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611 - 챕터 620

1378 챕터

제611화

분명히 본 적이 없는 아이였지만, 그 울음소리를 듣자, 지아는 가슴이 아팠다.그녀는 묵묵히 건장한 남자 곁으로 가서 입을 열었다.“도와줄까요?”이 말이 나오자, 착각인지, 지아는 남자의 몸이 굳어진 것을 분명히 느꼈다.남자는 지아를 등지고 있었고 또 마스크를 쓰고 있었기에 표정을 알아볼 수가 없었다.그녀는 즉시 설명했다.“오해하지 마요. 난 그냥 혼자 두 아이를 데리고 있는 당신이 불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요.”남자는 여전히 침묵하며 말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유모차 안의 아이가 더욱 슬프게 울었다.지아의 시선은 그 아이에게 떨어졌다.하얀 유모차에서 핑크색 커버롤을 입은 어린 여자아이가 울고 있었는데, 심하게 울어서 얼굴까지 쭈글쭈글해졌고, 뽀얀 작은 얼굴에는 억울한 기색이 가득했다.지아는 얼른 아이를 안았지만 남자는 막지 않았다.“아가야, 배고픈 거야? 울지 마.”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마력이라도 있는 듯, 방금까지 소란을 피우던 아이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너무 오래 울어서인지, 아이는 지아의 품에 안겨 흐느끼며 울고 있었다.지아는 그제야 아이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는데, 아이는 이목구비가 아주 정교할 뿐만 아니라 특히 그 한 쌍의 눈은 포도처럼 크고 동그랬다.그리고 길고 촘촘한 긴 속눈썹에는 맑은 눈물 몇 방울까지 맺혀 있었다.‘정말 너무 예쁘게 생겼네, 천사 같아.’그런데 지아는 갈수록 이 아이가 좀 낯이 익다고 생각했다.그 아이도 무슨 생각을 했는지 갑자기 웃기 시작했고, 왼쪽 볼에는 아주 작은 보조개가 있었는데, 얼굴이 통통하기 때문에 그리 뚜렷하지 않았다.지아는 정신을 차리더니 얼른 사과했다.“미안해요, 방금 마음이 좀 급해서 아이를 안은 거예요. 이제 울음을 멈췄어요.”옆에 있던 남자는 지아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 “날 잊어버린 건가?”남자의 목소리는 나지막하면서도 약간 잠겼다.그의 목소리는 너무 작아서 지아는 심지어 자신이 착각하고 있다고 느꼈다.그녀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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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이 남자는 지아를 알고 있었지만, 옷차림을 보면 또 자신의 정체를 애써 숨기려는 듯 했다. 그리고 몸에서 풍기는 기운도 일반인 같지가 않았고 무척 위험해 보였다.그러나 이런 괴이한 남자가 품에 두 아기를 안고 있어 오히려 사람들에게 반전매력을 주었다.‘유괴범이라 하기엔 좀 그런데. 유괴한 아이들에게 이렇게 많은 옷을 사주는 유괴범이 정말 있을까?’지아는 눈을 들어 그 가격들을 바라보았다. 평범한 옷 한 벌이라도 가격이 수십만 원 했는데, 그 안에는 심지어 기저귀와 분유까지 가득 들어있었다.그가 산 물건들은 적어도 몇백만 원 정도 했으니 이런 통이 큰 유괴범이 정말 있을까?아이들은 여전히 울고 있었지만 남자는 조금도 짜증을 내지 않았고 심지어 주머니에서 작은 젖꼭지 두 개를 꺼냈다.젖꼭지는 무균 봉투에 밀봉되어 있었고, 외출하기 전에 남자는 이미 소독을 했던 것이었다. 작은 젖꼭지를 아이들의 입에 넣자, 울음소리는 마침내 그쳤다.지아는 두 아이가 각각 남자의 어깨에 엎드려 있는 것을 보았는데, 통통한 얼굴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이 어려 있었다.동그란 큰 눈은 지아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코끝이 빨간 게 깜찍하고 귀여운 작은 두 고양이와 같았다.지아는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 이렇게 안을 수 있는 아기는 보통 3개월 정도인데, 그녀가 방금 안은 그 아이는 매우 가벼웠고, 마치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다.“사모님, 무엇을 보고 있는 거예요?” 아주머니는 허허 웃으며 작은 옷 몇 벌을 들고 지아 곁으로 걸어갔다.“아주머니, 그 남자가 안고 있는 아이가 몇 개월인 것 같아?”남자는 아이를 안고 곧 엘리베이터까지 걸어갔는데, 아주머니는 힐끗 쳐다본 다음 대답했다.“제 손자와 비슷한 것 같은데. 제 손자는 태어난 지 1개월도 되지 않아 몸이 말랑말랑하고 머리도 들지 못했으니 저렇게 안으면 안 되거든요.”아주머니는 지아의 생각과 똑같았고, 잠시 후 또 한마디 덧붙였다.“하지만 다른 가능성이 있을 수 있죠. 사모님, 그것은 한 쌍의 쌍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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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아주머니는 그저 주방에서 일하는 가정주부였기에 인터넷에서 벌어진 그 사건들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지아도 오직 진봉이 억울하게 구속됐다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 현재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전혀 몰랐다.그러던 중, 누군가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지아는 영문 모른 채 그 사람들을 바라보았고, 두 사람 모두 무슨 상황인지 알지 못했다.순간, 모든 사람들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고, 지아는 그제야 그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을 보았다. 그리고 물통을 들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안에는 알록달록한 페인트와 같은 액체가 들어있었다.지아를 발견하자마자, 그들은 마치 좀비처럼 지아를 에워쌌다. 경호원들은 얼른 나서서 그들을 막았고, 아주머니도 따라서 다급하게 말했다. “사모님, 어서 떠나세요.”“못된 재벌들, 당신들도 다 죽어버려.”뒤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가 울리자, 지아는 바로 고개를 돌렸고, 그 사람이 무언가를 자신에게 끼얹는 것을 보았다.“조심하세요, 사모님.” 아주머니는 재빨리 지아를 뒤에 감쌌다.그러나 지아의 반응속도도 아주 빨랐는데, 그녀는 한손으로 아주머니를 밀어낸 다음, 다른 한손으로는 가방을 들어 일부 튀어나온 액체를 막았다.아주머니는 그녀에게 밀려 땅에 넘어졌지만 아픔을 느낄 겨를도 없이 지아가 다친 것을 보았다.지아는 최선을 다해 막았지만 손등에는 여전히 몇 방울 액체가 떨어졌고 순간 강하고 따끔거리는 통증이 손등에서 전해왔다.“황산이야!”“세상에, 사모님, 괜찮으세요!”아주머니는 이미 놀라서 정신이 없었다. 황산을 뿌린 사람은 미처 떠나지 않았지만, 옆에 또 누군가 칼을 들고 지아를 향해 달려들었다.경호원들은 지아를 위해 다른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을 막고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그 사람들은 마치 계획적으로 경호원들을 방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그 사람은 동작이 번개처럼 빨랐고, 날카로운 칼은 지아의 심장을 찌르기 직전이었다.‘이 사람은 일반인이 아니라 훈련을 받은 프로 킬러야.’머릿속으로 이 생각이 스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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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방금의 일은 정말 너무 위험하고 아슬아슬해서 경찰은 재빨리 현장에 도착했다. 전에 소란을 일으키던 팬들도 모두 겁에 질린 채 전부 끌려갔다.지아는 반드시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했기에 그들과 함께 경찰서에 가지 않았다.다행히 상처의 면적이 크지 않은 데다가 지아가 제때에 응급처치를 했기 때문에 큰 문제를 초래하지 않았다.병원은 그녀에게 진일보한 치료를 해주었고, 아주머니는 그제야 마음이 놓이며 한숨을 돌렸다.“사모님, 이번에 아주 빨리 반응을 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그렇지 않았다면 큰일 났을 거예요.”지아는 아주머니의 어깨를 두드렸다.“괜찮아, 나도 지금 별일 없잖아? 아주머니도 참, 그때 얼마나 위험했는데 어떻게 앞으로 나설 수가 있어? 만약 그렇게 많은 황산에 맞았다면, 상상조차 못 할 거 같아.”이 얘기를 꺼내자 아주머니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 나쁜 자식이 황산을 뿌릴 줄 누가 알았겠어요? 저는 기껏해야 물감이나 페인트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심장이 다 떨리네요.”“이 사람들은 미리 준비를 하고 왔으니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악독해. 오늘 많이 놀랐지?”“사모님, 제발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원래 이것도 다 제 잘못인데…….”“다 지나간 일이니 우리도 이제 집에 돌아가자. 오늘 저녁에 맛있는 것 좀 만들어 줘. 운동을 했더니 배가 다 고프네.”지아는 농담을 하며 말했다.“네.” 아주머니도 몰래 눈물을 닦았다.설령 반평생을 살았다 하더라도, 방금 그 일을 생각하면 그녀는 여전히 등골이 오싹했다.오늘 이 일에 자그마한 착오라도 생기면, 지아의 인생은 완전히 망한 거나 다름없었다.병원을 나서자, 차갑고 살을 에는 듯한 찬바람이 사방으로 몰아쳤고, 지아는 정신이 좀 들었다.이때, 누군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더니 지아를 품에 와락 안았다.그리고 머리 위에서 도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지아야, 괜찮아?”이렇게 도윤에게 꼭 안기자 지아는 숨을 쉴 수 없을 것만 같았다.남자의 심장이 빠르게 뛰고 또 몸까지 가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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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도윤은 놀란 지아를 태우며 집으로 돌아갔고, 지아는 백화점에서 발생한 일을 떠올리더니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도윤아, 나 오늘 한 남자를 만났는데…….”도윤은 매우 바빴는데, 가는 길 내내 전화가 끊어지지 않았다. 이때 전화벨 소리가 재차 울리면서 지아가 하려던 말을 끊었다.“응, 금방 갈게.”도윤은 전화를 끊은 다음 지아를 보았다.“지아야, 방금 무슨 말을 하려고 했어? 백화점에서 뭐?”지아는 한숨을 쉬었다.“중요한 일 아니니까 먼저 가서 일 처리해. 일찍 돌아오고.”“알았어.”도윤은 가볍게 지아의 머리를 어루만진 다음 몸을 돌려 떠났다.그리고 지아는 그 수상한 사람에 대해 생각했다. ‘정말 나쁜 사람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사람은 아니겠지?’그녀는 단지 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해 걱정하고 있을 뿐이었다.도윤은 뒷좌석에 기대어 앉았는데, 음침한 날씨에 그의 표정도 많이 음침해 보였다.진봉과 진환 두 사람은 아직 경찰서에 있는 데다, 지아가 또 이런 일을 당했으니 그의 심정은 정말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그리고 그는 줄곧 여론의 방향을 주시하고 있었다.“대표님, 일이 이렇게까지 커졌는데, 왜 아직도 해명하시지 않는 겁니까?”도윤은 손가락으로 한 번 또 한 번 반지를 매만지며 말했다.“그럴 필요 없으니까. 증거가 없는 한, 아무도 믿지 않을 거야. 하물며…….”도윤은 잠시 멈칫했고, 염경훈은 백미러를 통해 도윤의 그 냉혹하기 그지없는 얼굴에 살기가 가득 차 있는 것을 보았다.“나도 누가 뒤에서 이런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궁금하거든. 소란 피우라고 그래, 그동안 많이 참고 살았던 거 같던데.”도윤은 말하지 않았지만 염경훈은 왠지 모르게 그가 마음속으로 다른 속셈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이 앞이 바로 써니웨이 장원입니다.”도윤은 작은 소리로 콧방귀를 뀌었다.도윤은 이미 주아담 사건의 배후를 조사해냈는데, 뜻밖에도 그가 아는 사람이었다.써니웨이는 해변에 있는 장원이었고, 20세기에 남겨진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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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연지은은 천천히 일어났고, 도윤은 그제야 그 긴 양털 외투에 감춰진 그녀의 다리가 의족인 것을 발견하였다.“네 다리가…….”도윤은 확실히 놀라움을 느꼈다.연지은은 붉은색 립스틱을 바른 입술로 미소를 지었다.“이상해요? 날 버리고 떠났을 때, 당신은 이런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단 것을 알았을 텐데.”도윤은 그녀의 말에 심기가 불편했지만 바로잡기가 귀찮아서 그저 냉담하게 말했다.“말해봐, 무엇을 원하는 거지?”연지은은 자신의 다리를 본 뒤에도 도윤이 이렇게 차가울 줄은 몰랐고, 언뜻 불쾌감을 드러냈다.그녀는 마음속의 불만을 억누르고 더욱 환하게 웃었다.“난 대표님한테 돈이 부족하지 않다는 거 잘 알고 있으니 돈과 같은 물질 따윈 원하지 않아요. 난 그저 대표님이 나와 하룻밤을 보냈으면 하는데.”사진을 들던 도윤은 멈칫하더니 순간 자기가 잘못 들었다고 느꼈다.“뭐라고?”그러나 연지은은 난감하기는커녕 오히려 눈빛에 광기가 돌더니 갑자기 몸을 숙여 뒤에서 도윤을 안았다.도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연지은을 밀어냈다.그녀의 다리는 원래 문제가 있었으니 이렇게 밀리자 똑바로 서지도 못하고 바로 땅에 넘어졌다.“도윤 오빠, 어쩜 예전과 다름없이 이렇게 매정한 거죠?” 연지은은 눈물을 글썽였다.도윤은 의자를 밀고 일어났고,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너도 여전히 착각을 하고 있군. 연지은, 5년 전에 말했지, 난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고.”연지은은 씁쓸하게 웃었다.“그때 가난한 날 도운 이유가 나의 이 얼굴 때문이죠?”도윤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응, 지아와 꽤 닮았거든. 특히 옆모습.”이 진실은 너무 잔혹했고, 연지은이 줄곧 품은 환상을 단번에 깨뜨렸다.10년전, 도윤은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지만 성적이 우수한 연지은을 지원했다. 그녀는 온갖 고생 끝에 그 작은 시골을 벗어나 A시로 와서 자신이 줄곧 그리워하던 은인을 만났다.그 당시 도윤은 비록 성격이 냉담했지만 물질적으로는 그녀를 가혹하게 대하지 않았다. 심지어 연지은이 학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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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이미 오래전의 일이었지만, 연지은은 지금까지도 뼈에 사무치는 그 통증을 기억하고 있었다.그녀는 반년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도윤은 철저히 그녀의 세계에서 벗어났다.연지은은 학업을 포기하겠다고 협박을 했지만 도윤은 그저 마음대로 하라고 대답한 후 그녀의 번호를 차단했다.그녀는 종일 울고 불며 떠들다 결국 복수를 하겠다며 자신보다 스무 살 더 많은 문창걸에게 시집갔다.두 다리를 잃은 후, 문창걸은 연지은을 싫어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와 결혼해 아주 잘해 주었다.하지만 연지은이 줄곧 그를 무시해서인지, 문창걸은 일부러 밖에서 이름 없는 배우나 모델을 찾으며 바람을 피웠다.그러나 그는 연지은이 마음속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줄곧 도윤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 그녀는 도윤의 모든 일에 주의를 돌렸고, 심지어 전보다 더욱 미친 듯이 집착했다.그가 백채원과 파혼했다는 소식을 듣자, 연지은은 엄청 기뻐했다.그녀는 도윤이 쉽게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세상에 그와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에.그러나 얼마 전, 도윤이 지아를 데리고 시상식에 나타나서 지아의 신분을 발표하자, 연지은은 드디어 지아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또한 그가 자신을 도운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자신이 특별하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옆모습이 지아와 약간 닮았기 때문이었다.게다가 더욱 생각지도 못한 것은, 그 주제넘은 불여우가 여러 차례 연지은에게 문자를 보내며 그녀를 도발했단 것이다. 그래서 연지은은 킬러를 고용해 주아담을 죽였고, 이 바람에 이렇게 많은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이도윤과 소지아까지 끌어들였다니, 틀림없이 하느님도 내가 줄곧 이도윤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에게 이 기회를 주었던 거야.’연지은은 넘어져도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낭패하게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도윤 오빠, 난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요. 딱 하룻밤만 나와 같이 있어줘요. 나에게 그날 밤의 고화질 영상과 사진이 있는데, 전부 오빠에게 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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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차에 탄 도윤은 눈을 잠시 붙였다. 염경훈은 차 안의 분위기가 너무 조용한 것을 느끼며 먼저 입을 열었다.“대표님, 어떻게 됐습니까? 담판이 결렬된 겁니까?”“결렬된 게 아니라 도무지 담판할 수가 없었어. 그 여자 아예 정신이 나갔거든.”도윤은 이마를 짚었다.“몇 년이 지났지만, 그 여자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고 심지어 전보다 더욱 집착을 하더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마음이 약해져서 구해주지 말았어야 했는데.”10년 전, 우연히 한 시골을 지날 때, 도윤은 곤경에 빠진 연지은을 발견했다. 그녀의 부모님은 아들만을 소중히 여겼고 그녀를 학대했다.오빠가 도시에 올라가 고등학교를 다녀야 할 때, 가족들은 연지은에게 학교를 그만두고 같은 마을의 노총각에게 시집가라고 했다.그렇게 현금으로 된 예단을 받은 부모님은 이 돈으로 오빠 뒷바라지를 했다. 연지은은 자신의 인생을 위해 그들과 맞섰지만, 돌아온 것은 쓰라린 매뿐이었다.도윤은 누구에게나 선심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지만, 길을 지날 때 우연히 그녀의 옆모습을 보았다.그때의 연지은은 아직 어렸고, 나이는 지아보다 두세 살 정도 많아 보였다.도윤은 보자마자 바로 자신과 딱 한 번 만난 적밖에 없는 그 여자애를 떠올렸다.그는 험난한 일을 겪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돕고 싶었다.그렇게 도윤은 연지은을 도와 그녀가 계속 학교에 다니도록 하였다.그는 연지은에게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연지은이 그날부터 그에게 분수에 맞지 않는 생각을 했고 후에 또 그런 극단적인 일을 저질러 자신을 핍박할 줄은 정말 몰랐다.그러나 그녀는 한 가지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남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에게만 동정을 베푼다는 것을.다른 사람이 이런 짓을 하면 오직 남자의 반감을 살 뿐이었다.“대표님, 증거가 그 여자에게 있는 이상,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이제 겨우 몇 년이 지났다고 연지은은 이미 킬러를 고용하는 방법까지 알고 있었으니, 이는 그 여자의 인맥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설명하지. 그래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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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도윤은 대표이사의 자리에 앉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평소에 그는 눈빛 하나 만으로도 그들을 공포에 떨게 할 수 있었지만, 오늘 모두들 간이 배 밖으로 불러 나온 듯 도윤을 비난했다.“도윤아, 이 작은아버지도 줄곧 네 능력을 인정해 왔고, 그때 어르신이 회사를 너에게 넘긴다고 했을 때, 우리는 두 손 두 발을 들어 찬성했지. 너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고, 회사를 아주 잘 다스렸어. 그러나 이번에 뜻밖에도 이렇게 큰 잘못을 저질렀다니. 짧디짧은 하루 사이에 주가가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조상들이 힘들게 다룬 강산과 명성까지 하루아침에 무너졌어. 넌 이 회사의 대표로서 설명 좀 해보렴.”도윤은 표정이 싸늘하고 엄숙했고 말은 여전히 짧고 힘이 있었다.“기다려 봐요.”“기다려? 뭘 더 기다려?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비웃고 있는지 알아?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망하길 기다리고 있는지, 우리 집안이 무너진 다음 그 자리를 대체하기를 기다리고 있는지 아냐고? 솔직히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해명할 골든 타임을 알고 있는데, 지금 이미 하룻밤이 지났으니 회사는 무엇을 했지? 대표인 넌 또 무엇을 했지?”“넌 기다릴 수 있지만 우린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이렇게 하지, 이 일은 네 와이프가 일으킨 것이니 즉시 회사의 명의로 기자회견을 열어. 그리고 네 와이프가 회사를 대표하여 죽은 그 배우와 대중에게 사과하는 거야.”이 말을 듣자 도윤은 차갑게 그 사람을 쳐다보았고, 목소리도 차갑기 짝이 없었다.“사과? 이 사장, 일을 잘못한 사람이 유감을 표시하고 보상한다는 의미로 고개를 숙이는 게 사과인데, 내 아내는 남을 돕다 오히려 억울하게 사이버 폭력을 당했어요. 처음으로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말을 듣네요.”“사실을 떠나서, 소지아는 아무 잘못도 없는 건가? 그 배우는 죽기 전에 소지아와 실랑이를 벌였고, 이어서 진봉이 살인 현장에 나타났는데, 우리는 그가 무고하다는 것을 믿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믿을 수 있을까?”“도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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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도윤은 늘씬한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고 있었다. ‘훗, 드디어 꼬리를 드러냈군.’둘째 작은아버지의 말이 끝나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도윤에게 떨어졌다.어떤 사람은 담담했지만 어떤 사람은 분노와 의문이 들었다.‘지금 뭐 하자는 거지?’오히려 당사자인 도윤은 담담한 얼굴로 리듬 있게 책상을 두드렸다.도윤의 차분한 모습을 보자, 둘째 작은아버지가 오히려 긴장하기 했다. 말을 마치자마자 그의 이마에는 촘촘한 땀이 맺혔고, 심지어 등골까지 오싹해졌다.‘내가 갑자기 이런 제안을 했으니, 누구나 긴장하고 두려워해야 할 텐데, 왜 도윤은 오히려 침착한 모습을 보이는 거지? 마치 내가 무엇을 하려는지 이미 예상한 것처럼.’‘그럴 리가 없어. 일이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데다, 우리는 진작에 계획을 세웠으니 도윤이 알 리가 없어.’‘그는 틀림없이 날 떠보고 있는 거야!’이렇게 생각하며 도윤의 둘째 작은아버지는 마음을 안정시켰고 아무런 실마리도 드러내지 않도록 차분해지려고 노력했다.도윤은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날 해임하면, 누구를 이 자리에 앉혀 놓을 작정인지 궁금하네요.”“집안에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있는데, 너를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할 것 같아? 넌 비록 아주 능력이 있지만, 너무 냉정해서 이미 많은 사람들의 미움을 샀어. 이번에 네가 이 일을 저지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널 짓밟고 싶은지 알아? 만약 계속 회사를 너에게 맡긴다면 조만간 망할 거야!”도윤은 웃었다.“둘째 작은아버지, 매년 배당금을 받을 때 왜 그런 말하지 않았던 거죠? 누구나 이 자리를 맡을 수 있다고요? 지금 자신의 그 약쟁이 큰아들을 말하는 건가요, 아니면 도박꾼인 둘째 아들을 말하는 건가요?”도윤의 말은 둘째 작은아버지의 정곡을 찔렀고, 그는 일어나서 테이블을 두드렸다.“그래, 내 아들은 너보다 훨씬 못하지. 하지만 이씨 가문이 얼마나 큰데, 너보다 우수한 사람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아? 그리고, 정말 없다고 해도 우리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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