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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화

연성훈이 앉아있을 때, 옆의 우보현이 달려와 연성훈에게 물었다.“성훈 씨, 대단한데요? 임아은 말을 들어보니까 술집에서 성사된 거라면서요? 어떻게 한 거예요?”연성훈은 우보현을 힐끔 보고 대답했다.“말했잖아요. 그저 식은 죽 먹기라고요. 그 사람들이 우리한테 빚을 졌으니 나는 돈을 주지 않으면 가지 않겠다고 문 앞에서 별짓을 다 했거든요. 그러니까 창피하다고 생각해서 돈을 주던데요.”연성훈의 말에 우보현 등 사람들은 놀라서 굳어버렸다.임아인은 바로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돌아온 후 자세히 얘기하지 않고 그저 연성훈이 한 일이라고 했다.하지만 연성훈의 말을 들으니 살짝 웃겼다.다른 사람들은 연성훈의 말을 믿지 않는 듯했다. 우보현은 연성훈에게 계속 물었다.“정말이에요? 그렇게 쉽다고요?”“네. 쉽다니까요. 1억 2천을 거저 주운 거죠.”연성훈이 헤헤 웃었다.다른 사람들은 연성훈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했다. 예전에 많은 사람들이 갔었으나 다 병원으로 이송됐으니까.물론 그 사람들이 억지를 부린 적은 없었다. 설마 정말 억지를 부려서 클럽 쪽에서 일이 커질까 봐 그런 건가?우보현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질투가 났다.2억 4천의 인센티브다. 1억 2천을 거저 가진 것과 같았다. 영업팀 팀장인 그도 1년을 벌어도 못 모을 돈이었다.“연성훈!”이때 누군가가 연성훈을 불렀다.고개를 돌리니 좋지 않은 표정의 방혁이 연성훈을 쳐다보고 있었다.방혁은 원래 그 일로 임아인을 협박할 생각이었다. 협박으로 임아인이 자기의 시중을 들게 하려고 했었단 말이다.하지만 연성훈이 임아인을 도와 이 일을 해결해 줬으니, 방혁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무슨 일이죠?”연성훈이 시선을 들어 물었다.옆의 영업 2팀의 사람들은 입가 근육이 파르르 떨렸다.영업팀에서는 누구도 감히 방혁과 이런 태도로 얘기하지 못했다. 이런 건 연성훈이 처음이었다.방혁은 미간을 찌푸리고 차갑게 웃더니 얘기했다.“내 사무실로 와요. 우리 부대표님이 찾으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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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이윽고 방문이 열리고 표현준이 걸어서 방으로 들어왔다. 그는 배주혁을 보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배 대표가 왜 여기에 있죠?”배주혁은 바로 일어나 공손하게 얘기했다.“표 대표님, 그게, 우리 새로 온 사원이 스카이 클럽의 사건을 해결했다고 들어서 얼굴도 보고 대화도 나눌 겸 왔습니다.”그는 표현준의 앞에서 연성훈을 협박하러 왔다고 얘기하지 않았다.옆의 연성훈은 그저 가볍게 웃었다.아까까지만 해도 잘난 체하던 놈이, 지금은 벌벌 기고 있으니.표현준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얘기했다.“잠깐 나와볼래요? 할 얘기가 있어요.”배주혁은 위협적인 시선으로 연성훈을 쳐다보았다. 연성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표현준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 표현준은 박수를 하더니 얘기했다.“다들 업무 잠깐 중단하세요. 할 얘기가 있습니다.”모든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표현준을 쳐다보았다.“어제 저는 우리 연경 방씨 가문의 제선 그룹과 합작 프로젝트를 따냈습니다. 영업팀 쪽에서 업무를 도와줘야 할 것 같습니다.”표현준이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방씨 가문이라니.그건 정말 대단한 명문가였다. 기초도 단단해서 돈도 많았다.이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사람은 인센티브도 많이 받을 것이고 승진을 할 수도 있었다.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앉는 것도 가능했다.옆의 연성훈은 코를 긁적이고 속으로 웃었다. 이건 추인혜과 심야 파수꾼 쪽에서 안배한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그를 방가희 옆으로 보내주려는 것이었다.“방씨 가문 쪽에서 영업팀의 한 사람을 지목했습니다.”표현준이 얘기했다.“바로 제 옆의 연성훈입니다.”그 순간, 영업팀의 사람들이 그대로 굳어버렸다.어제 영업팀에 온 연성훈은 환영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어제 그 사건을 해결한 후 영업팀에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그래서 다들 이름만 들었지 얼굴은 본 적이 없었다.그래도 다들 연성훈이 입사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새내기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새내기가 방씨 가문과의 업무를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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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지성 그룹 영업팀.영업팀 사람들의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어려있었다. 표현준의 말에 방혁과 그의 삼촌인 배주혁 부대표도 이 회사를 떠날 것이다.두 사람은... 해고당했다.아마도 연성훈 때문인 것 같았다. 바로 어제 입사한 그 새내기 말이다! 하지만 자세한 이유는 아무도 몰랐다.그래도 영업팀 사람들은 꽤 기뻤다.영업팀의 사람들은 방혁에게 불만을 품고 있었다. 방혁은 예쁜 여자만 보이면 유혹할 생각을 하고 평소에도 꼰대 짓을 많이 했다.그러니 그런 방혁이 사라지니 사람들은 다 기뻤다.물론 그 기쁨을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았다.임아인은 뒤에 서서 묵묵히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연성훈을 쳐다보았다.그들은 두 사람이 떠난 이유가 연성훈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이제 입사한 지 하루 된 연성훈은, 알 수 없는 신비한 사람이었다. “표 대표님... 저는... 전...”배주혁은 놀라서 말을 더듬거렸다.그는 연성훈이 그저 새로 온 직원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표현준과 사이가 좋다고 해도 자기는 회사의 부대표이니 직원 하나 해고하는 것쯤은 표현준도 눈 감아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현실은 달랐다.연성훈이 회사를 대표해서 방씨 가문과 합작을 하러 간다는 말을 했을 때, 그는 이미 연성훈이 회사에 방씨 가문과의 프로젝트를 가져다줄 수 있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부대표인 그도 방씨 가문과 연줄이 없었다. “됐습니다. 알아서 인사팀에 가세요. 연성훈 씨는 저를 따라오시고요.”표현준이 얘기했다.연성훈은 고개를 돌려 방혁과 배주혁을 보고 미소를 짓더니 표현준의 뒤를 따라 방을 나갔다.두 사람이 사무실까지 걸어 온 후, 표현준은 연성훈을 보면서 웃더니 얘기했다. “그, 이번에 방씨 가문과 협력하는 회사는 방씨 가문에서 새로 세운 회사입니다. 그 회사의 책임자는 방씨 가문의 아가씨, 방가희입니다. 방씨 가문은 그 아가씨를 위해 회사를 하나 차려줬어요.”연성훈은 손을 젓더니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표현준은 심야 파수꾼에 대해 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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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미주는 그럴 성격의 애가 아니예요. 정말 피곤하다고 해도 나한테 알려주고 잘 아이에요. 그래서 운전기사한테 확인해달라고 했어요.”강진혁이 이어서 얘기했다.“운전기사가 방에 들어가 보니까 문이 열려있었다고 해요. 집을 아무리 돌아봐도 미주를 찾지 못했대요. 그래서 경찰에 신고를 하고 모든 CCTV를 찾아봤지만 사람을 찾을 수 없었어요. 그대로 증발한 것 같다고요!”강진혁은 씁쓸하게 웃으면서 얘기했다.“저도 알아요... 연성훈 씨 같은 사람들만 이런 능력이 있다는걸요. 전에 얘기하기를, 홍연의 사람들이 미주를 납치해서 나를 협박할 것이라고 했잖아요. 그래서...”거기까지 들은 연성훈의 표정이 굳었다. 하지만 그는 겨우 얘기했다.“진혁 님, 걱정하지 마세요. 일단 제가 바로 강성으로 가서 미주를 구해줄게요.”강미주는 요즘 연성훈과 사이가 꽤 좋았다. 물론 등을 맞대고 황슬기만큼 친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연성훈은 강미주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녀에게 문제가 생겼으니 연성훈은 무조건 도와주러 갈 것이다. 게다가 이 일에는 홍연이 연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좋아요.”강진혁이 대답했다.전화를 끊은 후, 연성훈은 어두운 표정으로 빨간 장미에게 전화를 걸었다.빠르게 전화를 받은 빨간 장미가 입을 열었다.“어머, 먼저 전화를 다 해주시고? 무슨 일이래요?”“중요한 일이에요. 혹시 강미주에게 손을 댔어요?”연성훈이 물었다.“강미주요?”빨간 장미는 고개를 젓더니 얘기했다.“아니요? 왜요? 강미주 씨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요?”“실종됐어요.”연성훈은 한숨을 쉬더니 얘기했다.“확실한 건, 이 사건이 언더그라운드의 사람이 벌인 짓이라는 거예요. 홍연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엄청 크고요.”“하지만 저는 모르는 일이에요.”빨간 장미가 미간을 찌푸리고 얘기했다.“맞다, 그러고 보니 알려줄 일이 있어요.”“네?”연성훈이 물었다.“무슨 일이에요?”“홍연은 부자들만 노려요. 그들의 돈만 보고 노리는 것 같지만 사실은 허남천은 사실 목적이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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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추인혜 집으로 돌아온 그는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는 황슬기를 발견했다. 그녀의 앞에는 간식거리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또 회사 안 나갔어?”웃으며 물어보던 황슬기는 잔뜩 심각한 표정의 연성훈을 보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무슨 일 있어?”다른 방에 있던 추인혜와 명소민도 걸어 나왔다.“왜 그래요?”추인혜가 물었다.“미주가 어제 실종됐대요. 내일 잠깐 강성에 다녀와야 할 것 같아요.”“칼 챙겨줄까요?”“민항기 타고 가면 무조건 입국심사에서 걸릴 거예요.”연성훈이 말을 이었다.“최대한 빨리 미주 찾아서 돌아올 테니까 당분간 방가희 쪽은 너희들이 많이 신경 써줘. 어르신이 아직 여기에 있으니까, 안전에는 아무 문제 없을 거야.”추인혜는 눈살을 찌푸리며 답했다.“알겠어요. 성훈 씨도 조심해요.” 그들은 연성훈의 안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칼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상대가 연성훈의 신분에 대해 모른다면 절대적으로 안전하니까. 허남천이 직접 나타나지 않는 한 그의 안전은 보장되어 있었다.이때 황슬기가 입을 열었다.“나도 같이 갈래.”연성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혼자 가도 괜찮아. 그리고 너 아직 부상이 완전히 회복된 게 아니잖아. 이참에 푹 쉬면서 건강 챙겨.”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연성훈은 온라인으로 항공편을 끊었다. 몇 마디 당부한 후 추인혜의 집에서 나왔고 추인혜는 그를 공항까지 바래다주었다.두 시간 후 강성 공항.연성훈은 캐주얼한 옷차림으로 공항을 나섰다.인해를 제외하고 가장 오래 머물렀던 도시가 강성이기는 하지만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을 때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이곳에서 보냈던 즐거운 기억이 없어서일까?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처음 강성에 왔으나 당시의 상황은 너무나 처참했다. 그의 형제이자 심야 파수꾼 7번 이도겸은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그 후 기억을 잃은 3년 동안 그는 데릴사위가 되었고 장모와 아내에게 미운털이 박힌 채로 긴 시간을 버텼다.순간 심야 파수꾼 제로에서 짐꾼으로 전락했다.연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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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연성훈은 아무 말 없이 두 사람 뒤에 서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남자가 정중하게 물었다.“설아, 오늘 밤에 시간 있어?”연성훈의 표정이 살짝 바뀌었다.임설아의 모습은 여전히 그대로였고, 회사에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이미 그녀의 곁을 맴도는 싱글 남자가 적지 않았다.“미안해요, 저녁에 약속 있어요.”임설아는 차분하게 답했다.“설아, 하 매니저님도 너 좋아하는 거 알아. 그런데 솔직히 월급 좀 높은 거 말고는 나은 구석이 하나도 없잖아. 난 입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남자의 말을 들은 임설아는 무덤덤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됐어요. 그만하고 얼른 엘리베이터 타요.”남자는 쓴웃음을 지으며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임설아를 바라봤다.강산은 변해도 본성은 변하기 힘들다는 말이 있듯이 여전한 그녀의 모습에 연성훈은 헛웃음이 나왔다.연성훈과의 관계에서 후회한 적 있음에도 마음을 다잡기는커녕 여전히 돈 많은 남자를 찾아 인생 역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한 모양이다.심지어 연성훈 때문에 예전보다 눈이 더 높아졌을 수도 있다.임설아는 서류를 품에 않은 채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후 천천히 몸을 돌렸다.그러나 막 돌아서는 순간, 눈에 들어온 연성훈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금치 못했고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자리에 얼어붙었다.연성훈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조용히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고 가장 높은 층 버튼을 눌렀다.임설아는 입을 벙긋했지만 차마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3년 동안 부부였으나 그들은 아무런 실질적인 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설마... 나 보러 온 거야?”임설아는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옆에 있던 남자는 자신에게 말 걸고 있는 줄 알고, 막 입을 열려던 찰나 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아니, 볼일 있어서 잠깐 온 거야. 회사 잘 다녀.”임설아는 이를 악물고 다시 침묵에 빠졌다.곧이어 임설아가 누른 층에 도착하자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입을 열었다.“나 이제 회사 잘 다니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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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연성훈이 사무실로 들어서자, 강진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그의 모습은 초췌하기 그지없었다.강진혁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드디어 오셨군요.”이유는 모르겠으나 연성훈이 이곳에 있다는 사실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어때요? 그 사람한테서 연락이 왔어요?”연성훈이 물었다.“마지막 통화 이후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어요.”강진혁의 답에 연성훈은 사뭇 진지해졌다.“그쪽에서 정체를 유추할 만한 그 어떤 단서도 흘리지 않았나요?”“네, 그저 용골을 준비하라는 말밖에...”강진혁은 한숨을 내쉬며 목에 걸고 있던 장신구를 뺐다.하얀 펜던트였는데 치아 같기도 하고 백옥같기도 하며 매우 신비로웠다.“이게 뼈예요?”연성훈이 묻자 강진혁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저희 집안 대대로 물려받는 보물 같은 거죠.”“이걸 내놓으실 의향은 있고요?”연성훈이 재차 물었다.“당연하죠. 이깟 뼈가 대수인가요? 미주가 무사히 돌아오기만 한다면 진성 그룹을 내놓을 마음도 있어요.”연성훈은 쓴웃음을 지었으나 그의 얼굴에는 걱정스러움이 가득했다.뼈를 건네받은 연성훈은 그것이 손에 닿자마자 몸에서 피가 끓는 것 같은 느낌이 밀려와서 깜짝 놀랐다.체내의 모든 에너지가 조금씩 솟구쳤고 마치 손안의 뼈가 그의 몸속을 향해 돌진하는 것 같았다.“뭐지?”심상치 않은 기운에 연성훈은 표정이 살짝 바뀌었다.“이 뼈가 어떻게 생긴 건지는 알고 계시나요?”연성훈의 질문을 듣고 강진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잘 몰라요. 이름은 용골이고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이라는 것밖에...”그도 이 뼛조각의 출처를 잘 모르는 듯, 얼굴에는 약간의 막연함이 드러났다.강진혁이 초조하게 물었다.“이제 어떡하죠?”“현재로서는 아무런 단서가 없어요. 그쪽에서 이걸 원하고 있으니 반드시 연락을 해올 겁니다. 그러면 제가 이 뼈를 전달하러 나갈게요.”연성훈이 한숨을 내쉬며 말하자 강진혁의 표정은 더더욱 어두워졌다.“우리 미주 너무 예뻐서 걱정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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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강진혁은 급히 답한 후 전화를 끊었고 연성훈은 옆에 서서 모든 통화 내용을 들었다.“제가 갈게요.”그는 손에 들린 뼈를 꽉 쥐며 한숨을 내쉬었다.강진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바로 털썩하고 주저앉아 연성훈에게 무릎을 꿇었다.“갑자기 왜 이러세요?”연성훈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고 강진혁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성훈 씨, 미주는 내 목숨이나 다름없는 자식이에요. 행여나 안 좋은 사고라도 당할까 봐 너무 두렵고 무서워요. 제가 이렇게 부탁드릴게요. 제발 우리 미주 좀 데려와 줘요.”연성훈은 흠칫 놀라더니 곧이어 한숨을 내뱉었다.“너무 급히 오는 바람에 무기를 하나도 챙기지 못했어요. 아직 상대가 누군지 모르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약속드리죠. 전 목숨을 걸어서라도 미주 씨를 지킬 겁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강진혁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성훈 씨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있으니 믿을게요.”“차 키 주세요.”강진혁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차 키를 건네줬고 연성훈은 서산을 향해 운전했다.강성의 서산은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문 곳이다. 원래 이곳에 공원을 만들어 관광지로 발전시킬 계획이었으나 개발이 끝나기도 전에 별안간 중단되었다.서산의 정상에는 버려진 절이 있는데 매우 영험하다고 하여 지금도 가끔 참배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연성훈은 지금껏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고 워낙 관심이 없는지라 곧장 운전하여 목적지로 향했다.서산 근처에서 길을 헤매던 그는 돈을 주어 현지 가이드를 찾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서산의 한 오솔길 앞에 멈춰 섰고 가이드는 안쪽을 가리키며 말했다.“이쪽으로 쭉 올라가시면 절 하나가 보일 겁니다.”연성훈은 웃으며 답했다.“고마워요.”차에서 내린 연성훈은 오솔길을 따라 안으로 걸어갔다.그는 서두르지 않고 일반인처럼 천천히 움직였고 가는 길에 숲 사이에 숨어있는 수상한 사람들을 여럿 봤으나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듯 태연하게 길을 따라 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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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숲 안으로 운전할 수 없었던 터라 연성훈의 속도는 매우 더뎠다.그는 산을 처음 타는 일반인처럼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으나 어딘가 조급하고 불안해 보였다.30분쯤 지났을까, 멀리서 버려진 절 하나가 보였다.곧바로 연성훈의 귓가에는 두 개의 숨소리가 들려왔고 그는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었다.이런 긴 호흡은 두 사람 모두 대단한 실력의 소유자라는 걸 증명한다. 적어도 그들은 최고 수준에 이르렀을 것이다.연성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홍연의 실력자이자 언더킬러 랭킹 탑10위에 드는 탁충제는 심야 파수꾼에 잡혀 어디에 갇혀있는지 알 수 없었고 빨간 장미는 지금 인해에 있다.이런 상황에서 두 명의 실력자가 나타났다는 건 홍연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의심이 들었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아무 생각 없이 절을 향해 달려갔다. 입구에 이르자 겁에 질 린채 구석에 숨어 벌벌 떨고 있는 강미주의 모습이 보였고 연성훈은 괴로움을 금할 수 없었다.모르는 사람에게 차갑게 대하고 친한 사람에게만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이던 그녀가 지금은 넋을 잃은 채 구석에 숨어있다니.그나마 다행인 건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연성훈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다른 두 사람을 보게 되었는데 순간 마음속에 거센 파도가 일렁였다.강미주에게 손을 쓴 사람이 저들이라니...홍연의 보스, 허남천!홍연의 숨은 병기, 섀도우!언더킬러 랭킹 탑3를 차지하는 사람이 탁충제와 빨간 장미, 그리고 섀도우라고 불리는 이 사람이다.그는 줄곧 허남천의 곁을 지키며 거의 손을 쓰지 않았는데 언더킬러 랭킹에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최강의 전적은 심야 파수꾼 임시 기지에 쳐들어가 넘버6을 살해하고 무사히 탈출한 것이다.당시 그도 순식간에 유명해져 언더킬러 랭킹에 올랐고 제이훈이 심야 파수꾼을 배신하기 전까지 줄곧 상위를 차지했다.예상치 못한 상황에 놀란 건 맞으나 연성훈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강미주를 힐끗 보더니 그녀에게 달려갔다.“미주 씨, 미주 씨.”연성훈은 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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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연성훈은 몸을 돌려 강미주를 자신의 뒤로 숨긴 뒤 조마조마하며 허남천과 섀도우를 바라봤다.연기가 아니라 정말로 걱정하는 것 같다.두 사람과 정말 진지하게 싸우기 시작한다면 전혀 두려울 게 없겠지만 지금은 아무런 무기가 없는 상황에서 강미주까지 고려해야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허남천이 무슨 짓을 할지 전혀 예상조차 안 되는 상황이다.“물건은?”허남천이 연성훈을 바라보며 물었다.“가져왔어.”그는 말을 이으며 주머니에서 뼈 펜던트를 꺼내 공중에 띄웠다.연성훈의 손에 들린 펜던트를 보자 허남천은 두 눈이 반짝 빛나더니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는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강진혁 그 자식 역시 나를 속이지 않았네. 누가 그랬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안타깝게도 내 손자가 강진혁 때문에 강성에서 죽었거든.”허남천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이 자식이 강진혁 미래 사위인 것 같으니까 그냥 죽여. 목숨은 목숨으로 갚아야지 않겠어? 그리고 저 여자는 예쁘니까 크라임 시티에 버려. 그러면 강진혁을 무너뜨릴 수도 있고... 솔직히 저 정도 외모면 부르는 게 값이니까 일석이조 아니겠냐?”연성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역시나 예상대로 홍연은 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허남천은 미소를 지으며 연성훈을 바라봤다.“이봐, 날 원망하기 전에 강진혁의 사위가 될 너 자신을 탓해.”연성훈은 저도 모르게 뒤로 한발 물러섰고 강미주는 갑자기 뭔가가 떠오른 듯 예쁜 얼굴에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성훈 씨, 얼른 도망가. 당장! 저 사람들 보통 사람이 아니니까 빨리 도망쳐.”연성훈도 겁에 질린 듯 뒤로 물러서며 놀란 얼굴로 물었다.“어떻게 할 건데?”“참 애틋하고 심오한 사랑이네.”허남천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정말 감동적인데 어쩔 수가 없네. 섀도우, 처리해.”정장 차림의 섀도우가 선글라스를 낀 채 한 걸음 한 걸음 연성훈을 향해 다가왔고 입가에는 사악한 미소를 띠었다.연성훈은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성훈 씨, 부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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