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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7화

Author: 진헤이
여자가 말을 하며 엔데스 현우 쪽으로 걸어왔다. 그녀는 눈으로 소은지를 꼼꼼히 훑었다.

이 광경을 본 소은지는 무의식적으로 자세를 곧게 세웠다.

"이쪽은 큰형수님이십니다."

엔데스 현우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담담한 목소리로 소개했다.

소은지는 곧바로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

"형수님, 안녕하세요."

"흥."

여자는 낮게 웃었다. 그 웃음 속엔 친절함보다 미묘한 불쾌함이 묻어 있었다.

여자는 소은지 앞에 멈춰 서서 위아래로 소은지를 살펴보더니 친절해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 속에는 다른 의도가 담긴 것처럼 보였다.

"막내가 당신을 데려올 거라고는 말을 안 했네요. 선물을 준비 못 했으니 이거 받아요.”

말이 끝나자마자 여자는 소은지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소은지는 놀라서 숨을 쉬지 못했다.

여자는 자신의 손목에 있던 팔찌를 소은지의 손목에 끼워 넣었다.

팔찌를 끼우는 순간 느껴지는 날카로운 고통에 소은지는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그녀의 작은 반응은 주위의 공기를 한층 묘하게 만들었다.

"어머, 꽤 예민하네?"

여자는 가볍게 웃으며 몸을 돌려 사람들 사이로 들어갔다.

그녀가 떠난 후에도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여전히 소은지에게로 쏠려 있었고, 그 시선들은 더 이상한 느낌을 자아냈다.

특히 한 사람의 시선이 강렬하게 느껴졌다.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청초하게 생긴 여자가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 시선은 소은지가 들어왔을 때부터 있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적대감은 방 안의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강렬했다.

소은지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봤다.

엔데스 현우와 이 가문의 사람들 간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은 명백했다.

겉으로는 화기애애해 보이는 분위기였지만, 모든 사람이 저마다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 듯 보였다.

복잡했다.

소은지가 이 상황을 보며 느낀 첫인상이었다.

시선을 엔데스 현우 쪽으로 돌렸다.

엔데스 현우의 눈빛에서는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고, 그의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은 위험하게 느껴졌다.

그런 모습을 본 소은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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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영은 사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꼭 이래야만 하는 걸까?“나는 나를 벌주는 게 아니야. 그냥... 정말로 익숙해진 거야.”고통도 결국 어떤 이에게는 습관이 될 수 있었다.“...”이유영의 눈빛은 점점 더 깊어졌다.“서주 쪽 상황은 지금 어때?”“강이한은 돌아갔어.”박연준의 대답이었다.강이한이 돌아간 뒤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박연준이 서주 이야기를 꺼내는 동안 이유영의 눈빛은 더 어두워져만 갔다.이유영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박연준이 먼저 말했다.“그 사람이 정말 그렇게 미워?”그 사람, 강이한을 말하는 것이었다.“...”강이한이 정말 미웠다. 그러나 미움에도 강약이 있는 법, 이유영은 극단적인 두 가지 감정을 모두 겪어야 했다.“미워.”“그가 죽기를 바랄 정도로?”박연준은 멈추지 않고 물었다.“...”이유영은 다시 침묵했다.강이한이 죽기를 바랄 정도인가? 그렇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망설임 없이 모든 걸 내어줄 수 있듯, 누군가를 진심으로 미워할 때도 그 감정은 이렇게까지 깊어질 수 있었다.그것이 이유영의 강이한에 대한 미움이었다.“뭐가 문제야?”이유영의 말투는 차가워졌다. 이 주제를 더 이상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강이한과 관련된 이야기는 이유영에게 너무 무거웠다.“너도 나를 그렇게 미워해?”박연준이 시험 삼아 물었고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묻어 있었다.“그럼 너에게 어떤 감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강이한과 박연준에게 그녀가 품을 수 있는 감정은 미움뿐이었다.많은 고통과 고난을 겪은 후에도 그들의 모든 것을 용서할 만큼 이유영은 그렇게 착하지 않았다.박연준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따뜻한 손바닥으로 그녀의 손등을 덮었다. 하지만 이유영은 바로 그의 손을 뿌리쳤다.그 태도는 냉정했고 그녀의 감정은 고스란히 드러났다.박연준은 이유영의 모습을 보며 눈에 상처가 어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마음속 답답함을 억누르듯 말했다.“네가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55화

    강이한이 정국진에게 말했다.염 선생의 조언에 따라 내린 결정이었고 이유영을 평생 어둠 속에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최대한 빨리 모든 것을 처리해 이유영의 시력을 회복시키겠다고도 덧붙였다.“자신을 벌하고 있는 거예요.”한참을 침묵하던 정국진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임소미는 그 말을 듣자 숨이 턱 막히는 듯했다.정말 자신을 벌하고 있는 걸까?그렇다.정국진의 말이 맞았다. 강이한은 자신의 과거를 스스로 벌하고 있었다.그것은 아마도 과거의 잘못에 대해 속죄하려는 그의 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죄는 너무도 무거웠다. 과연 이런 방식으로 속죄가 가능할까?...강이한은 떠났다.잠시 후 월이가 임소미의 목을 끌어안고 재잘거리며 들어왔다.“할머니, 아까 모르는 사람이 준 거 안 먹었어요.”“정말 잘했구나.”월이의 말을 들은 임소미의 마음은 더없이 씁쓸했다. 이 모든 것이 강이한이 자초한 일이었고 그의 업보였다. 누구도 그에게 가혹하다고 비난할 수 없었다. 그는... 조금도 불쌍하지 않았다.하지만 정말 그럴까?임소미는 이유영이 평생 월이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려왔다.그리고 강이한이 오늘 월이를 마지막으로 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임소미의 가슴은 더욱 무거워졌다.“할머니, 엄마는 언제 돌아와요?”월이는 정말 이유영이 보고 싶었다. 어머니에 대한 아이의 의존은 본능적이었다.“곧 돌아올 거야.”“할머니, 제 아빠는 누구예요?”“...”임소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미 불편했던 호흡은 월이의 질문을 듣고 더욱 답답해졌다.월이의 아빠는...“월이, 아빠가 보고 싶니?”임소미는 감정을 억누르며 물었다.아빠가 보고 싶냐는 질문에 월이는 고개를 기울였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왜?”“아빠는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요.”사랑하지 않는다고?월이가 기억하는 한, 월이의 세상에는 아빠가 존재한 적이 없었다. 항상 엄마인 이유영 혼자뿐이었다.아이는 단순했고 이유영의 외로움을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54화

    강이한은 아마도 세상에서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을 것이다.세상에 아이가 자신에게 다가오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보다 더 아픈 일이 있을까?그는 지금 그 고통을 고스란히 겪고 있었다.아이는 그렇게 경계하며 강이한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었다.강이한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아이가 이렇게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그는 결국 떠나기로 결심했다. 월이는 강이한의 고독한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전혀 다가설 생각은 하지 않았다.모퉁이를 돌 때, 강이한은 갑자기 뒤돌아보았다. 그 순간, 아이는 그 자리에 서서 놀라서 움찔했다.남자는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월이에게 말했다.“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기억해.”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월이는 여전히 그를 경계하며 바라보고 있었다.월이가 침묵하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강이한은 절망을 느꼈다. 이 모든 고통은 한때 이유영이 홀로 겪었던 것이었다.이제 그 고통이 자신에게로 돌아왔고 이유영이 겪었던 아픔이 하나하나 그의 뼛속 깊이 스며들고 있었다....강이한은 떠났다.한편, 임소미는 조용히 정국진의 말을 듣고 있었다. 정국진은 강이한과 서재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했다.“살아있는 사람에게는... 도저히...”임소미는 한참 후에야 간신히 말했다.이것이 이유영이 항상 수술을 거부했던 이유였다. 이유영은 죽은 사람의 장기를 사용하고 싶지 않아 했고 그렇다고 살아있는 사람은 더욱 불가능한 얘기였다.그렇게 눈앞이 흐릿해지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까지 수술을 거부했던 것이다.살아있는 사람의 것은 정말 구하기 힘들었고 기꺼이 수술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그렇다면 기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이유영은 어떤 수단도 쓰기를 원하지 않았다. 결국 그렇게 두 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강이한의 말대로 만약 석 달 후에 이유영이 염 선생의 약을 먹고도 아무런 효과가 없다면...강이한이 책임지겠다고 했다.이것이 서재에서 정국진에게 말한 내용이었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53화

    딸이 이렇게 다치고 나서 임소미는 강이한을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심지어 강이한이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그가 사라져야만 모든 것이 편안해질 것 같았다.이유영이 돌아온 이후 몇 년 동안, 강이한이 이유영에게서 벗어나려 얼마나 애썼는지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강이한은?한편으로는 한지음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유영에게 집착하며 그녀의 행복을 방해해 왔다.그런 상황에서 엄마라면 누구라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을 것이다. 임소미는 진심으로 분노하고 있었다.하지만 강이한에게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뒷마당에서.강이한은 멀리서 나비를 쫓는 아이를 따뜻하고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동시에 강이한의 마음이 아파졌다.그 아이는 나비를 쫓으며 정말 즐거워 보였다. 이곳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곳인 듯했다.정씨 가문은 그 아이를 진심으로 귀여워하고 아끼고 있었다. 그 아이는 꽤 작은 몸집을 가졌는데 아마 조산 때문일 것이다.“유씨 할머니, 저 잡았어요!”아이가 나비 한 마리를 잡고 기쁜 얼굴로 도우미에게 달려갔다.유 아주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작은 아가씨는 점점 더 빨라졌네요. 나비도 잡을 수 있군요.”“저 정말 대단하죠?”“네, 정말 대단해요.”찬을 받은 아이는 더욱 밝게 웃었다.“유씨 할머니.”“네?”“수박 먹고 싶어요.”“알겠어요. 가져다줄게요.”그 아이는 진심으로 사랑받고 있었다.여기서 그녀는 원하는 것은 거의 모두 얻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임소미는 종종 한탄했다. 그 아이는 건강이 그리 좋지 않아서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안 되었다.그런데도 아이는 아이스크림을 너무 좋아했다.아이는 나비를 놓아주었다.아이는 나비들과 노는 것을 좋아했고 절대로 해치려 하지 않았다. 수박이 왔다. 하지만 그것은 유 아주머니가 가져온 것이 아니었다.강이한을 발견한 아이의 눈에는 잠깐의 두려움이 스쳤다. 본능적으로 주위를 살폈지만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강이한을 바라보는 아이의 눈에는 경계심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52화

    그런 결과라면...직면하지 않는 것이 당연히 좋겠지만, 만약 그 상황에 이르게 된다면 그것은 강이한과 이유영 사이의 영원한 끝을 의미할 것이다.그녀가 원했던 대로 끝이 나는 것이다.그리고 이유영은 그로 인해 기뻐할까?강이한의 곁을 떠나고 싶어 했던 이유영의 모습을 떠올리자, 그는 숨이 막힐 듯한 고통을 느꼈다.하지만 이유영이 떠난다고 해도 강이한은 그녀를 탓할 수 없었다. 이 모든 것은 강이한이 만든 결과였다....강이한과 정국진은 서재에서 한 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다. 서재에서 나올 때, 정국진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져 있었다.아이는 보이지 않았고 임소미만 홀에 있었다.두 사람이 서재에서 나온 모습을 보고 임소미의 표정도 어두워졌다.“진우를 보내서 이유영을 데려오게 했어요.”여진우를 보내 이유영을 우천시에서 데려오기로 했다?이유영이 거기서 어떻게 지내든지 상관없이, 임소미는 여전히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설령 요 선생이 거기에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치료는 장소에 상관없이 받을 수 있었고 약을 먹는 것 역시 어디서든 상관없었다.“돌아오라고 해!”정국진의 목소리는 다소 무겁게 떨어졌다.“...”임소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정국진을 바라보았다.도대체 서재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길래, 나온 후 정국진의 태도가 이렇게 변한 걸까?임소미는 정국진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당신,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집사!”“예, 선생님.”“진우에게 연락해서 우천시로 가지 말고 다시 돌아오라고 해.”“네!”“아니...”임소미는 정국진의 진지한 모습에 화가 나 발을 굴렀다.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왜 갑자기 강이한 편을 드는 것인가?서재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길래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지 임소미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임소미는 본래 차분한 사람이었지만 정국진의 태도에 화가 나 이성을 잃을 지경이었다.그의 뜻을 따르기엔 이유영이 너무 불쌍했다.저번에도 정국진은 강이한에게 기회를 줬지만 그 결과는 참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51화

    강이한은 지금 딸의 마음속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로 여겨지는지 정확히 알지 못할 것이다.사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그래서 우천시에서 돌아오는 내내 그의 마음은 무겁고 괴로웠다.강이한은 수많은 생각에 잠겼다.지난 세월 동안 강이한은 이유영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이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심지어 아이의 마음속에서 그는 이미 나쁜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었다....서재에서.정국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강이한을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눈빛은 차가운 빛으로 번뜩였다.“나를 탓하지 마라.”이유영에 관한 이야기였다. 방금 정국진은 강이한에게 이유영과 헤어질 것을 요구했다.강이한은 지금 사랑하는 여자의 아버지에게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었다.더군다나 정씨 가문의 사람들 모두 이유영을 강이한에게 다시 맡길 생각이 없었고 둘의 관계를 완전히 끊으려 했다.“지금 유영이의 곁에 박연준이 있습니다.”강이한은 약간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이미 불편했던 감정은 강이한의 말에 더 강하게 흔들렸다.“그게 무슨 뜻이야?”정국진은 영리한 사람이라 강이한의 말을 듣자마자 두 사람 사이에 무언가 거래가 있었음을 눈치챘다.강이한은 복잡한 표정으로 정국진을 바라봤다.“염 선생의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완벽한 희망을 보장할 순 없습니다.”아무리 의술이 뛰어나고 성공 사례가 많아도, 언제나 예외는 있기 마련이다. 염 선생이 이유영의 눈을 처음 살펴보며 이렇게 말했다.그는 연기로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손상된 눈은 처음이며 지금까지 시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모두 가족들이 많은 정성을 들인 덕분이라고 했다.이런 심각한 손상은 신중히 관리해야 했고 조금이라도 방심할 수 없는 상태였다.이것이 백산 별장이든 반산월이든, 심지어 황가 국제 그룹의 조명까지도 여러 번 교체한 이유였다. 이유영의 눈에 가장 적합한 빛을 찾기 위해 몇 번이고 바꿔야 했던 것이다.하지만 이유영의 두 눈은 결국 이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다.그날 염 선생이 자신도 백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50화

    강이한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유영은 그의 곁에 없었다.이 사실은 임소미와 정국진의 마음에 깊은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들에게 있어 강이한이란 사람은 원래부터 신뢰할 수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이유영은 우천시에 있어요.”우천시?거긴 대체 어떤 곳이란 말인가?임소미와 정국진은 우천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었다. 살기 좋고 환경이 쾌적한 곳이라는 소문은 들었지만 정작 그곳에 가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강이한이 이유영을 생판 낯선 그곳에 버려두었다는 말인가?“대체 무슨 속셈이야?”정국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강이한에게 다가가며 전례 없이 날카롭고 위협적인 어조로 물었다.강이한은 담담히 대답했다.“염 선생을 찾아냈어요.”염 선생?정국진과 임소미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 그 이름을 두 사람도 분명히 알고 있었다.과거 이유영의 두 눈이 큰 상처를 입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이 바로 염 선생이었다.하지만 그때 마침 염 선생은 은퇴한 상황이었고 그 뒤로 두 사람을 포함한 누구도 염 선생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그런데 강이한이 지금 염 선생을 찾아냈다는 말인가?그런데도 임소미는 여전히 강이한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그래서 지금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이유영이 우천시에 있는 지금 이 상황에서 강이한은 왜 이곳에 왔을까?지금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 걸까?“치료 중이예요. 곧 결과를 알게 될 거예요.”강이한은 무심하게 말했다.강이한의 태도는 어딘가 묘하게 이상했다. 정국진은 이를 간파하고 미간을 찌푸렸다.그러나 강이한은 두 사람을 지나쳐 식탁에 앉아 있는 월이를 바라보았다.아이의 기억은 정말로 짧았다. 강이한을 보자마자 무서워하며 나쁜 사람이라고 외쳤던 월이는 지금 강이한을 보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그간 임소미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아이의 심리 회복에 얼마나 신경 썼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이제 월이의 마음속에는 어떤 두려움도 자리 잡고 있지 않았다.“그만 쳐다봐!”임소미는 본능적으로 강이한의 시선을 막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49화

    박연준은 전기봉의 행방에 대한 소식을 강이한에게 전했다.강이한은 이유영의 곁을 떠났다. 누구라도 알 수 있듯 박연준이 전달한 내용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그러나 강이한에게 주어진 것은 명백히 선택지였다.결국 강이한은 서주와 이유영 사이에서 선택해야 했고 그의 선택은 서주였다.이유영의 가슴 한구석이 답답함에 서서히 조여 왔다.그 느낌은 정말이지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이유영, 넌 참 똑똑해.”박연준이 이유영을 바라보며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내가 안다고 해서 뭐가 달라져? 너희들이 하라는 대로 따르라는 거야?”이유영의 말투에는 날카로운 경계심이 담겨 있었다.“...”정말 그래야만 하는 걸까?강이한에게는 분명히 선택지였다. 하지만 이유영에게도 선택지는 있었다. 그리고 이유영은 그 선택을 거부할 권리가 있었다.“박연준, 아직도 모르겠어?”이유영은 냉소적으로 말했다.“평생 네 얼굴을 보지 않게 되길 기도해. 그렇지 않으면... 난 널 갈기갈기 찢어버릴지도 몰라.”이유영의 한마디 한마디는 날이 서 있었다.“...”그렇다면 이유영은 박연준과 강이한을 증오하는 걸까?확실히 이번 일로 인해 이유영의 마음속 미움은 더욱 깊어졌다.이유영은 박연준과 강이한을 진심으로 증오하게 되었다. 두 사람을 산산이 부숴버리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박연준은 가슴이 조여오는 듯한 답답함을 느꼈다.“유영아!”“날 위해 서주의 모든 걸 내려놓았다고 말하려고?”이유영의 말투에는 조롱이 가득했다.모든 걸 내려놓았다.박연준이 전기봉의 소식을 강이한에게 전한 것이 바로 그 증거였다. 그렇다면 이게 모든 걸 내려놓은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난 네게 부탁한 적 없어.”이유영의 목소리는 냉랭했다.“세상엔 네가 준다고 해서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법은 없어.”결국 박연준이 전기봉의 소식을 강이한에게 전한 것은 일방적인 희망일 뿐이었다.박연준은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지금 이유영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흔들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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