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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심야 파수꾼의 모든 챕터: 챕터 331 - 챕터 340

990 챕터

제331화

어쩌면 내일, 임무 수행 중 목숨을 잃는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는 운명이다.백아현은 빨간 장미 같은 여자가 아니다. 방심한 틈에 죽이는 게 두렵지 않았다면 진작에 빨간 장미를 꼬셨겠지만 백아현은 그렇게 무책임한 태도로 대해도 되는 사람이 아니다.연성훈이 미간을 찌푸린 채 막 입을 열려던 찰나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백아현. 내가 너 이 자식 만나러 올 줄 알았어.”등 뒤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리자 아니나 다를까 백기현이 그곳에 서 있었고 그는 연성훈을 힐끗 보고선 백아현을 보며 호통쳤다.“당장 나와!”백아현의 차에 위치추적기를 달아 논게 틀림없다.“오빠!”백아현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성훈이 이제 누명도 벗었는데 왜 이래요.”“뭐가 됐든 채령이랑 관계를 맺은 사람이야. 절대 안 돼. 그리고... 네가 너무 아까워.”백기현의 말에 백아현은 눈살을 찌푸렸다.“제가 아깝다고요? 솔직히 성훈이가...”“백아현, 왜 이렇게 순진해? 정말 이 모든 걸 연성훈이 했다고 생각해? 아직도 모르겠어? 쟤는 송빈 씨에게 이용당하는 거야. 한유 그룹을 키우기 위해 연성훈을 이용해서 연씨 가문을 무너뜨린 거라고.”말을 이어가던 백기현은 연성훈을 힐끗 쳐다봤다.“다이아몬드 카드? 아니, 지금 누리고 있는 것까지 전부 다 송빈 씨가 준 게 틀림없어.”연성훈은 마음속으로 그를 비웃었다.많은 사람이 백기현처럼 생각하고 있겠지만 어찌 보면 잘된 일이다. 처음부터 이 모든 게 송빈의 계획이라고 몰아가고 빠져나갈 작전이었으니까.백아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오빠, 그게 뭐가 중요해요? 내가 성훈이를 좋아하고 있다니까요!”“백아현. 다시 한번 말하는데 절대 안 돼.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반대할 거야. 채령이랑 관계를 맺었던 사람이 너랑 만난다고 소문나면 주위 친척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니? 채령이 입장은 생각해 봤어?”백기현은 말을 이었다.“지금 당장 나와.”그는 고개 돌려 연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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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연성훈이 물었다.“전화로 못 할 게 뭐 있어요?”그는 빨간 장미를 만나는 게 두려웠다. 너무 치명적인 매력을 갖고 있으니까.심야 파수꾼 제로라는 걸 몰랐으면 빨간 장미와 관계를 맺어도 전혀 상관없었겠지만, 그녀가 알게 된 후로 연성훈은 섣불리 행동할 수 없었다. 관계를 맺다가 살해당하면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은 상황이다.어떤 행동을 할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이런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사람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에 연성훈은 최대한 그녀를 만나지 않으려 했다.“보고 싶어서 그러잖아요. 문자를 보내도 답장 안 하고 나한테 먼저 연락도 안하고...”핸드폰 너머로 빨간 장미의 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만해요. 계속 이러면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연성훈이 말했다.“가만있지 않으면 어떡할 건데요? 덮치기라도 할 건가?”빨간 장미가 말했다.“X발.”연성훈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할 말 없는 거면 끊을게요.”“에잇, 말하면 되잖아요.”빨간 장미는 장난기를 거둔 뒤 정상적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허남천,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거예요.”“네?”연성훈은 눈빛이 흔들렸다.“그 사람 지금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요?”“아는 건 아닌데... 숨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거로 봐서는 크라임 시티에 있을 가능성이 커요.”빨간 장미의 말에 연성훈은 미간을 찌푸렸다.“확실해요?”“아마도요. 연락을 해봤지만 매번 받는 피드백 속도가 너무 느렸거든요. 밖에 있다면 이렇게 늦지는 않았을 거예요.”빨간 장미가 진지하게 말했다.“과연 나올까요?”연성훈이 재차 물었다.“약속 잡고 있으니까 일단은 기다려야죠.”빨간 장미는 잠시 고민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아참, 최근에 홍연이 닌자와 뎀프시 가문이랑 연합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요. 어쩌면 뎀프시 가문이랑 손을 잡았을 수도 있어요.”“증거 있어요?”연성훈은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증거가 있다면 뎀프시 가문을 상대할 때 지금보다 훨씬 수월해진다.“증거를 남겼을 리가 없죠.”빨간 장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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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검은색 승용차는 아우디 A6로 꽤 비싼 차였지만 앞에 있는 빨간색 페라리여서 두 차를 비교하면 차이가 너무 컸다.“아우디 차주는 정말 재수가 없네요.”“이 정도로 세게 충돌한 거면 배상금이 어마어마할 텐데.”사람들은 저마다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연성훈이 미간을 찌푸리고 상황을 지켜보던 그때 앞차의 운전석에서 아주 건장한 남자가 내려왔는데 그는 선글라스를 낀 채 잔뜩 화가 난 모습이었다.남자는 아우디 차 문을 두드리며 호통쳤다.“열어! 문 열어!”차창 너머로 보이는 뒤차의 운전석에는 예쁜 여자가 앉아있었고 나이는 서른 살쯤처럼 보였으나 화장기 없는 청순한 모습은 감탄을 자아냈다.머리가 조금 헝클어져 있었고 교통사고로 인해 머리를 부딪힌 듯 이마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뒷좌석에는 서너 살 된 아이가 누워 있었는데 의식을 잃은 듯 호흡이 가빠지는 걸 보니 많이 아파 보였다.건장한 사내의 고함을 들은 운전석의 여자는 재빨리 차 문을 열었고 그러자 남자는 다소 거칠게 그녀를 차에서 끌어 내렸다.몇 사람들은 여자의 모습을 보고 의아해하며 말했다.“저 사람 유미 아니에요?”“어머, 맞는 것 같아요.”연성훈은 혼란스러워하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유미가 누구예요?”“최근 2년 동안 활동을 많이 한 건 아닌데 예전에는 지상파 드라마 주연배우 맡을 정도로 유명했어요. 여자 연예인의 인기는 금방 식잖아요. 요즘에는 전현아가 제일 잘나가요.”전현아의 이름을 듣는 순간 연성훈은 표정이 살짝 바뀌었는데, 전에 경매의 진행자가 바로 그녀였다.“맞아요. 갑자기 치고 올라오더니 유미가 하던 핫한 예능 프로그램 두 개를 다 점령 했잖아요. 그 바람에 유미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졌어요.”이 말을 들은 연성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스포츠카로 시선을 돌렸다.스포츠카의 조수석에 한 사람이 앉아있었는데 그녀는 연성훈을 힐끗 보고선 아연실색했다.모자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연성훈은 뛰어난 관찰력으로 한눈에 알아봤는데 그 여자는... 전현아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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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교통사고 현장에는 점점 더 많은 인파가 모이기 시작했다.유미는 이를 악물고 차 쪽을 향해 소리쳤다.“현아야, 배상금은 내가 얼마든지 지급할 테니까 일단 아이랑 병원에 갈 수 있게 말 좀 해줄래?”조수석에 앉은 전현아는 마침내 차 문을 열었고 그녀가 나타나자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역시나 인기가 하늘을 치솟았다.“유미 언니, 아무리 제가 미워도 이런 식으로 복수하는 건 너무 하잖아요.”전현아는 입을 막으며 억울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배우라는 직업에 걸맞은 전현아의 연기력에 연성훈은 혀를 내둘렀고 그 시각 유미는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바라봤다.“현아야, 정말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난 복수할 생각도, 마음도 없어. 그저 아이랑 같이 병원에 가고 싶은 것뿐이야.”“하지만 교통사고는 경찰이 와서 해결해 줘야 하는데 어떡하죠?”고민하는 전현아의 모습에 연성훈은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경매할 때는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양아치가 따로 없네. 자기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줄 아나 봐, 쯧쯧.’현장에는 아무래도 전현아의 팬이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듯하다.“프로그램 뺏겼다고 불만 품고 있다는 소문이 돌던데 진짜인가 봐요.”“그러니까 말이에요. 현아 씨, 절대 선처해서는 안 돼요. 차로 칠 생각을 한다니 당장 신고해야죠.”“지금 연기하는 것처럼 드라마를 찍었으면 폭삭 망하지는 않았을 텐데, 참 안타깝네요.”적지 않은 이들이 유미를 비꼬았다.외톨이가 된 유미는 감정이 곧 무너질 듯 간신히 이를 악물고 전현아를 바라보며 말했다.“현아야, 꼭 이렇게까지 해야 속이 후련하니? 제발 아이만큼은 살려달라고 내가 빌고 있잖아.”전현아는 입을 삐쭉이며 답했다.“아이가 아픈 건 나도 알아요. 그런데 교통사고가 났으니까 당연히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맞지 않을까요? 저도 혼란스러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는 멈출 줄 몰랐다.“현아야, 됐어. 쟤랑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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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남자가 또다시 입을 열려고 하자 전현아가 다급하게 말렸다.“오빠, 그냥 보내줘요. 목숨 달린 일 맞잖아요.”옆에서 듣고 있던 사람들은 수군거리며 말했다.“현아 씨는 마음이 너무 여려.”“이렇게 쉽게 놓아주다니 참 착하네. 유미 씨는 감지덕지해야지.”사람들의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연성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양아치 같은 전현아에게 이렇게 많은 열성 팬이 있다니, 역시 외모지상주의가 맞았다.그는 택시를 불러 세웠고 여자아이를 뒷좌석에 앉힌 후 재빨리 조수석에 올라타 기사님에게 말했다.“인해 제일병원으로 가주세요.”택시는 곧바로 시동을 걸었고 연성훈은 여전히 피가 흐르고 있는 유미의 이마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리더니 기사님에게 물었다.“혹시 휴지 있으세요?”기사님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휴지를 꺼내 연성훈에게 건네줬다.“일단 이거로 닦아요.”“처음 본 사이에 이렇게 도와주다니 정말 고마워요.”휴지를 건네받은 유미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듣자 하니 그쪽에서 유미 씨를 알아보고 일부러 운전으로 장난질했다는 거죠?”연성훈이 물었다.“유미 씨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건가요?”유미는 한숨을 내쉬었다.“연예계에서는 물갈이하는 게 흔한 일이에요. 현아가 처음에 데뷔했을 때 저는 한창 상승세를 달리고 있었고 어디를 가나 주목받는 존재였어요. 이제 현아의 무명 시절이 지나고 유명해지니까 그때 겪었던 서러움들을 다 저한테 푸는 거죠. 사람들 앞에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착하고 순직한 척하지만 다 알면서 일부러 저러는 거예요.”말을 하던 유미는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고 그 모습에 연성훈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연성훈이 유미와 함께 병원으로 향하던 그때 교통사고 현장에 남아있던 건장한 남자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전현아에게 물었다.“왜 이렇게 쉽게 풀어줘? 이건 네 스타일이 아니잖아.”전현아는 입을 삐쭉이며 답했다.“저 사람 송빈이랑 친한 사이예요. 괜히 송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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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그 시각 인해 제일병원. 병원에 도착한 연성훈은 부상 입은 유미를 대신해 재빨리 아이와 응급실을 찾아갔고 아이가 치료받는 동안 그는 붕대를 감고 있는 유미의 곁을 지켰다.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아 간단한 응급처치로 끝났고 유미는 재빨리 모자와 선글라스를 썼다.유명인 신분으로 불필요한 센세이션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시시각각 자신을 숨겼다.붕대를 감은 후 그녀는 재빨리 병실을 향해 걸어갔고 아이가 링거를 맞으며 안정을 되찾는 걸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유미는 자리에서 일어나 연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늘 고마웠어요. 정말 고마워요.”“괜찮아요. 솔직히 전현아 씨의 가식적인 모습이 너무 역겨워서 더는 참을 수가 없었거든요. 마음에 두지 않으셔도 돼요.”연성훈은 손사래를 치며 말을 이었다.“저쪽에서는 차량 배상금으로 물고 늘어질 게 뻔한데 적지 않은 금액이니 미리 마음 준비하고 있는 게 좋을 거예요.” 유미는 표정이 어두워졌다.“얼마 정도 예상하세요?”“억 단위...”한때 잘나가던 스타들에게는 별거 아닌 금액이 분명한데 그 말을 듣고 온몸을 떠는 유미의 모습에 연성훈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이렇게나 많이요?”“없어요?”연성훈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저...”유미는 한숨을 내쉬었다.“예전에는 아무렇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정말 돈이 없어요. 억 단위는 더더욱...”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그때 병실 입구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미 씨가 누구시죠? 계세요?”유미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며 선글라스를 벗었다.“저예요.”입구에서 흰 가운을 입을 남자가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밖을 내다보며 공손하게 말했다.“여기 계십니다.”곧이어 연성훈은 늘씬한 그림자가 이쪽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걸 보았는데 그녀의 뒤에는 방금 봤던 건장한 남자 외에 경호원도 여러 명 있었다.병실로 들어온 전현아는 선글라스를 벗자마자 연성훈을 발견하고선 눈빛이 흔들렸다.그녀는 연성훈을 보며 물었다.“성훈 씨, 한유 그룹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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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그쪽이 끼어들 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전현아는 태연하게 말했다.“연성훈 씨, 눈치 없어요? 방금 제가 무슨 뜻으로 그런 말 했는지 모르겠어요? 저 한유 그룹 고위 인사들과 친해요. 곧 한유 그룹 홍보 모델도 될 거고 영화나 방송 여러 면에서 계약 맺을 예정인데, 당신 같은 대표 비서는 말 한마디로 해고할 수 있어요.”“그렇군요.”연성훈은 웃으며 말했다.“제 추측이 맞는다면 일부러 그런 거죠? 뒤차가 유미 씨 차인 걸 뻔히 알면서도 장난질했잖아요. 유미 씨가 추월하려고 하니까 의도적으로 부딪히게 만든 거 아니에요?”“말 함부로 하지 마요.”전현아의 눈빛이 흔들리자 연성훈은 피식 웃었다.“서로 한발씩 물러서는 건 어때요? 유미 씨도 아이 때문에 힘든 상황인데 이 일은 없던 거로 하죠.”“없던 거로 하자고요? 당신이 뭔데 함부로 결정하죠?”전현아는 가볍게 웃고선 경멸의 눈빛으로 연성훈을 바라봤다.“4억은 솔직히 무대에서 노래 한두 곡 부르면 벌 수 있는 돈이거든요. 만약 당신이 직접 그 그림을 샀다면 없던 일로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고작 한유 그룹 비서에 불과한 사람이 이렇게 무례하게 행동하니 절대 넘어갈 수 없겠는걸요?”말을 이어가던 그녀는 험상궂은 표정으로 유미를 바라봤다.“언니, 무릎 꿇고 제대로 사과하는 건 어때요? 그러면 넘어갈 수 있을지도?”그 말에 유미는 표정이 일그러졌다.연성훈은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원한이 있는지 알지 못했으나 사람들 앞에서 순직한 척하는 앞뒤 다른 전현아의 모습이 역겹게 느껴졌다.그는 무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배우라서 그런지 연기력이 아주 뛰어나시네요. 제가 뭐 대단한 능력은 없습니다만 한유 그룹과의 계약을 성사하지 못하게 막을 정도의 능력은 되거든요.”전현아는 어이가 없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고작 대표 비서에 불과한 당신이? 웃기지 마요.”연성훈은 가볍게 웃으며 핸드폰을 꺼내 송빈의 번호를 찾았고 같은 시각 전현아도 핸드폰을 꺼내더니 연성훈을 보며 말했다.“내일부터 일자리 없을 텐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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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유미는 링거를 맞고 있는 아이의 곁을 지키고 있었는데 표정에는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그녀의 맞은편에 있는 전현아는 선글라스를 낀 채 싸늘한 웃음을 짓더니 여전히 거만한 태도로 연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5분? 당신은 5분 뒤에 인사팀에서 해고한다는 연락을 받을 거예요. 성훈 씨, 대표 비서라고 자신이 뭐라도 된 줄 아는 모양인데 착각하지 마요. 그럴 자격 없잖아요.”연성훈이 코를 만지작거리며 전현아를 무시하던 그 시각 유미의 얼굴은 혼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연성훈이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믿지 않았기에 자신 때문에 직장을 잃을까 봐 온통 걱정뿐이었다.하지만 예상과 달리 차분한 연성훈을 보고 마음속으로 왠지 모를 희망이 생겼다.연성훈은 그녀를 부축하며 말했다.“괜찮으니까 앉아서 쉬고 있어요.”옆에서 지켜보던 전현아는 너무 태연한 그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기더니 곧바로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 저었다.‘설마 그러겠어? 내가 지금 너무 긴장해서 착각하는 거야. 저 사람이 그런 대단한 능력을 갖췄을 리가 없어. 만에 하나... 정말 그렇게 되더라도 모델이랑 영화 하나 놓치는 것뿐이잖아. 아무 영향 없을 거야.’전현아는 스스로를 위로하기 시작했다.시간이 흐를수록 병실 안의 분위기는 더없이 어색해졌고 5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마침내 5분이 흐른 후 벨 소리가 울린 전현아의 핸드폰과 달리 연성훈 쪽은 아주 조용했다.「발신자: 한유그룹 임 대표」전현아는 미소를 머금은 채 연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5분이 지났네요. 이제 당신은 해고 될 거예요.”임 대표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으니 무조건 좋은 소식일 거라는 희망과 함께 환한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임 대표님!”핸드폰 너머의 임 대표는 한숨을 내쉬었다.“현아야, 이거 어쩌지? 방금 송 대표님이 직접 찾아오셨는데... 너랑은 아예 계약하고 싶지 않다고 하시네? 모델이랑 영화는 미안하게 됐어. 넌 한유 그룹과는 인연이 아닌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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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전현아는 핸드폰을 꺼내는 그의 모습을 보고선 표정이 돌변했고 옆에 있던 허용준은 화를 내며 호통쳤다.“어딜 감히!”“오빠, 됐어요.”전현아가 말했다.“성훈 씨, 스스로의 체면을 세우려고 송 대표님에게 부탁하는 모습 아주 잘 봤어요. 송 대표님이 죽을 때까지 당신을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언젠간 당신 죽여버릴 테니까 기대해요.”말을 마친 전현아는 연성훈을 째려보고선 사람들과 함께 병실을 떠났다.연성훈은 그들이 떠난 후에야 유미를 바라봤는데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설마... 금수저예요?”연성훈은 웃으며 답했다.“금수저 그런 거 전혀 아니고 그저 한유 그룹의 송 대표님이랑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뿐이에요. 배우 한 명 자르라고 부탁하는 건 일도 아니죠. 솔직히 전현아 씨의 앞뒤 다른 모습이 너무 역겨웠는데 잘됐어요. 유미 씨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따님 잘 챙겨줘요. 배상금은 보험 처리하고 법적 절차까지 밟으면 큰 문제 없을 거예요.”“정말 고마워요. 정말요!”유미는 이를 악물고 연성훈을 바라보더니 핸드폰을 꺼냈다.“실례가 안 된다면... 카카오톡 친구 추가해도 될까요?”연성훈은 거절하지 않고 곧바로 핸드폰을 꺼냈다. 바탕화면을 꽉 채운 진희의 메시지와 부재중 전화를 뒤로한 채 유미와 카톡 친구를 추가한 뒤 인사를 건네고 밖으로 나왔다.병원에서 나온 그는 곧바로 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곧 핸드폰 너머로 진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뭐 하고 있었어요?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돼요! 설마 데이트 중?”연성훈은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그런 거 아니에요. 카톡 볼 겨를이 없었어요. 왜요?”“가희가 연경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저녁에 친구들이랑 밥 먹으면서 송별회 하려는데 성훈 씨를 초대하고 싶다고 해서요.”진희의 말에 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어디서요?”“지난번에 같이 먹었던 하이디로 기억하죠?”진희가 말했다.“저녁 일곱 시에 거기서 만나요.”“그래요.”전화를 끊은 연성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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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인해 제일병원의 어느 한 중환자실에서 누군가에 천천히 나왔는데 다름 아닌 주서진이었다.줄곧 그의 옆을 지키고 있던 주헌의 얼굴에는 비참하고 절망적인 기색이 역력했다.다른 한편 주서진의 어머니도 있었는데 너무 운 탓에 두 눈이 시뻘겋게 팅팅 부어있었다.그들은 주서진을 따라 병실까지 걸어갔다.며칠간의 치료 끝에 주서진은 마침내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길 수 있게 되었다.안정을 취한 후 천천히 눈을 뜬 그는 주헌과 어머니를 바라보며 무기력하게 입을 열었다.“아빠, 엄마... 무슨 일이에요?”주헌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를 바라봤다.“서진아, 우리 집안이 망했다.”“뭐라고요?”주서진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몸이 더 아파지는 느낌이 들었다.“그쪽에서 더 이상 우리를 지원하지 않겠대. 자금 출처가 없어지면 은행은 계속하여 빚 독촉할 거고 주주들도 쉴틈없이 재촉할 거야.”주헌은 피곤한 기색을 드러나며 말을 이었다.“아마 한 달도 못 버티고 파산 신청해야 할 수도 있어.”“말도 안 돼요. 그럴 리가!”주서진은 머리가 터질 듯 아파졌다.인해의 탑급 금수저라 불리던 그가 부상을 입고 아직 완벽하게 회복하지도 못했는데 눈뜨자마자 처음 접한 소식이 집안 파산이라니 어떻게 믿을 수가 있겠는가? 자신이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 경위를 알지 못했고 교통사고를 일으킨 사람에게 복수조차 못했는데 파산이라니!파산은 말 한마디로 거지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뜻했기에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그동안 괴롭혔던 모든 사람이 분풀이하러 달려들 게 뻔하다.그렇게 되면 백아현은 죽어도 얻지 못한다.이 모든 것을 생각하면 정신이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아빠,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주서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물었다.“현금 좀 챙겼으니까, 요 며칠 동안 네 엄마랑 같이 해외로 나가...”피곤함이 가득한 채로 말하는 주헌의 모습에 침대에 누워있던 주서진은 머릿속이 뒤죽박죽 혼란스러웠다....같은 시각 인해의 어느 한 레스토랑. 아주 외딴 곳에 자리 잡은 거에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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