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장님, 준비됐나요? 그럼 시작하죠.” 주다정은 프로였고 감독의 사인이 있자 바로 녹화 모드로 들어갔다.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은 원화투자회사의 이동혁 사장님을 모셨습니다. 이 사장님 여러분에게 자기소개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동혁입니다...” 동혁은 아무도 없는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는데 텔레비전 시청자를 위한 제스처였다. 주다정이 이어서 말했다. “저희는 상식적으로 주요 대기업의 전문 경영인에 대한 요구 사항이 매우 까다롭고 또 상당한 실무 경험도 있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장님의 이력을 살펴보니 보기 드문 점이 하나 발견됐어요.” “원화투자회사 사장으로 부임하기 전에 관련 업종에 종사한 경력이 없다는 겁니다.” “저희가 알기로는 이 사장님은 그전까지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였는데, 맞나요?” 주다정은 동혁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은 채 물었다. “그래서 전 이 사장님이 어떻게 처갓집에 기대 살다가 갑자기 대형 투자회사의 사장이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실례지만, 그런 사적인 질문은 이번 인터뷰 주제와 아무런 상관이 없지 않나요?” 동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동혁은 주다정이 나쁜 짓을 할 줄은 알았지만, 고약하게도 상대방이 본 녹화에서 단도직입적으로 그의 이력을 언급할 줄 몰랐다. 주다정이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했다. “이 사장님께서 잘 모르셔서 그런 겁니다. 여러분들은 그동안 기업 자체보다는 창업자의 창업 경력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마명성, 왕일심 사장 같은 분들처럼 말이에요.” “지금 보니 이 사장님이 그 자리에 오르신 과정이 그 두 분보다 훨씬 더 전설적이고 보시는 분들에게 더 격려적일 것 같습니다.” “이러면 아마 홍보 효과도 더 클 겁니다.” 뒤에 있던 나연채와 스태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동혁은 주다정을 쳐다보았는데, 상대방이 제시한 이유에는 빈틈이 없었다. “좋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죠. 저는 확실히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입니다.” “제가 원화투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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