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욱은 그들에게 들리든 말든 전혀 상관하지 않았고 여전히 빙그레 웃으며 주지훈과 대화를 이어갔다.“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진짜 왔네.”연성훈과 강위 두 사람 모두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 강위는 표정이 어두워졌지만 반박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비록 아직은 한유 그룹에 정식으로 입사한 건 아니지만 들었던 모든 정보를 되새기며 송빈에게 적극적으로 연락했다. 강위는 마케팅팀 차장으로 발령 날 예정이었고 손창욱의 직속 상사인 셈이다.손창욱의 지위는 한유 그룹 최하층에 있는 경영진에 불과했다.두 사람을 발견한 주지훈은 야비한 웃음을 짓더니 비꼬는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연성훈, 정말 왔네? 너랑 멀리 떨어져 앉으라고 여자애들에게 말해야겠다. 오늘은 마음에 드는 사람 찾았다고 함부로 약 타면 안 돼. 알았지?”말을 이어가던 그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손창욱을 바라봤다.“창욱아, 너도 오늘은 와이프 잘 지켜라.”그의 말에 손창욱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난처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소은영은 눈치를 살피더니 연성훈을 보며 입을 열었다.“성훈아, 애들 데리고 먼저 들어가. 룸 두 개 예약했어.”“난 너희랑 같이 여기서 다른 애들이랑 인사 나누다가 들어갈게.”주지훈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연성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괜히 연성훈이랑 같이 들어갔다가 애들이 쟤랑 같은 부류의 인간인 줄 알고 오해하면 어떡해.”주지훈은 분노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강위에게 말을 걸었다.“아참, 강위야. 여자친구가 예물 비용 2억 요구했다면서? 내가 봤을 땐 너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서 그 정도의 금액을 부른 거야. 그러니까 연성훈이랑 같이 다니지 말고 네 가치를 높여. 필요하면 내가 일 좀 소개해 줄까? 열심히 한다면 한 달에 적어도 4,500만 원은 쉽게 벌 수 있어.”“야, 너 정말...”폭발 직전인 강위를 연성훈이 말렸다.“됐어, 그냥 들어가자.”강위는 더 이상 그들을 상대하지 않고 룸으로 걸어갔다.안에는 이미 십여 명이 앉아있었는데 모두 익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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