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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네. 고작 저 하나 때문에요.”백기현은 살짝 당황했지만 금방 비웃는 표정으로 말했다.“진짜 이번 생에서 들어본 말 중에서 제일 웃기네. 고작 너 따위가? 고작 너 때문에 연씨 가문의 코가 석 자가 된다고? 한유 그룹에서 실권은 하나도 없는 너희 아빠라도 믿는 거니? 그것도 아니면 감옥에서 갓 나온 네가 뭐라도 한다는 거야?”연성훈은 싱긋 웃고는 차분하게 말했다.“월요일이면 알게 될 거예요. 그냥 미리 언질을 주는 겁니다. 만약 생각이라는 게 있다면 돌아가서 당신 가문의 어느 사업이 연씨 가문이랑 겹치는지 살펴보세요. 어떻게든 방법을 대서 앞으로 일주일 동안 연씨 가문의 시장이라도 점유하세요. 이 기회로 당신들 백씨 집안의 위기는 넘길 수 있을 겁니다.”거기까지 얘기한 연성훈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인해에는 곧 큰 변수가 일어날 거예요.”연성훈이 언질을 주는 이유는 백씨 가문에 그렇게까지 큰 원한이 없어서였다.연수혁이 흘린 정보로만 봐서는 백채령도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그때 일에 백씨 가문은 참여하지 않았고 나중에 한 모든 일들도 백채령이 강간을 당해서였다.연성훈의 강경한 눈빛을 보고도 백기현은 여전히 믿지 않았다.연씨 가문이 현재 인해에서의 지위가 유씨 집안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상업적으로만 봤을 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엄청났다. 그들을 건드린다는 건, 그것도 일주일 안에 그들을 쳐낸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흥. 뻥을 쳐도 정도가 있지!”백기현은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다.“아니, 연성훈. 어떻게 그런 말을 다 입 밖에 낼 수 있어?”옆에 있던 백아현이 입술을 달싹이다가 말했다.“오빠. 연성훈은 신해 은행 다이아몬드 카드를 갖고 있어요!”백기현은 어리둥절해서 백아현을 보고 또 강미주를 보았다.강미주는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백기현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연성훈을 보고 한참을 진정한 후에야 이를 악물고 말했다.“있다고 해도 뭐 어쩔 건데. 연씨 가문이 신해 은행에 그렇게까지 많이 의지하는 것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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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강미주는 앉아서 이를 더 깨물고 죽일 듯이 연성훈을 노려보았다. 그녀는 연성훈이 점점 더 궁금해졌다.한 무리 사람들은 클럽에서 새벽까지 놀고서야 집으로 돌아갔다.이튿날, 연성훈은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부모님이랑 함께 있었다.월요일 아침, 여느 때와 같게 그는 연경민에게 불려 일어났고 연경민은 연성훈을 태우고 한유 그룹으로 갔다....이때 한유 그룹 대표실에는 단발머리 소녀가 앉아있었다. 그녀는 새파란 은행카드 한 장을 송빈의 테이블에 올려놓으면서 말했다.“송빈 아저씨. 저희 할아버지가 말했어요. 연성훈은 아저씨 사람이라고요. 걔가 제 오빠를 때렸는데 어떻게, 해결 방법은 주셔야죠.”송빈은 입을 삐죽이다가 말했다.“무슨 해결 방법을 원하는데? 돌아가서 할아버지한테 알려드리렴. 해결 방법 같은 건 없으니까 자기 손자 관리나 똑바로 하라고, 다른 사람이 교육하게 하지 말고!”“저희 할아버지가 말했어요. 만약에 연성훈이 저희 오빠한테 사과 안 하면 이 카드 권한으로 신해 은행을 통해서 본때를 보여줄 거라고요.”유하성이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송빈은 마음대로 하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리고 말했다.“돌아가서 너희 집 늙은이한테 전해. 이런 수법 안 통하니까 작작 하라고. 신해 은행을 통해서 우리한테 본때를 보여주겠다면 그러라고 해. 신해 은행은 그 늙은이 말 안 들어줄 거니까.”“너!”유하성은 눈을 부릅떴다.“너라니. 위아래도 모르고 말이야.”송빈은 그녀를 흘깃 보고 말했다.“이제 그만 가봐. 나는 오늘 좀 바빠. 너 같은 꼬마랑 놀아주면서 낭비할 시간은 없어!”말하면서 그는 서류 한 무더기를 들고 말했다.“여기 있으려거든 그렇게 해. 나는 회의하러 가야 해서.”다 말하고 그는 그대로 문을 열고 나가 버렸다.유하성은 어리둥절했다. 그는 자기가 카드를 들고 왔는데도 송빈이 전혀 동요하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그녀는 콧방귀를 끼고는 테이블 위의 카드를 들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면서 말했다.“우리 할아버지가 와도 이런 태도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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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연씨 가문 본부 빌딩에서는 가문의 고위층 임원들이 회의실로 집합해 가고 있었다.연씨 가문 고위층 임원들은 대다수가 가문 내부 인원이었다. 이런 가족 기업은 가족 내 친인척을 제외하면 고위층으로 오르기란 불가능한 것이었다.이때 그 고위층 임원들이 전화를 받고는 급하게 회의실로 가서 회의를 열었다.매주 월요일마다 진행되는 정기 회의가 아니라 긴급회의였다.이사장 사무실에서 연중근은 여전히 손을 떨고 있었다.따르릉. 따르릉.그의 테이블 위에서는 핸드폰이 여전히 울리고 있었지만, 연중근은 도무지 받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처음에 그는 꽤 차분했다. 상업은 늘 전쟁의 연속이라 이런 상황은 그도 경험해 본 것이다.하지만 여러 통의 전화를 받았고, 열 번째로 전화가 울릴 때 그는 절망해 버렸다.모두 연씨 가문을 겨냥해 온 것이고 마치 엄청난 음모라도 있는 것처럼 연씨 가문이 하는 각 산업이 모두 박살 나버렸다. 게다가 일이 벌어진 곳이 인해만이 아니었다.아무리 상업 전쟁에 경험이 있는 연중근이라고 해도 속수무책이었다.옆에 있던 연석진은 여전히 어리둥절해서 더는 연수혁의 일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연석진은 마음속에 수만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송빈이 벌인 일일 수도 있어요. 이유는 모르지만, 늘 저희를 아니꼽게 봤으니까요.”연석진이 말했다.“예전에 우리 사이에 마찰이나 경쟁이 있었는데 우리가 내쫓은 연경민도 일부러 본인들 회사로 들였잖아요.”연중근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말했다.“빨리 그 사람한테 연락 해!”연석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급하게 핸드폰을 꺼내서 송빈의 전화번호를 찾아 통화버튼을 눌렀다.빠르게 전화를 받은 송빈의 목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연석진 씨. 지금 회의 중인데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송 대표님. 갑자기 저희를 이렇게 공격하는 게 어디있습니까. 피차 득 볼 것도 없으니까, 가격으로 씨름하는 건 그만두죠.”연석진이 말했다.“저는 괜찮아서요.”송빈의 목소리가 전해왔다.“무슨 상관이죠? 어차피 한유 그룹은 돈이 너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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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갓 문을 열고 타려는데 유하성이 차 문을 부여잡고 말했다.“무조건 저랑 우리 집으로 가야 해요. 만약 안 가면 제가 당신한테 손댈 수 있다는 거, 명심하세요.”그녀가 손을 뻗는 걸 보고 연성훈은 어리둥절했다.당연하게도 그녀는 훈련받은 사람이었다.사실 유하준이 테니스 라켓으로 연성훈을 때렸을 때도 연성훈은 그의 힘이나 기술이 일반인보다도 강하다고 느꼈다.하지만 그때 유하준은 금방 연성훈에 의해 바닥에 깔려버려서 연성훈은 유하준의 실력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다.지금 보면 유씨 가문이 인해에서 높은 지위인 건 아마 이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흑인처럼 얼굴도 못생긴 게. 선 넘지 마.”연성훈은 유하성을 보면서 말했다.유하성은 멈칫하고는 이어서 눈에 분노가 서려서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누구한테 못생겼대!”말하면서 그녀는 죽일 듯이 연성훈을 노려보면서 말했다.“도대체 무슨 잔재주로 우리 오빠를 제압할 수 있었는지 내가 똑똑히 알아내야겠어. 오늘 무조건 나랑 같이 가야 해!”그녀는 차 문을 잡고 있던 손으로 주먹을 쥐더니 연성훈이 방심한 틈을 타 연성훈 얼굴로 주먹을 휘둘렀다.연성훈은 눈썹을 꿈틀거리고 옆으로 살짝 비켜서며 순식간에 유하성 등을 가볍게 쳤다.유하성은 중심을 잃고 앞으로 휘청거렸다.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 연성훈은 이미 차에 타서 차 문을 닫고 말했다.“출발해요.”멀어지는 차를 보면서 유하성은 발을 굴렀다.“저 빌어먹을 자식이!”연성훈은 이번에는 구윤아 집에 가지 않았고 추인혜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서 추인혜 쪽으로 옮길 거라고 말할 생각이었다.“응?”차가 출발한 지 얼마 안 돼서 연성훈은 멀지 않은 곳에 검은 원피스를 입고 작은 상자를 안은 여자가 길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걷고 있는 걸 발견했다.연성훈이 인해에 돌아왔을 때 클럽에서 마주친 진비비였다.두 사람은 연속으로 몇 번 마주치고 카톡도 추가했지만, 한 번도 카톡을 하지는 않았다.“잠시만요. 여기서 내릴게요!”연성훈은 기사를 향해 말했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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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연성훈은 잠깐 당황해서 그날 클럽에서 진비비를 만난 일을 회상했다.진비비는 여기까지 말하고 감정이 격해져서 손에 들고 있는 상자도 제대로 들지 못해 연성훈이 상자를 받아서 들었다.그는 마음속으로 뜨끔했다. 진비비가 주지훈이랑 사귀게 된 과정을 알고 나서 자기가 여태껏 그녀를 오해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예전에는 진비비가 사람 성격이 별로라서 주지훈 같은 사람이랑 붙어먹은 줄 알았다.나중에 진비비가 그 호떡집을 보호할 때 생각이 조금 바뀌긴 했지만 앞으로 더 엮이지 않을 것 같아서 더 생각하지 않았었다.진비비가 계속 말했다.“지금 후회해도 늦었죠. 제가 헤어진 걸 알고 집에서는 다시 만나라고 권하고 있어요. 사촌 동생은 저 때문에 직장도 잃고 지금 굉장히 짜증 나 있고요. 부모님은 요새 자꾸 시비 거는 사람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어요. 며칠 전에는 강아지 산책하다가 다치기까지 했다고요. 제가 무슨 큰돈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교사자격증 따내고 선생님까지 됐는데 이 직업마저 없어졌네요. 어떻게 부모님께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말하다가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연성훈은 진비비를 보면서 그 무력한 감정에 잠깐 동감했다.이런 기분을 그도 경험해 봤고 애초에 한두 번도 아니었다.9년 전의 그가 이랬다!게다가 여러 명문가가 그의 적수였고 그는 자신을 변호할 기회조차 없었다. 그때는 고작 18살이었고 그 무력감과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어서 지금의 진비비와 비교도 안 될 정도였다.주저앉아 있는 진비비를 보면서 연성훈은 코를 매만졌다.그녀와 확실히 인연이 있는 것 같아서 도와준다고 해도 될 것 같았다.진비비는 앉아서 조금 진정하다가 겨우 일어났다. 진비비는 화장도 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예뻤다. 그녀는 눈물을 닦고 연성훈한테 말했다.“연성훈 씨, 저... 좀 데려다주실 수 있나요? 주지훈을 만날까 봐 무서워서요. 요새 매일 우리 집 가는 길 막아서고 있거든요.”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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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주서진은 얼굴이 불타는듯한 따가운 통증을 느꼈고 곧이어 화가 치밀어 올라 눈을 부릅뜨고 그를 째려봤다.“X발, 지금 나 쳤냐?”뒤에 있던 사람들이 달려들려고 하자 연성훈은 왼손을 뻗어 주지훈을 끌어당기고선 다시 주먹으로 그의 얼굴 정중앙을 내리쳤다.눈에 별이 보일 정도로 정신이 어질어질해진 주지훈은 코뼈가 부러지고 코피를 흘리더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를 정도로 세게 얻어맞았다.연성훈 옆에 있던 진비비는 놀라움에 입을 다물 수 없었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주지훈에게 손을 쓰는 그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이 기간에 정신이 피폐해질 정도로 끈질긴 괴롭힘을 당해온 진비비는 현재 주지훈의 처참한 모습을 보며 이루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주지훈을 도와주러 한 남자가 달려왔지만 연성훈은 그저 가소롭다는 듯 그를 힐끗 보고선 발로 걷어찼다.일반인인 그는 연성훈의 상대조차 될 수 없었고 고작 발차기 한방에 4, 5미터 떨어진 곳으로 날아가더니 바닥에 쓰러진 채 고통에 사무쳐 몸부림쳤다. 그 모습에 남은 사람들은 감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충격에 빠져 자리에 얼어붙었다.연성훈은 주지훈을 힐끗 보고선 또다시 뺨을 때렸고 그는 누구인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두 볼이 팅팅 부었다.눈과 입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왔고 부러진 치아와 함께 바닥에 토해냈다.주지훈은 험악한 표정으로 연성훈을 노려보더니 목청이 터지라 소리쳤다.“연성훈, 감히 날 때려? 내가 연지석 같은 찌질한 놈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두고 봐. 네가 빈털터리 될 때까지 고소하고 평생 감옥에서 썩게 할...”짝!말이 끝나기도 전에 연성훈은 또다시 그의 뺨을 내리쳤다.기억을 되찾은 이후로 일반인에게 이렇게 심하게 손을 쓴 건 오늘이 처음이다.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두들겨 맞은 주지훈은 다시 들어 올린 연성훈의 손을 보고선 지레 겁을 먹어 얼굴마저 창백해졌다.“멈춰!”이때 어디선가 거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린 연성훈은 손에 진압봉을 든 경비원들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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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진비비는 혼자 원룸에서 생활하고 있다.그녀는 소파에 앉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이따금 화장실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화장실에서는 연성훈이 손을 씻고 있었는데, 주지훈을 때린 탓에 그의 손도 피범벅이었다.진비비는 그동안 쌓였던 원한이 풀리자 통쾌함이 밀려왔으나 그것도 잠깐일 뿐 어느새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그녀의 눈에 주지훈은 돈과 권력 두 개를 모두 손에 넣은 사람으로,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강력한 주씨 가문의 지원을 받는,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다.연성훈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는 못하지만, 주지훈의 말에 따르면 막 감옥에서 풀려났고 아무런 배경이 없는 평범한 사람에 불과했다.그녀는 주지훈이 정말로 보복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고 그의 말대로 연성훈을 고소해서 법정에 세워 남은 삶을 감옥에서 보내게 될까 봐 두려움마저 들었다.연성훈이 화장실에서 나오자 진비비는 입술을 깨물며 말을 꺼냈다.“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그런데... 주지훈이 정말로 고소하면 어떡해요?”“괜찮아요. 고소하면 그러려니 해야죠.”연성훈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저한테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하니까 걱정 안 해도 돼요. 비비 씨랑 가족들이 나중에 법정에서 주지훈이 괴롭혔다는 사실을 증언해 주기만 하면 아무 문제 없을 거예요.”말을 이어가던 그는 진비비를 바라보며 물었다.“이번에 아주 혼쭐을 냈으니까 다시는 얼씬거리지 못할 거예요. 비비 씨는 앞으로 뭐할지 계획 있어요? 학교로 돌아갈 거예요?”진비비는 흠칫 놀라며 답했다.“아니요. 이번 일로 워낙 큰 충격을 받아서 그런지 가고 싶지 않네요. 마침 어제 공지가 떠서 온라인으로 이력서 제출했거든요. 이따 11시에 면접 보러 갈 거예요. 돈도 못 버는 학교로 돌아갈 바엔 차라리 대기업에 입사하는 게 훨씬 낫지 않겠어요?”연성훈은 그녀의 선택을 존중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어느 회사에 지원했어요?”“여명 그룹이요. 행정직에 지원했는데 꼭 붙었으면 좋겠어요.”진비비의 답을 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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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백기현은 흥분과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그는 9년 동안 감옥에 갇혀 있던 연성훈이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연성훈.”그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백채령은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그 이름을 중얼거렸다.“그 사람이 정말로 토요일에 연씨 가문 연말 총회에서 결백을 증명할 거라고 했어요?”그녀는 고개를 들어 백기현을 바라보며 물었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백채령은 입술을 깨물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저도 갈 테니까 입장권 한 장 줘요.”...같은 시각 인해의 유씨 가문.유하성은 씩씩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유씨 가문이 살고 있는 곳은 현대식 건물이 아닌 한옥 같은 곳인데 내부 인테리어만큼은 비교적 현대적이었다.한옥의 규모는 매우 컸는데 인해에서 이런 한옥은 적어도 수백억에 달한다.한옥에는 연습실이라고 불리는 넓은 공간이 있었고 유하성은 욕설을 퍼부으며 연습실 안으로 들어갔다.그곳에는 유운산이 양반다리를 한 채 앉아있었는데 그는 발소리를 듣고 눈을 뜨더니 유하성을 바라보며 물었다.“문제는 해결됐니?”“아니요.”유하성은 말을 이었다.“송빈 그 인간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마음대로 하라고 했어요.”“응?”유운산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정말 그렇게 말했다고?”“네! 한유 그룹에서 연성훈을 만났는데 정말로 망나니나 다름없었어요. 심지어... 절 못생겼다고 하면서 인신공격했다니까요!”유하성은 화를 주체할 수 없었다.“그 자리에서 한 대 치고 여기까지 끌고 와야지.”이때 문밖에서 유하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운산은 손을 내저으며 입을 열었다.“그 자식이 내 체면을 봐주지 않는 이상 나도 더 이상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핸드폰 가져와.”이윽고 한 사람이 핸드폰을 가지고 왔다. 그걸 건네받은 유운산은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통화가 연결됐다.“여보세요? 어르신, 무슨 일입니까?”유운산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인범아, 내가 너희 할아버지에게서 이 다이아몬드 카드를 받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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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제이훈.”연성훈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입을 열었다.“얘기하든지 말든지 그건 내 알 바가 아닌데 내가 널 이기지 못한다는 건 용납할 수가 없네.”연성훈은 입술을 깨물며 말을 이었다.“비겁하게 핸드폰 뒤에 숨어서 허세 부리지 말고 한번 만나자. 네가 내 손에 어떻게 죽을지 아주 기대되는 걸?”제이훈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연성훈, 넌 심야 파수꾼이 그렇게 좋냐? 3년 전에 너, 2번, 7번의 그 작전은 완전 비밀에 부쳐졌는데 홍연을 포함한 여러 연합 포위망에 덜미를 잡힌 게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이간질할 작정이야?”연성훈은 어이가 없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제이훈, 난 너랑 달라. 됐으니까 더 이상 구질구질하게 이상한 헛소리 지껄이지 말고 만나서 한판 붙자.”제이훈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난 이간질할 생각도 없고 심야 파수꾼을 배신한 것도 아니야. 단지 다른 길을 선택한 것뿐인데 너희들이 배신한 거라고 멋대로 단정 지었잖아. 홍연은 잘못이 없어. 그들은 굴복하는 것도 하나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다들 잘못한 것 없고 그냥 각자의 가치관이 달라서 목표가 다른 곳을 향하는 것뿐이야.”연성훈은 피식 웃으며 말을 꺼냈다.“그래? 만나서 자세하게 얘기를 나눠볼까? 이렇게 들으니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되네.”“기회가 된다면 만나게 될 거야.”제이훈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뚜뚜뚜...말을 마친 그는 곧바로 전화를 끊었고 연성훈은 헛웃음을 터뜨리며 재빨리 추인혜에게 연락했다.“제이훈이 방금 연락왔어요. 지금 당장 위치 추적...”“못 찾을 거예요.”추인혜는 그의 말을 잘랐다.“제이훈은 워낙 치밀한 사람이라서 위치 추적할 기회조차 주지 않을 거예요. 뭐라고 하던가요?”“심야 파수꾼과의 관계를 이간질하려는 것 같았어요. 절 같은 편으로 만들기 위해 뭔가 테스트하려는 듯한 느낌도 들었어요.”추인혜는 한참 동안 침묵을 유지하다가 입을 열었다.“그래서 성훈 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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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비즈니스 사업에 까막눈이지만 연씨 가문을 공격하는 순간 한유 그룹도 영향을 받아 흔들리게 된다는 건 연성훈도 알고 있다.그러나 돈을 중요시하지 않는 성격 탓에 줄곧 무관심한 태도였다. 한유 그룹은 총 세 명의 주주가 있는데 각각 연성훈, 추인혜 그리고 황슬기다. 비중을 따지면 셋 중에서 연성훈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니 그가 어떻게 행동하던 추인혜와 황슬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회사가 연씨 가문을 공격한 거요?”연성훈을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었다.“그건 알고 있었어요.”연경민은 한숨을 내쉬었다.“회사는 큰 손해를 볼 게 뻔한 지금 같은 상황에서 아무 이유 없이 연씨 가문을 공격하지 않을 거야. 솔직히 말해. 네가 송 대표님 옆에서 부채질한 거지?”연성훈은 어리둥절했다.“아니에요! 송 대표님이 평소에 연씨 가문을 안 좋게 봐서 그렇게 행동했겠죠.”연경민은 이를 악물었다.“성훈아, 네가 송 대표님이랑 사이가 좋다는 건 알고 있다만 송 대표님은 우리에게 은인 같은 사람이야. 제일 힘든 시기에 일자리를 제공해 줬고 네가 돌아온 후에도 인정을 베풀어 시영이를 회사에 입사시켰잖니. 연씨 가문은 워낙 막강한 상대라서 최선을 다해 싸운다 하더라도 한유 그룹은 무너지게 될 거야. 네가 연씨 가문을 눈엣가시처럼 여긴다는 건 알고 있지만 개인적인 원한으로 송 대표님이 이렇게 큰 희생을 하게 만들면 안 되지.”연경민의 걱정을 알아차린 연성훈은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그런 건 잘 몰라요.”연성훈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었다.“솔직히 송 대표님의 작전일 수도 있는 거죠. 요즘 연씨 가문은 어때요? 피해가 큰가요?”“손실이 상당해.”연경민이 말했다.“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기업을 합치면 시가총액이 거의 5분의 1로 줄어들었고 손실은 수십조에 달할 거야. 이유는 모르지만 한유 그룹 외에도 연씨 가문을 공격하는 기업이 꽤 많아.”허심탄회하게 말하는 연경민의 모습에 연성훈은 자신의 아버지도 한때 비즈니스의 천재라고 불릴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라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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