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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1화

신현우가 백유진을 데려온 건 분명 유월영과의 화해를 바라는 마음이었다.하지만 오성민은 전혀 아니었다.당시에는 그의 의도가 명확하지 않았지만 이제 전반적인 상황이 드러나면서 그의 의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오성민은 그 틈을 타 유월영과 연재준이 약이 든 술을 마시고 관계를 가지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그는 확신했다. 연인 사이에서 외도는 가장 용서받기 힘든 일이고 유월영과 연재준이 얽히면 고귀한 신분인 현시우가 절대 그녀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오성민이 원했던 것은 바로 유월영과 현시우의 관계가 파탄 나는 것이었다!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마음을 모두 무너뜨려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신현우의 기술단지 폭발 사건까지 계획했다.그랬다.그 폭발 사건의 진짜 범인은 오성민과 엘리자베스 부인이었다.그는 이 폭발 사건을 통해 유월영이 현시우를 오해를 하도록 유도했다. 즉 현시우가 유월영과 연재준의 그날 밤을 용서하지 못하고 신현우에게 보복을 가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서였다.이렇게 하면, 두 사람은 서로 오해하고 의심하게 되어 결국 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그의 계략은 상당히 교묘했고 동료를 희생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았으며 신현우는 아직도 자신이 이번 계획의 희생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하지만 오성민의 유일한 실수는 유월영과 현시우의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과소평가했다는 것이다.현시우는 유월영이 계략에 빠져 연재준과 같이 하룻밤을 보냈다고 해도 그건 그녀의 본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유월영은 현시우가 사람 목숨을 함부로 다루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했다.그들은 이성을 유지한 채 반대로 생각했다. 만약 이 두 사건으로 인해 둘이 다툼이 생긴다면 결국 이익을 얻는 사람은 누구일까?교도소에 있는 윤영훈은 아닐 테고 불을 지른 신현우도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연재준까지 배제하면 결국 오성민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오성민이 몰래 두 사람에게 덫을 놓고 있었다는 것을 현시우와 유월영은 알아챘고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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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2화

처음에 이 계획을 세울 때 현시우는 대부분 유월영의 의견을 따랐지만 두 가지 문제에서는 의견이 서로 달랐다.첫 번째는 유월영이 약을 먹어 자신을 아픈 상태로 만들려는 것이었다.현시우는 그녀가 자신의 몸을 해치면서까지 하는 걸 반대했지만 유월영은 항상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먼저 희생이 필요하다고 믿어왔다.그녀는 이것이 자신의 몸을 망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것은 분명히 판돈이었다. 도박판의 판돈.오성민과 엘리자베스 부인을 유인하려면 유월영은 자신이 먼저 미끼를 던져야 했다.“우리가 지금까지 충분히 많은 준비를 했으니 굳이 그런 설정은 필요 없을 것 같아. 네 몸도 상하고.”현시우는 그녀를 설득하려 했다.그러나 유월영은 단호했다.“그걸 추가해야만 시우 씨가 나에게 얼마나 무정한지를 보여줄 수 있고 그들이 우리의 관계가 정말로 파탄 났다고 믿을 거야. 그래야 뒷일을 안심하고 꾸밀 테니까.”현시우는 다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 의사는 돈 때문에 엘리자베스 부인에게 협조하는 거야. 내가 의사한테 돈을 주고 위조 진단서를 작성하게 하면 되잖아.”“그가 돈 때문에 엘리자베스 부인을 돕는 게 아니라면 어떻게 할 건데? 우리가 노출될 위험이 생길 수도 있어.”유월영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게 복잡하게 할 필요 없어. 내가 약을 먹으면 돼. 다른 사람은 몰라도 시우 씨가 신뢰하는 의사의 실력을 믿지 못해? 그분도 말했잖아, 이 약은 내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주지 않고 나중에 회복할 수 있다고.”그녀는 다른 사람에게도 가혹했지만 자신에게도 결코 너그럽지 않았다.“이 정도의 상처를 입고, 엘리자베스 부인과 오성민의 목숨을 가질 수 있다면 결코 손해가 아니야.”그래서 두 사람은 다시 두 번째 문제로 부딪혔다.“해독제를 빨리 먹는다 해도, 24시간 내에 네 상태는 여전히 약해져서 자신을 지킬 수 없어. 혼자서 어떻게 추격을 피할 수 있겠어?”현시우는 계획을 세웠다.“한세인을 너랑 같이 보낼게.”현시우는 유월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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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3화

그런데 연재준은 정말로 그녀를 찾아왔다.자신을 계단 아래로 끌어당기는 연재준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유월영은 조금 충격을 받았다.그가 올 것이라는 자신의 예측이 맞아떨어진 것에 놀랐고 정말로 자신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왔다는 사실에 놀랐다.더욱이 그의 마음속에서 자신은 중요한 존재일 거라는 걸 무의식 속에서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도 놀랐다.이제 연재준이 모든 걸 꿰뚫어 보자 유월영은 당황하며 나가려고 했다.“...머리를 말려야겠어요. 편히 계세요.”연재준은 재빨리 그녀의 팔을 잡았다. 유월영은 화가 난 건지 다른 이유인지 자기도 모르게 그의 손을 뿌리쳤다.하지만 그녀가 연재준의 상처를 건드린 듯했고 이어 연재준은 억눌린 소리로 신음을 흘렸다.유월영은 그가 골목에서 건달들한테 맞던 모습을 떠올렸다. 비록 뼈나 장기가 다치지는 않았지만 외상이 심하다는 것을 기억하고는 반사적으로 그를 부축하려 손을 뻗었다.그런데 연재준은 사실 일부러 아픈 척한 것이고 그 틈을 타 유월영을 자신의 품에 끌어안았다.“!”유월영이 그를 밀어내려고 하자 연재준은 쉿하고 소리를 내며 그녀의 손을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연재준은 그저 그녀를 그저 안고 있을 뿐이었다.연재준의 품에선 유월영은 여전히 작고 가냘파 보였다.그는 그녀를 자신의 품에 완전히 안아 머리를 숙여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당신이 나를 그를 이용하거나 가지고 놀아도 좋아. 그저 당신 마음속에 나에 대한 감정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해.”한세인은 한참이 지나도 유월영이 돌아오지 않자 찾아왔다.그리고 열려 있는 문 앞에서 서로를 안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 멈칫했다.그녀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아가씨!”유월영은 꿈에서 깨어난 듯 몸을 일으켰고 곧바로 그를 밀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연재준은 그녀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진료소에서 내가 했던 질문에 아직 대답하지 않았어. 나랑 내기할 용기 있어?”“...이거 놔요!”유월영은 힘을 주어 밀어내려 했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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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4화

유월영은 당연히 모든 걸 기억하고 있었다.“복수하는 걸 잊은 적이 없고 나의 계획은 단 한 걸음도 빗나간 적 없어요.”유월영은 차분히 대답하며 집사가 차 문을 여는 것을 지켜봤다. 연한 색 옷을 입은 현시우가 뒷좌석에서 내렸다.그는 집사에게 뭔가를 물으며 집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한세인이 말했다.“네, 네 명 중 이미 세 명을 처리하셨고, 남은 한 명이 연 대표입니다. 이제부터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해요. 말씀하신 대로 아가씨의 결혼 상대는 누구라도 될 수 있지만, 절대로 그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아가씨는 이미...그에게 여러 번 속으셨으니까요.”유월영은 순간적으로 손가락을 꽉 쥐었다.며칠간 손톱을 정리하지 않아 자라 나온 손톱은 손바닥을 찔렀고 살짝 아픔이 느껴졌다. 그 아픔은 그녀를 다시금 맑은 정신으로 되돌렸다.현시우가 집안으로 들어설 때 유월영은 마침 계단을 내려왔고 두 사람의 시선이 그렇게 서로를 향했다.유월영은 긴장이 풀린 듯 미소를 지었고 발걸음을 재촉해 그에게 다가갔다.현시우도 그녀에게 다가와 자연스럽게 그녀를 안았다.“며칠 동안 고생 많았어.”먼 길을 달려온 터라 유월영이 처음 느낀 것은 현시우의 품이 조금 차갑다는 것이었다.“괜찮아, 우리가 이겼잖아. 그들의 목숨 두 개와 맞바꾸는 건 결코 손해가 아니었어.”현시우는 부드럽게 물었다. “김 박사가 진찰해 줬어? 다친 곳은 없고?”“내가 옆에 있었는데, 다칠 리가 있겠어요?”연재준이 2층에서 걸어 내려오며 말했다.두 남자의 시선이 마주쳤다.한 사람은 담담하고 다른 한 사람은 차분했다.현시우는 유월영을 놔주고 한발 물러서더니 그녀를 자신의 뒤로 가려놓았다.“우리 월영이를 지켜주셔서 감사해요. 연 대표님.”연재준은 난간에 기대어 일부러 웃으며 말했다.“아직도 월영이라고 부르시네요? 나는 현 대표님께서도 이젠 민서라고 부를 줄 알았는데.”유월영은 그의 말에 담긴 의미를 알아차리고 고개를 살짝 돌렸다.현시우의 표정은 차분했다.“뭐 둘 중에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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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5화

유월영은 예전부터 한식을 좋아했다.그래서 외국에서 보낸 지난 3년 동안 대부분 한식 위주로 먹었다.현시우는 해외에서 10년 넘게 생활하며 양식에 익숙해졌지만 매번 그녀와 함께 식사할 때마다 집에 있는 한식 요리사에게 음식을 부탁했다.이번 식사도 주로 한정식 뷔페로 준비되었다.매운 꽃게탕, 미역국, 크랩 닭강정, 매콤 간장 고기찜, 매운 보쌈, 오징어불고기...모두 묵직한 요리들로 유월영이 며칠 동안 고생한 걸 위로하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하지만 연재준은 이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여기서 자주 식사하는 건 아닌가 봐?”유월영이 영문을 몰라 물었다.“무슨 뜻이에요?”연재준은 그녀에게 미역국 한 그릇을 덜어주며 말했다.“주방에서는 당신이 매운 걸 잘 안 먹는다는 것도 모르는 것 같아서.”열 가지 요리 중 여섯 가지가 매운 음식이었다.그의 의중은 유월영이 다니엘 저택에 잘 오지 않으며 현시우와도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는 의미였다.현시우는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혼자 다 아는 것처럼 말하는데 적당히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 음식이 매운지 안 매운지 먹어 보면 알 텐데.”요리사는 고춧가루의 양을 적당히 조절해 요리의 원래 풍미를 유지하면서도 유월영이 먹을 수 있도록 했다.“우리는 다음 달에 결혼할 예정입니다. 연 대표님은 내가 약혼녀의 입맛조차 모른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정말 자의식 과잉이네요.”현시우는 성격이 차분하고 성격도 좋아 웬만해선 이렇게 날카롭게 말하지 않았다.하지만 연재준이 현시우의 이름만 들어도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싫어하는 것처럼 현시우 역시 그를 싫어하는 정도는 마찬가지였다.말을 마친 현시우는 유월영의 밥에 나물무침을 올려줬다. 그건 유월영이 매끼 꼭 먹는 음식이었다.집사도 옆에서 조용히 거들었다.“도련님도 매운 음식을 드시지 않으세요. 요리사도 알고 있지요.”“현 대표님도 매운 음식을 안 드시는군요.”연재준이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보아하니 두 분 입맛이 비슷하네요.”이 ‘비슷한 입맛’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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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6화

“고준, 월영의 친오빠죠. 월영은 몇 년 동안 오빠의 행방을 찾고 있어 현 대표님도 이를 모를 리가 없을 텐데요. 다만 내가 이름을 갑자기 말했을 때 현 대표님의 첫 반응이 ‘고준을 찾았느냐' 혹은 ‘고준에게 무슨 일이 생겼느냐’가 아닌, ‘누구를 부르냐'라는 것이었어요.”연재준의 시선이 날카로웠다.“참 재미있네요. 마치 현 대표님은 고준이 여기 어딘가에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것처럼요.”현시우의 얼굴에 있던 웃음기가 싹 가시고 눈길이 점차 싸늘해졌다.“내가 당신을 건드리지 못할거라고 생각해?”“왜요? 죽여서 입막음이라도 하려고요?”연재준은 무심히 웃으며 젓가락으로 생선 뼈를 느긋하게 제거했다.“이미 늦었어요.”“내가 알고 있는 건 이미 월영에게도 말했어요. 월영이가 거짓말을 가장 싫어한다는 걸 현 대표님도 잘 아시겠죠? 당신의 유전자를 바꾸지 않는 이상 월영이는 반드시 진실을 알게 될 거예요.”현시우는 자기도 모르게 어금니를 깨물었고 얼굴의 근육이 미세하게 떨려왔다.집사는 몇 걸음 물러서며 이들의 분위기에 눌려 말을 삼키고 자리를 떠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연재준의 눈동자가 어둠이 스며들었다.“당신한테 한 가지 선택이 더 있어요. 월영이가 진실을 알기 전에 스스로 가서 털어놓는 거죠.”“현 대표님, 의심이 사실로 밝혀지면 월영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얼마나 역겨워할지 상상이나 할 수 있겠어요?”마지막 두 단어는 거대한 파도처럼 현시우의 마음을 덮쳐왔고 그는 냉소하며 대답했다.“연 대표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할 수 없네요.”연재준이 눈을 가늘게 떴다.현시우는 손수건을 꺼내 손을 닦으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월영이를 보호해 준 걸 봐서 연 대표님과 이 식사 자리를 같이했지만, 여기서 묵는 건 불가능해요. 여기는 월영이와 내 신혼집이라 외부인은 환영하지 않습니다.”그는 손수건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집사에게 말했다.“손님 잘 모셔요. 식사 끝나면 배웅해 드리도록 하고요.”집사는 고개를 숙였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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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7화

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유월영의 생각에 잠긴 표정을 보고 연재준이 말했다.“당신이 무엇을 하고 싶든, 내가 도와줄 거야.”그는 이런 말을 여러 번 한 적이 있다.유월영은 처음에는 비웃었지만 점차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그의 입장은 확실히 이상했다. 계속 그녀 주변을 맴돌았고 윤영훈이나 신현우가 곤경에 처했을 때도 그는 자신과 상관없는 양 차갑게 지켜보고만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야말로 이익 공동체로서 한 사람이 무너지면 모두가 손해를 보는 것이었다.유월영이 그를 보며 말했다.“물어보고 싶은 게 몇 가지 있어요.”연재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물어봐.”하지만 너무 복잡해서 두세 마디로 설명할 수 없어 유월영은 다음에 묻기로 했다.“시간이 되면 찾아가서 자세히 물을게요.”유월영은 그 순간 일에 관련된 생각만 하고 있었지만 연재준은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방금은 나를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하지 않았나?”유월영은 그의 놀림을 무시하고 돌아서려 했지만 연재준이 그녀의 팔을 잡았다.“배웅은 끝까지 해야지, 나를 문까지 바래다줘.”연재준은 그녀와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다.그가 바라는 것은 언제나 많지 않았다.유월영은 그의 눈에 담긴 간절함을 보고 마침내 마음을 바꿔 정원 입구까지 배웅해 주었다.연재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나는 이 호텔에 묵고 있어. 나를 찾아오려면 미리 말해 줘. 아무리 늦어도 기다릴 테니까.”...유월영은 아무리 그에게 물어볼 일이 생긴다 해도 대낮에 찾아가지 밤에 가지는 않을 것이다.순간 그녀는 그의 “아무리 늦어도”라는 말은 무슨 의미냐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그녀가 자신과 밀회하려는 걸로 생각하는 건가?유월영은 그를 한 번 쏘아보고 더 이상 머물지 않고 돌아섰다.연재준은 그녀가 화를 내는 게 이해되지 않아 당황했다. 그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아채지 못했다.그저 그녀가 바쁠 것 같아 아마도 저녁에야 시간이 날 것 같다고 생각해 그렇게 말했을 뿐이다.‘왜 화가 났지? 혹시 다른 마음 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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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8화

유월영은 고개를 살짝 숙이고 미소 지었다.“나는 시우 씨가 나한테 물어볼 게 있는 줄 알았어. 나와 연재준이 지금 무슨 관계인지 궁금하지 않아?”“그가 너에게 매달리고 있는 걸 알아.”현시우가 담담히 말했다.“약한 척, 불쌍한 척하면서 몇 마디로 널 그리워하고 사랑한다고 하겠지. 너를 달래고 배려해 주는 남자들의 수법을 내가 그걸 모를까?”유월영이 몇 초 후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그렇게 하고 있어.”상시서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그럼 넌 그 사람 그런 행동들을 어떻게 생각해?”유월영은 솔직하게 말했다.“처음에는 그가 죽었으면 했지만 이제는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그 사람이 평온하게 남은 생을 보내게 할 생각은 없어. 양부모에게 빚진 것들 그리고 연씨 가문이 고씨 가문에 빚진 것들, 다 갚게 할 거야.”“신현우도 결국 재산을 다 털어내야 죗값을 치를 수 있었는데 연 대표도 마찬가지야. 연씨 가문의 상속자로, 해운 그룹의 대표로 모든 걸 토해내게 만들거야.”유월영은 연재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현시우의 질문에는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았다.그러나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연재준을 쉽게 용서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현시우는 더 이상 다른 말을 하지 않고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을 만졌다.머리를 감고 말리지 않은 채 내버려두었기 때문에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았다.현시우가 잔소리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유월영이 미리 말했다.“알았어. 다음번엔 꼭 말릴게.”현시우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그녀의 코를 살짝 꼬집었다.그때 집사가 문을 두드렸다.“가주님, 아가씨, 사모님께서 오셨습니다.”연회 부인이었다.둘은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계단을 다 내려가기 전에 연회 부인이 들어와 소리쳤다.“민서야!”유월영은 웃음을 터뜨리며 한 걸음 앞서 내려가며 외쳤다.“이모!”연회 부인은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그녀의 팔을 잡고는 온몸을 살피며 돌았다.유월영은 돌면서 자신에게 아무 일 없음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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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9화

반 시간쯤 이야기를 나눈 후 한세인이 위층에서 내려와 그녀를 불렀다.“아가씨, 회의에 참석할 시간입니다.”예정했던 회의 시간이어 유월영이 일어서며 말했다.“이모, 잠시 앉아 계세요. 제가 일 때문에 가봐야 해서요.”연회 부인은 그녀를 말리지 않았다.“그래, 얼른 가서 일 봐라, 아가야. 이모가 주방에서 수프를 끓이고 있을게. 일이 끝나면 바로 마실 수 있을 거야.”유월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연회 부인이 주방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동안 현시우도 전화를 끝내고 돌아왔다.그녀는 위층을 한 번 바라보며 유월영이이 내려오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는 현시우에게 눈짓을 보냈다.“이 불효자식아, 엄마랑 정원에 가서 담배 한 대 피우자.”현시우는 그녀를 따라 밖으로 걸어 나가며 말했다.“산책은 좋지만, 담배는 사양할게요.”“왜 그러니?”“월영이는 내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만약 내가 담배를 피우는 걸 알게 되면 또 몸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고 분명 화낼 겁니다.”연회 부인은 드물게 침묵하며 담배를 하나 꺼냈다. 두 모자는 정원을 천천히 걸었다.3월의 마르세유는 기온이 매우 쾌적했다.연회 부인이 물었다.“그럼 이제 어떻게 뒷수습을 할 계획이니?”그녀가 묻는 것은 다른 이야기인 듯했지만 현시우는 회사 일을 물어본 것이라 여기고 담담히 말했다.“엘리자베스 레온이 이렇게 큰 스캔들을 일으켰으니 가문 규율에 따라 그녀를 가문에서 내쫓는 것은 당연하고 합리적인 조치에요. 누구도 이의제기하지 않을 겁니다. 그녀가 가진 지분은 모두 월영이 한테 넘길 거예요.”“무슨 명분으로?”“엘리자베스 부인 때문에 월영이가 피해를 입었으니 보상은 당연한 일 아니겠어요?”게다가, 그들은 방금 엘리자베스 레온을 제거한 상태였고 현시우의 화가 가라앉지 않은 걸 알고 있어 반박할 사람은 없었다.그가 합리적이라 말하면 그대로 따라야 했다.연회 부인은 말했다.“이렇게 되면, 유월영이가 12%의 지분을 가지게 되고, 네가 가진 36%를 더해도 총 48%밖에 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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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0화

다음 날, 유월영은 현시우와 함께 레온 그룹 본사에 갔다.현시우의 예상대로, 엘리자베스 레온을 가문에서 추방하고 그녀의 지분을 유월영에게 넘긴다는 발표에 대해 주주들은 분노는 했지만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못했다.현시우는 또한 4월에 유월영과 결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주주들은 그들이 결혼하면 두 사람의 지분이 단번에 반수를 초과하게 되고 결국 레온 그룹 전체가 크로노스의 통제 아래 들어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들은 승산이 없었다.회의가 끝난 후, 유월영이 회의실을 나왔다.한세인이 그녀의 귀에 대고 보고했다.“엘리자베스 부인이 아가씨를 만나고 싶어 합니다.”유월영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나를요?”“네, 대표님에 관한 비밀을 알고 있는데...아가씨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했어요.”한세인은 이 말을 하며 마음이 불안했다.그녀는 엘리자베스 부인이 유월영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예전의 그녀라면 엘리자베스 부인의 말을 숨기고 바로 현시우에게 전했겠지만...한세인은 유월영과 현시우가 함께 있는 것을 늘 바라지 않았기에 이번에는 엘리자베스 부인이 유월영에게 진실을 말하는 것이 오히려 좋은 일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사실대로 보고했고 엘리자베스 부인을 만나러 갈지 말지는 유월영이 결정하게 했다.유월영은 사무실로 돌아와 생수병을 열어 반쯤 마신 뒤 말했다.“가보죠. 어른이 보고 싶다는데 조카가 안 갈 수 있나요?”엘리자베스 부인은 현재 경찰서에 구금되어 있었다.전 국민이 아는 극악무도한 사건이었기에 자살을 불사할 생각이 아닌 이상 그녀를 위해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결국 엘리자베스 부인은 종신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그녀 역시 자신이 다시는 밖으로 나갈 수 없음을 알았지만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그녀는 지옥으로 갈지언정 몇 사람이라도 더 끌고 가고 싶었다.며칠간 골똘히 생각한 끝에 오늘에야 비로소 그녀는 반격할 방법을 떠올렸다.엘리자베스 부인은 유월영의 정체와 그녀와 현시우와의 관계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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