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영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하지만 그 미소는 그렇게 간단한 미소가 아니다. 박연준은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약혼을 깬다고...? 그렇다면...이유영은 정씨 가문의 딸이다. 정씨 가문에서 이유영의 신분을 밝힌 후 파리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씨 가문을 찾아왔던가.그러니 만약 박연준이 파혼을 선서한다면 박연준에게 잇따르는 결과가 어떤지는 불 보듯 뻔했다.“윽, 아파!”박연준은 갑자기 그녀의 얼굴을 꼬집었다. 마치 아이를 대하듯, 어쩌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말이다.이유영은 아파서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아픈 건 아네?”“당연하지!”그녀는 원망스레 박연준을 쳐다보았다.진중했던 분위기가 덕분에 조금 나아진 것만 같았다.하지만 그것도 찰나일 뿐, 박연준은 진지한 표정으로 얘기했다.“이유영, 네가 강이한과 날 싫어하는 건 알아. 하지만...”여기까지 얘기한 박연준은 약간 멈칫했다. 이유영은 정말 강이한을 극도로 증오하는 것만 같았다. 서주에 오자마자 강이한에게 신씨 가문이라는 선물을 줬으니 말이다.이유영은 박연준을 보면서 장난스러운 시선을 거두었다.그리고 차갑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를 마주 보았다.박연준도 그런 이유영을 마주했다.“서주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넌 온 지 얼마 되지 않으니 아무것도 모르잖아.”“강이한 옆에 있던 때처럼 말이야?”이유영이 비웃으면서 얘기했다.강이한 곁에 있던 때와 마찬가지가 아닌가.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볼 줄 모르던, 그때.“...”강이한과 이유영의 10년을 떠올린 박연준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런 적은 처음이었다.예전의 강이한이 이유영에게 무슨 목적을 가지고 접근했든지, 결국 이유영을 서주로 끌어들이지 않았다.하지만 박연준은 달랐다.차 안의 분위기는 약간 심각해졌다.정원에 도착해 차에서 내릴 때, 박연준과 이유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에서 내릴 때, 사람들은 두 사람의 이상한 기운을 알아차렸다.문기원은 박연준이 돌아온 것을 보고 앞으
Last Updated : 2024-11-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