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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Chapter 1011 - Chapter 1020

1061 Chapters

제1011화

강이한은 이유영이 참아내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정작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안타까웠다.가능하다면, 이 쓰디쓴 약을 대신 마시고 싶었다. 그러면 이유영이 조금이나마 덜 고통스럽지 않을까 싶어서였다.“강이한, 내가 너를 얼마나 미워하는지 알아?”이유영은 앞으로도 이 약을 오랫동안 삼켜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몸이 떨렸다.그동안 마음 깊이 감정을 눌러 담고 살아왔던 이유영은 이 순간만큼은 더 이상 강이한 앞에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강이한이 너무 미웠다.“알아.”알고 있다니.“아니, 넌 몰라. 너는 아무것도 몰라.”이유영의 낮은 목소리에는 억누를 수 없는 슬픔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강이한은 아무것도 모른다.사람이 이렇게까지 누군가를 미워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깊은 상처를 받아야 하는지, 강이한은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이유영에게 강이한은 단순히 미운 사람이 아니었다. 강이한은 이유영의 상처 그 자체였다. 이유영이 받았던 고통의 근원이자 도저히 치유되지 않는 아픔이었다.“그래, 난 몰라.”강이한은 고개를 떨구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들 사이의 거리는 마치 끝없는 안개 속에 가려진 듯 희미하고 불확실했다.그런 불확실함이 강이한을 두렵게 만들었다.밤이 깊어졌다. 또다시 이유영은 약 한 그릇을 힘겹게 삼켰다. 그러나 결국, 이유영은 약의 쓴맛을 이기지 못하고 모두 토해내고 말았다.이 약은 강이한조차 감당하기 힘든 맛이었다. 이유영처럼 예민한 사람이 감당하기엔 더 고통일 것이다.강이한은 무력하게 이유영을 지켜보며 굳어버렸다.그러나 토해냈다고 끝난 것이 아니었다.다시 약을 마셔야만 했다.약을 억지로 다 마신 뒤, 이유영은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이미 기진맥진한 이유영을 강이한은 조심스럽게 안아 올렸다.강이한의 눈빛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애틋함과 고통이 담겨 있었다.처음에 우지와 우현은 강이한이 이유영에게 다가서는 것조차 불편해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강이한이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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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이유영의 목 아래 울퉁불퉁한 흉터를 손끝으로 느끼며 강이한의 눈빛은 깊은 고통으로 물들었다.처음에는 이유영의 피부도 함께 치료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유영이 약을 먹는 모습을 지켜본 뒤, 그만두기로 했다. 그 고통이 너무도 커 보였기 때문이다. 그제야 강이한은 깨달았다. 이유영이 왜 그토록 수술을 거부했는지, 왜 눈도, 피부도 모두 그대로 두려 했는지를.그것은 단순히 너무나 고통스러웠기 때문이었다.약을 먹는 것만으로도 이유영은 큰 고통을 견뎌야 했다. 그런데 몸의 회복을 위해 수술을 반복한다는 건 얼마나 더 끔찍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이유영이 말했듯이, 상처가 나면 쉽게 치료만 하면 끝나는 게 아니었다. 다칠 때의 고통도 크지만, 그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고통은 그보다 더 컸다.사람은 한 번 크게 상처받으면 그 상처를 회복할 용기마저 잃고 만다. 이유영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이유영은 지금 강이한에게 말해주고 있었다.자신은 이제 회복할 용기조차 없다고.이유영의 고통은 단순히 견디기 힘든 수준을 넘어 이번 생에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깊은 잠이 든 이유영에게 강이한은 조심스럽게 이불을 덮어주었다.이유영은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었다. 특히 밤에는 더 신경 써야 했다.염 선생님은 경고했다. 지금의 이유영은 특히 감기에 걸리면 안 된다고. 이유영의 몸 상태가 좋지 못하면 회복 과정이 훨씬 더 길어질 거라고 했다....현재 이유영이 가장 견디기 힘들어하는 건 약을 먹는 순간이었다. 이유영에게 마치 사형장에 끌려가는 것과 다름없었다.너무 괴롭고 힘들어서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였다.그 모습을 본 강이한도 속수무책이었다.“자, 입 벌리자.”“...”아직 약을 먹지도 않았는데 이유영의 이마에는 이미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 약이 얼마나 쓰디쓴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유영아?”이유영이 움직이지 않자, 강이한의 목소리는 한층 더 부드러워졌다.“강이한, 난 네가 정말 너무 미워!”이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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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오전.햇살이 희미하게 드린 마당에서 이유영은 손을 더듬으며 방향을 찾으려 애쓰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부드럽지만, 단단한 손길이 이유영의 손목에 닿았다.강이한은 이유영을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당기며 나지막이 말했다.“이런 건 하지 않아도 돼.”지난 생에서 이유영은 어둠에 적응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그러나 이번 생에서 강이한은 그런 노력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믿었다.“정말 나을 수 있을까?”이유영의 마음을 점점 잠식하는 의문과 불안이 점점 더 짙어갔다.그 약은 너무나도 썼다. 그런 약을 먹는 것만으로도 나아지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보여주고 있었다.“나을 수 있어.”강이한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눈빛엔 결의가 서려 있었다.그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유영을 반드시 나아지게 할 것이다.“...”정말로 나아질 수 있을까?지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유영은 어둠 속에서 살아갔다. 그 어둠 속에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고통과 두려움이었다.적응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두려움은 이유영을 놓아주지 않았다.이번 생에서 또다시 어둠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은 이유영에게 너무도 큰 부담이었다. 지난 생은 방향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쳐 주었다.만약 방향을 잃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탈출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이유영은 중요한 순간에 방향을 잃고 말았다.“강이한, 너 그거 알아?”“뭐?”“지난 생에서 나는 어둠 속에서도 모든 걸 잘 해냈어. 하지만 결국 방향 감각을 완전히 잃었어.”“유영아...”“연기가 퍼질 때, 나는 탈출하려고 했어.”그렇다. 이유영은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하지만 결국 무엇이 이유영을 포기하게 했을까?“그런데 왜 결국 포기했는지 알아?”이유영은 처음으로 지난 생의 이야기를 꺼냈다.이유영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과거를 직면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유영은 자신의 아픔을 마주할 용기를 내었다.“왜 포기했는데?”이 이유는 지난 생에서 강이한이 가장 이해하지 못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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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4화

강이한은 이유영의 말을 듣고 온몸이 얼어붙은 듯했다. 그의 눈빛은 폭풍처럼 흔들렸고 이유영을 안고 있는 팔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이유영이 그때 느꼈을 절망이 얼마나 깊었을까? 그 생각에 강이한의 몸은 떨림을 멈출 수 없었다.“그건 사실이 아니야. 내가 그랬을 리 없어!”강이한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어떻게 자신이 그런 짓을 할 수 있었겠는가? 차라리 모든 고통을 자신이 짊어졌을지언정 이유영이 그런 절망을 겪게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때의 상황이 어땠든 그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유영아, 제발 나를 믿어줘.”강이한의 목소리는 다급했고 마음속 깊은 연민과 자책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강이한은 자책하며 정말 죽어야 할 존재는 자신이라고 생각했다.그때 이유영은 얼마나 깊은 절망 속에 있었을까? 이유영과 함께한 10년, 그 오랜 세월 동안 이유영에게 주입된 정보는 결국 이유영의 세상을 무너뜨렸다.이유영이 그 세상을 떠날 때, 어떤 고통과 절망을 안고 떠났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지금 강이한은 그 모든 것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혀왔다.“하지만 한지음이 내게 말했어. 한지음도 너의 아이를 가졌다고.”그때 이유영은 진정으로 무너져 내렸다. 다른 거라면 몰라도 한지음이 강이한의 아이를 가졌다는 말은 이유영의 마지막 희망을 앗아갔다.이유영은 절망적이었다.정보의 홍수는 끊임없이 이유영을 덮쳤고 이유영은 그 모든 것을 견딜 수 없었다.강이한은 이유영을 안고 있는 팔이 떨리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그의 떨림은 이유영이 느꼈을 고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그때, 마지막 순간에 내 의식 속엔 너에 대한 증오뿐이었어.”이유영은 강이한을 용서할 수 없었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강이한을 용서할 수는 없었다. 이유영의 상처는 너무 깊었다.강이한은 모든 걸 깨달았다.이것이 바로 이유영이 강이한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였다.“알겠어. 더는 말하지 말자.”강이한은 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이유영이 내뱉는 모든 말이 강이한의 가슴에 날카로운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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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5화

그때 어떻게 이유영에게 그런 걸 강요할 수 있었을까?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그랬다. 강이한은 이유영에게 분명 강요하고 있었다.지난 생에서 한지음은 결국 이유영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다. 그래서 강이한은 이번 생에서도 이유영이 이온유라는 아이를 받아들이고 잘 돌봐야 한다고 제멋대로 결론지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이유영이 그런 말을 했을 때, 강이한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유영은 누구에게도 빚진 게 없다는 사실을.어쩌면 그래서였을지도 모른다. 이유영은 늘 이렇게 말했다. 한지음이 마지막에 어떤 고통을 겪었든, 그건 한지음이 받아야 할 벌이었다고.그것은 한지음의 업보였다.결국 이유영은 그런 절망 속에서 세상을 떠났으니.“내가 잘못했어. 정말 미안해.”강이한은 단어 하나하나에 진심을 담아 말했다.“그런데 당신은 나에게 이온유라는 아이를 받아들이라고 할 뿐만 아니라, 내가 한지음에게 빚진 게 있다고까지 인정하게 하려 했지?”사실 이런 건 쉽게 넘길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강이한은 숨이 막힐 듯했다. 그는 이유영에게 무엇 하나 요구할 자격조차 없었다. 어떤 자격도 없었다.이유영의 목소리가 다시 이어졌다.“심지어 월이를 희생해서 이온유를 구하려고까지 했잖아!”그 말은 차갑고도 날카로웠다.다른 일들은 어떻게든 넘어갈 수 있었지만, 이 일만큼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녀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어떤 일과도 비교할 수 없는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었다.“내가 잘못했어.”강이한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고통과 절망으로 뒤엉켰다. 과거에 이유영이 겪어야 했던 바로 그 절망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그 모든 고통이 밀려드는 파도처럼 그를 집어삼켰다.강이한은 마음이 아팠다.이유영이 느꼈을 고통을 이제야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 강이한은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감당하기로 했다.“잘못했다고?”이유영은 강이한의 입에서 나온 ‘잘못’이라는 말을 들으며 비웃었다.“당신이 뭘 잘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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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사실 결국 돌아보면, 이유영은 연서가 아니었기에 끝내 강이한의 편애를 받을 수 없었다.연서가 없을 때 그 편애는 누구에게 갔을까? 한지음, 이온유였다. 그러나 유독 이유영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다.이유영은 이 스무날 동안 줄곧 생각해 왔다. 만약 연서가 있었다면, 강이한의 편애는 아마도 전부 연서에게 갔을 것이다. 한지음이 아무리 계산하고 또 계산해도 결국은 그랬을 것이다.이 편애는 이유영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이유영은 본래 대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번 일이 있을 때마다 당연히 잊히기 마련이었다.“유영아, 상황은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사실.”“강이한, 이제 됐어.”이유영은 강이한의 말을 끊으며 한 글자 한 글자 똑똑히 말했다.끝내자.이 모든 것을 끝내자. 정말 이젠 충분하다.“유영아.”강이한의 목소리는 이미 팽팽했지만, 이유영의 말을 듣고 나니 더욱 가슴이 답답해졌다.무엇이 충분하다는 걸까? 왜 이런 말을 하는 걸까?“유영아.”“의사 선생님께는 내가 알아서 찾아갈게. 너는 돌아가.”서주로 돌아가라는 말이었다.두 사람 사이는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고 더 이상 가능성이 없는 관계가 되어 버렸다. 굳이 함께 있을 필요가 없었다.“나와 너 사이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어!”“...”“사실 너도 우리 사이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겠지?”단지 대역일 뿐인데, 마지막까지 가능할 리가 없었다.이유영은 한 번도 이렇게 평온했던 적이 없었다.그런데 이런 평온함은 강이한의 가슴을 답답하게 아프게 했다. 그는 이 평온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이것은 이유영이 강이한을 향해 소리치며 분노로 외치는 것보다 훨씬 더 그를 불안하게 했다.분노조차 없어졌기 때문이다. 강이한은 이유영의 마음속을 너무나 명확히 보았다.그리고 자신의 미래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유영은 이렇게 평온할 수 있었다.지금 이유영이 이런 평온함을 가진 이유는 이유영의 삶, 그리고 이유영의 미래 계획 속에 더 이상 강이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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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이 평온함은 강이한의 세계를 한순간에 무너뜨렸다.어디선가 ‘윙’ 하고 낮게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이한 세계가 완전히 산산조각 나는 것만 같았다. 그 소리는 마치 그의 내면에 깊게 박힌 감정을 쪼개고 흩뿌리는 메아리였다.참기 어려운 고통이었다.이유영이 겪어야 했던 모든 아픔을 이제는 강이한이 차례로 되새기며 겪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감정이 아닌 그를 파괴하는 기억의 폭풍이었다.한 여자가 처음엔 히스테릭하게 소란을 피우다가 고요해진다면, 그것은 실망과 고통이 충분히 쌓였음을 의미한다.“유영아, 아니야... 그럴 리 없어.”이유영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아니었다.강이한은 이유영이 어떤 사람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유영은 누구의 대신도 아니었다. 처음부터 독립된 존재로서 강이한을 마주했었다.이유영이 살짝 웃어 보였다.이유영의 눈앞은 어두웠고 세상이 흐릿하게 느껴졌다.사물조차 보이지 않는데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볼 수 있을 리 없었다. 이유영은... 볼 수 없었다.과거에는 정말로 알고 싶었지만 제대로 보이지 않았기에 이제는 아예 알아보기를 포기한 것인지도 몰랐다.강이한은 이유영을 더욱 단단히 끌어안았다.“유영아, 너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렇게 말하지 마.”이유영은 늘 자부심이 강한 사람이었다.특히 감정에 있어서만큼은 자존심이 남다른 사람이었다. 강이한은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유영이 자신을 낮추는 듯한 말을 했을 때, 강이한의 마음은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이유영의 말을 조금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유영은 침묵했다.이미 할 말을 다 했으니, 더 이상 말을 덧붙일 이유가 없었다. 이 남자가 그것을 받아들일지 아닐지는 그의 몫이었다. 시간은 느리게 흘렀다. 그러나 강이한은 떠날 기색이 없었다.서주는 지금 혼란 그 자체였다. 많은 이들이 강이한을 찾고 있었지만, 그 혼란 속에서도 강이한은 이유영 곁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때, 소식이 전해졌다.이온유의 병세가 재발했다는 것이다.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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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유영아.”결국 강이한이 침묵을 깨며 입을 열었다.그의 목소리에는 떨림이 묻어 있었다.이유영은 손에 들고 있던 작은 그릇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그 동작에는 신중함이 가득했다.강이한이 수없이 시력이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유영은 여전히 어둠 속에 머물며 스스로 적응하려 애쓰고 있었다.과거, 전생에서 이유영은 결국 삶에 대한 희망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이번 생은 달랐다.이번 생의 이유영에게는 소중한 사람들이 많았다. 부모님, 오빠, 그리고... 월이. 그래서 어떤 상황이 와도 이유영은 살아가야만 했다.염 선생의 의술도 수술도 그것이 완벽한 해결책이라는 보장은 없었다. 이유영은 누구에게도 희망을 걸지 않았다.그래서 이 어둠 속에서도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지만 이유영은 묵묵히 적응하고 있었다.그리고 곁에 있는 이 남자는... 결코 이유영의 의지가 되어준 적이 없었다. 전생에서도 그랬고 이번 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유영은 그것을 너무나 명확히 알고 있었다.“떠날 거야?”이유영의 목소리는 여전히 고요했다.“유영아.”“가 봐.”이유영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 그러나 그 차분함은 강이한의 마음을 단숨에 얼어붙게 했다. 강이한의 가슴이 순간적으로 쓰라렸다.과거, 전생에서 강이한이 한지음을 위해 떠날 때마다 이유영의 불편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그 불편함조차 완전히 사라졌다.이런 이유영을 보며 강이한의 마음속에 죄책감과 불안이 들끓었다. 요즘, 우천시에서 이유영과 함께하는 동안, 강이한의 마음은 점점 더 무거워져만 갔다.이유영과의 대화는 강이한의 내면을 죄책감으로 잠식해 갔다.“유영아.”강이한은 깊은숨을 내쉬며 이유영의 이름을 불렀다.이유영은 잔잔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러나 그 미소는 너무나 평온했다.“나도 알아. 생사가 걸린 문제잖아. 어쩔 수 없겠지.”이유영은 너무도 침착했다.이 말을 하는 도중에도 이유영은 침착함을 유지했다.이런 태도가 오히려 강이한의 마음을 아프게 찔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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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9화

결국 강이한은 떠났다.이온유의 병세가 재발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는 이유영 앞에서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결국 발걸음을 옮겼다.식당은 한동안 적막에 잠겼다.우지와 우현은 고개를 숙인 채 마음 아프게 이유영을 바라보았다.“아가씨.”우지가 앞으로 다가가 이유영을 안아주려 했다. 하지만 이유영은 차분히 손을 들어 우지의 움직임을 멈췄다.“편애가 뭔지 알겠죠?”편애.그랬다. 만약 그 사람의 마음속에서 유일한 존재가 아니라면, 그 사람은 많은 순간에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선택할 것이다.그리고 그 선택이 나를 향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그 사람의 마음속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더라도 결국엔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과거의 이유영은 이런 이치를 알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깨달았다.이유영은 강이한의 마음속에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을까? 물론 이유영도 소중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대역으로서의 자리였다. 대역은 결코 그 사랑을 받을 수 없었다.“아가씨, 이제 더는 신경 쓰지 말아요. 네?”우지가 다정하게 위로하며 말했다. 우지의 말에 이유영은 눈길도 돌리지 않은 채 대답했다.“우지 씨.”“네, 아가씨.”“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키는 법을 배워야 해요.”세상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만큼 단순하지 않았다.과거 강이한과의 관계에서, 이유영은 자신을 너무 과신했다.그리고 그 과신은 결국 이유영에게 큰 상처와 고통을 남겼다.“네, 아가씨.”“...”“기억할게요.”이유영과 강이한의 관계를 본 이상, 감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짐이 될 수 있는지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자칫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되는 법이다....강이한은 우천시를 떠났다.강이한의 행적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박연준은 강이한의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강이한이 우천시를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박연준은 즉시 우천시로 향했다.강이한은 서주에 도착했고 박연준은 우천시에 도착했다.다음 날 아침.이유영의 방에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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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강이한을 용서할 수 없는 것처럼 박연준 또한 이유영에게는 마찬가지였다.남자는 이유영의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대신 이유영의 눈앞에서 손을 흔들며 물었다.“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야.”박연준의 질문에 이유영은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박연준은 조용히 의자를 끌어 이유영의 옆에 앉았다.테이블 위에는 우지와 우현이 정성껏 끓인 영양죽이 놓여 있었다. 대추를 넣어 이유영의 몸 상태를 배려한 것이었다.정씨 가문 사람들은 늘 이유영을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었다.“정말 미안해.”박연준의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다. 박연준의 사과는 알프산에서 있었던 일을 가리키고 있었다.그는 단지 이유영이 연서의 일에 대해 알지 못하게 하려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알프산의 눈과 태양이 이유영에게 이렇게 깊은 상처를 줄 줄은 몰랐다.이유영은 담담히 말했다.“결국 일어날 일이었어.”이유영은 박연준의 사과를 의외로 평온하게 받아들였다.시간이 흐르면 사람은 사소한 일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 이유영은 이제 그런 사람이었다.이유영에게는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다. 과거의 이유영이었다면 분명 감정을 폭발시키고 히스테릭하게 굴었을 것이다.그러나 지금의 이유영은 자신의 시력 문제에 대해서 이미 마음속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과거 의사 선생님은 이유영의 눈은 수술 외에는 회복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다만 염 선생이 있었다면 수술 없이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단지 가능성일 뿐, 절대적인 보장은 없었다.“네가 그랬어?”이유영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유영이 묻는 것은 이온유의 일이었다.강이한이 떠나자마자 박연준이 우천시에 나타난 것을 보고 이유영은 이 사건은 박연준과 관계있다고 생각했다.남자는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이미 눈치챘군.”이유영은 냉소적으로 말했다.“역시 네가 꾸민 일이네.”강이한이 또다시 박연준의 손에 놀아난 것이다. 그리고 이유영 역시 다르지 않았다.이제는 강이한을 멍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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