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 전신이 깨어났다 / 챕터 1011 - 챕터 1020

전신이 깨어났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11 - 챕터 1020

1075 챕터

제1011화 좋은 화장품

주다정의 말에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은 모두 이상한 표정으로 동혁을 쳐다보았다. ‘인터뷰하러 오신 분이 대단하신 분인 줄 알았는데, 쓸모없는 데릴사위였어?’ 한동안 모두는 동혁을 약간 경멸적인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다정 씨, 그래도 저희 프로가 이 방송국의 메인인데, 원화투자회사가 데릴사위 따위를 보내서 인터뷰에 응하게 한 것은 너무 무례한 거 아니에요?” “맞아요. 차라리 다른 사람 보고 인터뷰하라고 할까요? 평범한 직원이라도 데릴사위 사장보다 낫겠어요.” 직원 몇 명이 연이어 말했다. 그들은 주다정이 동혁에게 불만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고서 자연스럽게 그녀를 거들었다. 나연채가 동혁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동혁과 주다정 사이에 무슨 원한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렇지 않다면 상대방이 설사 동혁이 데릴사위라는 것을 알았더라도 이렇게 대놓고 다른 사람 앞에서 드러내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주다정의 태도가 어떠하든 상관하지 않고 말했다. “다정 씨, 이 사장님이 어떤 사람이든 간에 이분은 우리 원화투자회사의 사장입니다.” “게다가 저희 장 부사장님께서 앞으로 회사의 얼굴로 홍보하는 일을 모두 사장님께 맡기셨습니다.” 주다정은 나연채가 장가연의 비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그녀가 동혁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는 어젯밤 대니얼이 한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았다. ‘역시 이동혁은 인맥으로 원화투자회사의 사장이 되었고, 그저 이름뿐이야.’ 동혁에게 복수해서 망하게 만들 계획이 순식간에 주다정의 머릿속에 그려졌다. 주다정이 웃으며 말했다. “나 실장님의 말씀이 맞아요. 이 사장님은 아내 집에 기대 사는 데릴사위가 맞아요.” “하지만 원화투자회사는 자금이 풍부하니 앞으로 H시에 기여를 많이 하는 회사가 될 거예요.” “당연히 인터뷰는 해야 하고, 인터뷰할 사람도 바꿀 필요 없어요.” 나연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아무런 사고 없이 부사장의 지시를 완수하고 가능한 한 빨리 이곳을 떠날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주다정의
더 보기

제1012화 인터뷰

“이 사장님, 준비됐나요? 그럼 시작하죠.” 주다정은 프로였고 감독의 사인이 있자 바로 녹화 모드로 들어갔다.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은 원화투자회사의 이동혁 사장님을 모셨습니다. 이 사장님 여러분에게 자기소개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동혁입니다...” 동혁은 아무도 없는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는데 텔레비전 시청자를 위한 제스처였다. 주다정이 이어서 말했다. “저희는 상식적으로 주요 대기업의 전문 경영인에 대한 요구 사항이 매우 까다롭고 또 상당한 실무 경험도 있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장님의 이력을 살펴보니 보기 드문 점이 하나 발견됐어요.” “원화투자회사 사장으로 부임하기 전에 관련 업종에 종사한 경력이 없다는 겁니다.” “저희가 알기로는 이 사장님은 그전까지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였는데, 맞나요?” 주다정은 동혁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은 채 물었다. “그래서 전 이 사장님이 어떻게 처갓집에 기대 살다가 갑자기 대형 투자회사의 사장이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실례지만, 그런 사적인 질문은 이번 인터뷰 주제와 아무런 상관이 없지 않나요?” 동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동혁은 주다정이 나쁜 짓을 할 줄은 알았지만, 고약하게도 상대방이 본 녹화에서 단도직입적으로 그의 이력을 언급할 줄 몰랐다. 주다정이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했다. “이 사장님께서 잘 모르셔서 그런 겁니다. 여러분들은 그동안 기업 자체보다는 창업자의 창업 경력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마명성, 왕일심 사장 같은 분들처럼 말이에요.” “지금 보니 이 사장님이 그 자리에 오르신 과정이 그 두 분보다 훨씬 더 전설적이고 보시는 분들에게 더 격려적일 것 같습니다.” “이러면 아마 홍보 효과도 더 클 겁니다.” 뒤에 있던 나연채와 스태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동혁은 주다정을 쳐다보았는데, 상대방이 제시한 이유에는 빈틈이 없었다. “좋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죠. 저는 확실히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입니다.” “제가 원화투자회
더 보기

제1013화 미숙한 상황 판단

인터뷰는 30분 동안 계속되다가 마침내 끝났다. 주다정은 자신이 뜻한 데로 인터뷰를 마쳐 만족스럽게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주변의 남자 스태프들은 두 눈을 반짝이며 그녀의 드러난 하얀 아랫배에 시선을 돌렸다. 주다정의 눈에는 득의양양함이 가득했고, 조롱 섞인 표정으로 동혁을 바라보았다. “이 사장, 당신은 정말 완벽히 쓸모없는 인간이야.” “아까 내 질문에 반박할 용기조차 없었지?” “당신의 찌질한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알고는 있어? 내가 스태프에게 영상을 보여달라 할 테니 직접 확인해 보겠어?” “내가 장담하건대, 이 인터뷰가 방영되면 당신은 또다시 H시 전체에 명성을 떨칠 거야.” “내게 고맙게 생각해야 할 거야. 어쨌든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줬으니까.” “비록 웃음거리가 될지라도 적어도 당신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쓸모없는 사람을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게 했잖아.” “이 사장, 이제 당신의 생사가 모두 내 손에 달려 있다는 거 알겠어?” “당신이 지금이라도 무릎을 꿇고 내 신발 밑창을 핥는다면, 당신에게 불리한 몇 개의 영상을 편집해 주겠어.” 주다정은 거리낌 없이 동혁을 비꼬며, 자신이 그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동혁은 전혀 화를 내지도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 “주다정 씨, 당신은 그저 남자한테 의지해 자신의 신분을 높이려 하고, 몸을 팔아 승진하려는 일 창녀일 뿐이에요.” “당신의 망언으로 내 생사를 좌우한다니 너무 지나친 자신감 아닌가요?” 동혁은 주다정이 대니얼이 아내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상대방을 파트너로 삼아 유명인 연회에 참석한 것을 보고,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이런 여자는 기댈 남자가 없으며 아무것도 아니지.’ “흥, 지나친 자신감이라고? 당신은 내가 경제채널 진행자로서 얼마나 많은 거물들과 접촉하고 자금원을 막을 수 있는지 모르지? 그들 중 누군가는 말 한마디로 당신 원화투자회사를 파산시킬 수도 있어.” “당신처럼 여자에게 의지해 밥이나 축내는 쓸모없는 인간은 사실
더 보기

제1014화 주다정의 요구

장가연은 곧바로 동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사장님, 인터뷰 녹화 중에 진행자 주다정 씨와 문제가 있었다면서요?] 동혁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아, 그랬어요. 왜요? 부사장님도 나 실장처럼 제게 핀잔이라도 주려고요?” ‘나 실장이야, 비서니까 시키는 대로 해야 해서 그럴 수 있지.’ ‘하지만 장 부사장은 부사장씩이나 돼서 이렇게 나오면 안 되지? 뭐, 정 안되면 어차피 오늘 처음 봤는데 부사장을 바꿔도 상관없고.’ [그럴 리가요. 회사 사장님께 부사장이 감히 핀잔을 줄 수 없죠.] 장가연은 냉정하게 계속 말했다. [그래도 전 이 사장님께서 앞으로 저희 회사의 이익을 더 많이 고려주셔서 좀 자제해 주시면 좋겠어요. 모든 일을 사사건건 걸고넘어질 필요는 없잖아요.] [사장님은 우리 원화투자회사의 사장이에요. 사장님이 한 방송국 진행자와 다투었다는 소문을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난감한 일이 생길 수도 있어요.] 장가연은 천미가 어제 동혁의 행동에 화가 났지만 계속해서 동혁을 사장으로 뒀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건 천미가 당분간 동혁을 해고할 계획이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장가연은 자신이 부사장으로 회사에 처음 와서 동혁과 괜한 충돌을 일으켜 긴장으로 조성하는 건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불만을 표현하는 동시에 최대한 부드럽게 생각을 말했다. 말투는 비록 다소 쌀쌀하게 들릴 수 있었지만, 동혁에게 듣기 좋게 말을 했고 나연채처럼 상황 판단을 못 하는 건 아니었다. “네, 알겠어요.” 동혁은 대충 대답하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이 인간이?” 사무실에 있는 장가연은 화가 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하는 수 없이 회사전화를 사용해 주다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정 씨, 저 장가연입니다. 오늘 다정 씨와 저희 이 사장님 사이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회사 부사장으로서 특별히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작은 오해 때문에 서로 간의 협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원화투
더 보기

제1015화 미행

“하지만 다정 씨, 사실 저도 그 회장님을 뵌 적이 없어요.” 장가연이 난감해하며 말했다. 그러자 주다정이 불만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아, 장 부사장님은 그 정도 성의도 못 보여주시겠다는 거군요. 역시 사과는 그저 말뿐이었나 봐요.] “아니에요, 그럼 제가 한번 해볼게요.” 주다정이 뻔뻔하게 나오자 장가연도 어쩔 수 없었다. 이후 장가연은 주다정을 데리고 성세그룹 본사로 가서 회장의 비서인 선우설리를 찾았다. “선우 사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H시 경제채널의 진행자인 주다정이라고 합니다. 성세그룹의 회장님과 인터뷰 약속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왔어요.” 장가연의 도움으로 주다정은 정중하게 앞으로 나와 선우설리와 악수했다. 선우설리는 성세그룹 회장의 비서일 뿐만 아니라 시청에서 특별 초빙한 가란은행의 사장이기도 했다. 그래서 주다정은 그녀를 감히 무시할 수 없었고 심지어 압박감을 느꼈다. ‘이 사람이 선우 사장이라고? 꽤 미인이네.’ 주다정은 몰래 선우설리를 훑어봤다. 곧바로 그녀의 눈에 득의양양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 ‘내 경험으로 볼 때 선우 사장은 아직 처녀야. 남자를 모르겠구먼.’ 선우설리는 냉정한 성격으로 다른 사람을 대할 때 기계적으로 말하고 잘 웃지 않았다. 주다정은 성세그룹의 회장이 선우설리의 이 같은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두 사람이 동료 관계 이상을 넘지 않았을 거라고 추측했다. 여기까지 생각한 주다정은 이것이 자신에게 온 기회라고 느꼈다. 그녀는 남자를 잘 안다고 자신했기 때문에, 일단 성세그룹 회장에게 접근할 기회가 생기면, 자신만의 방법으로 반드시 상대방과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다정 씨, 죄송합니다만, 저희 회장님은 지금까지 인터뷰를 한 적이 없으십니다. 약속을 잡기는 힘들 거 같아요.” 선우설리는 오늘 동혁이 주다정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한 것을 아직 모르고 이렇게 말했다. 그녀의 말투 역시 쌀쌀했다. ‘요즘 이래저래 핑계를 대며 회장님을 만나고 싶어 하는 여
더 보기

제1016화 H시를 위한 일

“하긴, 당신처럼 욕을 해도 좋다고 가만히 있는 사람은 어쩌면 메조키스트 성향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지.” “그러니 여자가 당신을 얕보고 욕할수록, 좋아서 그만두고 싶지 않은 거야.” “그런데 내가 당신 같은 쓸모없는 인간이 마음에 들 것 같아? 적어도 성세그룹 회장 같은 천하의 재벌정도는 돼야 난 눈에 들어온다고.” “그러니 이동혁, 당신 일찍 단념하는 게 좋을 거야. 우리는 결코 같은 세계의 사람이 아니니까.” 주다정은 고고한 자세로 동혁을 깔보며 빈정거렸다. 그녀는 선우설리에게 거절당한 화를 동혁에게 풀었다. “성세그룹 회장이라고요?” 동혁은 어이없어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주다정, 당신도 단념하는 게 좋겠군요. 성세그룹 회장은 당신을 별로 맘에 들어하지 않을 테니까.” “콜록! 콜록!” 옆에서 장가연이 두 번 가볍게 기침을 하며 동혁에게 더 이상 주다정을 자극하지 말라고 눈치를 주었다. 그녀는 바로 회제를 돌려 물었다. “이 사장님, 성세그룹에는 왜 오신 거죠?” “일이 좀 있어서요.” 동혁은 아무 말 없이 두 사람 곁을 지나갔고 주다정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저 쓸모없는 인간이, 감히 나를 저주해? 당신은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건 보고 싶지 않지?” 주다정은 고개를 돌려 동혁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선우설리에게 먼저 제지를 당하고 또다시 동혁에게 무시당하자 그녀는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 동혁에게 보복하려는 분노가 그녀에게서 활활 타올랐다. 한편 장가연은 성세그룹 정문 앞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녀가 동혁이 성세그룹에 들어간 후 바로 선우설리과 함께 걷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심 사장님이 그렇게 이동혁을 봐준 것이 진 회장 외에도 선우 사장과의 관계 때문이었나?’ 장가연은 동혁을 성세그룹의 회장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동혁이 몰래 선우설리와 모연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했다. “예쁘고 능력 있는 여자들 사이를 맴도는 것도 능력이긴 하지.” 장가연이 가진 동혁에 대한 이
더 보기

제1017화 천진의 계략

보고를 듣고 수소야의 마음속에서 갑자기 의심이 일었다. ‘원칙적으로 의약품관리청의 이번 검사는 정상적인 공무 집행이야.’ ‘하지만 좋지 않은 예감이 드는 건 왜지?’ 사실 얼마 전에 지금껏 보이지 않고 잠잠하던 천진이 갑자기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수소야, 네가 이혼조건에 응하지 않았으니 내가 네 항난그룹을 파산시킬 거야. 우선 애피타이저부터 맛보게 해 주지, 하하하...] 문장 하나하나에서 천진의 오만함이 느껴졌다. 수소야는 이미 동혁의 이혼 소송 제안을 받아들였고 이 과정에서 천진과 상대하고 싶지는 않았다. ‘의약품관리청에서 사전에 통보도 없이 갑자기 이렇게 검사를 나오다니.’ ‘보고에 따르면, 검사팀이 공장에 도착한 후 임시로 통보를 내렸다고 했어.’ ‘이런 일은 결코 우연히 일어날 수 없지.’ “차를 준비해 주세요. 공장에 가봐야겠어요.” 수소야는 즉시 옷을 갈아입고 재빨리 제약 공장으로 향했다. “당신들은 생산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시정을 받아야 합니다.” “이사님, 갑자기 사람들을 데리고 오셔서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전에 의약품관리청에서 검사하러 왔을 때에는 모든 것이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생산 라인이 막 가동되기 시작하자마자 작업을 중단하라고 하세요?” 제약 공장에 도착하자마자 수소야는 제약 공장의 책임자가 한 무리의 사람들과 다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뭔가 이해가 안 되는 수상한 냄새가 많이 났다. 그러니 공장의 책임자는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생산 라인이 한번 가동을 시작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서 일부 생산 기업은 수익이 좋지 않을 때에도 설비를 공회전시키더라도 정지하지 않고 생산 라인을 계속 가동했다.더욱이 제약 공장은 착공 초기에 많은 준비 작업을 수행했으며 이미 각종 검사를 통과했다. 그런데 의약품관리청 사람들이 갑자기 작업을 중단시키려 하니, 책임자로서 당연히 답답함이 가득했다. 책임자 맞은편에는 H시 의약품관리청의 검사원들이 서
더 보기

제1018화 원강조의 허세

“원 이사님, 안녕하세요.” 수소야는 원강조의 뜨거운 눈빛이 약간 부담스러웠지만, 불편함을 참고 상대방과 악수를 나누었다. 수소야의 부드러운 작은 손을 원강조는 놓기 싫었다. 그는 눈앞의 수소야가 너무 맘에 들어서 이렇게 서서 악수만 하고 있는 것이 더 아쉽게 느껴졌다. “일찍부터 수 사장님의 명성을 들었는데, 실물이 이렇게 예쁘실 줄은 몰랐네요.” “이렇게 큰 그룹을 경영하시는 분이 능력과 미모를 겸비하고 있다니, 사장님과 함께하는 남자는 정말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겠어요.” 원강조는 말을 하며 자신이 수소야를 꼭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항난그룹의 제약회사의 생사는 지금 내 손에 달려 있어.’ ‘게다가 수소야는 원래 지조가 있는 여자가 아니야. 천진과 결혼하고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잖아?’ ‘내가 조금만 손을 쓰면 이 여자는 반드시 내게 순순히 굴 거야. 내가 하자는 대로 할 수밖에 없겠지.’ “과찬이십니다.” 수소야는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려 일행으로부터 고급 차 한 상자를 건네받았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원 이사님께서 고생스럽게 저희 제약 공장을 직접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이건 제가 알고 있는 친구가 보내준 차인데 몸의 열을 내리고 더위를 식히는 데 좋다고 합니다.” “제게는 맞지 않아서요. 마침 좋은 기회라 원 이사님께 드리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수소야는 그 차 상자를 상대방에게 건넸다. 그녀는 백항남을 따라 창업한 이후로 지금까지 사업과 관련된 사람들과 많은 교류를 해왔다. 무슨 일을 하든지 약간의 대가를 피할 수 없었다. ‘차리리 상대가 의약품관리청 청장이었다면 말하기 쉽지, 이렇게 밑에 있는 사람은 다루기가 더 까다롭다니까.’ 수소야는 원강조를 가능한 한 빨리 쫓아내고 싶을 뿐이었다. 괜히 원강조 같은 사람에 눈밖에 나서 제약 공장 가동이 멈추면 손해였기 때문이다. 사실 그녀는 이미 손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럼에도 차 한 상자를 건넨 것은 순전
더 보기

제1019화 식사 약속

“원 이사님이 이렇게 차를 좋아하지 않으실 줄은 몰랐어요. 제가 무례했습니다. 사과드릴게요.” “하지만 제약 공장 가동 건은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희 항난그룹은 H시에 많은 돈을 세금으로 납부하고 있어요. 또 정부와도 계속 즐겁게 협업해 왔고...” 수소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원강조의 손짓에 의해 중단되었다. “그런 쓸데없는 소리 해도 소용없어요. 우리는 원칙에 따라 일을 처리하니까요. 불합격은 불합격이에요.” 원강조는 냉정하게 말하고 다시 빠르게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의 태도는 수소야에게 큰 압박을 느끼게 했다. 수소야는 그 자리에 서서 심호흡을 한 후 다시 원강조에게 따라붙어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 이사님 말씀이 맞아요. 검사에 불합격했으니 저희는 작업을 중단하고 시정조치를 하겠습니다.” 그러나 수소야는 작업을 멈추고 싶지 않았다. ‘일단 원 이사의 말에 따른다고 하며 좀 달랜 다음 이야기 해야겠어.’ 수소야가 계속 말했다. “그럼 원 이사님께서 저희가 가능한 한 빨리 시정조치를 할 수 있게 세부적인 지시를 해주세요” “원 이사님이 제 얼굴을 봐서 다시 한번 제게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수소야는 원강조에게 저자세로 부탁했다. 원강조는 이만하면 됐다 싶었는지 걸음을 멈추고 차분히 말했다. “수 사장님이 이렇게 간곡히 부탁하시니 얼굴을 봐서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뭐든 말씀하세요.” 수소야는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원강조는 수소야의 아름답고 우아한 몸매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말했다. “전 지금은 다른 곳에 가서 검사를 해야 해서 시간이 없어요.” “하지만 저녁 식사 시간에는 시간이 좀 있을 거 같아요.” “그럼 이렇게 합시다. 저녁에 어디서 식사라도 하면서 그때 다시 상의하는 겁니다.” “수 사장님은 어떻습니까?” 수소야는 원강조의 음흉한 시선에 마음이 불편했다. 그녀는 이전에 천진에게 속아 J시 쌍살에게 끌려간 후, 남자와 단둘이 만나는 것에 대해 약간의
더 보기

제1020화 H시 4대 미녀

[그놈이 바로 소문난 진씨 가문 데릴사위야. 속임수를 써서 3대 가문 손에서 항난그룹을 되찾았지...] 천진은 원강조에게 동혁을 간단히 소개한 후 악랄하게 웃기 시작했다. [거기다 그놈의 아내는 진세화라고 강조 형도 분명 들어봤을 걸?] [그 여자가 정말 소문난 미인이거든.] 원강조는 당연히 세화를 본 적이 있었고, 갑자기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고 음흉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 여자라면 나도 알지. 그런 여자와 한번 잠자리를 하면 소원이 없겠어.” [흐흐흐.] 전화 양쪽에서 갑자기 음흉한 웃음소리가 울렸다. 한편 항난그룹으로 돌아가는 길에 수소야는 약간 무거운 마음으로 동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회장님 혹시 저녁에 시간 있으신가요? 저와 함께 식사 자리에 가실 수 있을까요?” [무슨 식사 자리죠?] 동혁은 방금 성세그룹에서 나와 궁금한 것을 물었다. “의약품관리청의 이사와 약속한 식사 자리인데...” 수소야는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말을 듣고 동혁의 눈에 이채가 스쳐 지나갔다. 그러면서 그의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 있었다. [의약품관리청의 이사라고 했죠? 알겠어요. 그럼 저녁에 제가 함께 갈게요.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한번 봐야겠어요.] 동혁이 냉정하게 말했다. 동혁은 H시에 돌아온 후 이곳의 사업 환경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3대 가문을 비롯한 몇몇 큰 가문들의 악행 때문이기도 했지만 H시 안의 사업 풍조가 잘못된 것도 그 원인 중에 하나였다. 근래에 동혁은 원강조처럼 공무라는 명목으로 온갖 갑질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동혁은 자신이 임시로 시장 대행을 맡게 되었으니 이러한 사업 풍조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곧 저녁이 되었다.동혁은 차를 몰고 항난그룹에 도착해 연장근무를 하고 있는 수소야를 만났다. “회장님, 이런 사소한 일까지 오시라고 해서 죄송해요.” 동혁을 만나자 수소야는 약간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뭘 미안하게 생각해요? 회장이랍시고 평소에 제가 일
더 보기
이전
1
...
100101102103104
...
108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