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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심야 파수꾼의 모든 챕터: 챕터 131 - 챕터 140

990 챕터

제131화

임시아는 짧은 검을 들었다. 사실은 짧다고 해도 상대적일 뿐이라 그 검도 대략 팔십 센치미터에 달했다.임시아는 검집을 잡고 검을 빼 들었다.챙-삼 년 동안 뽑지 않았던 검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다시 그 예리함을 드러냈다.“조금 무겁네.”임시아는 바로 검을 뽑아냈다. 조금 무겁다고 느끼면서 테이블 위에 검을 세워서 내려놓았다.우지끈!그리고 검날이 테이블에 닿는 순간, 모든 사람의 넋이 나갔다.임시아가 아무 힘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그 검은 바로 테이블에 박혀버렸다. 그리고 바로 테이블을 뚫어버렸다.“이렇게 예리하다니!”모든 이들이 깜짝 놀랐다.“연성훈은 도대체 왜 이런 걸 다 가지고 있는 거야. 쟨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래.”임설아는 침을 꿀꺽 삼켰다.“이거 보물이네!”백연아는 눈을 반짝이면서 말했다.“분명히 비싼 값에 팔 수 있을 거야.”옆에 있던 임시아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은 왜 안 가져갔대요? 잊은 건가?”사실 연성훈이 잊은 건 아니었다. 연성훈은 애초에 자신의 무기가 임씨 가문에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 한 채 쭉 자기 무기를 잃어버린 줄로만 알고 있었다.심야의 파수꾼 무기는 모두 특별 제작된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연성훈의 두 자루의 검은 세상에서 가장 날카로운 검이었다. 만약에 암매장에 풀린다면 그 값은 상상할수도 없었다.당시 그가 상처를 입고 임설아 아버지에게 구해져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소지하고 있던 물건은 임설아의 아버지가 가져가고는 다시 연성훈에게 말해주지 않았었다.하지만 유독 철로 만든 함은 연성훈이 혼수상태였을 때도 손아귀에 힘껏 쥐고 있었다. 연성훈이 깨어날 때까지는 의사도 손에서 빼내지 못했다.그래서 기억을 회복한 뒤에도 그 함에 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다른 물건은 치열한 전투 속에서 분실된 줄로만 알고 있었다.“여기 검은 옷이 하나 더 있어. 좀 낡긴 했는데, 거기다 온통 피야.”임설아는 잔뜩 찢어진 검은 옷을 봤다.그건 한때 연성훈의 전투복이었다. 수많은 찢어진 부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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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그의 고향인 인해시, 그는 이곳에서 18년의 시간을 보냈다.지금의 그는 27세였다. 인해를 떠난 지 이미 9년 훌쩍 넘었다.이 9년 동안 연성훈에게 너무나 많은 일들이 발생했다. 사실 가끔은 9년 전에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그 사람들이 고맙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만약에 그들이 없었다면 연성훈은 심야의 파수꾼에 들어가지도 못했을 것이고 지금의 커리어와 실력도 없었을 테니 말이다!연성훈이 감탄하고 있는 걸 보면서 진미영이 웃었다.“인해시 사람인가 봐요?”연성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여기에서 태어났죠. 하지만 이곳을 떠난 지 너무 오래됐어요.”“어머?”옆에 있던 진희가 캔버스를 메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연성훈을 흘깃 쳐다보고 말했다.“그럼, 이번에 돌아온 이유는 가족들을 만나뵙기 위해서인가요, 아니면 일 때문이에요?”가족들?연성훈은 마음이 꿈틀했다. 어떻게 보면 가족들을 보러 온 걸 수도 있다. 인해시에는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가까운 사람도 그다지 없었다.그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다 있는 것 같아요.”진미영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말했다.“말이 나온 김에 묻는 건데, 아직 연성훈 씨가 무슨 일을 하는 건지도 모르네요.”연성훈은 코끝을 매만지면서 말했다.“음. 아직은 하는 일이 없어요. 백수입니다.”진미영 모녀가 살짝 당황해할 때 중년의 남성이 다가와 진미영의 캐리어를 보고 얘기했다.“진 회장님.”그는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진미영과 진희 손에 있던 캐리어를 가져간 뒤 말을 이어갔다.“차는 밖에 대기 시켜두었습니다. 바로 회사로 가실 건가요?”진미영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먼저 제 친구한테 밥 한 끼 사고요.”중년 남성이 당황하며 급하게 말했다.“진 회장님. 회장님이 떠나시고 회사가 온통 엉망이 되었습니다. 오늘 인해에 돌아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다들 회장님께서 전반적으로 컨트롤해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요.”진미영이 눈살을 찌푸리자, 연성훈이 옅게 웃으면서 말했다.“괜찮습니다. 바쁘시면 먼저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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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유일하게 힘든 것은 연성훈이 심야 파수꾼 일을 하면서 자기가 하는 일을 부모님께 얘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여전히 아들이 감옥에 있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한 시간 뒤, 택시가 아파트 단지 문어구에 멈춰섰다. 결제를 한 뒤 연성훈은 차에서 내렸다. 조금 불안하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했다.그와 부모님은 이미 9년이나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했으니까.연성훈은 크게 한숨을 내쉰 뒤 아파트 단지에 들어섰다. 보안 요원에게 구체적인 위치를 물은 후, 연성훈은 가방을 다시 정리하고 안으로 걸어갔다.시즌 가든 5동 504호. 연성훈은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504호 문어구를 바라보았다. 앞으로 다가가던 연성훈은 문이 반쯤 열린 걸 발견했다. 열린 문 사이로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연경민. 이러면 너무 양심이 없는 거지.”안에서 들려온 말이었다.“뭐가 어쨌든 너도 연씨 집안 사람이잖아. 한유 그룹에서 부대표까지 맡았었고. 그러니까 이런 계약 하나 하는 것쯤은 당신 권한 안의 일이잖아? 게다가 두 회사가 손을 잡으면 너한테도 수익이 떨어진다고!”연경민은 연성훈 아버지의 이름이었다.“나도 정말 도와줄 수 없어.”연경민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게다가 그 일이 있고 나서 우리 집안에서는 우리를 아예 제명시켜 버렸다고.”그 목소리는 마치 지칠 대로 지친 듯했다. 연성훈도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는 듯 했다.“그 당시 제명당한 것도 연성훈 그 자식이 아가씨를 덮쳐서 그런 거 아니야?”그 목소리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연경민. 내가 지금 말하는 건 협상에 속해. 이번 계약은 네가 사인 하기 좋든 싫든 무조건 해야 한다고. 만약에 계약하지 않으면 인해에서 편하게 살기는 그른 줄 알아. 내가 사람을 시켜서 매일 와서 괴롭히게 할 테니까!”연성훈은 집 안의 사람이 누군지 깨달았다. 그 일이 있고 나서 집안에서 그들을 제명하자고 제안했던 사람, 이름은 연지석이었다.이 사람도 연씨 집안 방계 중 한 명으로 원래는 연경민 밑에서 일했는데, 연경민이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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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아까 우리 아버지를 협박하는 걸 들은 거 같은데, 맞아요?”연성훈은 연지석을 훑어보는 눈길은 그 어떠한 감정도 담고 있지 않았다. 한 쌍의 눈동자에는 그저 차가움만 깃들어 있었다.소파에 앉아있던 연지석은 마치 얼음 굴에 갇힌 것처럼 추워져 몸이 떨려오는 걸 참지 못했다.“나는...”연지석은 저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다. 연성훈의 눈빛은 알 수 없는 공포감을 느끼게 했다.연경민은 이 장면을 보며 얼굴색이 미묘하게 변했다. 연경민은 감옥에 9년이나 있다가 금방 나온 연성훈이 또 함부로 주먹을 써서 감옥에 다시 들어갈까 봐 내심 걱정이 되어 급하게 말했다.“알아서 떠나. 나는 이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을 거니까.”연지석이 또 협박을 하려고 했지만 연성훈의 무서운 시선 아래에서 연지석은 그만 겁을 먹고 입을 열지 못했다. 그저 가방을 가지고 자리에서 일어섰다.연성훈 옆을 지나갈 때, 연성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연지석의 귓가에 속삭였다.“만약에 감히 진짜 사람이라도 불러서 우리를 괴롭힌다면 후과를 책임질 각오도 해야 할 겁니다.”연성훈은 상상만으로도 지난 9년 동안 자기 부모님이 어떤 대우를 겪었는지 알 수 있었다.예전에는 심야 파수꾼으로 활동해서 돌아올 수도 없었고 뭘 할 수도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그가 돌아왔다. 연성훈은 부모님이 조금의 억울한 일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연지석은 침을 꿀꺽 삼키고 연성훈의 옆을 지나쳐 밖으로 나갔다.연지석이 떠나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연성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스산한 한기가 사라졌다. 연성훈은 가방을 내려놓으면서 연경민를 보면서 말했다.“아버지, 죄송해요. 9년이나 걱정하게 했네요.”연경민은 자꾸만 눈물이 흘러나와 코를 찡그리며 말했다.“돌아오면 된 거다! 지난 9년 동안 나랑 네 엄마가 감옥에 너 보러 수백 번을 찾아갔는데 한 번도 만나지 못했어. 나는 몰라도 너희 엄마는 늘 속상해 했다고. 그래도 지금은 돌아왔으니 됐다.”연성훈도 코끝이 찡해놨다. 그러다가 주위를 둘러보고 말했다.“맞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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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강위야!”연성훈은 떨리는 입으로 외쳤다.“응?”강위은 짧게 대답하고 고개를 돌렸다. 연성훈을 본 강위는 아까의 의기소침함은 어디 가고 기분이 확 좋아졌다. 이어서 동공이 잔뜩 커져서는 기쁘게 말했다.“미친, 연성훈이야?!”강위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눈에 띄게 기뻐하는 강위의 모습을 보자 연성훈도 웃었다.비록 9년이란 세월 동안 보지 못했고, 연성훈에게는 강간범이라는 꼬리표까지 달려있었지만 강위는 그를 봤을 때 무서워하거나 경멸하지 않고 그저 기뻐하기만 했다.이게 연성훈의 가장 좋은 친구였고, 절친이었다.강위는 손에 들고 있던 선물상자를 땅에 내려놓고 연성훈 앞에 서서는 가슴팍을 치면서 말했다.“미친. 전에 갑자기 사라져서 너랑 꽤 친했던 동창한테 물어보니까 다들 네가 어떤 여자를 성폭행 해서 감옥에 들어갔다잖아. 아니, 근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데.”강위는 위아래로 연성훈을 훑어보며 말했다.“넌 나를 의심하지 않아?”연성훈은 의아해서 물었다.“야, 나는 네 방귀 냄새까지 아는 사람이야. 넌 그 정도 배짱이 없다는 걸 난 잘 알고 있다고! 근데 네가 성폭행 같은 짓을 한다고?”강위가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연성훈은 헛기침을 한번 하고 말했다.“에잇. 말하자면 긴데 정확한 이유는 아직 말 못 하고 확실하게 얘기해 줄 수 있는 건 모함이라는 거야.”“그래서 너는 억울하게 감옥에서 9년이나 보내다 온 거야?”강위가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감옥에 들어가자마자 다른 곳으로 옮겨져서 어떤 비밀 부대에 들어가게 됐어. 삼 년 전에 임무 때문에 기억을 잃었는데 최근에야 기억을 되찾았어.”연성훈이 진지하게 말했다.강위는 그런 연성훈의 말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의 말을 다 듣고서는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지나가는 개도 안 믿겠다.”연성훈이 진실을 말해도 믿지를 않으니 한숨만 내쉬었다.하지만 그는 9년이나 만나지 않은 두 사람 사이에 조금의 어색함도 느껴지지 않아 내심 기뻤다.강위 손에 들려있던 선물상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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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강위의 말을 들은 연성훈은 어이가 없었다.한때 삼 년 동안 압박 받는 데릴사위로 산 자신이 이미 아주 비참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강위랑 비교해보니 강위가 더 재수 없는 편이었다.연성훈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말했다.“걔 동생은? 동생은 어떻게 생각한대?.”“걔 동생?”강위는 어이 없어 하며 말했다.“말도 마. 게임에 빠져 사는데 거기다 도박도 좋아해. 근데 집안의 유일한 장손이라서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오냐오냐 키워서 어쩔 수 없어.”말하다가 그는 연성훈을 향해 물었다.“성훈아. 나 좀 도와주라. 나 뭐 어떻게 해야 하냐?”연성훈은 코를 쓱 문지르고 말했다.“그럼, 네 여자친구는 결혼 생활을 생각해 본 적은 있대? 뭐, 만약에 네가 2억을 대출 받아. 그러면 결혼 뒤에는 집 대출금에 그 2억 대출금까지 갚아야 하는데 결국에는 너희가 같이 갚는 거 아니야? 걔는 이런 건 생각 안 해봤대?”강위는 풀이 죽어서 말했다.“아마 그냥 나한테 시집오기 싫은 걸 수도 있지. 그냥 나한테 꺼지라고 신호를 보내는 건가? 근데 우리가 6년을 사귀었어. 난 진짜 여자친구를 많이 사랑해. 내가 보기에는 걔도 나 엄청나게 사랑하고. 그냥 지금 상황이...”연성훈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강위야. 솔직하게 말해서 내가 볼 때 헤어지는 게 답이라고 생각해. 냉정하게 네 사정을 분석해 봐. 만약에 내가 이번에 너한테 2억을 마련해 줘서 너희가 결혼했다 쳐. 그럼, 그다음은? 네 여친이 그렇게 챙기는 남동생은 도박꾼에 출근도 안 하고, 그냥 돈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야. 나중에 너는 네 가정만 먹여 살려야 하는 게 아니라 걔네 일가족을 먹여 살려야 해. 부모님들은 그렇다 쳐. 그 동생까지 네가 먹여 살려야 해. 걔 동생이 결혼해서 애를 낳으면 그것까지 네가 전부...”연성훈은 담담하게 강위에게 분석해 주었다.강위의 얼굴에는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강위는 그저 일반적인 사람이었고 일이 이렇게까지 되기 전에 진즉 이별에 대해 생각도 했었다.하지만 강위는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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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강위는 마음속으로는 화가 났지만, 현실에 치여 성격을 죽이고 살았다. 근데 연성훈이 그렇게 말하자 차마 말리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그도 같은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방태주는 연성훈을 보면서 말했다.“넌 누군데 오지랖이야.”연성훈이 코를 문지르고 강위를 토닥이면서 말했다.“됐어, 강위야. 뭐 그렇게 속상해할 게 있어. 헤어지면 헤어진 거지. 다음에 만날 사람은 더 좋은 사람이겠지. 돈만 있으면 어떤 여자를 못 만나겠어.”방려정이 꿈틀했다.방태주는 비웃으면서 말했다.“너도 먼저 돈이 있어야 한다는 걸 아네. 만약에 저놈이 돈이 있었으면 진즉에 려정이랑 결혼식을 올렸겠지. 근데 고작 집 계약금도 겨우 모아서 낸데다가 그 집도 그냥 방 두 개짜리 집이라니. 됐다, 려정아. 너도 더는 생각하지 마. 저딴 남자는 애초에 네 옆에 있을 자격도 없었어. 이만 돌아가자. 네 숙모가 소개해 주기로 한 사람 집안 조건이 얼마나 좋은데, 내일 나가서 한 번 만나라도 봐라!”“집안 조건이 좋은 데는 당신들이 눈에 차지도 않을걸요.”연성훈이 비웃으면서 말했다.방려정은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려 강위를 보며 말했다.“강위, 네 친구는 뭐 하자는 뜻이야? 꼭 이렇게 사람 난처하게 해야 속이 시원해? 네가 만약에 조금만 더 위로 올라가려는 욕심과 실력만 있었어도 우리가 이렇게 됐을 것 같아?”“그러게나 말이야. 본인이 쓰레기인 걸 우리 탓을 하네.”방태주도 이어서 말했다.강위는 저 여자를 무서워하는 것처럼 감히 말도 꺼내지 못했다.연성훈은 강위를 토닥이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어. 그만 고민해. 그냥 돈 문제잖아? 내일부터 우리 회사에 출근해. 연봉은 10억으로 하자.”그 말이 끝나자 강위는 매우 당황했다.강위는 연성훈이 인해에 금방 돌아온 줄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돈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이 말을 하는 건 그냥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마음속으로 조용히 감격해서는 연성훈을 쳐다보았다.금방 떠나려던 방태주와 방려정의 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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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이런 일을 겪은 강위는 속에 열불이 났다.6년이란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결국에는 현실 앞에 고개 숙여야 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자기와 함께 할 자격도 없다고 한 사람이 지금은 강위에게 10억이 생긴 걸 보고 바로 재회하자 하는 꼴이라니.강위는 상황이 우습기도 했고 동시에 이 집안사람들의 진심을 보아낸 것 같았다.강위는 냉정하게 방려정을 보면서 말했다.“우리 이미 헤어졌으니까 핸드폰 돌려줘. 앞으로 서로 갈 길 가자.”방려정은 얼굴색이 미묘하게 변했다. 그녀는 강위가 자기 손바닥 위에 있다고 생각해서 조금만 당기면 다시 헤실거리면서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었다.방려정은 이 말을 듣고 강위를 보면서 말했다.“넌 역시 나를 사랑한 적 없어.”강위는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한 걸음 다가가 핸드폰을 가져오고는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았으면 지난 6년 동안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것처럼 굴었을 리가. 난 집을 네 명의로 하자는 것도 동의했어. 너는 예물로 그 2억을 받아서 네 동생 집 사주는 것만 생각하고 내가 어떤 부담을 느끼는지 배려할 생각도 안하잖아. 너는 조금의 양보도 안 해줬어. 내가 2억을 정말 못 내놓는 거 알면서.”“지금은 가능하잖아.”방려정이 말했다.“강위야. 우리 진짜로 결혼하자.”강위가 웃었다. 웃으면 웃을수록 눈물이 흘러내렸다.강위는 방려정을 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방금, 이미 마음이 식었어. 너한테 정이 떨어졌다고. 너는 나한테 시집오고 싶은 게 아니라 돈한테 시집가고 싶은 거야.”말하고 나서 강위는 돌아섰다.방려정이 이어서 말하려는 걸 막으며 연성훈이 눈을 치켜뜨고 말했다.“됐어. 이제 그만 꺼져. 지금은 네가 내 친구 옆에 있을 자격이 없는 거야.”방태주 부녀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연성훈은 강위한테 어깨동무를 하면서 말했다.“저딴 사람들 신경 쓰지 말고 우린 이만 가자!”말하면서 그는 그대로 강위를 데리고 아파트 단지 문어구를 떠났다!두 사람이 인적이 드문 곳까지 가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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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조연희."이때 메마른 목소리가 힘 없이 들려왔다."성훈이는 분명히 누명을 쓴 거야. 걔가 어떤 애인지는 우리가 더 잘 알아. 성훈이는 절대 그런 일을 할 애가...”쾅!이때 방문이 갑자기 닫혔다. 조주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조운아, 경민아.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성훈이 일 때문에 우리도 영향을 받아서 인해에서 크게 이슈가 됐었잖냐? 그때 나는 성훈이 때문에 직장도 잃었어. 너도 알다시피 성훈이가 돌아오는 건 좋은 소식이기는 하지만 안 보는 게 나을 수도 있어. 그냥 통화 좀 해서 오늘은 오지 말라고 해라.""맞아요. 저희도 그때 많이 힘들었다고요."...안에서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연성훈은 제자리에 서서 눈살을 조금 찌푸렸다.인해에 돌아올 때도 친척이나 친구가 본인한테 편견이 있을 거라고 각오하긴 했다. 근데 이미 9년이나 지났는데 그 편견이 아직까지 있을 줄은 몰랐다."성훈이는 진짜로 누명을 써서 억울한 거라고요. 만약에 진짜라고 해도 이미 9년이나 지났는데, 그냥 사람답게 살 기회 한 번쯤 다시 주는 것도 싫다는 건가요?"연경민의 목소리가 들렸다."경민아, 다른 사람들 태도를 봐라. 우리가 괜히 뭐라 하는 게 아니야. 그때는 확실히 걔가 잘못한 거잖니."조주호의 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조연희는 얼굴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언니. 전화 한 번 좀 해요. 그러면 우리 이렇게 해요. 일단은 오늘 집에 친척들이 너무 많이 와서 좀 그렇다고요. 내일 제가 직접 찾아가서 일자리 하나 소개 시켜주는 건 어때요? 형부는 대표를 맡고 있어도 이 정도 인사권은 없잖아요..."문 밖에서 연성훈은 이들의 말을 들으며 내심 마음이 복잡했다.조금 지나서 그들의 권유 끝에 연성훈의 핸드폰이 울렸다. 연성훈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애써 웃으면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아버지!""성훈아."연경민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아버지. 있잖아요. 오늘 가기는 좀 힘들 것 같아요. 아까 길에서 강위를 만났거든요. 그 저랑 유치원 때부터 같이 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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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클럽 무대 위에는 빼어난 외모의 미녀가 기타를 치면서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시간이 조금 흐르자 사람들도 많아졌다.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던 여자가 내려가고 DJ가 올라와서 일렉 음악을 띄우기 시작했다. 중앙 댄스홀에서는 사람들이 리듬에 맞춰 움직였다.온 클럽이 마치 그제야 깨어난 것처럼 활기가 넘쳤고 많은 청춘 남녀들은 호르몬이 폭발한 듯이 뛰어놀았다.연성훈은 차가운 눈으로 거기에 끼지 않고 조용히 술만 들이킬 따름이었다.사실 연성훈은 그냥 취하고 싶었다. 집안 가족들이 자기에 대한 편견을 알고 나서는 그냥 술이 당겼다.풀썩!이때 그의 테이블에 까만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앉더니 테이블에서 컵 하나를 들고 연성훈의 술을 따랐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한 컵을 그대로 원샷해 버렸다."저기요. 그거 제 술 같은데요."연성훈이 눈을 치켜뜨고 그 여자를 한번 보았다.연성훈은 의아해졌다. 그 여자는 놀라울 정도로 예쁜 사람이었다.짙은 화장을 하고 적게 입은 클럽 안의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화장기도 없었고 검은 드레스로 몸매도 가려버려서 큰 노출도 없었다.이 말을 듣고 그녀는 연성훈을 힐끔 보고는 말했다.“이따가 돈 보내 줄게요. 근데 남자들은 다 이러지 않아요? 내 몸에 관심 있는 거 아닌가? 내가 취하면 당신한테도 기회를 줄 게요.”그녀의 말은 직설적이었고 기분도 나빠 보였다.연성훈은 잠깐 웃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아까는 그냥 아무렇게나 한마디 한 것에 불과했다.여자는 한 컵을 원샷한 뒤 술이 모자랐는지 아예 병째로 들고 마시기 시작했다.크게 몇 모금을 마시고서는 연성훈을 보면서 냉소를 짓고 말했다.“남자 새끼들 중에 좋은 놈은 하나도 없어.”연성훈은 그녀의 술주정을 신경 쓰지 않고 혼자 테이블 한쪽에 앉아 있었다. 그래서 그의 테이블에는 이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연성훈과 검은 드레스의 여자는 나란히 앉은 것도 아니고 대각선으로 앉아 각자 자기가 마실 술만 마시면서 서로 말도 섞지 않았다. 여자는 몇 모금 홀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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