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연정환은 연초성이 무릎 꿇는 것을 보고 얼른 그를 부축하려고 했다.연성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문을 열고 얘기했다.“직접 우리 아버지와 얘기해 보세요. 저는 다른 일 때문에 이만 먼저 가보겠습니다.”말을 마친 연성훈은 밖으로 걸어 나갔다. 연경민은 연성훈이 나오는 것을 보고 얼른 물었다.“어르신이 뭐라고 했어?”“쓸데없는 얘기요. 아버지, 어머니, 전에 제가 나가서 살겠다고 얘기 드렸잖아요. 미주 씨가 재촉하고 있어요.”연성훈이 대답했다.그 말을 들은 조운은 환한 표정으로 얘기했다.“그럼 얼른 이사해. 짐 싸는 거 도와줄까?”이때 연정환이 휠체어를 밀고 연초성을 모시고 나왔다. 연초성은 연성훈을 쳐다보고 또 연경민을 쳐다보더니 얘기했다.“경민아, 얘기 좀 하자.”연경민은 연성훈을 쳐다보았다. 연성훈은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자기 방으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연경민이 그들을 용서할지 말지는 연성훈이 신경 쓸 것이 아니었다.9년 동안 누명을 쓰면서, 그가 미안했던 사람은 오직 부모님뿐이었다. 부모님은 그 때문에 오랜 기간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다.연성훈은 앞으로 인해에 오래 있지 못할 수도 있었다.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가든지, 도시에 남아 심야 파수꾼의 일을 도와주든지, 그들은 한곳에 오래 머물 수 없었다.그의 부모님은 이제 나이가 많아 적적하지 않게 주변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연성훈이 결백을 증명한 건 부모님이 9년 동안 당한 억울함을 풀고 앞으로 당당하게 살 수 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조운은 연성훈을 닦달하며 얼른 그를 집에서 쫓아냈다. 조운은 연성훈과 강미주가 얼른 같이 살면서 아들을 낳았으면 했다.연성훈은 그런 조운을 보면서 난감해했다.길게 한숨을 내쉰 연성훈은 캐리어를 끌고 택시를 타고 추인혜 쪽으로 갔다.명소민과 추인혜는 낮잠을 자고 있다가 연성훈이 올 때 깨어났다. 자리에 앉은 추인혜는 손에 수술용 칼을 들고 빙그르르 돌리고 있었다. 연성훈은 놀라서 심장이 덜컹 내려앉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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