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현장에는 점점 더 많은 인파가 모이기 시작했다.유미는 이를 악물고 차 쪽을 향해 소리쳤다.“현아야, 배상금은 내가 얼마든지 지급할 테니까 일단 아이랑 병원에 갈 수 있게 말 좀 해줄래?”조수석에 앉은 전현아는 마침내 차 문을 열었고 그녀가 나타나자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역시나 인기가 하늘을 치솟았다.“유미 언니, 아무리 제가 미워도 이런 식으로 복수하는 건 너무 하잖아요.”전현아는 입을 막으며 억울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배우라는 직업에 걸맞은 전현아의 연기력에 연성훈은 혀를 내둘렀고 그 시각 유미는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바라봤다.“현아야, 정말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난 복수할 생각도, 마음도 없어. 그저 아이랑 같이 병원에 가고 싶은 것뿐이야.”“하지만 교통사고는 경찰이 와서 해결해 줘야 하는데 어떡하죠?”고민하는 전현아의 모습에 연성훈은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경매할 때는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양아치가 따로 없네. 자기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줄 아나 봐, 쯧쯧.’현장에는 아무래도 전현아의 팬이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듯하다.“프로그램 뺏겼다고 불만 품고 있다는 소문이 돌던데 진짜인가 봐요.”“그러니까 말이에요. 현아 씨, 절대 선처해서는 안 돼요. 차로 칠 생각을 한다니 당장 신고해야죠.”“지금 연기하는 것처럼 드라마를 찍었으면 폭삭 망하지는 않았을 텐데, 참 안타깝네요.”적지 않은 이들이 유미를 비꼬았다.외톨이가 된 유미는 감정이 곧 무너질 듯 간신히 이를 악물고 전현아를 바라보며 말했다.“현아야, 꼭 이렇게까지 해야 속이 후련하니? 제발 아이만큼은 살려달라고 내가 빌고 있잖아.”전현아는 입을 삐쭉이며 답했다.“아이가 아픈 건 나도 알아요. 그런데 교통사고가 났으니까 당연히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맞지 않을까요? 저도 혼란스러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는 멈출 줄 몰랐다.“현아야, 됐어. 쟤랑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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