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09화

Penulis: 진헤이
일이 이렇게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던 것이다.

“행동으로만 봤을 때는 괜찮았는데... 애슐리가 서주에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 그들은 모두 애슐리가 서주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혜주가 서주를 나서지 않는다면 이 사건을 알아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 일이 있은 후 애슐리는 분명 서주를 떠났다. 그래서 그들은 애슐리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결혼한 후 서주로 돌아왔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게다가 이번에 장혜주에게 걸릴 줄도 몰랐다.

쿵.

강이한은 화가 나서 차 문을 내리쳤다. 그의 눈에는 한기가 서려 있었다.

‘이유영... 이유영!’

그는 이성을 잃었다.

강이한은 일이 이 지경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어쩌면 장혜주가 말한 것처럼 이유영이 서주에 온 후부터 모든 일은 결말을 향해 걷잡을 수 없이 달려가고 있었다.

“그럼 이제 어디로 갈까요.”

“백남 별장으로 가.”

백남 별장은 박연준이 사는 곳이었다.

...

백남 별장.

이유영은 눈앞의 박연준을 보면서 시야가 어두워졌다. 그녀는 대충 얘기했다.

“난 자고 싶어.”

이유영은 정말 힘들었다.

“유영아.”

“응?”

“왜 계속 조사하는 거야?”

이유영이 눈썹을 움찔거렸다.

핸드폰을 보니 아무 연락도 없이 조용했다. 그녀는 박연준을 보면서 일어났다.

“가서 전화 좀 하고 올게.”

“이유영!”

박연준의 말투는 아까보다 더욱 진중해졌다.

“...”

“조사 안 하면 안 돼?”

이유영은 원래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박연준이 말을 들으니 더욱 짜증이 났다.

그때 핸드폰이 마침 그녀의 손에서 진동했다.

이유영은 박연준을 바라보면서 그녀의 전화가 울리는 순간 박연준이 흠칫 굳어버린 것을 발견했다.

박연준은 바로 일어나서 이유영 곁으로 오더니 핸드폰 번호도 보지 않고 핸드폰을 빼앗아버렸다.

“뭐 하는 거야!”

“이 시간은 우리 둘만의 시간이야.”

“돌려줘!”

이유영이 화를 냈다.

‘박연준 미친 거 아니야?’

“집사!”

박연준이 큰 소리로 집사를 부르자 집사가 나타났다.

“네.”

“사람을 준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unci

Bab terkait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10화

    박연준은 집사를 보면서 말했다.“가지. 얼른 준비해.”“박연준.”이유영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 원래 두통이 있었던 이유영은 머리가 더욱 뜨거워지는 것만 같았다.“일단 핸드폰을 이리 줘.”박연준의 모습을 본 이유영은 장혜주가 무언가를 알아냈다는 걸 확신했다. ‘하지만 아까 전화가 장혜주였나...?’문기원이 떠난 후 박연준은 더욱 이상해졌다.이 사건이 아직도 풀리지 않았을 리는 없다. 장혜주는 확실히 실력 있는 사람이니까 말이다.그리고 그 순간 이유영은 여진우가 어떤 가시밭길을 걸어서 지금 그 자리에 올라간 것인지 알게 되었다.여진우 곁의 사람들을 보면 다 알 수 있었다.“알프산에서 돌아오면 줄게.”“너...”이유영은 화가 나서 박연준의 말을 듣고 완전히 무너져버렸다.그녀의 핸드폰은 계속 울리고 있었다. 결국 박연준은 빠르게 이유영을 데리고 헬리콥터에 올라탔다.지면의 불빛들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보면서 이유영이 말했다.“이렇게 하면 날 막을 수 있을 것 같아?”그들이 이렇게 나올수록 이유영은 이 사건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게다가 이 사건이 정씨 가문과 연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박연준의 시선이 더욱 어두워졌다.“난 널 막고 싶지 않아.”“하.”이유영이 차갑게 웃었다.지금 이 상황을 보면서도 막지 않는다고? 어느새 주변은 새카맣게 어두워졌다. 이유영의 표정은 점점 굳어갔다.“얼마나 가 있을 건데.”“유영아.”“알프산! 얼마나 가 있을 거냐고.”서주가 이렇게 혼란스러운데 박연준은 이유영을 데리고 알프산에 가서 여행을 한다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한 달, 어때?”‘한 달?’그건 짧지 않은 기간이었다.이유영은 그를 바라보면서 비웃었다.“정말 나랑 알프산에서 그렇게 오래 있을 수 있을 것 같아?”“가능한지는 시도해보면 알지.”“...”이제는 이유영이 점점 화가 날 정도였다.이유영이 반응하기도 전에 박연준이 그녀에게로 가까이 다가와 그녀의 얼굴을 붙잡고 얼굴을 마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11화

    “박연준 님이 사모님을 데리고 갔습니다.”아주 진지한 말투였다. 백남 별장으로 오는 길, 강이한은 이유영에게 수도 없이 많은 전화를 했다. 하지만 이유영은 한 번도 받지 않았다.그런데 박연준이 데리고 간 것이라니.강이한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장혜주도 똑같은 정보를 얻었다. 그녀도 강이한처럼 돌아오는 길에 이유영에게 계속해서 전화를 걸었지만 결과는 강이한과 똑같았다.강이한의 차 옆을 지나칠 때, 장혜주가 강이한을 보고 물었다.“반응이 과했다니까요. 이유영 씨가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세요.”그 말을 마친 후 장혜주는 그대로 걸어 나갔다.강이한과 이시욱은 차에 멍하니 앉아있었다.장혜주는 그들이 걱정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이유영의 성격을 생각하면, 서주는 이제 끝장이다.하지만 반응하지 않을 수도 없지 않은가.강이한은 이시욱을 보더니 얘기했다.“장혜주가 쉽지 않은 허들이 되겠어.”그 의미심장한 말에 이시욱이 입을 다물었다. 이시욱의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다.박연준이 이유영을 데리고 갔다.강이한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어디로 갔는지 알아?”박연준은 이런 방식으로 이유영이 그 사건에 대해 알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두 사람이 자기 시야를 벗어났다는 것을 생각하면 위험한 본능이 자꾸만 깨어났다.“숨기고 있습니다.”이시욱이 대답했다. 그 말인즉슨 아무도 박연준이 이유영을 데리고 어디를 간 것인지 모른다는 뜻이다.“...”강이한의 눈빛이 싸늘해졌다.‘정말 아무도 모른단 말이야?’...다른 한편.파리에서 유일하게 안온해 보이는 것은 정국진이었다.서주는 혼란스럽지만 정국진은 저번에 서주로 가서 정씨 가문을 완벽하게 떼어내고 왔으니까 말이다.여진우는 로열 글로벌 그룹의 일에 착수하였다.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것은 이유영이다.하지만 감정 때문에 생긴 일은 처리하기 가장 어려운 일이다.지금 임소미와 정국진이 이유영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그저 소월이를 잘 돌보는 것이다.하지만 강이한은 쉬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12화

    임소미는 원래도 화가 났는데 정국진의 말을 듣고 강이한이 그런 수법으로 이유영과의 관계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생각하자 더더욱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미친 거 아니에요? 강이한 옆에는 신씨 가문과 이온유도 있잖아요!”그랬다. 이온유.이유영의 사람들은 이온유가 이유영의 역린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그런데 이때 강이한이 소월이를 이용해서 이유영을 협박하려고 하다니. 완전히 미친놈이 따로 없었다.“그만큼 조급한 모양이죠.”정국진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강이한은 확실히 조급했다.이유영은 박연준과 함께 서주에서 사라졌다. 게다가 박연준이 두 사람이 약혼 관계라는 것을 발표했으니 강이한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래 이유영은 오로지 강이한의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지금의 이유영은 그저 이유영이다. 그 누구도 그녀를 이용할 수 없고 제어할 수 없었다.그래서 강이한은 더더욱 조급해졌다.“지금 조급해해서 뭐 한대요? 예전에는 뭐하고 이제 와서 급해 한대요?”“...”“한지음 때는 넘어간다고 해도 이온유 때는요? 유영이가 아이를 갖는 게 얼마나 어려웠는지 알면서 그런 짓을 하다니.”임소미가 참을 수 없었던 것이 바로 이 점이었다.예전의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간다고 쳐도, 이온유는? 사람들은 그 점을 가장 이해할 수 없었다.“아이고...”정국진이 한숨을 내쉬었다.“됐어요, 그만 얘기해요.”자기 아내가 아이들 때문에 심란해지는 것을 본 그는 마음이 아팠다.요즘 들어 임소미는 정국진의 보호 아래 걱정 없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아이들 때문에 신경 써야 한다니.“나는 유영이가 영원히 저 자식을 용서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남자와 여자는 생각하는 방식이 현저히 다르다. 정국진은 그냥 이 일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임소미는 강이한이 한 짓들을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두 사람 사이에 소월이가 있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었다. 임소미는 이유영의 엄마로서 강이한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반산월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13화

    “당신...”“지금부터 본가에서 나올 때까지, 이 거리에 익숙해지는 겁니다, 알겠어요?”“...”‘이게 무슨 뜻이지? 오늘 밤에 스킨십을 해야 한다는 뜻인가?’그 생각에 소은지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왜요?”엔데스 현우는 소은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녀를 놀라게 한 것인 줄 알고 부드럽게 얘기했다.뜨거운 숨이 소은지의 목에 닿았다. 소은지는 그 순간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걱정하지 마요. 내가 알아서 잘할 테니까요.”“그래요, 믿을게요.”“...”소은지는 또다시 설레었다.아무리 강한 여자라고 해도 이런 남자 앞에서는 무장해제가 되어 어린아이가 되어버리고 만다.소은지는 저도 모르게 몸을 바르르 떨었다.두 사람의 사이가 약간 벌어지고 난 후, 소은지는 멍하니 엔데스 현우를 쳐다보았다. 그는 곧장 옆에 있는 탈의실로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코트를 벗고 정장 세트를 맞춰서 입었다.“...”소은지는 코피가 터질 것만 같았다.“밖에서 기다릴게요.”“여기서 기다려요.”“그, 그건...”소은지는 말을 더듬는 사람이 아니었다. 변호사로서 말을 논리적으로 잘하는 사람이었는데, 지금 엔데스 현우 앞에서 너무 놀란 나머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빌어먹을 남자가...’“본가의 사람이 있으니 지금부터 연기해야 해요.”‘연기라니? 무슨 연기?’소은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엔데스 현우는 옷을 다 갈아입었다.그는 천천히 걸어오더니 소은지의 허리를 확 감아 안았다. 소은지는 처음 느껴보는 힘과 접촉에 그대로 굳어버렸다.“가야 해요.”귓가에 울리는 남자의 목소리에 그녀의 신경이 곤두섰다.엔데스 현우는 정말 요물이 따로 없었다.사람들은 엔데스 현우와 소은지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순간 놀랐다.모든 여자들이 소은지를 부러워하고 있었다.소은지는 전에 갑자기 이곳의 사모님이 되었다. 게다가 엔데스 명우와 얽히고설킨 사이었기에 사람들은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하지만 소은지는 결국 이곳의 사모님이 되었다. 그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14화

    엔데스 현우는 소은지를 보면서 얘기했다.“가문의 연회예요.”‘가문 연회?’“엔데스 가문의 연회는 보통 반년에 한 번 열려요. 그래서 전에 안 데리고 간 거예요.”엔데스 현우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그리고 전에 데려가지 않은 이유도 설명해주었다.그러자 소은지는 더욱 멍해져서 약간 부자연스럽게 대답했다.“사실 이런 건 얘기하지 않아도 돼요.”“당신은 지금 반산월의 사모님이에요. 엔데스 가문의 사모님이기도 하고요.”“...”소은지는 머리가 핑 도는 것만 같았다. 사모님이라는 단어가 그녀의 신경을 긁었다. 그녀는 한 번도 엔데스 가문의 사모님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으니까 말이다.전에 엔데스 명우의 곁에서 수많은 치욕을 견뎌왔다.가능하다면 엔데스 가문과 연을 끊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 또한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전에는 설선비 때문에 소은지와 엔데스 명우의 사이가 아주 복잡했다. 지금은 설유나의 원한까지 더해져 엔데스 명우와는 철저히 원수가 되어버렸다.“내가 주의해야 할 게 있나요?”소은지는 엔데스 현우를 보면서 물었다.“없어요.”‘없, 없다고?’소은지는 그제야 중요한 것이 떠올랐다.“본가에 처음 가는 건데 선물 같은 거 필요 없나요?”“괜찮아요.”‘이것도 괜찮다고?’소은지는 가족이 없었기에 어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몰랐다.“웃어른을 뵈러 가는 건데도 괜찮아요?”“네.”소은지는 여전히 불안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준비하려고 해도 늦었다. 손등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당신이 이렇게 긴장할 때가 있군요.”마치 소은지는 영원히 긴장하지 않는 사람처럼 말했다.그녀가 말을 하기 전에 엔데스 현우가 얘기했다.“당신이 변론하는 모습을 봤었어요.”“...”그 말을 들은 소은지는 얼굴을 확 붉혔다. 엔데스 현우를 마주할 용기가 없어 고개를 들지도 못했다.“논리가 정연하고 일리가 있는 게, 전혀 긴장해 보이지 않던데요.”“달라요!”소은지는 약간 부자연스럽게 얘기했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15화

    10년이다.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하지만 박연준은... 서주는 기회다.박연준은 본인이 이유영에게 그 사건을 알리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제야 알게 되었다. 이유영에게 완전히 빠졌다는 것을.전부터 눈치채고 있었지만 그저 예전의 그가 인정하기 싫었을 뿐이다.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가.“이온유의 병, 너랑 관련 있는 거야?”이유영이 차갑게 물었다. 박연준이 뭘 해도 이유영은 수그러지지 않을 것이다.“유영아!”“소월이랑 이온유, 그것도 네가 설계한 거야?”“...”“그런 거야?!”박연준은 차마 맞다고 대답할 수 없었다.박연준은 그녀가 뭘 가장 싫어하는지 잘 알았다. 그러기에 이유영과 강이한을 갈라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알았다.결국 박연준의 목표는 달성했다.그리고 총명한 이유영은 10년 전의 사건을 생각하면서 박연준을 떠올리게 되었다.“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일은 나랑 상관없어. 그때의 난 목표를 이뤘으니까 그럴 필요가 없었거든.”“...”그 말을 들은 이유영은 날카로운 눈빛을 거두었다.박연준은 이유영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우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이유영이 박연준이 소월이가 그렇게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움직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박연준은 강이한보다 더 못한 취급을 받을 것이다.“그 말이 사실이길 바래.”이온유가 차갑게 얘기했다.“이온유는 이미 퇴원했어.”“...”그 말을 들은 이유영은 차가운 시선으로 밖을 내다보았다.“그 애가 네 곁에 있을 때, 행복했지?”박연준은 그 판을 깔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그 말을 들은 박연준은 멈칫했다.이유영과 강이한을 보면서, 박연준은 이유영이 이온유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잘 알았다.하긴, 한지음의 딸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것도 웃기지 않은가.박연준이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난 그 아이를 본 적도 없어.”“그래?”“나한테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거든.”“...”박연준은 아주 교활한 사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16화

    파리.엔데스산. 이곳의 모든 산맥은 엔데스 가문의 소유였다.웅장하고 고풍스러운 성채 같은 건축물들이 한눈에 들어왔고, 그 건축물들이 이뤄낸 장대한 풍경은 압도적이었다.소은지는 잠시 넋을 잃었다.여행을 좋아해 여러 나라를 다녀봤지만, 이렇게 한눈에 한 가문의 역사와 문화적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장소는 처음이었다.엔데스 가문. 파리에서 백 년 넘게 이어져 온 유서 깊은 가문으로 알려져 있었다.그리고 지금, 그녀는 눈 앞에 펼쳐진 이 모든 것들로 그들의 찬란했던 역사를 직접 마주하고 있었다.“가죠.”남자가 그녀의 차가운 손을 잡아끌며 안쪽으로 이끌었다.소은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걸음을 옮겼다.발걸음이 자꾸만 흔들렸다.만약 엔데스 현우가 그녀의 손을 잡고 있지 않았다면, 그녀는 금방이라도 균형을 잃고 넘어질 것만 같았다.평소에는 어디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자신만만했던 그녀였다. 그런데 지금은…왠지 그의 옆에 서 있는 것조차 버거운 기분이 들었다. 머릿속이 텅 빈 것처럼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남자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들려왔지만, 그 속엔 서늘한 기운이 묻어 있었다. 소은지는 그를 올려다보며 솔직히 말했다. “엔데스 가문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어요.” “엔데스 가문?” 소은지는 엔데스 가문에 대해 떠올랐다. 최근 엔데스 명우와 엔데스 현우 형제 사이의 긴장감을 통해, 이 가문에서 후계자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외관만 봐도 찬란함이 드러나는 이 집안은 말 그대로 위엄이 넘쳤다. “어떤 생각이 들었는데요?” 남자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소은지는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 “들었던 소문이 있어요.” “말씀해 보시죠.” “듣기로는, 엔데스 가문에서 후계자가 확정되면 나머지 후보자들은 해외로 이주해야 한다고 하던데, 사실이에요?” 엔데스 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히 대답했다. “네, 사실입니다.” 그녀는 침묵했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17화

    여자가 말을 하며 엔데스 현우 쪽으로 걸어왔다. 그녀는 눈으로 소은지를 꼼꼼히 훑었다.이 광경을 본 소은지는 무의식적으로 자세를 곧게 세웠다."이쪽은 큰형수님이십니다."엔데스 현우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담담한 목소리로 소개했다.소은지는 곧바로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형수님, 안녕하세요.""흥."여자는 낮게 웃었다. 그 웃음 속엔 친절함보다 미묘한 불쾌함이 묻어 있었다.여자는 소은지 앞에 멈춰 서서 위아래로 소은지를 살펴보더니 친절해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 속에는 다른 의도가 담긴 것처럼 보였다."막내가 당신을 데려올 거라고는 말을 안 했네요. 선물을 준비 못 했으니 이거 받아요.”말이 끝나자마자 여자는 소은지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소은지는 놀라서 숨을 쉬지 못했다.여자는 자신의 손목에 있던 팔찌를 소은지의 손목에 끼워 넣었다.팔찌를 끼우는 순간 느껴지는 날카로운 고통에 소은지는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그녀의 작은 반응은 주위의 공기를 한층 묘하게 만들었다."어머, 꽤 예민하네?"여자는 가볍게 웃으며 몸을 돌려 사람들 사이로 들어갔다.그녀가 떠난 후에도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여전히 소은지에게로 쏠려 있었고, 그 시선들은 더 이상한 느낌을 자아냈다.특히 한 사람의 시선이 강렬하게 느껴졌다.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청초하게 생긴 여자가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그 시선은 소은지가 들어왔을 때부터 있었던 것 같았다.그리고 그 적대감은 방 안의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강렬했다.소은지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봤다.엔데스 현우와 이 가문의 사람들 간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은 명백했다.겉으로는 화기애애해 보이는 분위기였지만, 모든 사람이 저마다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 듯 보였다.복잡했다.소은지가 이 상황을 보며 느낀 첫인상이었다.시선을 엔데스 현우 쪽으로 돌렸다. 엔데스 현우의 눈빛에서는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고, 그의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은 위험하게 느껴졌다.그런 모습을 본 소은지는

Bab terbaru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45화

    이유영이 집으로 돌아온 뒤, 임소미는 사람을 시켜 조사를 시작했고 이유영이 강이한 곁에서 결코 평온한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이내 알게 되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였는지는 알지 못했다.며칠 동안 진영숙의 광기에 가까운 모습을 목격한 뒤에야 그녀는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의 남편이 왜 서주로 떠나서 죽음을 가장했는지를.모두 이 여자 때문이었다. 진영숙이 그토록 괴롭게 만들었던 것이다.남편뿐만 아니라 지금 강이한의 행방조차 그녀는 알지 못했다. 여자로서 그 책임은 결코 작지 않았다.임소미는 감정을 가라앉힌 후에야 이유영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진영숙이 사실은 월이를 데려가려 했다는 것을.“며칠 동안 데려가겠다고 했다고요?”“그래서 내가 화가 났던 거야.”진영숙의 행동을 보면 며칠은 말뿐인 핑계였다.그녀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임소미는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이제 아무것도 없고 오직 손녀만 남았다고? 과연 손녀의 의미를 알고는 있는 사람인가?’이유영은 말없이 얼굴을 굳혔다.진영숙은 아이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집착하고 있었던 것이다.“유영아, 이번 일은 그녀에게 연민을 가질 필요 없어.”임소미의 목소리엔 단단한 결심과 냉기가 섞여 있었다.진영숙은 자신이 모든 걸 잃었기 때문에 아이라도 데려가고 싶다고 했지만 그런 상실에 대해 임소미는 전혀 동정하지 않았다.“알겠어요, 엄마. 제가 처리할게요.”이유영은 어머니를 안심시켰지만 그녀의 목소리 역시 차가웠다.“어떻게 처리할 거니?”‘어떻게 처리할까?’이유영의 눈빛이 점점 깊어졌다.그녀는 당연히 생각한 방법이 있었다.임소미를 진정시킨 뒤, 이유영은 백산 별장을 나섰고 밖에선 지혁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아가씨.”“풍산 그룹으로 가요.”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마음이 무거웠다. 가능하다면 평생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그곳은 과거가 덕지덕지 붙은 장소였고 이유영은 그것들과 멀어지고 싶었다.“윙윙윙.”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발신자는 박연준이었고 이유영은 망설임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44화

    이유영에게는 참으로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그녀는 임소미의 품에 파고들며 가느다란 팔로 어머니의 허리를 꼭 안았다.“엄마, 미안해요. 제가 잘못했어요.”그녀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었다.오래전 소은지는 이렇게 말했었다. 강이한은 연애 상대론 괜찮지만 결혼은 다르다고.그때 변호사였던 소은지는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가 맞지 않는 결혼이 얼마나 불행한지를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녀가 강이한과 결혼을 결심했을 때, 소은지는 그녀를 말렸었다. 소은지는 그녀의 결혼을 말렸던 유일한 사람이었다.결국 소은지의 말은 모두 옳았음이 증명됐다.끝났다고 믿었던 그 관계는 여전히 그녀의 삶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고 심지어 가족들까지도 그 여파에 시달리고 있었다.그때, 등에 따뜻한 손길이 느껴졌다.“괜찮아. 엄마가 있잖아. 앞으로는 아무도 너를 괴롭히지 못할 거야.”이유영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고 눈물이 눈가에 가득 차올랐다. 참으려 해도 눈물이 뺨을 따라 끝없이 흘러내렸다.예전에도 어머니는 그녀를 이렇게 품어주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그녀의 세계는 완전히 무너져 버렸고 그 이후로 어떤 일이 일어나면 모두 혼자 견뎌야만 했다.임소미가 감싸안아 주자 이유영의 마음은 다시금 따뜻함으로 물들어갔다.그리고 이 감정은 그녀의 마음 깊은 곳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앞으로는 아무도 엄마를 괴롭히지 못하게 할 거예요.”그녀가 말한 '아무도'는 명백히 진영숙을 가리키고 있었다.그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지낸 사람에게서 다시 이런 고통이 돌아올 줄은 몰랐다.“엄마가 널 지켜줄게. 꼭 지켜줄게.”임소미는 그 말을 반복하듯 속삭였다.오늘 밤, 임소미의 마음속에 일어난 파장은 누구도 헤아릴 수 없었다.진영숙이 막말을 퍼붓고 손까지 쓰는 모습을 보며 이유영이 강씨 가문에서 겪었을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를 임소미는 문득 깨달았다.사모님의 우아한 모습은 진영숙에게서 찾아보기 힘들었다.불편한 감정이 들 때마다 손부터 나가는 사람이었고 그런 사람과 살아야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43화

    이유영이 돌아오고 그녀는 진영숙과 임소미 사이에서 벌어진 격렬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두 명의 도우미가 진영숙을 붙잡아 끌어내고 있었다.임소미의 얼굴은 창백했고 가슴은 거세게 요동치고 있었다.그녀는 순간적으로 분노가 솟구쳤다.임소미는 이유영을 보자마자 재빨리 붙잡고 말했다.“너 먼저 위로 올라가.”“무슨 일이 있었어?”이유영이 물었다.정씨 가문에 돌아온 지 오래된 만큼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우아하고 온화한 사람인 만큼 지금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임소미가 대답하기도 전에 진영숙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이유영, 넌 누가 너한테 눈을 기증해 줬는지 모르지? 강이한이 네게 빚을 졌다고 하지만 사실은...”“입 다물어!”진영숙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소미가 단호하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이유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조용히 서 있었고 진영숙은 여전히 무언가 더 말하고 싶어 했지만 더는 이어가지 않았다.그녀는 분노로 가득 찬 눈으로 이유영을 노려보았고 그 눈빛엔 전례 없는 증오가 서려 있었다.예전에 강이한과 결혼했을 때도 진영숙은 이유영을 이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한 번도 따뜻한 시선을 준 적이 없었다.그리고 지금, 용성시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그 증오가 더욱 깊어진 듯했다.“유영아, 너 먼저 위로 올라가.”“엄마.”“올라가!”임소미는 이유영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격하게 소리쳤다.임소미가 이런 식으로 이유영에게 말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지금의 상황이 임소미에게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지 그대로 드러났다.이유영은 무언가 더 묻고 싶었지만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에 말문이 막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뒤돌아 안으로 들어갔다.그 순간, 진영숙은 자신을 붙잡고 있던 도우미들의 손을 뿌리치고 이유영의 뒷모습을 향해 소리쳤다.“이유영, 강이한은 너에게 빚진 게 없어. 강이한은 오히려 너 때문에 모든 걸 잃었어. 너야말로 가장 잔인한 사람이야. 네 눈조차..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42화

    임소미는 혈압이 치솟았고 화가 극에 달한 상태였다.“내 말이 틀렸나요?”“틀렸냐고? 제대로 된 일을 한 적은 있고? 당신만 제대로 된 선택을 했더라면 유영이와 강이한이 이렇게까지 망가지진 않았을 거야.”임소미는 참았던 감정을 폭발시키며 격렬히 외쳤다.진영숙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임소미의 말이 맞았다. 진영숙은 두 사람 관계에서 많은 잘못을 했다.하지만 지금은 모든 게 달라졌다.강이한은 사라졌고 강서희도 여전히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남은 건 오직 월이 뿐이었다.오늘 이곳에 와서 월이를 보게 된 순간, 월이를 자신의 곁에 두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자리 잡았다.“사람 불러!”임소미가 크게 외치자 집사들과 도우미들이 급히 달려왔다.“이 여자를 당장 내쫓아!”“당신이 감히 그럴 수 있을까?”“뭐라고?”임소미는 잠시 귀를 의심했다.‘이 여자는 지금 도대체 뭐 하려는 걸까?’조금 전 아이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을 보며 아이에게 조금의 정이라도 남아 있는 줄 알았다.하지만 모든 것은 착각에 불과했다.결국 그녀는 후회라는 감정을 모르는 인간이었다.진영숙이 오늘 여기 온 것도, 월이에게 다정하게 굴었던 것도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한 마지막 발악이었다.그녀의 말은 그저 그럴싸한 포장일 뿐 사실은 월이를 자신의 곁으로 끌어들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그리고 뻔뻔하게도 무례하기까지 했다.진영숙은 임소미의 눈을 응시했다. 조금 전까지 남아 있던 따뜻함은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매서운 날카로움뿐이었다.그녀는 침착하게 말했다.“우리 아들이 왜 서주를 떠났는지 내가 정말 모를 거라고 생각했어? 임소미, 당신들은 정말 단 한치의 양심 가책도 못 느꼈어?”왜 강이한이 서주를 떠났는지 시간대와 상황을 조합해 보면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추측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확신을 가졌다.특히 떠나기 전, 시윤이 건넨 말이 결정적이었다. 이유영이 용성시에서 수술을 받았던 그 시기에 강이한은 서주에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41화

    강이한은 그렇게 어둠 속에서 절망의 고통을 몸소 겪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괴로워도 수술을 받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한때 이유영이 어둠 속에서 얼마나 무섭고 무력했는지를 그는 이제서야 조금씩 체감하고 있었다....파리에서 진영숙은 다시 백산 별장을 찾았다. 여전히 강이한의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시윤은 강이한이 이정과 신시욱을 데리고 떠났다고 말했다.그 두 사람의 능력을 생각하면 강이한이 스스로 나타나지 않는 한 그 누구도 그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진영숙은 어머니로서 절망에 가까운 마음으로 그를 수소문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그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그리고 알면 알수록 그녀의 마음은 점점 더 불편해졌다.“정말이지, 당신은...”백산 별정까지 찾아온 진영숙의 뻔뻔함에 임소미는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굳은 표정으로 응수했다.진영숙은 한때 유능한 여성이었고 그런 그녀에게 감히 저런 얼굴을 하는 사람은 없었기에 그녀에겐 익숙하지 않은 대우였다.“저는 아무것도 없어요. 저 좀 봐주세요.”그녀의 목소리에는 전에는 없던 고통이 서려 있었다.그렇다. 지금의 진영숙에겐 주변에 기댈 친척도 함께할 가족도 없었다. 그녀의 앞에 있는 건 손녀인 월이 뿐이었다.오늘도 그녀는 월이를 위해 여러 장난감을 준비해 왔지만 임소미는 그 모든 행동이 불쾌하게만 느껴졌다.“당신도 어머니였잖아요. 제 마음이 얼마나 불편한지 알잖아요.”임소미는 차가운 목소리로 잘라 말했다.‘봐준다고? 당신이었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이유영이 강이한과 결혼했을 때, 진영숙은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심지어 뱃속의 아이조차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그런 사람이 지금 이토록 헌신적인 할머니 행세를 하니 임소미는 화가 났다.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연극으로밖에 안 보였다.진영숙의 눈엔 고통이 어렸다.“저는 정말 생각하지 못했어요.”임소미의 말에 그녀는 도무지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아무리 자존심 강한 진영숙이라 해도 진실을 알게 된 지금, 과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40화

    그녀는 어둠에 익숙해지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강이한을 떠난 뒤 어둠 속에서의 삶을 받아들이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하고 있었다.신시욱과 이정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 침묵에 잠겼다. 그 질문은 그들 사이에서도 너무나 무거운 것이었기 때문이었다.이유영이 그때 얼마나 오랜 시간을 그렇게 보냈는지, 사실 그들조차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다만 또렷하게 남아 있는 건 그녀가 깊은 괴로움 속에 잠겨 있었다는 사실뿐이었다.그리고 그녀가 괴로워할수록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의 고독이 얼마나 잔혹한 감정인지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다.그녀는 깊은 절망 속에 빠져 있었다.그리고 지금의 강이한은 어쩌면 그때의 이유영보다 더한 심연 속에서 절망을 겪고 있었다. 그는 스스로를 벌하고 있었다. 그녀가 겪었던 고통을 똑같이 겪기 위해 같은 어둠 속에 몸을 던졌다.“선생님. 각막 이식 수술 관련 소식이 들어왔습니다.”신시욱은 조심스러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우천시에 머무는 동안, 신시욱과 이정은 한 번도 수술 신청을 멈춘 적이 없었다.그들은 강이한을 잘 알고 있었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지만 이유영이 원하지 않는 일이라면 그도 절대 강행하지 않았다.이유영이 시력을 잃었을 때, 그녀는 가족들이 몰래 준비했던 이식 수술조차 그녀는 단호히 거절했었다.그리고 지금의 강이한도 마찬가지였다.오랫동안 기다려 온 기회 앞에서 강이한은 조용히 거절했다.“필요 없어.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두 사람은 말문이 막혔다. 그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던 두 사람은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필요 없다고? 그게 무슨 뜻이란 말인가?’“선생님.”신시욱의 목소리는 긴장감에 더욱 떨려왔다.그 어떤 강인한 남자라고 해도 이 순간 목소리에서 전해지는 떨림을 억누를 수 없었을 것이다.최근 며칠간 그가 어떻게 지내왔는지 두 사람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강이한은 자신을 벌하며 살고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정말 이미 충분했다.‘받아야 할 벌은 다 받았는데 왜 여전히 자신을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39화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어둠 속에서 지낸 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을까?어둠 속에서 사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이제서야 알 것 같았다. 새들의 지저귐이 더 또렷하게 들리고 사소한 바람 소리 하나에도 감각이 예민해졌다.강이한은 우천시에 있는 주택 마당에 놓인 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우천시에 오늘같이 이렇게 따스한 햇살이 비추던 때가 언제였던가?이정이 조심스레 다가와 담요를 덮어주며 말했다.“햇살은 있어도 아직은 쌀쌀하네요.”말은 없었지만 강이한은 이정의 발걸음 소리와 숨소리로 그가 신시욱이 아님을 알아차렸다.그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그때의 이유영도 지금처럼 감각이 예민했을까?“이정.”“네.”“유영이는 이 마당이 어떤 모습인지 전혀 보지 못했겠지?”“네.” 이정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이유영은 이곳에서 몇 개월을 머물렀지만 실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이 마당은 끝내 그녀에게 낯선 곳으로 남게 되었다.지금 그녀를 우천시로 다시 데려온다 한들 스스로 길을 찾아올 수도 없을 것이다.강이한은 낮게 중얼거렸다.“하지만 유영이는 이 마당에 뭐가 있는지는 알고 있었어.”그렇다. 보지 못했어도 그녀는 감각으로 모든 것을 구분했다. 마치 지금의 강이한처럼.이정이 조심스레 물었다.“이럴 가치가 있었습니까?”그가 이곳에 온 이후, 누군가가 처음으로 던진 질문이었다. 그는 말할 수 없이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가치가 있었는지는 사람이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야.”그것은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그리고 그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이유영에게 진 빚은 결코 눈 한 쌍으로는 갚을 수 없다는 것을. 이건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였다.예전에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던 이유영의 손짓을 떠올리면 가슴이 미어졌다. 지금 자신이 어둠 속에서 겪고 있는 공포는 당시 그녀가 느낀 감정에 닿을 수조차 없었다.점심 식사 시간.“쨍그랑.”강이한이 손을 뻗는 순간, 접시와 그릇이 떨어지며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공기는 순간 얼어붙었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38화

    이유영은 자신의 몸에 강이한과 관련된 어떤 흔적도 남기고 싶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남은 인생에서도 강이한과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얽히는 일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월이의 일로 인해 그녀는 너무도 깊은 상처를 입었고 강이한을 평생 용서할 수 없었다.그런 사람의 눈을 자신이 기증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그리고 강이한 역시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는 수술 전에 모든 철수 준비를 마친 것이고 이유영에게는 아무것도 알리지 말라고 지시했다.이미 많은 상처를 준 이후, 아무리 많은 것을 베푼다 해도 이유영의 용서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자신과 이유영 사이에는 어떠한 선택지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래서 과감하게 그녀의 손을 놓은 것이다.‘이렇게 되면 두 사람 사이에 더 이상 빚진 것이 없게 되는 걸까?’하지만 단순히 눈을 기증했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유영아, 왜 강이한에 관해 묻는 거야? 혹시...”소은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결국 그녀는 언제나 이유영 편이었다.특히 수술 전, 마지막으로 강이한을 마주했을 때 그가 남긴 말을 들은 후로 그녀조차도 강이한을 용서할 수 없다고 느꼈다.“나랑 장난해?”소은지의 말에 이유영의 표정은 단숨에 싸늘해졌다.그 차가운 기색을 확인한 소은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렇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래, 그렇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소은지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나는 그냥 권력에 그토록 집착했던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서주를 내려놓았는지 궁금했을 뿐이야.”“음모일지도 모르지.”소은지는 잠시 생각하다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화제를 서둘러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 했다.“...”‘음모’라는 단어에 이유영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소은지는 그녀의 웃음을 보고 또 한 번 안도했다.“ 월이 보러 왔을 때, 그 사람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뭐라고 했는데?”“일어날 일은 언제든지 다시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237화

    강이한은 서주에서의 모든 일을 철수하고 사라졌다. 그와 함께하던 사람들도 함께 자취를 감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유영은 그저 강이한의 또 다른 속임수일 거라고 생각했다.강이한과 박연준, 두 사람은 누군가를 철저하게 속이는 데에 능숙한 사람들이었다.박연준은 진짜로 서주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었고 진영숙은 파리에서 집요하게 강이한의 행방을 묻고 다녔다. 그걸 보며 이유영은 강이한이 정말로 사라졌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무슨 생각해?”반산월에서 소은지는 이유영의 어두운 얼굴을 보고 조심스레 물었다.이유영은 고개를 들며 말했다.“은지야.”“응?”“어떻게 된 거라고 생각해?”서주의 현 상황은 여전히 알 수 없는 부분이 많았지만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며 이유영은 점점 확신에 가까워졌다.강이한은 정말 그의 사람들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 그는 마치 세상에서 흔적 없이 사라진 듯했다.권력을 중시하던 인물이었기에 은둔은 아닐 것이 분명했다. 강이한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홀로 조용히 지낼 성격이 아니었다.“뭐라고?”소은지는 이유영의 갑작스러운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듯 되물었다.이유영은 소은지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강이한이... 정말 사라졌어.”“그래. 그 얘기 예전에도 했었잖아.”이유영이 이제서야 이 사실을 믿게 되었다는 것을 소은지는 알아챌 수 있었다.예전엔 믿지 않았던 이유영의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녀는 강이한의 실종을 인정하고 있었다.강이한과 박연준은 이유영의 마음속에서 그리 좋은 사람들이 아니었다.연서의 사건이 터진 이후, 그녀는 두 사람을 음모로 가득 찬 사람들로 생각했고 그래서 처음 강이한이 사라졌다고 했을 때도 이유영은 그것을 단순한 음모의 연장이라 여겼다.두 사람은 늘 서로 무관한 척 행동했지만 그 뒤에는 누구도 상상 못 할 거대한 연관성이 있었던 것이다.신지수는 여러 번 전화를 걸어왔다.강이한이 서주를 떠난 후, 신씨 가문도 연쇄적으로 피해를 보았고 그녀는 그 일을 처리하면서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