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준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아 결국 인정하며 말했다.“더 이상 궁금하게 하지 말고 알려줘.”유월영은 그의 ‘애교'에 넘어가지 않고 입가에 살짝 웃음을 띠며 뒤돌아 계단을 내려갔다.“연 대표님, 상처나 잘 치료하세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연재준은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이마를 찌푸리며 여전히 누구를 얘기하는지 알지 못했다.강수영은 유월영이 가져온 ‘병문안 선물'을 들고 계단을 올라오며 불평했다.“보나 마나, 동네 슈퍼에서 대충 산 거겠지? 추석 선물 세트도 아니고.”연재준도 보고는 웃음이 나왔다. 과연 유월영 답 다는 생각 했다.강수영은 그 물건들을 가정부에게 건네주며 물었다.“근데 오빠, 그렇게 그냥 보내버린 거야?”연재준은 방으로 돌아가며 말했다.“그럼 뭐? 남아서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할까?”강수영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두 사람 관계가 너무 애매하네, 누군가 옆에서 조금만 더 밀어주면 될 것 같은데.”연재준은 사촌 동생의 말을 무시한 채 핸드폰을 들어 하정은한테 전화를 걸었다.“하 비서, 혹시 내가 누군가를 해외로 보낸 적 있어?”하정은은 그 말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연재준은 코를 살짝 만지며 말했다.“그게 기억이 안 나. 내가 누구를 해외로 보낸 적 있는지.”하정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한 사람을 떠올렸다.“백유진 씨요. 3년 전쯤, 대표님께서 그분을 스위스로 보내셨죠. 대표님 어머님같이 지내시라고요.”연재준은 그 순간 머릿속에서 불현듯 뭔가가 스쳐 지나갔다.그는 깨달은 듯 바로 물었다.“월영 씨의 출국 정지는 풀렸나?”하정은이 대답했다.“풀렸습니다. 최광일이 인정했거든요. 그때 조우재가 유월영 씨한테 한 대 맞았을 때 그 일당들이 조우재 때문에 일이 그렇게 된 거라고 본때를 보여준다고 구타를 했는데 실수로 죽인 거라고 합니다.”그 운전기사는 이미 자백했지만 유월영은 방금까지도 그가 입을 열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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