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681 - 챕터 690

1381 챕터

제681화

이유민은 자신의 본성을 철저히 폭로했고, 더 이상 자신의 날뛰는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도윤의 침착함에 비해 그야말로 천양지차였다.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지아 앞으로 걸어가더니 손을 내밀었다.“형수님, 앞으로 잘 부탁해.”이유민의 노골적인 시선에 지아는 손을 내밀지 않았고 그를 무시하며 어르신을 부축하러 갔다.“할아버님, 제가 방까지 부축해 드릴게요.”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일어나 방으로 돌아갔고, 오 집사는 그의 무기력한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할아버님, 정말 그 사람의 조건을 들어주시려고요?”“현재 우리는 아직 도윤의 소식이 없어. 만약 그자가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나도 이렇게 할 수밖에 없구나. 그러나 안심해라. 몇 년 전에 난 이미 많은 중요한 자산과 주식을 도윤에게 주었으니, 설령 내가 그 사생아의 신분을 인정하고 공개한다 하더라도, 그 자산들은 모두 도윤의 명의로 되어 있어서 그는 건드릴 수 없다.”어르신의 눈빛에 교활함이 스쳤다.“지금 그 사생아의 유일한 카드가 바로 도윤이니, 나와 조건을 상의하려는 것을 봐서라도, 그는 우리보다 더 도윤이 살아있길 원할 거다. 물론 방금 우리에게 보여준 영상이 합성일 수도 있겠지. 그 녀석의 요구에 승낙하는 것은 잠시일 뿐, 만약 도윤이 그의 손에 없다면 우리는 재빨리 도윤을 찾아야 해.”그러나 어르신도 그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이유민이 확신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절대로 이렇게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지아야, 낙심하지 마라. 우리는 꼭 도윤을 믿어야 한다.”“네.”지아는 어르신을 방으로 부축해 주었고, 어르신은 나무 의자에 누워서야 좀 편안해졌다.“지아야, 가서 내 안신향을 좀 피워라. 지금 머리가 아주 아프구나.”“네, 할아버님.”지아는 선반을 훑어보았는데, 그 위에는 아주 많은 고급 차들이 있었고, 또 일부 수제향도 있었다. 그녀는 향에 익숙하지 않아 선반을 이리저리 뒤적거렸다.이때, 지아의 팔꿈치는 향합 하나와 부딪쳤다. 안에 아
더 보기

제682화

이씨 가문은 천지개벽의 변화를 맞이했다. 이유민이 서재에서 나올 때, 오 집사는 그의 뒤를 따랐는데 그 모습은 무척 득의양양했다.이때 심예지는 여전히 막장 드라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임수경은 일부러 연약한 척하고 있었고, 이남수는 능청스럽게 사랑하는 사람을 수호하기 위해 심예지의 손을 잡아당기고 있었는데, 이는 심예지를 화나게 했다.심예지는 이남수의 뺨을 세게 때렸고, 이남수는 즉시 멍해졌다. ‘오랜만에 봤는데, 심예지가 감히 날 때리다니.’그 바람에 임수경은 버럭 화가 나더니 즉시 앞으로 달려들어 심예지를 미친 듯이 공격했다. 집안은 엉망진창이 되었고, 여주인들끼리 머리를 잡아당기고 있었기에 하인도 누구를 말려야 할지 몰랐다.유독 이 집사가 잽싸게 달려와 임수경을 직접 땅에 쓰러뜨렸다. 임수경은 아파서 바로 울음을 터뜨렸고, 그 장면은 무척 혼란스러웠다.그리고 이때, 이유민이 나타났다.“우리 엄마한테 사과하세요.”심예지는 임수경 때문에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이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이유민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이유민을 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그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어린 시절에 머물러 있었고, 그때의 이유민은 심지어 임수경 뒤에 숨어 있었다. 눈을 들어 보니, 이유민은 도윤과 약간 비슷한 얼굴에 차가운 웃음을 머금고 있었고, 그의 어머니처럼 아주 음흉해 보였다.“사과? 내가 왜?” 심예지는 자신의 치마를 두드리며 그들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이유민은 먼저 임수경을 자신의 뒤로 감싸더니 잠시 위로하고서야 고개를 돌려 다시 심예지를 바라보았다.“사람은 그래도 자신의 주제를 알아야 하죠. 아주머니가 변함없이 우리 아버지를 사랑한 것은 확실히 대단했고 저 또한 그런 아주머니가 많이 안타까웠는데.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위해 이렇게 여러 해 동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하지만…….”그는 말머리를 돌렸다.“사람은 그래도 선을 넘지 말아야죠. 아주머니가 웃어른인 것을 봐서 저도 지나친
더 보기

제683화

심예지는 어르신이 왜 타협했는지 모르지만 이유민이 이미 이씨 가문을 장악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지금 우리 아버지와 이미 이혼했으니 사실 아주머니도 우리 집안사람이 아니죠. 이씨 가문이 그동안 아주머니를 며느리로 인정한 것도 나름 은혜를 베푼 셈이니, 이제 우리 엄마가 돌아온 이상, 명실상부한 사모님은 아주머니가 아니잖아요. 제가 만약 아주머니라면 창피함을 당하지 않도록 스스로 이곳을 떠날 텐데 말이죠.”“유민아, 너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가 있어? 언니, 내가 유민이를 너무 오냐오냐해줬더니 아이 버릇이 아주 나빠졌네요. 그러니 그가 한 말 절대 마음에 두지 마요. 여기는 언니의 집이니까 얼마든지 남아있어요. 아무도 쫓아내지 않을 테니까.”임수경은 비록 사과하는 것 같았지만 사실 오히려 자신의 지위를 부각시키고 있었다. 성공적으로 본가에 들어올 수만 있다면 심예지를 괴롭힐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으니 지금은 이남수 앞에서 마음 넓은 척해야 했다.심예지는 두 손을 가슴에 얹었다.“그 엄마에 그 아들이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지, 당신들 대체 며칠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하군.”말을 마치자 심예지는 소매를 뿌리치며 떠났고, 이 집사도 얼른 따라갔다.“사모님, 그 사람들은 지금 아주 날뛰고 있는데, 어째서 아직도 손을 쓰시지 않는 겁니까?”“어르신에게 다 생각이 있을 거야. 지금은 틀림없이 도윤 쪽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어르신이 타협을 한 것일 거야. 우선 조용히 지켜보자고. 너도 절대로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심예지는 목소리를 낮추었다.“예, 알겠습니다, 사모님.”그리고 지아는 어르신의 방에서 다급히 나오자마자 이런 장면을 보았다.“어머님, 고생하셨어요.”심예지는 개의치 않고 웃으며 말했다.“이게 무슨 고생이야? 그이가 전에 한 짓과 비교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지. 참, 너 무슨 소식 못 들었어?”“이유민 그 사람…….”지아가 말을 하려고 할 때,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더니 그녀는 즉시 받았다.비록 낯선 전화번호였지만, 지아는 이
더 보기

제684화

임수경은 사실 이 방이 바로 심예지의 방이라는 것을 진작에 알아차렸지만, 오 집사의 말을 듣고 계속 모르는 척했다.“어머, 난 이게 언니의 방인지 몰랐어. 이 방에서 맞은편 백조의 호수를 볼 수 있고 또 채광이 좋아서 너무 마음에 드는데. 정말 아무도 살지 않는 줄 알았다니깐.”“괜찮아요, 엄마가 마음에 드시면 돼요. 앞으로 엄마야말로 이 집안의 여주인이니까 어디에서 지내든 다 문제없죠. 안 그래요, 아버지?”이유민은 눈썹을 치켜들며 이남수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번에 그는 동의하지 않았고 오히려 전과 다름없는 그 방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심예지가 이남수의 취향을 따라 직접 꾸민 신혼 방이었다. 그 방을 보니, 과거의 기억들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별장에 빈 방이 얼마나 많은데, 그 호수가 보고 싶다면 위층에서도 볼 수 있어. 남이 살던 방에 들어가서 지내면 얼마나 불편한가.”그러나 이유민은 더 이상 고분고분하지 않았고 매우 날뛰었다.“아버지, 지금 우리가 단지 이 방 하나 때문에 그러는 거라 생각하세요? 이것은 신분의 상징이라고요. 지금부터 이씨 가문의 여주인은 우리 엄마 한 사람밖에 없단 말이죠. 요 몇 년 동안 우리 엄마가 아버지와 함께 하면서 얼마나 고생했는데,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이제 할아버지가 마침내 우리 모자를 인정하셨는데, 아버지는 왜 원하지 않는 거죠?”말을 마치자 임수정도 마치 이남수를 따르는 동안 많은 억울함을 겪은 듯 울기 시작했다.“울지 마, 나도 다른 뜻이 없었어. 그냥 당신이 남의 방에서 지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을까 봐 걱정했을 뿐이야.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해.”옆에 있던 오 집사는 두 모자의 능청스러운 모습에 눈을 부라렸다.‘그때 큰 도련님은 도대체 무슨 약을 드셨기에 뜻밖에도 이렇게 붙잡혀 살다니.’심예지의 눈을 마주하자 이남수는 여전히 어색했고, 극히 부자연스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수경이 이 방을 좋아하니까 좀 양보할 수 없는 건가?”그러나 이 집사가 더는 참을 수 없어 그의 말을
더 보기

제685화

심예지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이남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지금까지도 그녀가 보물을 바치듯 그 고급 도자기들을 찍어 자신의 앞에 놓았을 때의 표정을 기억하고 있었다.이남수 때문에 심예지는 타고난 도도함을 애써 참고 있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득의함을 감출 수 없었다.“남수 오빠, 한번 봐봐. 이건 그 유명한 대가의 그림이야, 내가 큰 힘을 들여서 찍었어.”그때의 심예지는 눈빛이 별처럼 반짝였고, 또 하늘의 태양처럼 도도했다.하지만 그녀는 언제부터 변했을까? 예전의 뜨거운 태양은 휘영청 밝은 차가운 달로 변했고, 눈빛에는 심지어 이남수에 대한 집착이 조금도 없었다.그리고 지금,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그 소장품들을 싼값에 팔겠다는 말까지 할 수 있었다.“심예지!” 이남수는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났다.심예지는 나른하게 그를 바라보았다.“왜, 내가 자신의 물건을 처리하겠다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이남수가 대답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심예지는 또 차갑게 한마디 덧붙였다.“의견 있어도 참아! 내 돈으로 내가 샀는데,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말을 마치자 심예지는 고개를 돌려 뒤돌아보지도 않고 떠났다. 이남수는 그녀가 떠나는 방향을 바라보며 마음속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임수경도 그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남자는 항상 이랬다. 전에 심예지가 매달릴 때, 그는 소중히 여기지 않았지만 이제 심예지가 그에게 감정이 없는 것을 보고 이남수는 오히려 익숙하지 않았다.“남수 오빠, 언니 나한테 화난 거 아니야? 아니면 우리 이 방 포기하자. 위층도 괜찮은 것 같아.”“아니야, 마음에 들면 그냥 여기서 지내.” 이남수는 임수경을 달래며 마음속의 그 괴이한 느낌을 뿌리쳤다.임수경은 코를 들이마시더니 천천히 말했다. “그럼 이따 언니에게 사과하러 갈게.”“그 여자 상관하지 마. 성질이 더러운 건 여전해.”이남수는 차갑게 말했고 임수경은 그의 품에 안겨 득의양양하게 웃었다.‘내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이제 마침
더 보기

제686화

심예지 그들과 달리, 임수경 모자는 점차 날뛰기 시작했다. 처음에 임수경은 잔뜩 긴장했는데, 사방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서 몰래 이유민에게 물었다.“아들, 너 도대체 무슨 수를 썼길래 어르신이 바로 허락한 거야?”어르신의 고집이 얼마나 센지, 임수경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무뚝뚝하고 마음이 모질어서 친아들까지 마음대로 버릴 수 있는 괴물이었다. 그러나 이유민은 단지 몇 마디 말을 했을 뿐인데, 어찌 바로 허락했을까?“엄마, 저한테 다 방법이 있으니까 엄마는 안심하고 사모님 노릇만 하시면 돼요. 지금부터 엄마야말로 이 별장의 주인이란 말이에요.”이유민의 말에 신심을 얻은 임수경은 점차 거만해지기 시작했고, 이유민의 말을 검증하기 위하여 그녀는 특별히 오 집사에게 일을 시켰다. 이 집안에서 오 집사가 바로 어르신의 뜻을 대표했다.오 집사조차도 자신에게 아주 공손한 것을 보고, 임수경도 안심하고 제멋대로 굴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여주인으로 여기며 그야말로 온갖 행세를 다 부렸다.오히려 예전에 반지 하나로 끊임없이 그녀와 다투던 심예지는 일부러 임수경을 피하듯 그녀가 무엇을 하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비록 같은 별장에 산다고 하지만, 이 별장은 워낙 커서 피하려고 하면 그녀들은 확실히 만나기 힘들었다. 심예지조차 기가 죽은 것을 보고, 임수경의 욕심은 갈수록 더욱 커졌다.그러나 줄곧 임수경을 두둔해 온 이남수는 오히려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전에 그는 임수경이 무척 부드럽고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지금 보면 그는 뜻밖에도 임수경이야말로 사람을 핍박하고 억지로 강요하는 못된 여자란 생각이 들었다.어르신과 이유민 사이에 도대체 어떤 협의를 달성했는지도 그는 잘 몰랐다. 이남수가 이유민에게 물었을 때, 이유민은 단지 웃으며 여기서 편하게 지내면 되니 다른 것은 그에게 맡기라고만 했다.이제 어르신의 생신도 점점 다가오고 있었는데, 원래 지아가 모든 것을 준비해야 했지만 지금은 이유민과 임수경이 가로챘다.두 사람은 사람들
더 보기

제687화

도윤의 두 눈은 무서울 정도로 차가웠다.“드디어 너를 잡았군.”남자는 즉시 혀를 물려고 했고, 도윤은 총자루를 그의 입에 쑤셔 넣더니 뼈에 사무칠 정도로 차갑게 말했다.“독약을 먹고 자살하고 싶은 건가? 순진하긴!”자살 시도가 실패하자, 남자는 손을 드는 순간 팔꿈치로 도윤의 가슴을 세게 내리쳤다. 도윤은 남자에게서 몇 차례의 손해를 보았기에 이번에 단단히 준비를 했고, 더 이상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남자는 독했지만, 도윤은 그보다 더욱 독했다. 어둠 속에서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도윤은 남자의 공격을 막아 바로 그의 손목을 부러뜨렸다.그렇게 몇 번 겨루고서야 남자는 이미 도윤에 의해 통제되었다. 아마 그는 죽을 때까지 도윤이란 회사 대표님이 어떻게 이런 솜씨를 지닐 수 있었는지 모를 것이다. 그것은 분명 그와 같은 킬러, 에이전트의 기운이었다.‘그래서 그런 상황에서 도망칠 수 있었군!’남자는 또 다른 손으로 휴대전화를 꺼내 소식을 전하려 했지만 도윤은 직접 발로 그의 무릎을 걷어찼다. 남자는 무릎을 꿇었고, 다음 순간, 휴대전화는 이미 도윤의 손에 있었다.방안에 수많은 사람들이 속속히 들어오자, 도윤은 차갑게 분부했다.“잘 지켜봐, 자살하지 못하게.”“예.” 진환의 목소리는 냉담했다. 다만 남자의 손을 잡았을 때, 그의 팔에는 새로 생긴 흉터가 나타났다. 당시 그는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진봉도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많이 침착해졌다.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밧줄을 꺼내더니 도망갈까 봐 남자를 묶기 시작했다. 도윤은 남자의 휴대전화를 해독하기 시작했는데, 지문과 얼굴 인식은 모두 소용이 없었고, 그것은 극히 복잡한 패턴으로 된 비밀번호였다.그는 콧방귀를 뀌었다.“정말 신중하군. 네가 직접 열 거야 아니면 내가 대신 열어줄까?”남자는 완강하게 버텼다.“난 할 말이 없으니 그냥 날 죽이지.”“널 죽여? 그럴 리가!”도윤은 남자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차갑게 말했다.“난 너로 하여금 마땅히 받아야 할 대가를 전부
더 보기

제688화

블랙 여우와 같은 사람들은 죽음이나 고통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유독 의식을 잃는 게 가장 무서웠다. 머리 위의 전조등이 그의 얼굴을 비추자, 블랙 여우는 이마에 땀이 촘촘히 맺혔다.차가운 주사가 피부를 뚫고 들어가자, 마치 개미가 물어뜯은 것 같았지만, 블랙 여우의 손등에는 핏줄이 드러났고 그는 주먹을 꼭 쥐며 몸부림치고 싶었다.옆에 있던 도윤은 차갑게 그를 주시했다.“지금 말할 거야 아니면 잠시 후 모든 의식을 잃고 말할 거야? 요 몇 년 동안 넌 도대체 누구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있지? 누가 너에게 내 아들과 지아를 해치라고 시켰냐고? 말만 한다면 그래도 나와 같은 동료인 걸 봐서라도 존엄 있게 죽게 할 수 있는데.”블랙 여우는 침을 삼켰다.“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 날 때려죽여도 말하지 않을 테니까. 이런 수법으로 남에게 겁을 줄 순 있지만 절대로 날 속일 순 없어.”남자의 의식은 여전히 매우 확고했고, 심리적 자질도 일반인보다 훨씬 좋았다.“좋아, 약효가 발작하기를 기다릴게. 난 시간이 많거든.”도윤은 자리로 돌아와 계속 남자의 자료를 살펴보았다.“A국 사람, 어릴 때부터 부모님 모두 사망. 아, 너에게 남동생이 하나 있었군.”블랙 여우는 눈을 부릅떴다. 그는 그동안 줄곧 이름을 숨기며 살아왔는데, 뜻밖에도 도윤이 자신의 정체를 알아낼 줄은 몰랐다.“그는 아무것도 모르니 제발 그에게 손을 대지 마.”블랙 여우의 표정에 마침내 변화가 생겼다.도윤은 천천히 자료를 뒤적였다.“그래? 억울해? 그럼 두 살도 안 된 내 아들은 더 억울하지 않나? 지윤이를 밀 때, 넌 그 아이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이때 진환이 들어왔고, 그는 도윤의 귓가에 대고 몇 마디 한 다음 핸드폰을 건네주었다.“이거 정말 안 됐군. 네 핸드폰 이미 해제됐거든.”남자의 휴대폰에는 의심스러운 사람이 없었고 심지어 그의 동생에 관한 사진 한 장도 없었다. 게다가 유일한 문자는 집주인이 집세를 내라고 재촉하는 문자였다. 블랙 여
더 보기

제689화

“가지 마!” 블랙 여우가 울부짖었지만 상대방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도윤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참 단순하고 해맑은 아이군. 비록 부모님이 모두 죽고 또 너라는 형이 아직 살아있는지도 모르지만 줄곧 이렇게 부지런하게 살아오다니. 이런 아이가 이제 너 때문에 죽는 것을 보니 나도 정말 마음이 아프군.”블랙 여우는 두 눈을 붉히며 더 이상 방금처럼 평온하지 못했다. 그는 도윤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복수를 하고 싶으면 나한테 해. 날 죽여도 상관없지만 그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이러는 거야!”도윤은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차갑게 말했다.“그럼 넌 그때 왜 날 계단에서 밀지 않고 오히려 한 아이에게 손을 대려고 한 거지? 내 아들에게 또 무슨 죄가 있다고? 이제 자신이 당하니까 마음이 아픈 거야? 내 아들은 그렇게 어린데, 너는 어떻게 그를 봐주지 않았던 거지? 지아가 임신한 몸을 안고 큰비에서 도망쳐 다닐 때, 당신들은 또 어떻게 그녀를 대했지? 지금 무슨 자격으로 나에게 자비를 베풀라고 요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모질게 내 아내와 아이를 죽이려는 거지?”블랙 여우는 바짝 마른 입술을 핥았다. 이것은 확실히 그들의 잘못이었기에 그는 지금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제발, 그를 살려줘.”“그래도 되지만 넌 네 성의로 교환을 해야 하지 않겠어? 나에게 사실을 말해주면 넌 네 남동생을 풀어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그는 오늘 밤 살아서 돌아갈 수 없을 거라고.”“물론 너도 계속 침묵을 유지할 수 있어. 이 세상에 비밀이라곤 없으니 난 언젠간 그 사람을 알아낼 거야. 그저 시간이 좀 더 걸릴 뿐이지. 그러나 네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지금 네 남동생의 목숨까지 걸고 싶은 건가?”블랙 여우는 침묵하며 말을 하지 않았고, 마음속으로 갈등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이때 전화기 너머에서 다급한 발자국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왔다. 남자는 자신의 여동생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소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나와 같은 학교였군요.
더 보기

제690화

도윤은 마치 저승사자처럼 남자를 재촉하고 있었고, 휴대폰은 바로 블랙 여우의 귓가에 있었기에 그는 소년이 급히 달려가는 발자국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춘선아, 너 절대 바보 같은 짓 하면 안 돼, 너 지금 어디에 있는 거야?”“가지 마, 찬아, 제발 가지 마!” 블랙 여우가 울부짖었다.소년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형님, 나 방금 무슨 소리 들은 것 같은데, 형님은 못 들었어요?”“지금은 이런 말을 할 때가 아니야. 내 여동생을 아직 찾지 못했잖아.”“하긴.” 소년은 난간을 넘었다. 그는 지춘선이 바로 이 뒤에 있을 줄 알았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그가 지금 서 있는 위치는 15센티미터의 넓이밖에 없어 너무 위험했고, 자칫하면 50여 층에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하지만 소년은 여전히 수상함을 깨닫지 못한 모양이었다.“형님, 이쪽에는 춘선이 없는데, 혹시 잘못 본 거 아니에요?”“그럴 리가 없어.” 남자의 얼굴은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마치 지옥에서 온 악마와 같았다.“나한테 여동생이라곤 없어. 내가 찾으려는 사람은 줄곧 너였으니까.”소년은 이런 일을 겪었을 리가 없었기에 어쩔 수 없단 듯이 어깨를 으쓱거렸다.“왜요? 내가 언제 당신의 미움을 산 거죠?”“네 형이 사람을 잘못 건드렸거든.”“우리 형이요? 우리 형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거예요?”이때 도윤의 마지막 목소리가 떨어졌다.“3, 2, 1. 이제 네 남동생과 작별을 하지 그래.”블랙 여우는 고개를 번쩍 들더니 온 힘을 다해 말했다.“말할게, 다 말할 테니까 제발 그를 놓아줘…….”최근 몇 년 동안 블랙 여우는 자신의 이름을 숨긴 채 동생을 지원했고, 심지어 몰래 돈까지 모았다. 그는 동생의 미래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이런 사람은 오히려 가족이 가장 큰 약점이었다.“진작에 이러지 그랬어?”도윤은 진환에게 눈짓을 했고, 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갑자기 생각을 바꾸어 소년을 놓아주었다.이 순간, 전화는 끊겼고 도윤은 블랙 여우에게 해독제
더 보기
이전
1
...
6768697071
...
139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