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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후 전남편과 이혼의 모든 챕터: 챕터 971 - 챕터 980

1061 챕터

제971화

여진우가 돌아왔을 때, 강이한은 여전히 정원 한가운데 서 있었고 떠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여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무심코 집 안쪽을 힐끗 보았다.여진우는 주먹을 가볍게 쥔 채 천천히 강이한에게 걸어갔다. 두 사람이 마주 선 순간, 공기는 팽팽하게 얼어붙었다.“지금 상황에 여기까지 올 여유가 있다니, 놀라운 일이군.”여진우가 말했다.서주의 상황은 어떠한가? 정국진이 발을 뗀 이후 이유영은 서주와 거리를 두었지만 여진우만큼은 그곳의 변화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지금 서주는 강이한과 박연준에게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서주의 혼란 속에서도 강이한은 이곳까지 올 결심을 한 것이다.강이한은 여진우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이유영을 떠올리게 할 만큼 닮아 있었다. 그 얼굴을 보며 강이한의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전생에, 강이한은 이유영과 여진우가 남매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사실 조금만 더 주의 깊게 봤더라면 그들의 닮은 점을 쉽게 알아차렸을 것이다.그랬다면 서주에서 여진우를 만났을 때 이유영이 세상에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바로 알았을지도 모른다.“널 과소평가했어. 이렇게 빠져나올 줄이야!”강이한은 서주를 언급하며 말했다.여진우가 만약 능력이 없었다면, 이번 서주 사태는 여진우에게도 큰 위기가 되었을 것이다.하지만... 여진우는 담담히 말했다.“인생은 많은 선택지로 이루어져 있지만 때로는 중요한 것 중 일부를 포기해야 해!”여진우의 말은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강이한은 여진우의 말을 곱씹으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중요한데 포기한다고?여진우는 강이한이 말할 틈을 주지 않고 이어갔다.“하지만 너한텐 포기라는 건 없어 보이네.”“...”“예를 들면, 이온유...”이온유. 그렇다.강이한과 이유영 사이의 핵심 갈등은 연서였고 그 문제를 가로막는 가장 큰 존재는 바로 이온유였다.강이한은 여진우를 바라보며 입술을 다물었다.여진우는 더는 말을 덧붙이지 않고 등을 돌려 집 안으로 걸어가며 조용히 말했다.“서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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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남자의 따뜻한 손끝이 이유영의 눈가를 살며시 스쳤다.아주 조심스럽게...이유영은 마치 그 온기가 자신을 태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무거웠다.여진우가 부드럽게 말했다.“의사 말로는 상황이 심각하대. 이번엔 제발 말 좀 들어줘, 응?”“응.”그동안 가족들은 계속해서 이유영이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유영은 전생에 겪었던 어둠 속에서의 공포가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이유영은 다시 과거의 어둠 속으로 빠지기 싫었기에 항상 핑계를 대며 수술을 미뤘다.사실은... 두려움 때문이었다.눈 수술은 본래 위험이 따르는 일이었다. 실패라도 한다면 이유영에게 남는 것은 끝없는 어둠뿐이었다.그 고통은 전생에 이미 충분히 겪었다.그렇기에 이유영은 다시는 그런 어둠 속에서 단 한 순간도 살고 싶지 않았다.그 어둠은.마치 악마의 동굴과 같았다. 그곳에서는 어떤 출구도 찾을 수 없었다. 그 고통이 얼마나 깊은지, 그것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일이었다.“유영아.”“응?”“수술 전까지는 최대한 마음을 가볍게 가져봐. 그러면 수술에도 좋을 거야.”여진우의 말은 단호하고도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그는 마치 곧 기증자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말투였다.여진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이유영이 갑자기 그의 손을 붙잡았다.“왜?”여진우가 고개를 숙이며 물었다.이유영이 조용히 말했다.“모든 건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기자, 알겠지?”이유영의 목소리는 단호했다.여진우는 잠시 멈칫하며 이유영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유영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정씨 가문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최상의 수술 환경을 준비하는 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하지만 이유영이 지금까지 고집을 꺾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이유영은 너무 많은 고난을 겪었다.강이한, 한지음, 이온유... 이들은 모두 이유영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고통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유영은 이런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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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서주가 이런 상황인데도 강이한은 굳이 파리로 찾아갔다.이유영 때문만은 아니었다. 또 다른 이유는 아마도 아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번 사건 이후, 아이의 마음속에서 강이한은 어떤 존재로 비치고 있을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이정은 깊게 숨을 고르며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아가씨를 보셨습니까?”소월이...강이한의 머릿속에는 자신을 보자마자 이유영 품으로 달려갔던 작은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월이는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강이한의 가슴은 답답함으로 꽉 찼다.아무리 숨을 고르려 해도 가슴 깊은 곳의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다.소파에 몸을 기댄 채 담배를 하나 피워 물며 무겁게 말했다.“그 사람... 소식은 들었어?”강이한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그 사람에 관해 묻기 시작하자 이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강이한 가까이 다가가서 말했다.“염 선생님은 지금 우천에 머물고 있습니다.”“우천?”“네, 주소는 이미 알아냈습니다. 몇 년간 그곳에서 은거하며 지내고 계셨습니다.”염 선생님은 명망 높은 의학자였다. 그는 70세에 서주 국제병원에서 은퇴한 후 행방을 감추었는데 그의 진료는 항상 예약이 어려웠으며 그의 손을 거친 환자는 어떤 이유로 실명을 겪더라도 결국 시력을 회복했다는 소문이 있었다.강이한은 이 사람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과거 그는 한지음을 데려가려 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염 선생님이 이미 은퇴한 후라, 아무리 애를 써도 그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그런데 지금, 드디어 찾아내게 되었다. 강이한은 이유영과 함께 전생을 경험했기에, 이유영이 무엇을 가장 두려워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유영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어둠이었다. 수술을 계속 미뤄왔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차라리 흐릿하게나마 보이는 것을 선택했다.수술이 실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무서웠기 때문이다. 만약 수술이 실패한다면, 평생 어둠 속에 갇히게 될 터였다.이유영은 이미 한 번 어둠 속에서 그 모든 고통과 무력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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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이정은 그제야 깨달았다. 강이한이 내리는 모든 결정이 결코 그에게도 쉽지 않았다는 사실을.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선택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적어도 이유영은 끝내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이번에 우천으로 간다면, 최소 반년은 걸립니다.”이정은 무거운 목소리로 강이한에게 말했다.반년.평소라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지금처럼 서주가 긴박한 상황에서는 반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질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이정은 강하게 반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강이한의 태도를 보니 이미 마음을 굳힌 듯했다.여진우의 말이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중요한 것, 그리고 포기.삶에는 지켜야 할 것이 많지만, 때로는 과감히 선택하고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강이한은 이유영에게 너무 많은 것을 빚지고 있었다. 전생에서도, 그리고 이번 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유영이 지금 이 상황에 처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자신 때문이었다.“알겠습니다.”이정은 고개를 끄덕였다.강이한의 눈빛은 단호했다. 이 순간, 이정이 강이한에 대한 모든 의문과 흔들림이 경외심으로 바뀌었다.이 남자는 냉혹한 사람이 아니었다.강이한의 삶에는 지키고자 하는 소중한 것들이 너무 많았다.주위 사람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 결코 눈을 감고 지나칠 수 없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한편.서주의 상황은 점점 더 긴박해지고 있었다. 엔데스 가문 역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엔데스 명우가 서주에 나타났다. 최근 들어 그는 반산월을 드나드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그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소은지.”남자는 커피잔을 우아하게 들어 올리는 여자를 바라보았다.엔데스 명우의 눈빛은 깊고 차가웠다.하지만 소은지는 그를 비웃듯 바라보며 그의 이가 갈릴 정도로 억눌린 분노를 아무렇지 않게 감상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 여자, 곧 죽어?”소은지의 입가에 비웃음이 떠올랐다.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남자의 차가운 기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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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언제 조건을 말했다는 건데?도대체 언제였다는 걸까?눈 내리던 날, 설선비의 추락 사건과 자신은 무관하다며 반복적으로 항변했던 그때를 말하는 걸까?‘넌 나를 이렇게 대할 자격이 없어.’라고 했었던 말을 가리키는 걸까?그 모든 말 속에는 소은지가 엔데스 명우에게 내건 조건들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결과는?결과는 뻔했다.소은지는 똑똑히 보았다. 그가 청하시 사업을 하나씩 무너뜨리며 소은지의 명성을 어떻게 철저히 짓밟았는지.청하시에서는 패배를 모르는 전설적인 변호사 소은지의 진짜 얼굴에 대한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떠들썩했지만, 그 기사를 본 소은지의 마음은 고통과 분노로 폭발 직전이었다.“과거에 나를 파멸로 몰아넣을 때 그토록 신속하고 냉혹하더니, 여섯째 도련님도 감정에 얽매일 때가 있다니 놀랍군.”소은지의 말은 점점 더 얼음처럼 차갑고 날카로워졌다.그랬다.그날, 소은지는 엔데스 명우에게 모든 진실과 자신의 요구를 분명히 전했다.하지만 그는 단 한 번도 소은지의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조건을 듣겠다니! 소은지의 삶에는 더 이상 조건이라는 것이 남아 있지 않았다.설령 소은지가 내건 모든 조건이 하나하나 충족된다고 해도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그건 소은지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나는 항상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나아가는 사람이야.”소은지는 엔데스 명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네가 나한테 주는 보상들이 지금 와서 무슨 의미가 있겠어?”설령 같은 사회적 위치를 되찾아준다 해도 그것은 소은지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자신의 힘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이 모든 것을 소은지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그 어떤 보상도 소은지에게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했다. 그게 지금의 소은지였다.“정말 잘난 척하는군. 스스로 대단하다고 착각하지 마. 사실 너도...”“맞아, 난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해. 하지만 예전에 내 대단함은 절대 착각이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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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소은지, 네가 그 사람과 정말 오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그 사람 마음속에 네 자리는 없어. 언젠가 너는 버려질 거야. 그리고 그때가 되면...”“그때쯤이면, 여섯째 도련님, 네가 수모를 당하는 모습을 실컷 봤겠지. 너의 모든 추한 꼴을 확인했으니 나는 손해 볼 게 없어.”“...”말이 끝나자, 남자의 분위기는 한층 더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소은지는 단순히 다루기 어려운 상대를 넘어 강철 같은 의지를 가진 난공불락의 존재였다.결국, 엔데스 명우는 화를 억누르며 소은지를 뒤로하고 자리를 떠났다.지금의 소은지는 그야말로 어떤 말도 통하지 않는 상태였다. 엔데스 명우가 내놓을 수 있는 모든 조건을 제안했음에도 소은지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소은지의 이런 태도는 엔데스 명우에게 증오와 답답함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차 안에서.옆자리에 있던 배천명이 어색한 공기를 감지하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은지 아가씨 쪽에서 여전히 거절이신 건가요?”‘아가씨’라는 호칭은 엔데스 명우의 측근들 사이에서 소은지를 지칭하는 통상적인 표현이었다.과거에, 누군가 그녀를 ‘일곱째 사모님’이라 불렀다가 엔데스 명우에게 바로 응징당해 입에 피를 흘리며 쫓겨난 일이 있었다.이런 일화를 통해 알 수 있듯, 엔데스 명우는 소은지와 엔데스 현우의 관계를 절대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소은지의 완강한 태도에 관해 이야기하는 배천명의 물음에, 엔데스 명우는 한 손으로 짓눌리듯 아픈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이 여자를 너무 쉽게 본 것 같다.”이 말 속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엔데스 명우가 처음 소은지를 자신의 곁에 두기 위해 어떤 수단을 썼는지는 이제 기억도 나지 않았다.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소은지를 굴복시켰던 걸까?분명한 것은, 소은지가 끝내 그에게 완전히 굴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겉으로는 순응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소은지의 눈 속에 담긴 강인한 고집은 언제나 선명했다.수년간 얼마나 많은 여자가 그에게 몰려들었는가? 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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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7화

엔데스 명우는 비록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상황이 소은지에게 철저히 휘둘리고 있다는 사실은 명백했다. ...백산 별장 쪽 상황.아침부터 백산 별장은 완전히 혼란에 빠졌다.백산 별장은 이유영의 실종으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유영이 편지 한 장만을 남기고 없어졌다. 그런데 그 편지의 글씨는 이유영의 필체가 아니었다.정국진이 편지를 들고 살펴본 뒤 이 글씨는 강이한 것임을 확신했다. 편지 내용은 단 한 문장이었다.“무사한 상태로 데려올 겁니다.”“무사한 상태? 무사한 상태라는 의미를 알고 하는 말인 건가?”분명한 것은, 임소미도 이 편지가 누가 쓴 것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어제 강이한이 여기 나타났고 오늘 아침 이유영이 사라졌다.백산 별장의 모든 보안 시스템을 무사히 뚫고 사람을 데리고 나가다니, 강이한의 능력은 확실히 대단했다.그러나 강이한의 이런 능력은 사람들의 이를 갈게 만들었다.정국진의 눈빛 역시 날카로웠다.“국진 씨, 반드시 유영이를 데려와야 해요. 반드시...”임소미는 이미 감정이 북받쳐 올라 더 이상 억누를 수 없는 상태였다.많은 일이 벌어진 뒤였다.임소미는 이제 강이한이 이유영에게 재앙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그와 함께 있는 한, 무사할 리가 없었다. 이유영이 무사히 돌아오기만 해도 다행일 정도였다.“알겠어.”정국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정국진의 눈에도 살기가 번뜩였다.이유영은 지금 누구보다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심지어 수술을 앞둔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시기에 이유영을 데려가다니.다른 때는 마음대로 날뛰어도 괜찮다 쳐도, 지금은... 여진우의 사람들까지 이유영을 찾으러 나갔다.그 순간, 반산월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집사가 전화를 받은 뒤, 엄중한 표정으로 다가왔다.“사모님, 선생님!”“무슨 일이야?”“반산월 쪽에서...”여기까지 말하고 집사가 잠시 머뭇거렸다.“반산월에 무슨 일이야?”이미 충분히 긴장한 상황에서 반산월 이야기가 나오자, 사람들은 더욱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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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국진 씨, 제발 유영이를 꼭 데려와 주세요!”임소미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유영을 반드시 빨리 찾아와야 한다. 절대로 강이한 곁에 남겨둬선 안 된다.현재 서주의 분위기 또한 심상치 않았다. 게다가 강이한이 서주에서 가진 특별한 신분을 생각하면 이유영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리 없었다.그 순간, 여진우가 모습을 드러냈다.임소미는 재빨리 여진우에게 다가가 물었다.“진우야, 소식 있어? 설마 서주로 간 건 아니지?”서주!강이한이 이유영을 데려갔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이 처음 떠올린 건 서주였다.지금 서주의 상황을 보았을 때 강이한이 이유영을 서주로 데려갔을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그런데 서주의 상황 자체가 이미 그리 좋지 않은데 강이한이 하필이면 지금 이유영을 데려갔으니... 임소미는 이미 이성을 잃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여진우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이 답변은 모두의 마음을 더욱 초조하게 했다.아니라고? 서주로 간 게 아니라고?“강이한과 함께 파리에서 온 이정은 돌아갔지만, 강이한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이 말을 듣자, 임소미는 완전히 기운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서주의 상황이 지금 이상하긴 하지만, 만약 강이한이 이유영을 서주로 데려갔다면 최소한 목적지가 있어 이유영을 데려올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강이한은 자신이 데려온 사람을 되돌려보냈을 뿐, 이유영을 데리고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유영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저런 사람과 엮인 걸까!”임소미는 분노와 좌절감에 휩싸였다.정국진도 임소미와 마찬가지로 긴장된 상태였다.이 소식은 그들에게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상황을 모를수록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기기 쉽다.게다가 그들은 이미 연서라는 사람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유영이 강이한에게 중요한 존재가 아니란 사실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이런 상황에서는 더욱 위험이 따를 가능성이 높았다.중요하지 않은 존재는 언제든 필요에 따라 희생될 수 있는 운명이었다.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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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머리가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상태로 눈을 뜬 이유영은 곧 이상한 점을 느꼈다. 침대가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심하게 흔들렸다.상황을 확인하려고 눈을 떴다.그러나 눈을 뜨는 순간, 이유영의 온몸이 얼어붙었다. ‘휙’ 하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이유영은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떠보았다. 그러나… 어둠뿐이었다. 눈앞은 온통 깜깜했다.손을 뻗었지만, 손끝조차 보이지 않는 깊은 어둠이었다.눈앞에서 손을 흔들어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아무리 어두워도 시력이 있다면 손그림자 정도는 보인다고. 그러나 지금 이유영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이유영이 이런 상태로 정신을 차리려 애쓰는 동안, 강이한이 움직임을 느꼈다.다가가 보니, 이유영이 침대에서 일어나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두 눈은 공허하고 생기를 잃은 채 텅 비어 있었다. 강이한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사람의 눈이 저토록 생기 없이 죽어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그리고 지금 이유영은…“유영아…”가슴이 답답하고 아프기까지 했다. 입을 열었을 때, 강이한의 목소리는 떨림을 감출 수 없었다.이유영은 강이한의 목소리를 듣고 몸이 더욱 긴장했다. 그의 방향을 향해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무언가를 보려는 듯했다.설마…“너…”설마 지난 생으로 돌아온 건가? 아니, 그럴 리 없어!“대체 무슨 일이야?”강이한이 앞으로 다가와 이유영을 단단히 끌어안았다.이유영은 창백한 얼굴로 귀신이라도 본 듯 강이한을 밀어냈다. 그 순간, 이유영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과 가능성이 스쳐 지나갔다.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썼지만, 진정은커녕 점점 더 불안해졌다. 마치 폭풍처럼 이유영의 신경과 이성을 휘몰아쳤다.“여기가 어디야?”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이유영은 간신히 마음을 다잡고 거친 목소리로 물었다.강이한이 답했다.“비행기 안이야.”비행기?이유영은 지난 생을 떠올리려 애썼다. 강제로 수술을 받은 뒤로 강이한이 이유영을 홍문동 밖으로 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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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0화

우천시?그곳은 매우 아름다운 곳이었다. 이유영이 예전에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이유영이 언젠가 강이한에게 시간이 나면 꼭 데려가 달라고 했던 곳이었다.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잠시 머물러 그곳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정서를 느껴보고 싶다던 곳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이런 방식으로 가게 될 줄은 몰랐다.“날... 집으로 보내줘!”단호한 목소리의 이유영에게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이유영은 우천에 가고 싶지 않았다. 이유영이 지금 원하는 것은 그저 이 남자에게서 멀리 떨어지는 것뿐이었다. 특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 어둠 속에서 무력감에 휩싸인 채 그와 함께 있는 건 더더욱 견딜 수 없었다.이유영은 지금 원하는 것은 단 하나였다.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강이한의 곁에 있고 싶지는 않았다. 단 한 순간도.“조금만 더 견뎌.”강이한은 이유영 옆으로 다가가 얼음처럼 차가운 이유영의 손을 잡았다.이유영은 강이한의 손을 단번에 뿌리치려 했다. 그러나 이번엔 강이한이 손에 힘을 주며 단단히 붙잡았다. 이유영은 결국 그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온몸이 떨렸다.강이한도 이유영의 떨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유영아.”“내 손… 놓으라고 했잖아!”이유영의 목소리 역시 떨렸다. 그 떨림은 이 남자에 대한 완전한 거부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강이한은 이유영이 자신을 거부하고 있다는 걸 뚜렷이 느꼈다. 그 거부감은 강이한의 마음을 더 답답하고 고통스럽게 만들었다.“절대로 널 놓지 않을 거야.”강이한의 목소리는 무겁고 쓸쓸했다.그래, 놓지 않겠다고.“...”놓지 않겠다고? 지금에서야 이런 말을 하는 게 무슨 의미란 말인가? 이유영은 강이한의 손을 뿌리치려 안간힘을 썼지만, 강이한은 이유영을 완전히 끌어안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강이한이 팔에 힘을 주자 이유영은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강이한!”“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이유영의 몸이 끊임없이 떨리고 있었고 그 떨림은 강이한의 가슴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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