 벌컥 화를 냈다.“무서워? 너희들 꼬락서니 좀 봐. 평생 장가갈 생각 못 하게 만든 게 누구 탓인데? 다른 사람들은 다 길옆에 있는 집으로 배정받았는데 너희들은? 너희들, 원래 집은 다 거리 한복판에 있었잖아. 그런데 결국 가장 외진 곳으로 분배되었어. 강지찬만 아니었다면 너희 형제는 진작 장가가고 아이를 낳아 큰돈을 벌었겠지.”자기들의 원한이 생각난 두 남자는 눈이 벌겋게 달아오르더니 다시 정유진에게 달려들었다.정유진은 속으로 이제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했다.순간, 누군가가 발로 선실 문을 힘껏 찼다. 그리고 훤칠한 키의 한 남자가 안으로 들이닥쳤다.“지찬 씨!”정유진은 기쁨에 겨워 소리 질렀다. 정유진의 목소리에 쓱 고개를 돌린 사람은 강지찬이 아니라 강지현이었다.강지현과 조금 전 같이 온 두 경호원이 함께 안으로 들어왔다.강지찬의 경호원들은 모두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프로 경호원들이었다. 그들은 들어오자마자 고세연을 때려 기절시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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