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위가 반박하려고 할 때 옆에 있던 다른 남자가 급히 일어서며 말했다.“다들 이제 그만해. 정수정, 불편하면 이쪽으로 와. 내가 그쪽으로 자리 옮길게. 그리고 성훈도 이제 출소했으니까 절대 똑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을 거야. 우리도 더 이상 편견 갖지 말자.”연성훈은 고개를 돌려 무던한 표정의 그를 바라봤다.이름은 우도환. 고등학교 때부터 정직했으나 말수가 적고 성적이 별로인 탓에 줄곧 괴롭힘을 당했다.당시 소은영을 짝사랑하고 있던 우도환은 마음이 담긴 고백 편지를 건네줬는데, 소은영은 비아냥거리면서 그걸 모든 사람 앞에서 읽었다.그 후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진 그는 점점 내향적으로 변했다. 그러나 성인이 된 지금은 많이 달라진 듯하다.말을 마친 우도환은 자리를 양보하며 연성훈이 앉은 테이블로 다가갔다.“연성훈. 강위. 오랜만이야!”옆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그들을 무시한 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수입은 괜찮은지, 어떤 브랜드의 옷을 사는지, 어떤 브랜드의 가방을 메는지 등등 서로를 관심하는 듯한 대화를 나누면서 은근슬쩍 자신과 비교하며 우월감을 느꼈다.“성훈아, 넌 언제 출소했어? 지금 하는 일은 있고?”바로 이때 갑자기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주지훈이었다. 그는 웃는 듯 마는 듯 애매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없어.”연성훈은 아무렇지 않은 듯 담담하게 말했다.“설마 백수야?”주지훈은 그를 비웃었다.“우도환이랑 같이 배달하는 건 어때? 명문고 출신이 배달 일 하는 건 지금 도환이가 유일하거든. 너도 같이해.”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하나둘씩 웃음을 터뜨렸고 우도환은 민망함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연성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담담하게 말했다.“배달하는 게 뭐가 문제야? 먹고살 만큼 벌면 되는 거지.”“하긴.”그러자 주지훈은 고개를 돌려 강위를 바라봤다.“창욱이가 말하던데 너 한유 그룹에 면접 보러 갔다며?”사람들 모두 의아한 표정으로 강위를 바라보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
룸에서 강위는 손창욱을 뚫어져라 보고서 자리에 앉고 더는 신경 쓰지 않았다.손창욱은 강위를 비웃으면서 말했다.“다음번부터 거짓말을 하려거든 믿을만한 거로 말해. 송빈 대표님이 직접 면접을 봐줬다는 말은 지나가던 개도 안 믿겠다.”강위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는 조롱의 눈빛들을 받을수록 오히려 더 태연해졌다.강위가 입을 다물어 버리자 손창욱은 가볍게 웃고 손을 탈탈 털면서 말했다.“사람도 얼추 다 왔고 백아현도 거의 다 왔다니까 음식 준비하라고 말해둘게.”그리고 무언가 생각 났는지 이어서 말했다.“아. 맞다. 이번에는 더치페이야. 한 사람당 60만 원 정도.”말하면서 연성훈을 보고는 말했다.“연성훈. 너 이번에 많이 번다. 셋이 한 테이블이니까 진짜 많이 벌어가는 거야.”연성훈은 잠깐 웃고 말했다.“맞는 말이네.”그는 고개를 돌렸다. 우도환은 몰래 두 명을 바라보고는 바보처럼 웃으면서 말했다.“쟤네가 이렇게 무시할 줄 알았으면 이번 동창회는 안 올걸 그랬다. 그래도 나름 동창끼리 모인다길래 한번 온 건데.”연성훈이 웃으면서 말했다.“쟤네 신경 쓸 필요 없어. 별로 큰돈도 없으면서 가오가 뇌를 지배해서 그렇지 뭐. 우리는 우리끼리 잘 챙겨 먹으면 되지.”우도환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호기심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맞다. 성훈아. 너 지금 하는 일도 없는데 차라리 나랑 같이 배달 일이나 하자. 내가 소개해 줄게.”연성훈은 마음이 조금 따뜻해졌다. 이 빌어먹을 사회에서 우도환은 여전히 선량함과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었다.연성훈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그럴 필요는 없어. 나 혼자 작은 사업 중이라.”옆에서 듣고 있던 강위는 웃음을 참느라 경련이 일어날 지경이었다. 한유 그룹이 작은 사업이라면 도대체 뭐가 큰 사업인지 알 수가 없었다.벌컥!이때 문이 갑자기 열리자, 연성훈은 고개를 들어 문 쪽 방향을 보았다. 몇몇 예쁜 실루엣이 보였고 그 중심에는 하얀 원피스를 입은 백아현이 청순한 자태로 서 있었다. 방 안으로 들어서자, 손
그들은 연성훈이 도대체 어떻게 그녀들과 안면을 튼 건지도 몰랐다. 게다가 사귀는 게 아니라고 해도 동시에 이런 엄청난 미모의 미녀들을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에게는 자랑할 거리가 충분한 사실이었다.백아현은 연성훈을 보면서 눈살을 찌푸리고 평온하게 입을 열었다.“넌 인해에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어.”“왜?”연성훈이 물었다.“우리 오빠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백아현이 입술을 달싹이면서 말했다.“게다가 이미 네가 인해에 돌아온 걸 알아. 백채령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고 걔 남편도...”연성훈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말했다.“신경 안 써.”백아현은 연성훈의 태도를 보고 눈빛에 복잡미묘한 기색이 잠깐 스쳤지만 쓰게 웃으면서 말했다.“마음대로 하라고 해!”김소희는 얼굴을 찌푸리고 말했다.“연성훈, 차라리 우리랑 같이 강성으로 돌아가자, 여기는 너무 많은 사람이 너를 노리고 있어. 연씨 가문에 연정환도 너를 가만두지는 않을걸.”그들의 말을 들은 강위와 우도환은 조금 어쩔 줄 몰랐다. 그들의 신분으로는 인해 시의 최상급 금수저들과는 연줄이 없는 당연했다.연성훈은 손을 저으면서 말했다.“인해에 일이 있어서.”백아현은 연성훈을 한 번 보고 더 뭐라 하지는 않았다.이때 주지훈이 술 한 잔을 들고 다가와서 백아현 옆에서 웃으면서 말했다.“아유. 우리 반에 퀸카 두 명 있는데 한 명은 손창욱 때문에 품절이 됐고 한 명은 우리 주씨 가문 승계 1순위에게 시집온다는데, 축하해. 내일이 약혼식이지. 그러고 보니 너랑 주서진이 결혼하면 우리도 친척인 거네.”백아현은 웃으면서 테이블 위의 주스 한 잔을 들고 아주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고마워.”그렇게 조금씩 일부 사람들이 백아현 쪽으로 왔는데 백아현은 모두 웃으면서 대꾸는 했지만, 그 어투에는 그 어떠한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조금 지나지 않아 주지훈이 웃으면서 일어서더니 연성훈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맞다. 오늘 우리 연성훈도 왔지. 우도환 말이 맞아. 쟤한테 그렇게 큰 편견 갖고 있으면 안
다이아몬드 카드를 본 연성훈은 눈을 살짝 찌푸렸다.그는 구윤아가 대충 무슨 생각인지 짐작이 갔다. 연성훈이 사람들한테 안 좋은 취급을 당하는 게 두고 보기 싫었던 것이었다.특히 주지훈의 말이 신경에 거슬렸다.마침 연성훈이 신해 은행에서 발급받은 다이아몬드 카드가 구윤아 손에 있어서 참지 못하고 그 카드를 보여준 것이다.연성훈은 자신의 재력을 뽐내 보일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있었다. 그건 그가 심야 파수꾼 생활을 오래 한 것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었다. 하지만 사실 들킨다고 해도 문제 될 건 없었다.그러나 이미 인해에 돌아온 마당에, 조사를 위해서도 송곳니를 조금 드러내는 것도 나쁠 건 없었다.주서진은 다이아몬드 카드라는 몇 글자를 입 밖에 내고는 온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신해 은행의 카드는 부자들 사이에서는 엄청나게 유행하다 보니 주서진도 한 장 갖고 있기는 하지만 가장 일반적인 실버 카드였고 2천만 원만 있어도 가질 수 있었다.주서진은 나름대로 능력이 있는 편이었는데 졸업 후에는 집에서 짠 계획대로 세 개의 그룹을 인수했다. 물론 그룹의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일 년에 2천만 정도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옆에 있던 손창욱의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손창욱도 실버 카드는 갖고 있었다.어떤 의미에서 보면 부자들 무리에 끼게 됐다는 상징이기도 했다.하지만 손창욱과 주지훈 외에, 백아현의 눈에도 충격을 받은 기색이 서렸다.파란 카드를 보면서 머릿속은 새하얘졌다.무려 다이아몬드 카드였다. 신해 은행에서 도합 아홉 개밖에 발급하지 않은. 백씨 가문의 어떤 이도, 인해 시의 그 어떤 부자 가문도 이 카드를 갖고 있지는 못했다. 그녀가 유일하게 아는 다이아몬드 소유자는 인해 시에 어느 명망 있는 어르신이었다.사실 그 어르신도 무슨 부잣집 사람은 아니었다.하지만 인해에서 감히 그 누구도 그 어르신을 건드릴 생각을 하지 못했고 만나면 모두 깍듯하게 대했다.그러니 그녀는 연성훈 손안에 다이아몬드 카드가 있으리라
예전에 연성훈이 그녀를 안전하게 생겼다고 말하는 건 돌려 말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바로 못생겼다고 말했다. 그녀는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서 손을 바들바들 떨며 연성훈을 향해 삿대질했다.쿵! 쿵! 쿵!이때 문어구에서 노크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손창욱은 눈살을 찌푸리고 걸어가 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아연실색해서 급하게 90도로 인사하면서 말했다.“송... 송 대표님!”그렇다. 문 앞에 있는 사람은 팔 하나인 송빈이었다.그는 손창욱을 보고 의아해서 물었다.“네가 백아현 동창이니?”말하면서 송빈은 백아현 쪽을 보다가 연성훈을 보고 기색이 잠깐 변했지만, 얼굴에는 큰 감정의 변화를 드러내지 않고 계속 백아현을 보면서 말했다.“우리 아현 조카. 내일 네 약혼식에는 못 가게 됐다. 아까 친구랑 여기서 밥 먹는데 비서가 너를 봤다고 해서 물어봤더니 동창회 한다길래 한 번 와봤다.”백아현은 급하게 일어나서 고개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삼촌은 한유 그룹에서 일도 많아서 카카오톡으로 메시지 하나 남겨주셔도 되는데 직접 오실 필요까지는 없어요.”송빈은 웃으면서 말했다.“그럼 됐다. 난 그럼 이만 젊은이들 모임 방해 안 하마.”말하다가 그는 연상훈과 강위를 번갈아 보다가 싱긋 웃고 말했다.“강위 씨. 회복은 했나 봐요.”강위는 급하게 말했다.“네네. 회복했습니다.”송빈이 웃으면서 말했다.“회복했으면 됐어요. 월요일에 주민등록증이랑 입사 자료 잊지 말고 들고 와서 출근하면 돼요.”“네... 네!”인해의 최고급 지도자 앞에서 강위는 조금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잠깐의 대화가 일단락 나자 룸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의 입이 다시 크게 벌어졌다.강위... 진짜로 한유 그룹에서 출근하는 게 사실이라니. 게다가... 그 사실을 인해시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던 외팔의 대표가 직접 확인시켜 줬다.전에 대표님이 직접 강위의 면접을 봤다는 말도 거짓말이 아니었다!옆에 있던 손창욱의 눈꺼풀은 더더욱 떨렸다.그도 한유 그룹에 있기는 하지만 아주 밑에
송빈의 등장과 함께 연성훈의 다이아몬드 카드는 모두 까맣게 잊어버렸다.다이아몬드 카드는 그들에게 있어서 너무 먼 이야기라 아마 일평생 동안 닿지 못할 일이었다.하지만 우도환과 강위의 일은 바로 눈앞에서 발생해버렸다.무려 한유 그룹이었다. 수많은 사람이 기를 써도 못 들어가는 그런 기업이었다.근데 지금 우도환은 몇 마디 하지도 않고 입사해 버렸다. 입사만 한 게 아니라 연봉이 2억인 데다가 손창욱과 같은 급이었다.이 사건은 모든 사람 마음속에 수많은 기대를 품게 했고 모두 연성훈이 자신을 끌어올려 주기를 기대했다. 혹은 송빈이 그들을 한 번이라도 더 보거나 조금이라도 그의 마음에 들기를 바랐다.연봉 2억, 그들의 눈에는 일평생의 목표이지만 한유 그룹 같은 대기업을 놓고 말하면 일반적인 관리층의 직원들은 모두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거기다가 연봉 2억의 사내가 바로 눈앞에서 탄생하는 걸 보았는데 그 이유는 고작 연성훈이 단순히 물어봤기 때문이다.그리고 이 연봉 2억의 사람은 아까까지만 해도 고작 배달이나 하던 놈이었고 모두가 깔보는 사람이었다.상황이 너무 빨리 변했다.그들은 문득 강위 생각이 났다. 무려 송빈이 직접 면접을 본 사람은 과연 연봉이 얼마고 직책이 뭘까 싶었다.손창욱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강위를 보고 마음속에서 어떠한 생각이 들었다.“강위 직책이 설마 나보다 높은 건 아니겠지!”송빈은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묻지 않고 웃으면서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럼, 다들 재밌게 노세요.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송빈이 룸을 떠나자, 모두가 실망해서 그 자리에 앉아버렸다. 그러고는 몰래 우도환과 강위를 바라보며 질투했다.그들이 보기에는 이 두 명은 그저 운이 너무 좋았던 것이다. 그들은 개천에서 용 난 격이다.이 상황의 주도자인 연성훈은 몰래 미소를 짓더니 젓가락을 들어 먹기 시작했다.우도환은 여전히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연성훈을 보면서 물었다.“연성훈. 아까 송 대표님이 장난친 거지? 나 같은 게 무슨 자격으로
밥을 먹은 후, 그는 아무 이유나 대고 소은영을 데리고 사라졌다. 모임 주최자가 떠나니 다른 사람들도 자연스레 떠났다.우도환은 꽤 만족스러워하며 연성훈을 보고 얘기했다.“성훈아, 고마워. 네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난 이 직업을 가질 수 없었을 거야. 다음에 제대로 감사 인사를 할게. 지금은 얼른 돌아가서 부모님께 이 소식을 알릴 생각뿐이야. 만약 내가 한유 그룹에서 출근하는 데다가 연봉까지 이렇게 높다는 걸 아시면 정말 기뻐하실 거야!”연성훈은 그저 작게 웃었다. 우도환은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게다가 부모님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인해로 돌아온 연성훈에게 선의를 베푼 사람이었다. 그런 우도환을 돕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모든 사람이 떠나고 나서 강미주는 그제야 연성훈을 노려보며 얘기했다.“연성훈, 너 솔직히 말해. 송 대표님과 무슨 사이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 눈은 못 속여. 네가 송 대표님께 얘기하지 않았으면 송 대표님은 우도환 씨를 출근하게 할 생각이 없으셨어. 게다가 연봉 얘기가 나오니까 네 눈치를 보던데.”연성훈은 그저 코를 매만지며 얘기했다.“헛다리 짚지 마.”백아현은 그윽한 시선으로 연성훈을 보다가 얘기했다.“성훈아, 나랑 따로 얘기 좀 해. 너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강미주는 그 말을 듣고 연성훈을 노려보다가 얘기했다.“어디 한번 계속 숨겨봐. 내가 네 그 가식을 벗겨내고 말 테니까.”“벗길 생각이면 지금이라도 괜찮은데. 아무 호텔이나 잡고 서로 벗겨주는 거로 해.”연성훈이 장난스레 웃으며 얘기했다.강미주는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소리쳤다.“이 변태야!”연성훈은 그저 웃어넘기고 강위에게 몇 마디 말했다. 그러자 강위는 혼자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구연아 3인방도 연성훈과 백아현이 단둘이 남을 수 있게 자리를 비켜주었다. 세 사람은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 백아현은 차 열쇠를 꺼내 옆의 차를 향해 버튼을 누르며 얘기했다.“타.”연성훈은 예쁘장한 그녀의 옆모습을 보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조수석 문을 열고 바로 차에
몇 분이 지나고 나서야 그는 겨우 숨을 내쉬며 얘기했다.“좋은 검입니다!”백연아 일가족은 낯빛이 확연히 밝아졌다. 백연아가 급히 물었다.“얼마에 팔 수 있어요?”“이 검을 파시려고요?!”중년 남자는 새장을 내려놓고 백연아를 쳐다보며 진지하게 물었다.백연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네, 당연하죠!”“파실 거라면, 제가 10억에 사겠습니다!”중년 남자가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백연아를 포함한 세 사람은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 10억은 그들에게 있어서 어마어마한 돈이었다.옆의 진도권의 표정이 약간 변했다. 진도권도 이 검이 비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 10억보다 더 높은 가격일 것이다. 하지만 중년 남자를 쳐다본 진도권은 감히 끼어들지 못했다.이때 중년 남자가 계속 얘기했다.“하지만 제 기억으로 이 검은 긴 것과 짧은 것이 한 쌍일 텐데요. 만약 긴 검도 있다면 같이 파십쇼. 40억까지 드릴 수 있습니다!”40억!그 큰 숫자는 백연아를 부르르 떨게 했다. 백연아는 기회를 놓칠세라 급히 대답했다.“있어요, 있어요! 집에 긴 검이 있어요. 이게 이렇게 비싼 물건인 줄 모르고 아무렇게 쌓아뒀으니... 지금 당장 가서 가져다드릴게요!”“그럼 제가 같이 가도록 하죠.”중년 남자가 웃으면서 얘기했다.“가서 물건을 받자마자 돈을 드리겠습니다.”“좋아요!”백연아가 급히 대답했다.그녀는 살면서 이렇게 큰돈을 만져보지 못했다. 더욱 큰 액수를 생각하지 못한 그녀는 바로 승낙했다.옆의 백훈은 원래 가격을 좀 더 높일 생각이었지만 백연아가 덥석 승낙하는 바람에 그저 묵묵히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중년 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다시 새장을 들었다. 그러자 그의 손등에 있는 금색의 연꽃 문신이 드러났다.레드 킬러보다 더 센 실력을 갖추고 있는 골드 킬러였다!그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백연아 등 사람들이 방을 나서자 그의 눈에 살기가 가볍게 번뜩였다....연성훈은 백연아가 그의 무기를 팔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백연아가 4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