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후 전남편과 이혼의 모든 챕터: 챕터 21 - 챕터 30

965 챕터

제21화

유영은 황당한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그녀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강이한은 계속 해서 말했다.“당장 이혼 소송 철회해.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는 세강의 유일한 후계자가 될 거야.”아침부터 저런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나 해댄 이유가 고작 이혼 소송을 철회하라는 말을 하려고?게다가 솔직히 그가 내건 조건은 꽤 유혹적이었다. 한지음은 어떻게 하려고 저런 조건을 제시한 걸까?유영은 그들 사이에 남은 게 돈밖에 없다는 사실에 헛웃음이 나왔다.결국 여기까지 왔구나….그녀는 애써 느긋하게 손을 뻗어 우유를 한 모금 마시고 초췌한 얼굴을 한 남자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절세의 외모라도 숙취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마치 선심 쓰듯이 말하는 그 태도가 좀 우습네.”두 사람 사이에 다시 긴장감이 돌았다.강이한은 그녀의 싸늘한 반응에 불쾌한 말투로 그녀에게 물었다.“그 증거들 다 봤어?”나서원이 가져온 출입금 기록을 말하는 것 같았다.유영은 싸늘한 눈빛으로 강이한을 노려보며 물었다.“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고작 그것들로 협박하는 건가?강이한은 싸늘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를 보며 그녀가 자신을 떠나려 한다는 사실을 드디어 받아들였다.그들은 고등학교 때 만나 사랑을 싹틔웠고 줄곧 결혼까지 함께했다. 수많은 장애물을 물리치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대로 놓아주라고? 그럴 수는 없었다.“내가 아는 유영이는 현명한 여자니까 내 말 무슨 뜻인지 알 거야.”그는 애써 덤덤하게 대답했다.그녀가 이혼 소송을 제기한 날부터 충격의 연속이었다.그녀가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나올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지금 그녀를 바라보니 그녀는 많이 야위어 있었다.그제서야 그는 자신이 아주 오랫동안 그녀를 방치해 왔다는 사실을 직감했다.그가 뿌린 서류에 스쳐 얼굴에 상처까지 났지만,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다.“내가 끝까지 이혼을 고집하면 나를 감옥으로 보내겠다는 말로 들리네. 맞아?”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그녀는 조용히 그의 답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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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현재 상황을 지켜보면 여론은 점점 더 뜨거워질 것이다.한번 그것을 경험했기에 유영은 또 어떤 일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잘 알고 있었다.그녀와 강이한이 이혼하지 않고 버티는 한, 그들은 계속해서 그녀를 괴롭힐 것이다.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도망치는 것이었다.그녀는 한지음이 시력을 잃었다는 것도 어쩌면 거짓말일 수 있다는 직감이 들었다. 그들은 유영을 미치게 만들면 강이한이 그녀를 버릴 거로 생각하는 듯했다.그녀는 일단 피해 있으면서 반격을 준비하기로 했다.“내가 데려다줄까?”“아니야. 너도 바쁜데 일해야지. 그리고…”잠시 고민하던 유영이 말했다.“만약 이혼 소송으로 강이한이 너한테 협박하거나 하면 무리해서 그 사람과 맞설 필요는 없어. 나한테 다 생각이 있어.”“난 그 인간 두렵지 않아.”소은지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영은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으며 간곡하게 부탁했다.“그래, 나도 알아. 하지만 내가 무서워서 그래.”강이한은 세강의 오너로 부임한 뒤로 외부에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친구가 다치는 건 싫었다.“끝까지 도와줄게. 걱정 마.”이 소송이 힘들어질 건 알지만 소은지는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유영은 그 말에 가슴이 울컥해지는 것을 느꼈다.공항으로 가는 길.유영은 진영숙에게서 온 연락을 받았다.“이유영, 네가 무슨 자격으로 이혼 소송이야? 당장 소송 취하 안 해?”이 시어머니는 대체 어떤 여자가 와야 아들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할까? 아마 그녀의 요구를 만족시켜 줄 여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그녀는 재벌 사모님들 사이에서 아들 자랑만 하고 다니기로 유명했다. 그런데 한지음이랑 스캔들이 난 것도 모자라 이혼 소송까지… 요즘은 바깥에 얼굴을 들고 다니기도 힘들었다.“당장 본가로 와.”유영이 말이 없자 진영숙은 명령하듯 그녀를 다그쳤다.유영은 차창을 열어 시원한 공기를 맡으며 싸늘하게 되물었다.“거길 제가 왜 가요? 또 제 얼굴에 수표 한 장 던져주려고요?”“이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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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유영은 청하시에 폭탄을 투여하고 홀연히 사라졌다.그녀가 비행기를 타고 두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청하일보는 ‘세강의 안주인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 제기’라는 뉴스가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첨부된 사진에는 사건이 있기 전, 유영이 사인한 이혼 서류와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한 필적 감정서가 포함되어 있었다.시간은 한지음 납치 사건이 있기 전을 가리키고 있었다.유영이 한지음을 납치했다던 여론은 점점 반대편으로 기울기 시작했다.그녀를 비난하던 여론은 이혼까지 준비한 사람이 불륜녀를 납치하고 폭행할 이유가 없다며 떠들어댔다.사람들은 남편에게 실망한 한 여자가 이혼까지 제기한 마당에 그런 과격한 일을 했을 리 없다고 떠들어댔다.그리하여 사람들은 강이한의 사생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지음 납치 사건은 강이한의 뭇 애인들 중 한 명이 못 참고 저지른 일이 아닌가 하는 여론도 돌기 시작했다.한지음과 세강그룹은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사무실에서 회의를 진행 중이던 강이한은 모든 일을 제쳐두고 유영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그녀의 핸드폰은 줄곧 꺼진 상태였다. 저택에 연락해도 돌아오지 않았다는 대답만 돌아왔다.남자의 얼굴이 음침하게 굳었다.“조 비서!”“네, 대표님.”“당장 그 여자를 찾아내! 무슨 수를 써서라도!”거대한 폭탄을 던지고 사라진 발칙한 여자! 강이한은 입술을 앙다물었다.한편, 강서희가 병실에 도착했을 때, 한지음은 눈을 싸맸던 붕대를 제거한 상태였다. 그 모습을 본 강서희의 얼굴이 표독스럽게 굳었다.“아직은 조심해야지.”지금이 그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시점이었다.한지음이 창백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어떻게 됐어? 그 여자 지금 어딨어?”강서희의 표정을 보니 일이 좋지 않게 돌아간다는 건 직감할 수 있었다.항상 단정하게 찰랑이던 머리가 부스스하게 흐트러져 있는 것만 봐도 그랬다.“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니?”온 세강 일가 사람들이 유영을 찾고 있었다.한지음의 눈빛이 음산하게 빛났다.유영에게 더 큰 선물을 준비하고 터뜨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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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강이한은 그대로 본가를 떠나 회사로 돌아왔다.비서인 조형욱이 조심스럽게 그의 사무실을 노크했다.“대표님.”“어떻게 됐어?”강이한이 싸늘한 얼굴로 물었다.“기사는 거의 다 내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났기에 기사를 본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세강은 기사를 보자마자 각 언론사에 압력을 넣어 기사를 내렸다.하지만 워낙 충격적인 기사였기에 이러쿵저러쿵 의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남자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으며 다시 물었다.“이유영은 찾았어?”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기사가 나간 순간부터 그녀를 찾고 있었지만 청하시 어디에도 그녀의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다.예전처럼 쇼핑이나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하루종일 핸드폰도 꺼지고 연락이 닫지 않았다.조 비서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아직 못 찾았습니다.”사무실 분위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가라앉았다.“무슨 수를 써서라도 찾아.”비록 여론은 그녀의 편으로 돌아서고 있지만 악질 네티즌들이 무슨 짓을 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조형욱은 고개를 푹 숙이고 사무실을 나갔다.혼자 남게 되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여보세요.”“여보세요, 말씀하세요!”“알았어. 지금 가지.”전화를 끊은 그는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병원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기사는 모두 내려갔지만 소문은 이미 일파만파 퍼지고 있었다.전국 네티즌들이 강이한과 한지음의 추잡스러운 사생활에 대해 떠들어대고 있었다. 세강은 그나마 힘으로 찍어 누르면서 소문을 잠재웠지만 한지음에 대한 여론은 여전히 좋지 못했다.진영숙은 바깥에 외출할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모두가 유영을 찾고 있었다.한지음, 세강의 일원들, 그리고 강이한까지!하지만 유영은 세상에서 증발해 버린 것처럼 며칠째 아무런 연락도 닿지 않고 있었다.결국 강이한은 소은지를 찾아갔다.“그 사람 지금 어딨습니까?”날이 선 말투와 짜증스러운 표정. 아무리 유영의 친구라도 그의 태도는 싸늘하기만 했다.소은지가 시치미를 떼면 협박을 가해서라도 소식을 알아낼 생각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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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소은지는 외투를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섰다.어린 나이에 수석 변호사가 된 그녀는 또래의 여자들보다 강한 카리스마를 풍겼다.그녀는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커피잔을 들어 강이한의 머리에 들이부었다.“이건 유영이 대신이야.”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그녀는 두려움 없는 눈빛으로 남자를 노려보았다.유영이 세강에 시집가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 가장 잘 아는 친구로서 참을 수 없었다.남편은 바깥으로 돌고 시어머니는 갖은 구박에 시누까지 수시로 시비를 거는 지옥 같은 생활을 유영은 3년이나 계속했다.그 모습을 밖에서 지켜보던 운전기사는 손에 땀을 쥐었다.항상 온화하고 큰소리 한번 낸 적 없는 사모님이었는데 이게 다 무슨 상황인 거지?차로 돌아온 강이한은 조형욱에게 전화를 걸었다.“당장 출입국에 연락해서 그 여자 출국 기록 조회해.”그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말도 없이 떠나버리다니.7년을 연애하고 3년을 부부로 사는 동안 유영은 한 번도 그의 허락 없이 홀로 청하를 떠난 적 없었다. 가끔 여행을 떠날 때도 그들은 함께였다.그런데 이혼 소송을 제기하고 혼자 해외로 떠나 버리다니!이 일이 있기 전까지 강이한은 신경 쓸 일이 많았지만 지금 가장 우선시 된 일은 유영을 찾는 일이었다.출입국 기록을 미리 조회하지 않은 건 그녀가 여전히 청하에 있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었다.조형욱은 일 처리가 빠른 직원이었다.두 시간이 지나 조 비서에게서 연락이 왔다.“대표님.”수화기 너머로 떨리는 목소리가 전해지자 강이한은 짜증스럽게 앞머리를 뒤로 넘겼다.“어디로 갔대?”“그게… 출입국 기록이 삭제되어 행선지까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습니다.”“뭐라고?”“공항 CCTV를 확보하기는 했지만, 행선지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대체 기록까지 지우고 어디로 간 걸까?강이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시뻘겋게 달아오른 그의 눈동자에는 깊은 분노가 서렸다.아내가 말도 없이 사라진 것도 분한데 누군가가 그녀의 행적을 숨겨주고 있다? 유영에게 이런 인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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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강이한은 3개월 동안 유영을 찾아다녔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그의 주변인들은 매일을 긴장감 속에 보내야 했다. 어느 날 아침, 조형욱은 해외 언론에 실린 기사에서 뜻밖의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흐릿한 옆모습만 찍힌 사진이었지만 유영이 분명했다.그는 바로 강이한의 사무실을 찾아가서 그에게 핸드폰을 건넸다.“대표님, 이것 좀 보세요.”남자는 움찔하더니 다급히 핸드폰을 가로챘다.사진을 확인한 남자의 두 눈이 시뻘겋게 빛났다.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그는 조형욱이 건넨 핸드폰을 바닥에 내팽개치고 전화를 받았다.조형욱은 새로 산 핸드폰을 아련하게 바라보았지만 상사에게 불만을 얘기할 용기는 없었다.강이한은 싸늘한 목소리로 핸드폰에 대고 말했다.“무슨 일이죠?”“당장 본가로 좀 와.”수화기 너머로 진영숙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본가에서도 해외 기사를 본 것 같았다.강이한은 짜증스럽게 두 눈을 감았다.“바빠요.”지금 본가로 돌아가면 또 잔소리 폭탄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그럴 여유도 없고 가고 싶지도 않았다.진영숙의 분노한 고함이 고막을 찢을 것처럼 크게 들려왔다.“고집 그만 피우고 걔랑 이혼해!”현재 여론은 갑자기 방향을 바꿔 세강의 안주인이 남자랑 눈이 맞아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고 부추기고 있었다. 게다가 오늘 아침부터 시작된 여론의 열기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3개월 전, 수많은 기자들이 유영을 인터뷰하러 찾아다녔지만 유영은 홀연히 사라졌다.모두가 그녀를 찾고 있을 때, 이런 폭발적인 기사가 올라올 줄이야!진영숙도 그 기사를 보고 당황함을 금할 수 없었다. 평소에 순하고 나약하기만 하던 며느리가 이런 짓을 저지를 줄이야.이 폭탄 기사에 비하면 예전 기사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이혼, 불륜, 납치사건 그 모든 기사를 능가하는 스캔들이었다.강이한은 과거 전국 여자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수많은 재벌 여식들이 줄을 서서 강이한 한번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완벽했던 남자를 버리고 외국인과 함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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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집중하는 모습은 엄마를 많이 닮아 있었다.유영은 외국으로 나와서 이렇게 빨리 직장을 구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딸깍!라이터 소리와 함께 남자가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였다.유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남자를 바라보았다.“외삼촌, 의사가 금연하라고 했잖아요.”“그래, 그래. 알았어.”남자는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유영을 바라보고는 서둘러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유영은 그제야 표정을 풀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파리로 온 3개월은 그녀에게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그녀의 인생에도 수많은 변화가 찾아왔다.그는 이곳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외할머니는 상심을 견디지 못하고 얼마 되지 않아 부모님을 따라 저세상으로 갔다. 그랬기에 그녀는 자신에게 외삼촌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유라가 너 반만이라도 닮았으면 좋을 텐데.”남자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정유라는 정국진의 딸이자 유영의 사촌동생이었다. 정유라는 재벌가에 태어났지만 경영에는 취미가 없고 의학 연구에 매진했다.정국진은 그런 딸을 매우 못 마땅해했는데 유영이 나타나면서 그의 부담을 많이 덜어주었다.“외삼촌도 그만해요. 저 이거 빨리 처리해야 한단 말이에요.”외삼촌과 상봉한 뒤, 귀에 피가 나도록 들은 말이었다.“그래, 일해.”쾅!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요란한 소리와 함께 사무실 문이 벌컥 열렸다.이어서 비서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죄송합니다, 회장님. 이분이 꼭 회장님을 봬야 한다고 억지를 부리셔서….”유영과 정국진의 시선이 입구로 쏠렸다.상대의 얼굴을 확인한 유영의 얼굴이 차갑게 식었다.강이한이었다. 그의 뒤에는 조형욱이 따르고 있었다. 몇 달 안 본 사이에 그는 표정이 많이 험악해져 있었다.그에게서는 진한 살기마저 느껴졌다.강이한을 알아본 정국진이 인상을 찌푸렸다.“이게 어떻게 된 거지?”“회장님,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끌어내겠습니다.”비서가 용기를 내서 강이한에게 다가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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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귀국하는 비행기 안.유영은 전용 소파에 누워 고통스럽게 신음하고 있었다. 그녀의 옆에는 의사와 간호사가 상처를 처리해 주고 있었다.두 시간 전, 강이한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정국진의 회사로 쳐들어왔다.그가 주먹을 휘두른 순간, 유영은 정국진을 밀치고 대신 그의 주먹을 받아냈다.강이한은 화들짝 놀라며 멈추려고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고 주먹은 그대로 그녀의 어깨에 맞았다.분노한 정국진이 강이한을 죽이려고 달려들었지만 강이한이 데려온 경호원들이 달려 들어와 상황을 정리했다. 혼란을 틈타 강이한은 유영을 업고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비행기에 오른 순간부터 지금까지 둘은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강이한은 창가에 앉아 술만 퍼마시고 있었다.“좀 어때요?”전담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주먹에 맞아 탈골된 어깨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유영이 고통스럽게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데 조형욱이 다가와서 작은 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사모님이 사라진 동안 대표님은 줄곧 사모님을 찾고 계셨습니다.”유영은 말없이 시선을 돌렸다.강이한과는 더 이상 하고 싶은 얘기가 없었다. 몇 달이 지나도 강이한은 이혼 서류에 사인하지 않았고 법원 소환에도 불응했다. 그녀가 뭔가를 하려고 했지만 소은지는 자신이 알아서 한다며 그녀를 말렸다.강이한이 왜 자신을 그렇게 애타게 찾았는지 그 이유는 궁금하지 않았다.조형욱은 그녀가 말이 없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조 비서, 이리 와!”강이한이 싸늘한 목소리로 그를 호출했다.조형욱은 착잡한 눈빛으로 유영을 한번 보고는 다시 강이한에게로 다가갔다.두 사람이 다투기 시작하면서 그의 주변인들은 하루도 편하게 지내본 적이 없었다.강이한이 비틀거리며 그녀에게 다가갔다.“둘이 언제부터 시작한 거야?”유영은 황당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대체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 거지?강이한은 피해자의 눈을 하고 그녀를 추궁하듯 노려보고 있었다.그녀가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갑자기 욕설을 퍼붓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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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저택에 도착하자 장숙과 집사가 밖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사모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장숙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유영의 안색을 살피며 반겨주었다.몇 달이나 지났지만 여기는 바뀐 것 하나 없었다.그녀는 여기 있는 모든 것이 질리도록 혐오스러웠다.유독 장숙만 제외하고.그녀는 장숙을 향해 희미한 미소를 지어주었다.강이한이 고개를 돌리자 그 희미한 미소마저 다시 사라져 버리고 차가움만 가득했다.“들어와!”유영은 말없이 그를 지나쳐 안으로 들어갔다.그녀가 침묵할수록 강이한의 분노는 커져만 갔다.강이한은 소파에 털썩 앉아 담배를 꼬나물었다.익숙한 담배 연기에 유영이 인상을 찌푸렸다.“이제 나랑은 말도 섞기 싫다 그거야?”남자가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파리에서 다시 만난 뒤로 그녀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었다.유영은 한숨을 쉬며 그에게 말했다.“할 얘기 있으면 변호사 통해서 해.”“이유영!”“우리 사이에 더 할 얘기가 남았다는 것도 난 신기해.”“그 인간 때문이야? 나한테 이혼하자고 한 게 다 그 남자 때문이냐고?”“그래. 마음대로 생각해.”주변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았다.급하게 그녀를 만날 생각에 강이한은 정국진의 신분에 대해 따로 조사를 하지 않았다.유영도 굳이 오해를 정정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이 남자가 이대로 포기한다면 그건 그녀가 바라는 바였다.남자는 벌떡 일어서서 자리를 떴다.이대로 그녀와 계속 있다가는 목을 비틀어 버릴 것 같았다.유영이 혼자 남게 되자 장숙이 다가와서 안쓰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사모님, 왜 그렇게 도련님을 자극하세요. 이런다고 사모님한테 좋을 것 하나 없잖아요.”유영은 두 눈을 질끈 감고 그녀에게 물었다.“아줌마도 내가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하세요?”장숙은 입을 다물었다.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유영은 아무것도 따지지 않았다.여전히 시댁 식구들한테 공손하게 대했고 집안일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녀가 나약해서가 아니라 강이한이 그만큼 소중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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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진영숙은 유영과 마주 앉아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이렇게 노려보면 유영이 전처럼 기가 죽어 잘못을 빌 줄 알았는데 유영의 덤덤한 태도는 그녀를 미치게 만들었다.“아줌마, 차 좀 내다줘요.”“예, 사모님.”예전이었다면 유영이 직접 차를 내왔을 것이다.진영숙은 유영을 하녀 부리듯이 부렸고 고용인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일은 그녀가 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왔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유영은 도도하게 소파에 팔짱을 끼고 앉아 애착 인형을 쓰다듬고 있었다.진영은 자신을 무시하는듯한 그녀의 태도에 화가 치밀어서 바로 강이한에게 전화를 걸었다.“당장 집으로 와!”“지금 우리 집에 있어요?”“그래!”잠시 침묵이 흐르고 강이한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기사 보낼 테니까 본가로 돌아가세요.”“이한아!”진영숙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강이한은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녀의 생각은 단순했다. 당장 강이한이 유영과 이혼하고 그녀를 이 집에서 내쫓는 것.유영은 그러거나 말거나 한가하게 인형이나 쓰다듬고 있었다.핸드폰 진동음이 울리자 유영은 그 자리에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유영아, 괜찮아?”수화기 너머로 정국진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옆에 있던 진영숙에게 들릴 정도로 소리가 컸다. 진영숙의 얼굴이 퍼렇게 질렸다.유영이 뭐라고 하는지는 전혀 귀에 들리지 않았다.“제가 알아서 할게요. 걱정 마세요. 여기 일 다 처리하면 돌아갈게요.”돌아간다고?그 남자 곁으로?아침에 봤던 기사가 떠오르자 진영숙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다.유영은 발작하기 일보 직전인 진영숙을 보고 전화를 끊었다.아니나 다를까, 진영숙은 그녀를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이유영, 이 뻔뻔한 년!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어!”“아무리 남자에 눈이 멀어도 좀 그럴 싸한 남자를 만나든가! 그 남자 네 아빠뻘이야! 넌 수치심도 없니?”진영숙의 욕설에 유영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의도한 거라는 생각은 안 하세요?”“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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