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Chapter 51 - Chapter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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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그래요, 알겠습니다.”허윤겸이 다시 인사하더니 물러갔다. 하지만 다시 발걸음을 돌리더니 물었다.“신성 장군님, 진짜 성운시에 남아 계실 겁니까? 남진으로 안 돌아가시는 겁니까?”진도하가 허윤겸을 한번 쳐다봤다. 키가 2미터가 거의 되는 사내가 긴장하는 모습이 웃겼다.진도하가 웃으며 말했다.“다르게 한번 살아 볼까 합니다.”허윤겸이 멈칫하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네, 신성 장군을 대신해 대하를 위해 남천문을 잘 지켜내도록 하겠습니다!”이렇게 말하고는 자리를 떠났다.허윤겸이 가고 진도하는 평지를 찾아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고 하늘과 땅의 정기를 흡수하기 시작했다.그도 그럴 것이 계룡산의 정기는 아주 왕성했다.진도하가 손으로 주문을 걸면서 마음껏 정기를 흡수했다. 정기가 백문 혈을 지나 온몸으로 퍼졌다.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땐 이미 날이 밝아 있었다.진도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미련이 남은 듯 기지개를 켰다. 그러고는 조깅하며 계룡산에서 내려와 시내로 돌아왔다.진도하는 약국에 가서 약재와 약탕기를 사서 스카이타운으로 돌아왔다.문을 열어보니 부모님은 외출하고 안 계셨다. 아마도 찬거리를 사러 갔거나 아침 운동하러 갔을 것이다.그는 아까 사 온 물건들을 들고 뒷마당에 도착한 후 약재와 약탕기를 꺼내 불을 지피고는 약재를 우렸다. 그사이에 진도하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이따금 정기를 조절하고 정기로 약재의 효능을 높여주어 약 효과를 극에 달하게 했다.약을 우리는 데 거의 3시간이 소요되었고 끝내 갈색 나는 알약을 만들어 냈다.진도하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알약을 잘 넣어두었다. 이따가 강유진에게 가져다줄 생각이었다.집을 나서려는데 엄마 아빠가 무언가 잔뜩 사서는 집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알고 보니 찬거리를 사러 간 게 아니라 시골로 돌아가 마당에 심은 채소들을 전부 따온 것이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생활용품도 조금 가져왔다.진도하가 집을 나서려 하는 걸 보고 유서화가 말했다.“또 어디 가니? 어제 집에 안 들어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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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진도하의 부모님들도 다 거쳐온 사람들이라 강유진이 현재 어떤 기분인지 다 알고 있었다. 유서화와 진용진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흐뭇하게 웃었다. 그러고는 열정적으로 강유진을 초대했다.“아가씨, 어서 들어와 앉아요!”강유진이 머리를 끄덕이며 심호흡했다. 조금은 긴장한 모습이었다.이제야 반응이 온 진도하도 강유진을 집으로 데리고 들어갔다.집에 들어온 강유진은 약간은 불편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있었고 유서화는 분주하게 돌아치며 강유진에게 차를 따라주고 있었다. 진용진은 주방에서 바쁘게 준비하고 있었다.진도하는 다른 편 소파에 앉아 가벼운 심정으로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특히 강유진이의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보고는 드물게 웃음을 터트렸다.강유진은 그룹 사장이라 그런지 멘탈이 강한 편이라 잠깐 수줍어하고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갔고 태연하게 유서화랑 대화를 이어갔다. 대화의 대부분은 일상적인 내용이었다.대화 중에 진도하는 지금 살고 있는 이 집도 가족들이 같이 지낼 수 있게 강유진이 빌려준 것이라고 했다. 유서화는 그 말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유서화의 눈시울이 금방 붉어졌다.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강유진의 손을 맞잡고 두서없이 고마움을 표시했다.강유진도 이런 진심 어린 감정에 동해 다급하게 말을 이어갔다.“아주머니,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제가 해야 하는 일이에요.”두 사람은 좀 더 대화를 나누다가 유서화는 주방에 도와주러 갔다. 아직 진용진의 팔이 다 나은 건 아니었다.유서화와 진용진은 주방에서 바쁘게 돌아치면서도 대화를 멈추지 않았는데 분위기가 참 좋아 보였다.특히는 아들이 ‘여자 친구’를 집으로 데려오자 그들의 눈에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이제 좀 살만하네 그래도.”진용진이 감개무량해서 말했다.유서화는 웃다가 다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진용진이 물었다.“왜 갑자기 표정이 안 좋아져?”“하...”유서화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도하도 이미 컸는데 진실을 말해줘야 하는 거 아닐까요?”유서화가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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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맞다. 만약에 사장님 아버님도 몸이 안 좋거나 그러면 한 알 드셔도 돼요. 병세에 도움이 되는 약이에요.”그는 그냥 이런 정도로 부연 설명했다.강유진은 감동받은 표정으로 머리를 끄덕였다.진도하가 이 약의 효과에 대해 자세히 말해주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의술이 뛰어난 진도하가 건넨 것이라면 반드시 값비싼 약일 것이다. 강유진은 알약을 받아서 잘 챙기고는 고마움을 표시하려 했다.“쾅! 쾅! 쾅!”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앞장선 사람은 젊은 청년이었는데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모습이었다. 그 청년은 굉장히 오만하게 진도하를 경멸의 눈길로 쳐다보고 있었다.강유진은 그 청년을 보더니 역겨운 표정으로 말했다.“오명훈, 네가 여긴 웬일이야?”그 청년은 성운시 오씨 집안의 장손이었다.평소 성운시에서 활개 치며 집안만 믿고 사람을 업신여기고 다녀서 소문이 안 좋게 나 있었다.3년 전 그는 강유진과 한번 만난 뒤 그녀를 미친 듯이 쫓아다니기 시작했고 그 시간이 무려 3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오명훈이 강유진을 한번 힐끔 보더니 말했다.“강유진, 일단 비켜봐. 네 옆에서 알짱거리는 이 파리 같은 놈 내가 대신 혼내줄게.”강유진의 미간이 찌푸려졌고 이내 오명훈에게 언성을 높이려고 했다.오명훈이 머리를 돌려 진도하를 보더니 야유를 던졌다.“강유진한테서 멀리 떨어지는 게 좋을 거예요. 아니면 다시는 못 걷게 다리를 분질러 버릴 테니까.”진도하의 표정은 담담했지만 말투는 매우 딱딱했다.“싫다면요?”“싫다? 하하...”오명훈이 이를 갈며 협박했다.“강유진한테 다시 연락하면 다리만 아작내는 게 아니라 부모님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진도하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언성을 높였다.“그러기만 해봐!”“내 부모님 건드리면 네 옆에 있는 모든 사람 다 죽여버릴 거야!”진도하의 분노가 불길처럼 타올랐다.친부모가 아니긴 하지만 친부모보다 더 많은 은혜를 입었다. 누구도 부모님으로 자신을 협박하는 걸 용납할 수가 없었다. 그 누구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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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그 조폭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진도하를 힐끔 쳐다만 봤지 우물쭈물대며 앞으로 나서지는 못했다.그들이 섣불리 다가섰다간 진도하 손에 있던 오명훈이 다칠 확률이 더 높았다. 일촉즉발의 찰나 강유진이 옆에서 말했다.“됐어요. 한번은 봐줘요!”“그냥 주정뱅이에 병신일 뿐이에요.”강유진은 오명훈이 너무 싫었지만 오씨 집안의 장손이라 일이 터지는 걸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이렇게 되면 진도하가 보복당할 뿐만 아니라 강씨 집안도 매우 수동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다. 강씨 집안과 오씨 집안이 협력한 프로젝트도 일부 있었다.이 말을 던지고 강유진은 자리를 떠났다. 그녀가 떠난 시점도 매우 묘했다. 진도하가 상처받지 않을 거라는 걸 확인하고 떠난 것이었다. 오명훈은 쳐다도 보지 않고 말이다.강유진이 가고 나서야 진도하는 오명훈을 풀어 주었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오명훈은 무서움에 다리를 후들후들 계속 떨고 있었다.강유진이 말리지만 않았다면 진도하는 오늘 오명훈의 두 팔을 다 아작내 버렸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오명훈은 험악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노려보았다.“계속 노려보면 다른 쪽 팔도 분질러버릴 거예요.”오명훈은 진도하가 하면 한다는 성격인 걸 알고 있기에 분하지만 시선을 돌렸다.하지만 속으로 표독스럽게 생각했다.‘기다려! 돌아가면 사람들 다시 불러서 열배 백배로 돌려줄 테니까!’진도하는 오명훈의 속내를 읽어내고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그쪽 오래 살아도 한주 정도만 살 텐데 나한테 복수라? 접어요. 하하...”아까 오명훈의 팔을 부러트릴 때 오명훈의 몸이 주색으로 인해 다 망가져 있음을 발견했다. 오명훈의 숨결은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져 오래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오명훈은 당연히 진도하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진도하가 무서워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진도하가 역겨운 표정으로 손을 저으며 말했다.“꺼져 주세요!”오명훈의 수하들은 사면이라도 받은 듯 황급히 오명훈을 부축해 세우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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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그때 네 몸에 있던 옥 패물을 보고 네 출신이 만만치 않겠다고 생각했었어.”“만약에 네가 친부모 찾으러 간다고 해도 엄마 아빠는 막지 않을 거야. 아들, 엄마 아빠는 이번 생에 너를 만날 수 있은 것만으로도 이미 만족해.”진도하는 그제야 시선을 테이블로 돌렸다. 옥 패물은 연한 녹색을 띠고 있었고 “도하” 이 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내 이름도 이 옥 패물에 근거해서 지은 거구나.’진도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옥 패물을 들어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정기가 안쪽에서 밖으로 흘러나오려고 하는 것 같았다.유서화의 말이 맞았다. 진도하의 친부모는 평범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한평생을 길러주셨는데 저는 영원히 엄마 아빠 아들이에요.”진도하가 옥 패물을 뒤집어 보니 뒤에는 날짜가 적혀 있었다.“음력 12월 29일.”이 날짜는 진도하를 의혹에 빠지게 했고 유서화에게 물었다.“엄마, 이 날짜는 뭐에요?”유서화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나도 모르겠어. 너를 발견했을 갓 태어났는지 아주 작았어. 그래서 네 생일은 아닌 것 같아. 얼핏 들은 소식으로는 이 날짜에 용천 섬으로 돌아가면 전대미문의 기회를 얻을 수 있대.”진도하가 머리를 끄덕이고는 옥 패물을 테이블 위에 도로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감정을 담아 말했다.“엄마, 아빠, 저는 그 사람들 찾으러 가지 않을 거예요! 저한테는 엄마 아빠가 친부모예요. 영원히 엄마 아빠 옆에 남아서 효도할 거예요.”자식은 엄마가 제일 잘 안다고 했다. 유서화는 친부모가 자신을 버린 것 때문에 친부모를 원망하는 거라고 생각해 마음 아파하며 말했다.“바보 같긴. 그들은 너를 버린 게 아니야! 그냥 사정이 있을 뿐이지.”유서화는 아직도 그날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바다는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었고 세계 종말이라도 온 듯싶었다.하지만 이상했던 건 모든 폭풍이 진도하를 만난 후 조용해졌다는 것이었다.진도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사정이 있다고 자기의 핏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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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진용진이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 내 생각엔 아마도 원수를 만난 거 같아. 바닷물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거든...”진도하가 침묵했다. 그는 자신이 친부모를 오해했음을 깨달았다.지금 그의 마음은 정신없이 요동쳤고 정서도 왔다 갔다 했다. 많은 문제가 한꺼번에 떠올랐다.12월 29일, 용천 섬!!‘근데 용천 섬은 도대체 어딨고 거기에 뭐가 있는 거지? 그해 부모님은 거기서 무슨 사고를 당하신 거지?’진도하는 자기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무력감이 그를 감쌌다. 슬픔이 진도하를 덮쳤고 그는 머리를 무릎에 파묻었다.유서화가 그런 진도하를 위로 하려 했지만 진용진이 유서화에게 가만히 있자고 눈짓했고 이내 유서화를 데리고 별장에서 나갔다.유서화는 왜 그러냐는 눈빛으로 진용진에게 물었다.“도하 저렇게 힘들어하는데 왜 위로도 못 하게 해요?”진용진이 설명했다.“힘들어하니까 혼자 있을 시간을 줘야 하는 거야. 우리가 계속 옆에 있으면 억누르려고 애쓸 거고. 그렇게 참다가 언젠간 병 나.”유서화는 그제야 진용진의 깊은 뜻을 알아챘다.유서화는 그래도 걱정스럽게 말했다.“하... 애한테 이 사실을 알려준 게 잘한 건지 모르겠어요.”진용진도 따라서 한숨을 푹 내쉬더니 말했다.“나는 맞다고 생각해. 도하도 이제 알아야지.”이 말을 끝으로 둘은 걱정스레 집안을 쳐다보았다.홀로 집에 남은 진도하의 눈빛이 점점 흐려졌다. 슬픈 감정은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진도하는 자신의 친부모들이 자신을 버린 이유를 수백 번이고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그 이유에 이 상황은 없었다.동시에 그는 한 가지 더 깨달은 게 있었다. 친부모가 자신을 데리러 돌아오지 않았다는 건 이미 죽임을 당했을 거라는 걸 말이다.‘그래, 12월 29일에 용천 섬에 꼭 가봐야겠어.’이렇게 생각하자 진도하의 눈빛이 다시 밝아졌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표정은 어느새 다시 확신에 차 있었다.그는 소파에서 일어나 현관문을 열었다. 걱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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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네, 강 씨 본가에 데려다줘요.”진도하가 차에 올라타며 말했다.허윤겸이 대답하고는 차에 시동을 걸었고 속도를 내어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 씨 본가와 가까운 사거리에 도착했다.진도하는 허윤겸에게 차를 세우라고 했다.“용천 섬이 어디 있는지 조사해 줘요.”“네, 알겠습니다.”허윤겸이 정자세로 똑바로 서며 대답했다.진도하는 허윤겸이 준비한 선물을 들고 강 씨 본가로 걸어갔다.하인의 가이드 하에 진도하는 강 씨 본가의 거실 입구까지 왔다.거실에 들어서자마자 강유진이 보였다. 강유진이 약간 투정 부리며 말했다.“왜 이제 와요.”진도하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유진이 다짜고짜 진도하의 손을 잡고는 그녀의 아버지 강재용 옆으로 갔다.“아빠, 이쪽은 제가 전에 말씀드렸던 진도하에요. 도하 씨가 저번에 아빠 구해줬어요.”강재용은 책을 보고 있다가 딸 강유진의 말을 듣고는 머리를 들어 진도하를 쳐다봤다.한번 보았을 뿐인데 강재용은 이 청년이 평범한 청년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강재용이 입을 떼기 전에 진도하가 먼저 말했다.“아저씨, 저번에 너무 급하게 오다 보니 선물을 미처 준비하지 못해 이번에 특별히 특산물을 가져왔습니다. 드시면 건강에 큰 도움이 있을 겁니다.”진도하는 이렇게 말하며 선물을 내려놓았다.강유진이 선물을 받아서 들며 물었다.“무슨 특산물이에요?”진도하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그냥 술이랑 보약이에요.”진도하는 선물을 열어 보이며 말했다.“아저씨, 한 잔 드셔 보실래요? 이 술 아저씨에게 굉장히 좋은 술이에요.”강재용은 원래도 술을 즐겨 마시는 사람인지라 진도하의 말을 듣고는 흥미를 보였다.이때 밖에서 누군가가 큰 소리로 말했다.“아저씨 건강이 좋아진 지 얼마나 됐다고 술을 권하는 거예요? 무슨 꿍꿍이에요? 아저씨 죽이려고 작정했어요?”호통과 함께 깁스한 청년이 거실로 들어왔다. 오명훈이었다.진도하는 오명훈을 가볍게 무시하고는 담담한 표정으로 강재용에게 말했다.“아저씨, 이 술 보통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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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진도하는 화내지 않고 그저 웃으며 말했다.“허허... 백년된 삼이라고요?”“그럼요. 그것도 산삼이에요! 비싸게 주고 구한 거거든요!”오명훈이 여전히 오만한 자태로 말했다.진도하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담담하게 말했다.“사기당한 거 같은데요? 이 삼 가짜에요.”“가짜라고요?”오명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언성을 높였다.“내 삼이 가짜라고 한 거예요? 진짜 삼이 어떤 건지 알기나 해요? 판자촌에서 나온 병신이 진짜 삼이 뭔지 본 적도 없을 텐데 오늘 구경이나 해보세요.”진도하는 여전히 평정심을 잃지 않고 말했다.“내가 삼을 알든 모르든 간에 당신이 가져온 물건이 그냥 도라지라는 건 알고 있어요.”“도라지는 표면이 살짝 핑크빛이 감도는 하얀색이거나 옅은 노란색을 띠고 있고 대개 원기둥 혹은 방추형으로 생겼고 말라 있습니다. 인삼의 형태는 추형이고 뿌리 부분의 높이는 30 센티미터, 너비는 60 센티미터로 크고 통통할뿐더러 본체는 갈라져 있습니다.”“믿지 않으신다면 한번 드셔 보세요. 도라지는 달다가 끝맛이 씁니다.”이렇게 말하고 진도하는 입을 다물었다. 자기가 해야 할 말은 다했고 믿든 말든 그들의 자유였다. 강유진이 진도하의 말을 믿고 “인삼”에서 한 가닥 뜯어내 맛을 보더니 얼굴을 찡그리고는 말했다.“도하 씨 말이 맞아요. 진짜 달다가 끝맛이 쓰네요.”강유진은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진도하를 바라봤다.“이런 것도 알아요?”진도학가 웃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명훈이 발끈하며 말했다.“그럴 리 없어! 어떻게 이 인삼이 가짜야!”그러고는 그도 “인삼”에서 한 조각 떼어내 맛을 보더니 이내 토해냈다.“퉤! 퉤! 퉤!”‘맛이 이상하긴 하네?’오명훈이 속으로 생각했다.‘어떻게 된 거지?’오명훈은 원래 진짜 백 년 산삼을 사려고 했으나 너무 비쌌다. 그때 수하가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알아보는 사람도 없을 텐데 양식 삼을 사는 것이었다.그는 수하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진도하가 알아볼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더 화가 나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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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술을 따려는데 오명훈이 옆에서 비꼬며 말했다.“얼마나 좋은 술을 갖고 왔나 궁금했는데, 고작 포장도 없는 내부 공급용 술이에요? 허허...”이렇게 말했는데도 진도하가 별다른 반응 없이 술을 따자 오명훈은 조급하게 강유진에게 말했다.“유진아, 아저씨 좀 말려봐! 지금 몸으로 술은 진짜 아닌 거 같아.”강유진도 걱정스럽게 진도하를 보며 말했다.“아빠 몸 상태로 술 마셔도 괜찮아요?”진도하가 웃으며 설명했다.“걱정 마요. 보통 술이 아니라 마시면 몸에 아주 좋은 술이에요.”강유진이 머리를 끄덕이며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았다. 진도하의 의술이 뛰어나다는 걸 믿고 있었기 때문에.하지만 오명훈은 옆에서 계속 야유를 보내고 있었다.“하하하, 진도하 씨. 잘난척하고 싶은 거 나도 이해해요. 나는 잘못 가져와서 그렇다 쳐도 선물에 포장도 하지 않고 가져오는 건 좀 그렇지 않나?”진도하가 말을 대꾸하려는데 강재용이 옆에서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말했다.“아니, 이건...”강재용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비속어까지 뿜어냈다.“젠장, 이건 내부 공급용 술이 아니야! 이건 군용 술이라고!!”강재용의 마음속에 이 술은 신성하기 그지없었고 그 누구도 함부로 모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이 술은 구하기 매우 어려웠다. 일 년에 몇십 병 정도만 생산하는 것도 모자라 장군급 이상이 아니면 아예 마실 자격이 없었다.마실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도 일 년에 한 병 씩만 분배받지 못하기에 다른 사람한테 선물로 주기는 아까워했다.현재 시장 가격은 이미 한 병에 2억 정도로 치솟고 있었다. 그것도 다들 없어서 못 사는 정도였다.하지만 진도하는 그 귀한 술을 그것도 2병이나 선물로 가져왔다. 이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강재용은 이 술을 진작에 들어보았지만 지금까지 한 모금도 마셔본 적이 없었다. 전에 2억을 주고 한 모금이라도 마셔보려고 했지만 그 소원은 이루어지지 못했다.근데 그 술이 지금 눈앞에 있으니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오명훈도 놀라운 눈으로 아무런 장식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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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그들은 하나같이 굶주린 호랑이처럼 진도하가 들고 있는 술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진도하는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남진에 있을 때 충분히 마셨기 때문이다. 만약 이 술이 약간의 기운을 띠지 않았다면, 진도하는 마시기조차 귀찮았을 것이다.진도하가 백 선생과 강씨 집안 사람들에게 술을 따르려 할 때, 강재용은 술병을 낚아채며 말했다. “아무도 건드리려 하지 마, 이 술은 내 거야!!”백 선생과 강 씨 집안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어이없는 표정으로 강재용과 서로를 번갈아 보았다. 진도하는 집안 어른인 강재용이 이렇게 침착하지 못할 줄은 몰랐다...강재용은 주위 사람들의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술병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마시고 싶어?”백 선생과 다른 강 씨 가족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이 술은 맛과 향이 너무 강해서 시중에서 마셨던 술과 확연히 달랐고 냄새만 맡아도 좋은 술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강재용은 능글능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셔도 되는데, 미리 경고하자면 이것은 예전부터 군에 공급하던 술로서 마시려면 반드시 상응한 대가를 치러야 해.”말이 끝나자마자 강재용은 진도하에게 눈짓을 하고 혼자 서재로 향했다.진도하는 이 상황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진도하는 줄곧 강유진의 아버지는 강씨 집안의 주인으로서 함부로 웃지 않고 매우 엄숙하고 위풍당당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다가가기 쉬울 정도로 편하게 행동하는 사람일 줄은 정말 몰랐다.강씨 집안 사람들이 강재용과 흥정하려는 모습을 보면, 강재용은 확실히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강재용이 서재로 들어서자 백 선생과 강 씨네 다른 가족들이 하나둘씩 따라 들어갔다.이어 안에서 흥정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렇게 큰 거실에 진도하와 강유진 그리고 오명훈 세 사람만 남게 되었다.오명훈은 진도하를 원망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일에 대해 당신과 끝장을 보겠어요!”오명훈은 오전에 진도하 때문에 팔 하나를 다쳐 못 쓰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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