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싶었는데 진료받으러 온 게 아니었군! 젊은 청년이 큰 병이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일자리를 찾고 있었구나. 그럼 앉아서 기다리게, 줄만 새치기 하지 않으면 돼.” 할아버지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이도현은 미소 지었다. 어디에서나 줄을 새치기하는 사람을 싫어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바로 그때, 방금 진료를 마친 한의사 노인이 이도현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네가 여기서 일자리를 구하려고?”“네, 맞습니다. 저도 몇 년간 한의학을 배운 적이 있어서 여기서 일하며 생활비를 벌고 싶습니다.” 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한의학도 배웠다니, 참 잘됐군! 몇 년 동안 젊은 의사를 찾고 있었지만 적합한 사람이 없었어. 한의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사람은 필요 없고 나이가 많은 사람은 부담스러워서 말이지. 요즘 젊은이들은 한의학을 배우는 경우가 점점 드물어지고 있고 우리 조상님들이 물려주신 이 기술도 머지않아 사라질지 모른다니까! 너처럼 젊은 사람이 한의학을 배웠다니, 정말 드문 일이다!” 한의사는 칭찬하며 말했다.“과찬이십니다, 어르신. 저도 겨우 겉핥기식으로 배운 것뿐이라서요. 어르신 앞에서 감히 경솔하게 나서지는 못합니다.” 이도현이 겸손하게 말했다.그가 배운 의술을 아는 사람들이 이 말을 들었다면 아마도 욕부터 했을 것이다. ‘죽은 사람도 되살릴 정도의 실력을 두고 겨우 겉핥기식이라니, 네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하하하! 겸손하구먼. 한의학은 말이지, 서양 의학과는 다르게 시간이 필요하고 경험이 쌓이면 자연히 더 많은 걸 알게 되는 법이야. 한의학은 서양 의학처럼 기계로 병을 진단하지 않고 맥을 짚고 진단하는 방식이지. 한의학은 경맥, 기혈, 음양의 균형을 중시하고 몸속에서부터 문제를 해결하지만 서양 의학은 병의 원인을 외부의 세균 감염으로 보고 있지. 한마디로 서로 다른 도리가 있다고 해야겠지만 한의학을 미신이라고 하는 건 정말 어처구니없는 소리야. 한의학이 수천 년 동안 전해 내려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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