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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Chapter 991 - Chapter 995

995 Chapters

제991화

다음 날 아침, 이유영은 지붕 위에서 여전히 똑똑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눈을 떴다. 밤새 내리던 비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옆에서 느껴지던 온기 역시 그대로였다. 이유영이 움직이는 기척을 느낀 강이한이 살짝 안으며 말했다.“깼어?”“당장 떨어져!”어젯밤, 도저히 피할 수 없어 잠들었지만, 이 남자는 대체 어디서 이런 뻔뻔함이 나오는 걸까? 이유영이 몸을 움직이려 하자 강이한의 큰 손이 이유영의 손을 단단히 감싸며 태연하게 말했다.“움직이지 마. 춥잖아.”이불 밖으로 팔을 뻗자 싸늘한 한기가 순간적으로 스며들었다.우천시는 여름에 오면 굉장히 쾌적하다고 한다. 전통 가옥은 단열 효과가 뛰어나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했다.강이한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이유영의 짜증과는 반대로 강이한의 목소리에는 묘하게 부드러운 인내심이 배어 있었다.강이한은 마치 오랜 시간 이런 순간을 기다려온 사람처럼 이 시간을 매우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았다.하지만 이유영은 속에서 화가 치밀었다.“일어날래? 내가 옷 입는 거 도와줄게!”“우지 씨를 불러.”시야를 잃은 이유영의 성격은 예전보다 한층 더 예민해져 있었다. 그런데 이 남자는 여전히 자기 멋대로 행동하고 있었으니, 이유영의 화가 터질 수밖에 없었다.강이한은 태연히 대답했다.“우지와 우현은 나갔어.”나갔다고? 말도 안 돼!우지는 이유영이 강이한과 단둘이 있기를 꺼린다는 걸 잘 알았기에, 늘 둘 중 한 명은 곁에 남아 있으려 했다.“강이한!”그러나 강이한은 이유영의 화난 기색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듯 여유롭게 말했다.“일어나기 싫으면 그냥 나랑 조금 더 누워 있어.”“...”이유영은 비록 자신의 표정은 볼 수 없었지만, 강이한의 농담 섞인 말에 자신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은 강이한이 옷을 입혀주는 것을 내버려둘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갑작스러운 상황 같았지만 강이한은 의외로 철저히 준비해 온 듯했다.강이한은 이곳의 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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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이곳이 싫어진 이유가 강이한과 함께 있기 때문일까? 한때는 이런 곳에서 강이한과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게 꿈이었던 적도 있었다.“우지를 불러줘!”이유영은 강이한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을 이제는 견딜 수 없었다.이유영은 이 모든 것을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강이한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아까 말했잖아. 우지랑 우현은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사러 나갔어. 여기 지역은 아침으로 특산 요리가 많거든, 그래서 주방에는 따로 요청하지 않았어.”“...”이유영은 잠시 말을 잃었다.그리고 그저 조용히 앉아 있었다.하지만 이유영의 이 침묵과 순응은 강이한이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이유영은 차라리 말없이 기다리는 쪽을 택했고 절대로 강이한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예전에 아무리 바쁜 아침을 보냈어도 강이한은 이유영이 아침에 어떤 루틴을 따르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내가 화장실까지 데려다줄게.”“필요 없어.”이유영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이러면 몸에 좋지 않아. 그냥 가자.”이유영은 더 이상 강이한과 실랑이를 벌이기 싫어 화제를 돌렸다.“네가 우지 씨와 우현 씨의 핸드폰을 가져갔지, 그렇지?”강이한은 잠시 멈칫했지만 솔직하게 대답했다.“그래.”“부모님께 내가 어디 있는지는 알려드리는 게 맞지 않아?”이유영의 마음속에는 이미 분노가 쌓여 있었다. 어젯밤 우지가 했던 말을 떠올리자, 감정은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을 정도로 터질 것 같았다.강이한은 여전했다. 여전히 타인의 감정은 조금도 배려하지 않았다. 한지음을 위해 이유영에게 어떤 짓까지 했는지, 그 기억은 이제 이유영에게 있어서 더 이상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고통이 되었다.하지만 강이한은 태연하게 말했다.“이미 쪽지를 남겼어. 네가 눈 치료를 받으러 갔다는 건 부모님도 알고 계실 거야.”“...”“치료가 끝나면 집으로 데려다 줄 거야.”이유영은 강이한의 말을 듣고 차갑게 숨을 몰아쉬었다.“그러니까 지금 우리의 모든 행방을 전부 숨겼다는 거잖아?”이유영의 목소리는 분노로 가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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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화

강이한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소문으로만 듣던 ‘염 선생’을 만나러 간 것이다.그 시간 동안 우지와 우현은 휴대전화를 빌리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찾아다녔지만, 아무 소득도 없었다. 강이한답게 이미 철저히 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아침에 나갈 때부터 강 선생님의 사람들이 우리를 감시했어요. 외부 사람들과 연락할 기회가 전혀 없었어요.”우지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강이한이 이유영을 둘러싼 모든 외부 연락을 완벽히 차단하려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이유영은 어둠 속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눈앞이 캄캄한 데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우지가 이유영을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아가씨.”“네?”“적어도 부인께는 아가씨 소식을 전해드려야 하지 않을까요?”임소미를 말하는 것이었다.우지와 우현은 임소미가 이유영을 얼마나 아끼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누구보다도 가장 애타게 이유영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 확실했다.아이를 잃은 뒤로, 임소미는 긴 세월을 고통 속에서 보냈다.그리고 현재 이런 상황까지 겹쳤으니, 임소미의 심정이 얼마나 초조하고 불안할지는 뻔한 일이었다.이유영은 머리가 지끈거렸다.“네.”이유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강이한에게 할 말은 이미 다 했지만, 그 남자는 끝내 뜻을 굽힐 생각이 없어 보였다.“밖에 비가 아직도 오고 있나요?”“네.”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지만, 우지의 대답을 듣고 나니 우천시의 비가 얼마나 지독한지 새삼 실감이 났다.이유영은 어둠 속에서 조용히 빗소리를 듣고 있었다.빗소리는 복잡하고 어지러웠던 마음마저 차분히 가라앉히는 힘이 있었다.강이한이 돌아왔을 때, 이유영은 처마 아래 놓인 의자에 앉아 있었다.우지가 걸쳐준 망토를 두른 채, 조용히 비가 오는 풍경과 녹아든 모습이었다.강이한의 몸에서는 축축한 빗물 냄새가 났다.강이한이 다가오자마자 이유영은 그 냄새를 감지했고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이런 자신의 반응이 너무 싫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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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화

“유영아.”강이한은 따스하면서도 아린 눈빛으로 온전히 자신을 밀어내려는 이유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유영을 떠올리면 가슴이 미어졌다.두 사람의 과거는 차마 떠올릴 수도 없을 만큼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더욱이 말로 꺼낼 수도 없는 상처였다.입 밖으로 꺼낼 때마다, 이미 아물어가는 흉터를 억지로 다시 뜯어내는 기분이었다. 칼에 찔리는 듯한 고통이 다시 스며들 뿐이었다.하지만 피할 수 없었고 그저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네 눈이 나으면... 그때 다시 이야기하자.”강이한은 무언가를 말하려다 결국 삼켜버렸다.그 목소리엔 쓸쓸함이 배어 있었다.이유영은 강이한의 말에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게다가 당장 의사를 만날 수도 없었다. 강이한의 말처럼, 그 의사는 정말 괴짜일지도 몰랐다.결국 오늘도 헛걸음이었던 건가?점심 식사 자리에서.“도와줄게.”이유영이 손을 뻗으려는 순간, 강이한이 이유영의 손목을 붙잡았다.그러나 이미 늦었다. 이유영 앞에 있던 컵이 손이 닿자마자 뒤집혀 버렸고 컵 안의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우지와 우현이 서둘러 다가와 물잔을 정리했다.그 사이, 강이한은 이유영을 안아 들어 올렸다. 덕분에 이유영은 물이 쏟아지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었다.강이한은 이유영을 안은 순간, 이유영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똑똑히 느꼈다. 강이한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던 말은 거짓말이 분명했다.어떻게 신경 쓰이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유영아.”이유영은 여전히 어둠을 두려워하고 있었다.지난 생에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데 익숙해졌던 이유영도 여전히 어둠은 공포였다.사실, 어둠 속의 삶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찬란한 햇빛 아래서 살아가길 원하니까.다양한 색채를 보고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면서 말이다. 이유영 역시 그런 것들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이었다.하지만 지금은...강이한의 기억 속엔 지난 생 이유영이 어둠 속에서 느꼈던 절망이 여전히 선명히 남아 있었다.그때의 강이한은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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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5화

이 정도도 못 견디겠다는 건가? 그렇다면 이유영은? 이유영은 이전에 강이한의 곁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견디고 참아내야 했던가? 강이한은 그런 기억조차 없는 것처럼 보였다.이유영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손 놔!”“네 상태가 나아지기만 하면, 네가 뭘 말하든 다 받아들일게!”강이한은 억누른 목소리로 말했다.모든 것은 이유영의 눈이 나아진 뒤로 미루어야 했다. 지금 이유영의 감정이 더 격해지면 안 됐다. 강이한은 진심으로 이유영이 걱정되었다.하지만 이유영은 이런 것을 전혀 개의치 않는 듯했다.강이한은 답답했다. 이유영을 도대체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이 손 놓으라고!”이유영의 목소리는 여전히 냉랭했다.강이한은 이유영의 완강한 모습을 바라보았다. 두 눈이 보이지 않아도 이유영의 단호하고 강한 의지는 뚜렷이 드러나 있었다.가장 진실된 이유영의 모습이었다. 그 순간, 강이한의 머릿속에 지난 생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두 사람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기 시작한 건 아마 이유영이 실명한 이후였던 것 같았다.실명하기 전까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강이한을 믿었다. 그때를 떠올릴수록 강이한의 마음은 점점 더 쓸쓸해졌다. 이유영이 말했듯 이유영은 강이한에게 정말 많은 기회를 주었었다. 하지만 강이한은 이유영이 준 기회들을 한 번도 소중하게 여겼던 적이 없었다.강이한 스스로가 그 기회를 놓친 것이다. 이유영을 조금도 탓할 수 없었다.“유영아!”강이한은 무언가 말하려 입술을 떼었지만,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유영은 강이한의 손을 강하게 뿌리쳤다. 그러나 이유영이 다칠까 봐 강이한은 결국 손을 놓고 말았다.이유영은 더듬거리며 숟가락을 잡으려 했다.우지와 우현이 이유영을 돕기 위해 다가가려 했지만, 이유영은 냉랭하게 말했다.“모두 나가줘.”“아가씨!”“나 혼자 할 수 있어요.”이유영의 목소리는 약간 떨렸지만, 여전히 차가웠다. 우지와 우현은 더 이상 다가갈 수 없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존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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