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연수는 윤아의 잔잔한 호수 같은 표정에 어쩔 수 없이 자리에 앉았다. 다시 앉긴 했지만, 연수는 여전히 화가 사그라지지 않은 듯 아랫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윤아 님. 저 사람들이 하는 말 못 들으셨어요? 정말 너무 한 거 아니에요? 정말이지 당장 달려가 저 인간들 입을 찢어버리고 싶어요.”반면 윤아는 느릿하게 말했다.“그리고 나서는? 저 사람들 말 몇 마디에 반응했다가 구내식당으로 쫓겨나 밥 먹는 것도 모자라 저들이 하는 말에 찔려서 손까지 댔다는 소리 듣게 할거예요?”윤아의 말에 연수는 미간을 찌푸렸다.“윤아 님.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알아요. 그런 뜻 아닌 거. 하지만 지금 저 사람들한테 따지러 간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연수 씨가 반격하든 안 하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까지 막을 순 없어요.”연수는 입술을 깨물었다.“그렇다고 윤아 님이 저런 모욕을 당하는 걸 듣고만 있으라고요? 전 못해요.”자신을 대신해 화를 내주는 연수의 모습에 윤아는 마음이 찡해났다. 평소에는 아무 말도 못 하는 겁쟁이인 줄만 알았는데 관건적인 순간에는 이렇게 불같은 사람일 줄은 몰랐다.윤아는 못 말린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사실 모욕이라고 할 수는 없죠.”그의 말에 연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윤아 님. 뭐라고요?’“저 사람들이 한 말 다 맞죠. 우리 집이 망한 것도, 수현 씨에게 아무 도움도 안 된다는 것도.”“그럴 리가요...”연수는 계속해서 윤아를 대신해 말해줬다.“윤아 님이 회사에서 제일 도움이 많이 되는 사람인걸요. 능력이 이렇게 출중하신데 어느 회사든 윤아 님을 원할걸요. 윤아 님만 계시면 범이 날개를 얻은 격이니까요. 저 사람들 하는 말 하나도 안 맞아요.”“됐어요.”윤아가 서둘러 수연의 말을 멈췄다.“어서 먹어요. 그 정성으로 돌아가서 더 많이 배우세요.”연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윤아의 모습에 뭐라 더 말하기도 무안해 그저 화를 삭이며 밥을 먹었다.식사를 마친 윤아는 무표정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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