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 인해의 최고급 레스토랑에 열댓 명이 앉아있었는데 그중에는 주서진, 백아현, 강미주, 김소희, 구윤아, 그리고 연성훈이 비행기에서 만난 장건까지 있었다.그 외에도 강성에서 먼 길을 온 강미주와 일행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온 젊은이 몇 명도 있었다.그러나 오직 장건만이 식은땀을 흘린 듯 얼굴이 흥건하게 젖어있었고 누군가에게 맞은 것처럼 눈이 벌겋게 팅팅 부어올랐다.“고작 인플루언서 주제에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허세 부리지 마요.”강미주는 장건에게 손가락질하며 입을 열었다.“감히 윤아 언니한테 집적거리다니...”불과 얼마 전 주서진이 예쁜 여자친구를 소개해 준다며 장건을 이곳으로 데려왔다. 성숙하고 지적인 구윤아에게 첫눈에 반한 그는 술을 권하면서 실수로 구윤아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그 모습을 마침 김소희가 목격했고 평소에도 욱하는 성격이었던 그녀는 치밀어 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한 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장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강미주도 그의 얼굴에 차 한 잔을 끼얹었다.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주서진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입을 열었다.“미주야, 이건 좀 심하지 않아? 방금 장건이 잘못한 건 사실이지만 다 연아를 좋아하는 마음에 그런 거잖아. 표현이 서투른 자식이라서 행동이 경박한 것도 맞는데, 뭐가 됐든 네가 내 친구에게 이러는 건 내 체면을 짓밟는 거나 다름없어.”강미주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럼 선배는 어떡하실 건데요?”장건은 얼굴에 묻은 차를 닦으며 싸늘하게 웃었다.“강성 재벌 집 딸 강미주라고 했나? 뭔가 착각하나 본데 여긴 인해야! 강성에서 아무리 잘나가도 여기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옆에서 줄곧 침묵을 지키고 있던 백아현이 고개를 들어 주서진을 힐끗 보더니 단호하게 말했다.“당장 꺼지라고 해.”갑작스러운 그녀의 말에 장건은 그대로 얼어붙었고 주서진은 표정이 일그러졌다.“아현아!”고개를 돌려 백아현을 바라봤으나 그녀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여전히 차분하게 말했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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