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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후 전남편과 이혼의 모든 챕터: 챕터 911 - 챕터 920

965 챕터

제911화

“박연준 님이 사모님을 데리고 갔습니다.”아주 진지한 말투였다. 백남 별장으로 오는 길, 강이한은 이유영에게 수도 없이 많은 전화를 했다. 하지만 이유영은 한 번도 받지 않았다.그런데 박연준이 데리고 간 것이라니.강이한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장혜주도 똑같은 정보를 얻었다. 그녀도 강이한처럼 돌아오는 길에 이유영에게 계속해서 전화를 걸었지만 결과는 강이한과 똑같았다.강이한의 차 옆을 지나칠 때, 장혜주가 강이한을 보고 물었다.“반응이 과했다니까요. 이유영 씨가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세요.”그 말을 마친 후 장혜주는 그대로 걸어 나갔다.강이한과 이시욱은 차에 멍하니 앉아있었다.장혜주는 그들이 걱정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이유영의 성격을 생각하면, 서주는 이제 끝장이다.하지만 반응하지 않을 수도 없지 않은가.강이한은 이시욱을 보더니 얘기했다.“장혜주가 쉽지 않은 허들이 되겠어.”그 의미심장한 말에 이시욱이 입을 다물었다. 이시욱의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다.박연준이 이유영을 데리고 갔다.강이한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어디로 갔는지 알아?”박연준은 이런 방식으로 이유영이 그 사건에 대해 알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두 사람이 자기 시야를 벗어났다는 것을 생각하면 위험한 본능이 자꾸만 깨어났다.“숨기고 있습니다.”이시욱이 대답했다. 그 말인즉슨 아무도 박연준이 이유영을 데리고 어디를 간 것인지 모른다는 뜻이다.“...”강이한의 눈빛이 싸늘해졌다.‘정말 아무도 모른단 말이야?’...다른 한편.파리에서 유일하게 안온해 보이는 것은 정국진이었다.서주는 혼란스럽지만 정국진은 저번에 서주로 가서 정씨 가문을 완벽하게 떼어내고 왔으니까 말이다.여진우는 로열 글로벌 그룹의 일에 착수하였다.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것은 이유영이다.하지만 감정 때문에 생긴 일은 처리하기 가장 어려운 일이다.지금 임소미와 정국진이 이유영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그저 소월이를 잘 돌보는 것이다.하지만 강이한은 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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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2화

임소미는 원래도 화가 났는데 정국진의 말을 듣고 강이한이 그런 수법으로 이유영과의 관계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생각하자 더더욱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미친 거 아니에요? 강이한 옆에는 신씨 가문과 이온유도 있잖아요!”그랬다. 이온유.이유영의 사람들은 이온유가 이유영의 역린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그런데 이때 강이한이 소월이를 이용해서 이유영을 협박하려고 하다니. 완전히 미친놈이 따로 없었다.“그만큼 조급한 모양이죠.”정국진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강이한은 확실히 조급했다.이유영은 박연준과 함께 서주에서 사라졌다. 게다가 박연준이 두 사람이 약혼 관계라는 것을 발표했으니 강이한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래 이유영은 오로지 강이한의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지금의 이유영은 그저 이유영이다. 그 누구도 그녀를 이용할 수 없고 제어할 수 없었다.그래서 강이한은 더더욱 조급해졌다.“지금 조급해해서 뭐 한대요? 예전에는 뭐하고 이제 와서 급해 한대요?”“...”“한지음 때는 넘어간다고 해도 이온유 때는요? 유영이가 아이를 갖는 게 얼마나 어려웠는지 알면서 그런 짓을 하다니.”임소미가 참을 수 없었던 것이 바로 이 점이었다.예전의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간다고 쳐도, 이온유는? 사람들은 그 점을 가장 이해할 수 없었다.“아이고...”정국진이 한숨을 내쉬었다.“됐어요, 그만 얘기해요.”자기 아내가 아이들 때문에 심란해지는 것을 본 그는 마음이 아팠다.요즘 들어 임소미는 정국진의 보호 아래 걱정 없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아이들 때문에 신경 써야 한다니.“나는 유영이가 영원히 저 자식을 용서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남자와 여자는 생각하는 방식이 현저히 다르다. 정국진은 그냥 이 일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임소미는 강이한이 한 짓들을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두 사람 사이에 소월이가 있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었다. 임소미는 이유영의 엄마로서 강이한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반산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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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당신...”“지금부터 본가에서 나올 때까지, 이 거리에 익숙해지는 겁니다, 알겠어요?”“...”‘이게 무슨 뜻이지? 오늘 밤에 스킨십을 해야 한다는 뜻인가?’그 생각에 소은지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왜요?”엔데스 현우는 소은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녀를 놀라게 한 것인 줄 알고 부드럽게 얘기했다.뜨거운 숨이 소은지의 목에 닿았다. 소은지는 그 순간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걱정하지 마요. 내가 알아서 잘할 테니까요.”“그래요, 믿을게요.”“...”소은지는 또다시 설레었다.아무리 강한 여자라고 해도 이런 남자 앞에서는 무장해제가 되어 어린아이가 되어버리고 만다.소은지는 저도 모르게 몸을 바르르 떨었다.두 사람의 사이가 약간 벌어지고 난 후, 소은지는 멍하니 엔데스 현우를 쳐다보았다. 그는 곧장 옆에 있는 탈의실로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코트를 벗고 정장 세트를 맞춰서 입었다.“...”소은지는 코피가 터질 것만 같았다.“밖에서 기다릴게요.”“여기서 기다려요.”“그, 그건...”소은지는 말을 더듬는 사람이 아니었다. 변호사로서 말을 논리적으로 잘하는 사람이었는데, 지금 엔데스 현우 앞에서 너무 놀란 나머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빌어먹을 남자가...’“본가의 사람이 있으니 지금부터 연기해야 해요.”‘연기라니? 무슨 연기?’소은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엔데스 현우는 옷을 다 갈아입었다.그는 천천히 걸어오더니 소은지의 허리를 확 감아 안았다. 소은지는 처음 느껴보는 힘과 접촉에 그대로 굳어버렸다.“가야 해요.”귓가에 울리는 남자의 목소리에 그녀의 신경이 곤두섰다.엔데스 현우는 정말 요물이 따로 없었다.사람들은 엔데스 현우와 소은지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순간 놀랐다.모든 여자들이 소은지를 부러워하고 있었다.소은지는 전에 갑자기 이곳의 사모님이 되었다. 게다가 엔데스 명우와 얽히고설킨 사이었기에 사람들은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하지만 소은지는 결국 이곳의 사모님이 되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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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4화

엔데스 현우는 소은지를 보면서 얘기했다.“가문의 연회예요.”‘가문 연회?’“엔데스 가문의 연회는 보통 반년에 한 번 열려요. 그래서 전에 안 데리고 간 거예요.”엔데스 현우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그리고 전에 데려가지 않은 이유도 설명해주었다.그러자 소은지는 더욱 멍해져서 약간 부자연스럽게 대답했다.“사실 이런 건 얘기하지 않아도 돼요.”“당신은 지금 반산월의 사모님이에요. 엔데스 가문의 사모님이기도 하고요.”“...”소은지는 머리가 핑 도는 것만 같았다. 사모님이라는 단어가 그녀의 신경을 긁었다. 그녀는 한 번도 엔데스 가문의 사모님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으니까 말이다.전에 엔데스 명우의 곁에서 수많은 치욕을 견뎌왔다.가능하다면 엔데스 가문과 연을 끊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 또한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전에는 설선비 때문에 소은지와 엔데스 명우의 사이가 아주 복잡했다. 지금은 설유나의 원한까지 더해져 엔데스 명우와는 철저히 원수가 되어버렸다.“내가 주의해야 할 게 있나요?”소은지는 엔데스 현우를 보면서 물었다.“없어요.”‘없, 없다고?’소은지는 그제야 중요한 것이 떠올랐다.“본가에 처음 가는 건데 선물 같은 거 필요 없나요?”“괜찮아요.”‘이것도 괜찮다고?’소은지는 가족이 없었기에 어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몰랐다.“웃어른을 뵈러 가는 건데도 괜찮아요?”“네.”소은지는 여전히 불안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준비하려고 해도 늦었다. 손등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당신이 이렇게 긴장할 때가 있군요.”마치 소은지는 영원히 긴장하지 않는 사람처럼 말했다.그녀가 말을 하기 전에 엔데스 현우가 얘기했다.“당신이 변론하는 모습을 봤었어요.”“...”그 말을 들은 소은지는 얼굴을 확 붉혔다. 엔데스 현우를 마주할 용기가 없어 고개를 들지도 못했다.“논리가 정연하고 일리가 있는 게, 전혀 긴장해 보이지 않던데요.”“달라요!”소은지는 약간 부자연스럽게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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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5화

10년이다.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하지만 박연준은... 서주는 기회다.박연준은 본인이 이유영에게 그 사건을 알리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제야 알게 되었다. 이유영에게 완전히 빠졌다는 것을.전부터 눈치채고 있었지만 그저 예전의 그가 인정하기 싫었을 뿐이다.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가.“이온유의 병, 너랑 관련 있는 거야?”이유영이 차갑게 물었다. 박연준이 뭘 해도 이유영은 수그러지지 않을 것이다.“유영아!”“소월이랑 이온유, 그것도 네가 설계한 거야?”“...”“그런 거야?!”박연준은 차마 맞다고 대답할 수 없었다.박연준은 그녀가 뭘 가장 싫어하는지 잘 알았다. 그러기에 이유영과 강이한을 갈라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알았다.결국 박연준의 목표는 달성했다.그리고 총명한 이유영은 10년 전의 사건을 생각하면서 박연준을 떠올리게 되었다.“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일은 나랑 상관없어. 그때의 난 목표를 이뤘으니까 그럴 필요가 없었거든.”“...”그 말을 들은 이유영은 날카로운 눈빛을 거두었다.박연준은 이유영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우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이유영이 박연준이 소월이가 그렇게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움직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박연준은 강이한보다 더 못한 취급을 받을 것이다.“그 말이 사실이길 바래.”이온유가 차갑게 얘기했다.“이온유는 이미 퇴원했어.”“...”그 말을 들은 이유영은 차가운 시선으로 밖을 내다보았다.“그 애가 네 곁에 있을 때, 행복했지?”박연준은 그 판을 깔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그 말을 들은 박연준은 멈칫했다.이유영과 강이한을 보면서, 박연준은 이유영이 이온유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잘 알았다.하긴, 한지음의 딸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것도 웃기지 않은가.박연준이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난 그 아이를 본 적도 없어.”“그래?”“나한테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거든.”“...”박연준은 아주 교활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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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파리.엔데스산. 이곳의 모든 산맥은 엔데스 가문의 소유였다.웅장하고 고풍스러운 성채 같은 건축물들이 한눈에 들어왔고, 그 건축물들이 이뤄낸 장대한 풍경은 압도적이었다.소은지는 잠시 넋을 잃었다.여행을 좋아해 여러 나라를 다녀봤지만, 이렇게 한눈에 한 가문의 역사와 문화적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장소는 처음이었다.엔데스 가문. 파리에서 백 년 넘게 이어져 온 유서 깊은 가문으로 알려져 있었다.그리고 지금, 그녀는 눈 앞에 펼쳐진 이 모든 것들로 그들의 찬란했던 역사를 직접 마주하고 있었다.“가죠.”남자가 그녀의 차가운 손을 잡아끌며 안쪽으로 이끌었다.소은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걸음을 옮겼다.발걸음이 자꾸만 흔들렸다.만약 엔데스 현우가 그녀의 손을 잡고 있지 않았다면, 그녀는 금방이라도 균형을 잃고 넘어질 것만 같았다.평소에는 어디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자신만만했던 그녀였다. 그런데 지금은…왠지 그의 옆에 서 있는 것조차 버거운 기분이 들었다. 머릿속이 텅 빈 것처럼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남자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들려왔지만, 그 속엔 서늘한 기운이 묻어 있었다. 소은지는 그를 올려다보며 솔직히 말했다. “엔데스 가문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어요.” “엔데스 가문?” 소은지는 엔데스 가문에 대해 떠올랐다. 최근 엔데스 명우와 엔데스 현우 형제 사이의 긴장감을 통해, 이 가문에서 후계자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외관만 봐도 찬란함이 드러나는 이 집안은 말 그대로 위엄이 넘쳤다. “어떤 생각이 들었는데요?” 남자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소은지는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 “들었던 소문이 있어요.” “말씀해 보시죠.” “듣기로는, 엔데스 가문에서 후계자가 확정되면 나머지 후보자들은 해외로 이주해야 한다고 하던데, 사실이에요?” 엔데스 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히 대답했다. “네, 사실입니다.” 그녀는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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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7화

여자가 말을 하며 엔데스 현우 쪽으로 걸어왔다. 그녀는 눈으로 소은지를 꼼꼼히 훑었다.이 광경을 본 소은지는 무의식적으로 자세를 곧게 세웠다."이쪽은 큰형수님이십니다."엔데스 현우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담담한 목소리로 소개했다.소은지는 곧바로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형수님, 안녕하세요.""흥."여자는 낮게 웃었다. 그 웃음 속엔 친절함보다 미묘한 불쾌함이 묻어 있었다.여자는 소은지 앞에 멈춰 서서 위아래로 소은지를 살펴보더니 친절해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 속에는 다른 의도가 담긴 것처럼 보였다."막내가 당신을 데려올 거라고는 말을 안 했네요. 선물을 준비 못 했으니 이거 받아요.”말이 끝나자마자 여자는 소은지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소은지는 놀라서 숨을 쉬지 못했다.여자는 자신의 손목에 있던 팔찌를 소은지의 손목에 끼워 넣었다.팔찌를 끼우는 순간 느껴지는 날카로운 고통에 소은지는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그녀의 작은 반응은 주위의 공기를 한층 묘하게 만들었다."어머, 꽤 예민하네?"여자는 가볍게 웃으며 몸을 돌려 사람들 사이로 들어갔다.그녀가 떠난 후에도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여전히 소은지에게로 쏠려 있었고, 그 시선들은 더 이상한 느낌을 자아냈다.특히 한 사람의 시선이 강렬하게 느껴졌다.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청초하게 생긴 여자가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그 시선은 소은지가 들어왔을 때부터 있었던 것 같았다.그리고 그 적대감은 방 안의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강렬했다.소은지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봤다.엔데스 현우와 이 가문의 사람들 간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은 명백했다.겉으로는 화기애애해 보이는 분위기였지만, 모든 사람이 저마다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 듯 보였다.복잡했다.소은지가 이 상황을 보며 느낀 첫인상이었다.시선을 엔데스 현우 쪽으로 돌렸다. 엔데스 현우의 눈빛에서는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고, 그의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은 위험하게 느껴졌다.그런 모습을 본 소은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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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8화

엔데스 가문의 여러 남자들은 모두 자리를 비운 듯했고, 방에는 몇몇 여성들과 집사, 그리고 집사들이 배치한 하녀들만 남아 있었다. 하녀는 소은지에게 한 명씩 사람들을 소개해 주었는데, 그 설명에 따르면 현재 엔데스 가문의 남자들 중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엔데스 명우와 다섯째 엔데스 예준뿐이라고 했다.나머지 형제들은 이미 결혼했으며, 엔데스 가문의 형제는 총 일곱 명이나 된다고 했다.그리고 엔데스 현우는 그들 중 막내였다.또한, 그는 세 명의 누나와 두 명의 여동생이 있었는데 이 자리에 모두 참석해 있었다."안녕하세요, 소은지 씨. 현우께서 정말 형수님을 잘 숨겨두셨네요. 아버지가 형수님을 데려오라고 했을 때도 끝까지 거절하더니."지금 말을 하는 사람은 누구지?큰일이었다.소은지는 사람 얼굴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편이었다.예전에 낯선 사람들을 자주 만나던 일을 했던 후유증으로, 세 번 이상 연속으로 보지 않으면 상대방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그래서 방금 하녀가 소개해 준 이 사람이 누구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소은지는 당황하지 않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마도 제가 예의에 익숙하지 않을까 봐 걱정하셨던 것 같아요."그녀의 말투는 적당히 공손하면서도 딱히 나무랄 데 없는 태도였다.그러나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소은지를 견제하던 큰형수가 혀를 차며 말했다."막내는 원래 이렇게 세심한 아이죠. 그렇죠? 넷째?”“...”큰형수의 시선이 향한 곳은, 소은지가 방에 들어올 때부터 유독 적대적인 시선을 보내던 여성이었다.‘넷째’라고 불린 그녀는 소은지의 시선을 피하며 눈길을 피했다.그때 다른 여성이 소은지의 손목을 잡고 말했다."형수님, 큰형수님은 항상 그런 식이세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그리고 곧바로 큰형수를 바라보며 다소 가볍게 말했다."큰형수님도 참! 막내 형수님이 놀랄까 봐 걱정되네요." "그래, 막내 사적인 일에 내가 괜히 말이 많았네."위화영은 마치 사과하는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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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9화

“저...” 아홉째 아가씨인 엔데스 란서는 미안한 듯 소은지를 바라보았다.소은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가보세요.”“그럼 막내 형수님, 돌아가는 길은 기억하시겠어요?”“...”솔직히 말하자면, 아까는 걷느라 정신이 없어서 길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엔데스 란서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바로 알아차렸다.“까먹으셨군요.”자리에서 일어선 그녀는 자신을 부르러 온 하녀를 보며 말했다.“저기, 막내 형수님을 주 정원으로 모시고 가요.”“알겠습니다, 아가씨.”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 엔데스 란서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고, 남겨진 하녀는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소은지를 향해 말했다.“막내 형수님, 이쪽으로 오시죠.”“고마워요.”“형수님께서 저희에게 감사 인사를 하시다니요.”소은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조금 전, 엔데스 란서와 걷다 보니 꽤 멀리 온 듯했다.정원으로 돌아가는 길은 마치 미로처럼 복잡했다.“저기요.”“네, 형수님.”“정말 사모님께서 아이를 이렇게 많이 낳으셨나요?”소은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솔직히 말해, 아까 정원에서 하녀가 가족들을 소개할 때부터 그녀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가득했다.‘대체 몇 명이야…”이렇게 많은 형제자매가 있는 가족에서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 같았다.앞서 걷던 하녀는 그녀의 질문에 잠시 걸음을 멈추더니 어색하게 대답했다. “형수님께서는 모르셨나 보네요.” “뭐가요?” “여러 형제자매들이 모두 부인의 자녀는 아니에요. 사실...” 소커는 말을 끝맺지 않았다. 하지만 소은지는 그 짧은 순간에 모든 걸 이해했다. ‘역시 대가족은 이렇게 복잡할 수밖에 없지.’ 그녀는 속으로 머쓱하게 웃으며 생각했다. 그동안 그녀는 엔데스 현우 곁에서 머무르며 주로 엔데스 명우에게 복수할 계획만을 고민했다. 게다가 그녀와 엔데스 현우의 결혼은 본래 거래에 불과했기 때문에 이런 가문 내부 사정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니 당연히 이런 복잡한 가족 관계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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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0화

그들은 모두 자유롭고 당당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로, 이곳의 규칙과 제약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유영의 성격은 강이한의 곁에서 서서히 무너져갔다.“왜요, 마음에 안 들어요?”“현우 씨는요?”소은지는 엔데스 명우를 바라보며 눈썹을 올렸다.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마음에 안 들어도, 끝날 때까지는 있어야 해요.”“아!”소은지는 다음에는 절대로 다시 이곳에 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하지만 오늘 저녁이 지나면 그녀는 꼭 엔데스 가문에 대해 더 알아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특히, 현재 상황에 대해서 말이다.엔데스 명우는 소은지와 엔데스 현우 사이의 미묘한 상호작용을 지켜보았다.두 사람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는 너무나도 선명하고, 그들의 존재감은 누구보다도 강렬했다.그들을 지켜보는 엔데스 명우에게서는 적대적인 기운이 감돌았다.저녁 식사 중, 소은지는 드디어 전설 속의 엔데스 가주를 마주하게 되었다.그는 건강이 좋지 않은 듯 보였다.이렇게 큰 가문 속에서, 엔데스 현우는 고령인 엔데스 가주의 옆에 앉았고, 소은지는 엔데스 현우의 옆에 앉았다.그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그녀는 분위기가 일순간 어색해짐을 직감했다.식사 중, 엔데스 가주는 소은지를 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소은지?”“네, 아버님.” 소은지는 고개를 끄덕였다.겉으로 보기엔 온화한 모습이었지만, 그의 눈빛은 마치 독수리의 날카로운 눈처럼 깊고 예리했다.한 가문을 이끌어 가는 사람의 기운은 무언의 압박감을 주기에 충분했다.“엔데스 가문은 당신을 환영합니다.”“감사합니다, 아버님!”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한순간에 소은지를 향해 집중되었고, 그들의 눈에는 분명 적대적인 감정이 담겨 있었다.엔데스 가문에서 여자의 위치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그렇게 큰 가문에서 새로 온 며느리가 가장에게 직접 질문을 받는 경우는 처음이었기에, 이 만찬이 단순한 가정의 식사가 아닌, 사실상 ‘엔데스 현우의 아내’를 맞이하는 자리라는 사실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엔데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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