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591 - 챕터 600

1378 챕터

제591화

지아는 도윤의 표정에서 그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방금 그 여자의 날뛰는 태도를 생각하면, 유진이란 사람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도윤은 자아가 쓸데없는 생각할까 봐 두려운 듯, 전에 먼저 설명을 해본 적이 거의 없던 남자는 몸을 굽히더니 지아의 손을 잡았다.그는 그렇게 반쯤 쪼그리고 앉았고, 훤칠한 몸은 앉아 있는 지아보다 조금 낮았다. 그러나 도윤은 조금도 개의치 않았고, 그는 고개를 들어 진지하게 설명했다.“지아야, 내가 어릴 때 막내 이모네 집에서 한동안 지낸 적이 있었거든. 유진네 집안은 서씨 집안과 서로 아는 사이였고, 연회 때 우리는 아이들끼리 함께 모여 몇 번 놀았을 뿐이야.”지아는 도윤이 이렇게 진지하게 설명하는 것을 보고 오히려 쑥스러움을 느꼈다.“나도 널 의심하지 않았어.”도윤은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난 네가 상관없는 사람들 때문에 불편해하는 거 원하지 않아. 만약 불편하다면 꼭 나에게 말해줘.”도윤의 다정한 고백에 주위의 여자들도 마음이 설렜다.‘이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남자가 있을까?’지아는 쑥스러워서 도윤을 밀어냈다.그녀에 대한 도윤의 사랑은 눈이 보이지 않는 장님이라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사실 지아는 도윤을 의심하지 않았고 단지 궁금했을 뿐이었다. 안정감 넘치는 대답에, 지아는 마음이 따뜻해졌다.날이 어두워지자, 지아는 드레스를 입고 거울 속 몸매가 가녀린 자신을 바라보았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 그녀는 줄곧 화장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화려하게 꾸미니 지아 자신도 깜짝 놀랐다.주위 사람들의 칭찬도 확실히 사실이었다. 지아 자신도 조금의 흠도 찾지 못했으니까.그녀가 문을 열고 나오자, 도윤도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을 때 멈칫했다.‘우리 지아는 정말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예뻐.’도중에 도윤은 입이 아주 무거워 지아에게 아무런 힌트도 주지 않았다.도윤도 머리를 약간 다듬고 정장을 갈아입었는데, 넥타이와 가슴에 꽂은 꽃은 모두 지아의 드레스와 같은 색이었고,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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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지아는 단지 기억을 잃었을 뿐, 바보가 아니었다. 진환은 미리 이 복도를 깨끗이 정리했으니 어떻게 이유 없이 기자가 나타날 수 있겠는가?그리고 메이크업이 정교하고 비싼 드레스를 입은 여자는 또 어떻게 공교롭게 치마를 밟고 넘어졌을까?그녀는 일부러 기자를 불러 이곳에서 기다리라고 한 게 분명했다.천박한 수단이었지만 효과가 있었다.다만 지아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도윤은 비록 집안이 괜찮지만, 그저 회사에서 연봉을 꽤 많이 받는 직원일뿐, 그 여자는 이런 수단까지 쓸 필요가 있을까?’‘그리고 도윤은 또 어떻게 그 여자를 대처할까?’지아는 자신이 생각만큼 괴롭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심지어 도윤의 반응을 지켜보려고 침착하게 기다렸다.여린 여자가 넘어지면, 남자는 말한 것도 없고, 아마 사람이라면 본능적으로 그녀를 안아줄 것이다.도윤은 전화 중이었는데, 이때 그의 늘씬한 그림자는 불빛에 길게 드리워졌고, 제자리에 훤칠하게 서 있었다.처음부터 끝까지 도윤은 차가운 표정을 유지했는데, 여자가 품에 안겨 들려오려는 순간, 도윤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도윤은 이미 자신의 본능을 훌륭하게 통제할 수 있었으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넘어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혹여 누군가 그 자리에서 자살한다 하더라도 그는 그 사람의 피가 자신의 옷을 더럽히지 않도록 담담하게 뒤로 물러설 것이다.지아는 여자가 넘어지기 전의 표정을 정확히 포착했다.충격, 당황, 그리고 이해하기 어려운 눈빛.‘지금 뒤로 후퇴한 거야?’여자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계산했고, 기자들도 이 순간 그녀의 계획대로 셔터를 눌렀다.그러나 예상과 달리, 오로지 그녀가 낭패하게 쓰러지는 사진만 찍혔다.이 긴 복도에는 카펫을 깔지 않아 여자는 그대로 땅에 넘어졌다.지아는 멀리서도 여자가 쿵 하고 넘어진 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엄청 아프겠다.’여자는 눈물을 머금고 억울하기 짝이 없는 표정으로 도윤을 바라보았다.“도윤 오빠…….”분명히 남자의 이름을 불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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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유진 앞으로 내민 손은 매우 하얗지만 굳은살이 가득했고 평소에 고생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사람들은 손이 여자의 두 번째 얼굴이라고 한다. 그 손을 보자, 유진은 도윤이 지아에게 잘해주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굳은살이 이렇게 많이 박혔으니 평소에 집안일 많이 했겠지?’유진은 자신의 손을 내밀었고, 어릴 때부터 응석받이로 자란 그녀는 매주 피부관리를 꾸준히 받아서 손은 아주 보기 좋았다.뼈마디가 분명하고 가늘고 길쭉하며 손바닥은 하얗고 부드러워 손톱까지 깔끔했다. 네일 아트는 심지어 빛을 반짝였는데, 마치 쇼윈도에 진열된 사치품과 같았다.이렇게 비교하니, 유진은 마음속으로 우월감을 느꼈다.‘이번은 내가 이겼어.’“고마워요.” 그녀는 지아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고, 두 손이 닿자, 그녀는 오히려 자신과 지아의 차이를 보여 주려고 했다.유진은 백년의 역사를 가진 귀족 가문의 아가씨였기에 집안까지 파산한 지아는 자신과 비교할 가치가 없었다.손이 닿은 순간, 유진은 딱딱한 무언가를 느꼈다.그녀는 그제야 지아가 손에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를 끼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반지는 화려하고 과장하지 않지만 디자인이 독특해서 더욱 특별해 보였다.시선을 위로 옮기자, 유진은 그제야 지아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전에 지아는 기자들에게 정면으로 찍힌 적이 없었고, 후에 도윤은 또 그녀에 관한 모든 기사를 내렸기에 유진은 지아의 사진조차 찾아내지 못했다.서미나는 그때 돌아와서 지아에 관한 얘기를 했지만, 대부분 지아에 대한 욕설이었다. 그녀가 못생겼다니, 유진의 손가락보다도 못하다니.그래서 오늘은 유진과 지아의 첫 만남이었다.지아는 이목구비가 정교해서 화장을 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예뻤다. 지금 화장을 하고 나니, 지아는 사람들과 거리감이 생길 정도로 아름다웠다.외모에 줄곧 자신이 넘치던 유진도 지금 좌절감을 느꼈다.지아는 감정이 평온했고 날뛰거나 기세등등하지 않았다. 특히 눈 밑의 반짝이는 은색 빛깔은 그녀를 선녀처럼 같이 돋보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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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분위기는 어색해졌고, 유진은 숨을 크게 쉬며 기선제압을 하려 했다.“그때 오빤 나와 결혼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눈 깜짝할 사이에 다른 사람과 결혼할 수가 있죠? 두 사람은 언제 결혼했어요? 왜 나한테 말하지도 않고.”이 말이 나오자, 지아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도윤을 바라보았고,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도윤은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유진을 노려보았다.“나와 너와 친구도 가족도 아니니, 결혼 소식을 굳이 알려줄 필요가 있었을까? 그리고 내가 너와 결혼하겠다고 말한 일, 혹시 어렸을 때 너희들에게 억지로 끌려가 소꿉놀이를 하다, 널 거절하면 우리 엄마한테 이르겠다고 협박한 것을 가리키는 건가?”간단한 말 한마디에, 유진은 온갖 체면을 잃었다. 그녀도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도윤이 뜻밖에도 이렇게 매정하게 변할 줄은 몰랐다.서미나가 도윤도 이렇게 그녀를 대했다는 것을 생각하자, 유진은 곧 마음이 풀렸다.보아하니 도윤은 누구에게나 이런 태도인 것 같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동안 지아의 정체를 숨기지도 않았을 것이다.“정말 미안해요. 난 도윤 오빠가 우리와 아주 즐겁게 놀았다고 생각했는데. 난 아주 어릴 때부터 줄곧 도윤 오빠를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오빠에게 이렇게 많은 불쾌한 추억을 가져다줄 줄은 정말 몰랐어요.”그녀는 고개를 돌려 미안한 표정으로 지아를 바라보았다.“언니, 정말 미안해요. 내가 도윤 오빠를 오랫동안 좋아했다고 질투하는 건 아니죠? 도윤 오빠는 줄곧 두 사람의 관계를 공개하지 않았기에 난 오빠가 독신인 줄 알았어요.”지아는 드라마에서나 이런 불여우를 보았는데, 현실에 이런 사람이 없을 줄 알았다. ‘어떻게 이런 역겨운 사람이 있을 수가 있지?’그러나 현실은 잔혹했고, 지아는 오늘 처음으로 불여우를 만났는데, 똥을 씹은 것보다 더 징그러웠다.‘자신이 징그럽게 생겼으면 그만이지, 굳이 나대다니.’지아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도윤의 손을 잡고 그의 팔을 흔들며 유진의 목소리를 흉내 냈고, 간드러지게 물었다.“도윤 오빠,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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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도윤은 말을 마치자마자 분노를 느낀 유진을 남겨둔 채 지아를 끌고 훌쩍 떠났다.이 남자는 그녀가 어렸을 때보다 더 인정사정을 몰랐고, 그야말로 무슨 말을 해도 자신의 고백을 받아주지 않았다.두 사람이 손을 잡고 떠나는 장면을 보면서 유진은 이가 깨질 것만 같았다.이때 그녀는 차갑게 웃더니, 마치 눈에 어둡고 푸른빛을 뿜어내며 차가운 혀를 내밀고 있는 어두운 곳에 숨은 뱀과 같았다.지아는 고개를 돌려 도윤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눈빛을 알아차린 도윤은 눈을 드리웠다.“왜? 궁금한 거 있으면 그냥 물어봐.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지아는 눈살을 찌푸렸다.“확실히 궁금한 게 있는데, 너 그때 정말 유진 씨의 가족들을 죽일 생각을 한 거야?”“응.”도윤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우리 어머니는 정신적인 질병이 있어 어릴 때 날 거의 돌본 적이 없었어. 그때 막내 이모는 가족이라며 나를 데려갔고, 바로 그때 유진과 알게 되었어. 그녀는 이웃집의 아이였지만 자꾸 나와 함께 놀자고 졸랐어. 그때 난 소꿉놀이를 싫어했는데, 유진은 내가 좋아하는 게임 하겠다고 소리쳤고.”지아는 호기심이 생겼다.“넌 무엇을 좋아했는데?”“사격, 복싱, 펜싱, 승마, 스키, 잠수…….”“그 후에는?”“유진은 사격장에서 총도 쏘지 못하고 심지어 모기에 물렸고, 나와 격투할 때 한방에 쓰러지더니 코피가 났어. 그리고 말을 타다 직접 말에게 차였고…….”“잠깐.” 지아는 손을 내밀었다. “그 여자는 확실히 얄밉지만, 코피를 흘리게 한 것은 일부러 그런 거지?”그때의 일을 생각하니 도윤은 더욱 머리가 아팠다.“아니, 그건 그 여자가 봐주지 말라고 소리친 거야. 게다가 유진도 연습한 적이 있었고, 봐주는 것은 그녀를 모욕하는 것과 마찬가지였기에 나는 아무렇게 주먹을 휘둘렀어. 그런데 그런 간단한 공격조차 피하지 않고 심지어 얼굴로 받을 줄은 정말 몰랐어. 그때 그녀의 코피는 내 온몸에 튀어서 얼마나 짜증이 났던지.”도윤의 불평을 듣자, 지아는 배를 안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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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이 통로에는 지아와 도윤 두 사람밖에 없었다. 지아는 이미 그 막 뒤의 소란스러운 음악소리와 사회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이곳은 무슨 행사 현장이었다.그녀는 도윤이 자신을 이곳에 데리고 온 이상, 왜 아직도 이렇게 신비롭게 구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고개를 돌려 도윤을 바라보면서 지아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대체 무슨 행사인데. 미리 나에게 말해야 나도 마음의 준비를 할 거 아니야.”위쪽에는 등불이 있었는데, 남자의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을 비추자, 그의 모든 날카로움과 싸늘함을 지워버렸다.“무슨 행사든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우리 함께 참여했다는 거야.”밖에서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아래에는 환호성이 울려 퍼졌는데, 지아는 이곳이 영화제의 시상식이란 것을 판단할 수 있었다.이는 지아로 하여금 도윤의 신분에 대해 더욱 궁금해졌다. ‘도윤은 어느 큰 프로젝트의 공사장 책임자가 아니었어? 그런데 어떻게 이런 자리에 참석할 수 있지?’깨어난 요 며칠, 지아는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도윤의 신분을 알 수 있었지만 누가 자신의 남편을 제1재벌로 생각하겠는가?이때 사회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렸다.“저희는 오늘 특별히 YH그룹 대표님과 그의 부인을 현장에 초대했는데, 모두들 큰 박수로 두 분을 환영하시길 바랍니다.”지아는 그야말로 깜짝 놀랐다. 자신의 남편이 뜻밖에도 대표님이라니?비록 도윤은 확실히 매우 바빠 보였지만, 매일 집에서 자신의 아내와 함께 하는 대표님이 또 어디 있을까?지아는 팔꿈치로 도윤을 쿡쿡 찔렀다.“뭐야, 왜 나에게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어!”“네가 이씨 집안의 사모님이란 것을 알리고 싶었는데,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지아는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그럼 이렇게 한 이유가…….”도윤은 지아의 손을 빈틈이 없을 때까지 조금씩 꽉 잡았고, 그녀의 손등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난 모든 사람들에게 네가 내 아내란 것을 알려주고 싶어.”막이 올라가자, 모든 라이트와 카메라는 지아와 도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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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지아는 머리가 좀 어지러웠고 심장도 아주 빨리 뛰고 있었다.마치 이 장면을 오랫동안 기대했던 것 같다.그녀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도윤을 바라보았는데, 만인의 주목을 받은 남자는 지금 반짝반짝 빛이 났다.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의 눈빛은 애정이 흘러넘쳤다.“과거의 저는 제 아내를 너무 사랑했고, 심지어 제 아내를 숨겨 그녀의 모든 빛을 가리고 싶을 정도로 집착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영광을 다시 아내에게 돌려주고 싶어요.”도윤은 최선을 다해 지아를 숨겼고, 오직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지만 결국 그녀를 상처투성이로 만든 사람은 자신이었다.그래서 도윤은 다른 방식으로 지아를 지키고 싶었다. 전의 잘못을 메우고 싶어서 그런 것이든 그녀를 사랑해서 그런 것이든 상관없었다.만약 이것이 지아가 원하는 것이라면, 도윤은 목숨을 걸어서라도 그녀를 만족시키고 싶었다. 그는 더 이상 지아를 숨기고 싶지 않았고, 당당하게 모든 사람들에게 지아가 바로 자신의 아내라고 말하고 싶었다.마이크는 도윤의 목소리를 곳곳으로 전달했고, 지아는 심장이 거의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그녀가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를 때, 도윤은 부드럽게 지아의 손을 잡았다.“오늘 저의 부부가 초대를 받고 영화계의 선배님들에게 상을 수여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영광이에요.”도윤은 마치 시상하러 오기 위한 게 아니라 애정을 과시하러 나온 것 같았다.그의 고백을 듣고, 모든 카메라는 그들 두 사람을 겨누었고, 일시에 영화 주인공의 인기를 덮어버렸다.유진도 오늘 초대를 받은 게스트 중 하나였다. 그녀는 힘들게 도윤이 오늘 이 자리에 나올 것이란 것을 알아냈고, 수많은 시간을 들여 그와 만날 기회를 만들었는데, 자다 깨어나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샴페인색 드레스를 입은 지아는 도윤의 곁에 서 있었는데, 드레스로 그녀의 완벽한 몸매를 그려냈다. 도윤의 넥타이도 마침 지아의 드레스 색깔과 맞추었고, 두 사람은 고귀하면서도 잘 어울려 그야말로 한 쌍의 선남선녀였다.유진은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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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시상식을 마친 도윤은 지아를 데리고 두 사람의 전용 좌석에 앉았다. 불빛이 어두워지자, 지아는 그제야 그의 귓가에 대고 중얼거렸다.“왜 미리 알려주지 않았어? 나 방금 마음의 준비가 전혀 없었단 말이야. 무대에 서 있을 때 완전 바보 같았다고.”지아의 원망을 듣고 도윤은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서프라이즈 해주고 싶어서.”“뭐야, 난 정말 놀라 죽는 줄 알았다고. 지금 손에 땀까지 쥐었으니 화장실에 다녀올게.”“좋아.”지아가 일어나자마자, 도윤은 눈짓을 했고, 진환은 즉시 사람을 데리고 지아를 따라갔는데, 적절한 거리에서 그녀를 보호했다.도윤은 나른하게 의자에 기대어 결혼반지를 만지작거리며 눈빛은 차가웠다.주머니 속의 핸드폰은 끊임없이 울렸고, 몇 번 끊었지만 상대방은 여전히 끈질기게 전화를 했기에 그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나서 받을 수밖에 없었다.지아는 시상식이 끝난 후, 여전히 꿈을 꾸는 것만 같았는데, 심정은 아주 복잡했다.한 편으로는 마침내 소원을 이뤄서 만족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또 달갑지가 않았다.그녀도 자신에게 왜 이런 감정이 있는지 몰랐다.멍을 때리는 사이, 지아는 부주의로 한 사람과 부딪쳤고, 그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며 재빨리 입을 열었다.“미안해요.”남자는 고급스럽지만 일부러 매칭이 되지 않는 정장을 입고 있었고, 위에는 장미 도안이 있었다. 그는 브릿지 염색을 한 은색의 짧은 머리에, 왼쪽 귀에는 장미 모양의 다이아몬드 귀걸이가 있었다.남자는 아주 과감하게 차려입었고, 얼굴은 여자보다 더 정교했다. 그는 좁고 긴 눈을 드리우며 대부분의 동공을 가렸고, 유난히 차갑고 싸늘해 보였다.‘착각인가? 이 사람 낯이 좀 익은 것 같아.’남자는 상대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지아인 것을 보고 즉시 멈추었다.“소지아 씨?”지아는 그를 쳐다보았다.“나 알아요?”‘설마 과거에 알고 지낸 사람이기 때문에 방금 익숙하다고 느낀 건가?’“우리는 만난 적이 없지만, 지아 씨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어요. 내 여동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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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유진의 안색이 어두워진 것을 보고, 지아는 천천히 휴지로 손을 닦은 다음 유유히 핸드크림을 발랐다.“유진 씨, 난 당신이 내 앞에서 무엇을 증명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어렸을 때 도윤과 소꿉놀이를 한 거? 아니면 당신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그 집안? 사랑이란 게임에서, 사랑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진 거죠. 게다가 도윤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 분식 파는 할머니를 향한 관심조차 당신보다 많을 거예요.”지아는 핸드크림을 내려놓았다.“만약 내가 당신이라면, 창피해서 숨어 다녔을 텐데, 어떻게 오히려 사람 앞에 나타나서 날뛸 수 있는 거죠?”“소지아, 그럼 우리 두고 보자. 누가 진 사람인지. 우리 곧 다시 만날 거야.”유진은 원래 모진 말을 하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지아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지아가 지금 자랑스럽다고 느끼는 이유가 바로 그녀에 대한 도윤의 사랑 때문이었다.도윤이 없으면 지아는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도윤을 가진 지금, 지아는 전 세계를 가진 것과 다름이 없었다.지아는 유진의 협박에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만약 도윤이 자신을 사랑한다면, 지아는 다른 여자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남자가 만약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울고 떼를 써도 소용없을 것이다.그래서 다른 여자는 중요하지 않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의 진심이었다.지아는 하이힐을 신은 채 도도하게 떠났고, 유진이 뒤에서 무슨 망언을 하든 상관하지 않았다.그러나 한 모퉁이에서 귀를 찌르는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이 드레스가 얼마나 비싼지 알아? 내가 이 옷을 빌리려고 어떻게 브랜드를 설득했는데! 이런 고급스러운 옷감은 물을 묻힐 수 없다는 거 아예 모르는 거야? 너 같은 거지가 배상할 돈이나 있는 거냐고?”멀리서 블루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치맛자락을 들고 한 청소부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그 남자는 키가 컸지만 지금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죄송합니다.”“죄송, 죄송 그놈의 죄송!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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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모두들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이 대표님의 아내가 쓸데없는 곳에 선심을 베풀 줄 몰랐는데. 청소부가 취약계층이라고 잘못을 저질렀으면 무작정 봐줘야 하는 건가? 그럼 만약 내가 롤스로이스와 부딪쳤는데, 돈이 없다고 하면 배상 안 해도 되는 거 아니야?”“이 대표님의 아내라면 돈도 많을 텐데, 고작 1억 가지고 남과 다툼을 벌이다니. 그냥 시원하게 대신 돈을 내주면 될걸 하필 이곳에서 그 배우를 난처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그러게, 전에 무대에 올라갔을 때, 대표님과 엄청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정말 별거 아니네. 우리와 같은 연예인들은 뭐 쉽게 돈을 버는 줄 아나 봐. 이런 드레스는 원래 빌리기 어려운 데다, 지금 물기가 묻었으니 바로 폐기된 거와 다름없잖아. 배상을 하는 것은 작은 문제지만, 드레스를 더럽히면 바로 브랜드의 블랙리스트에 들어갈 텐데. 이건 입만 놀리면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야.”“1억은 무슨, 2억을 달라고 해도 시원찮은데, 주아담은 그래도 양심이 있는 편이야.”모두들의 말을 듣고, 청소부는 다급하게 말했다.“아가씨, 저 상관하지 마세요. 제가 배상하면 되니까요.”주아담도 더욱 거만해졌다.“들었니? 아까 한 말 못 들은 걸로 할 테니까 착한 척 그만 좀 해. 네가 대신 배상을 하든지 아니면 입 다물고 꺼지든지 해.”지아는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만 원 정도의 세탁비는 대신 낼 수 있거든요.”“세상에, 이 대표님 혹시 파산이라도 했어? 어쩜 아내가 이렇게 쩨쩨하지? 1억조차 내려 하지 않다니.”“대표님은 자신의 아내가 이렇게 쩨쩨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정말 이 여자 어디에 반했는지 모르겠어.”지아는 천천히 말했다.“모두들 조급해하지 마요. 만약 이 드레스가 진품이라면 1억은커녕, 100억이라도 난 낼 수 있어요. 하지만 이것은 분명 짝퉁이에요. 남이 평생 고생해도 1억을 벌지 못할 텐데, 왜 짝퉁을 배상해야 하는 거죠?”“짝퉁? 에이 설마, 이 옷감 보니까 진품인 것 같은데.”“그저 아주 잘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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