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1531 - 챕터 1540

1558 챕터

제1531화

‘소지아’라는 이름은 시하에게 익숙한 이름이었다. 시하는 무심코 시영의 행방이 묘연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온 가족이 몇 달간 찾아다녔지만 결국 시후가 여동생의 시신을 찾아왔고, 그에게 소식을 전한 사람이 바로 지아였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지아라는 이름만 들어봤을 뿐,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는 언젠가 지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후, 시하는 교통사고를 겪으면서 이 일에 깊이 신경 쓰지 못했다. 그런데 다시금 지아의 이름을 듣자, 시하의 마음속에 여러 가지 감정이 스쳤다. “선생님이셨군요. 그때 시영이를 찾아주지 않으셨다면, 저희는 평생 바다에서 바늘을 찾는 것처럼 살았을 겁니다. 선생님께서는 저희 큰형에게 큰 은혜를 입었다고 하셨지만, 사실은 저희 소씨 가문이 선생님께 큰 은혜를 입은 거였네요.” “시하 도련님, 과찬이세요. 저는 그저 작은 도움을 드렸을 뿐이에요.” 지아는 공을 내세우지 않으며 담담히 말했다.“시하 도련님, 장거리 이동으로 아주 피곤하실 텐데, 일단 소 선생님과 이야기부터 나누세요. 오늘 밤에 바로 수술을 진행할 예정인데, 일을 지체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알겠습니다.”지아는 수술 준비를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그녀는 이번 수술을 직접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자신보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스승 루이스를 찾기로 했다. 소씨 가문과 백채원의 경우는 달랐다.백채원은 단순히 다리만 회복하면 되는 상황이었고, 결과물이 조금 거칠어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지아는 이상하게도 소씨 가문의 일에는 마음이 쓰였다.같은 성씨라는 이유 때문일까? 지아는 단순히 일을 끝내는 방식으로 시하를 대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지아는 스승 루이스에게 데려가 그가 직접 수술을 집도하게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실험실을 한 바퀴 돌아도 루이스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때 마친 로봇 하나가 지아에게 다가왔다. “9호,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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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2화

루이스는 급히 모습을 드러내더니 지아를 보며 반가운 미소를 지었다.“드디어 돌아왔구나.” 루이스는 지아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너그러운 어른의 모습을 보였다. “선생님, 뒷산에 이렇게 큰 기지를 세우시다니, 대체 뭘 연구하시는 거예요?” “얘, 언젠가 네가 개조를 시작하게 되면 알게 될 거야.” 지아는 루이스의 말에서 강한 비밀스러움을 느꼈지만, 그가 스스로 밝히지 않는 이상 더는 묻지 않기로 했다. “선생님, 제 친구를 위해 수술을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루이스의 명성은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그의 수술을 원하는 사람들은 세계 각국의 부호들조차 줄을 서야 했다.하지만 루이스는 기본적으로 연구를 더 좋아했고, 환자를 치료하는 데에는 큰 흥미를 두지 않았다. 물론 연구를 위한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에, 일부 요청을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오고 가는 사람들에 의해 루이스의 위치가 공개되면서 환자들이 끊임없이 찾아왔고, 결국 그는 새로운 기지를 마련해 이를 비밀로 유지했다. 심지어 지아조차도 루이스와 함께 와서야 이 기지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여기에서는 그저 매일 즐겁게 연구만 하면 되고, 더는 환자들을 진료할 필요가 없었다. 만약 부탁한 사람이 다른 사람이었다면, 루이스는 전혀 개의치 않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 말을 한 사람은 지아이지 않은가.루이스는 두말없이 동의했다. “그깟 일쯤이야, 뭐.”루이스는 지아의 볼을 가볍게 꼬집으며 말했다.“이 가면, 정말 못생겼구나.” 그가 지아의 가면을 벗겨내자, 본래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래, 바로 이 얼굴이지.” 착각인 것일까. 지아는 루이스가 자기 얼굴을 바라보는 눈빛에서 무언가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남녀 간의 감정이 아니라, 어른이 아이를 보는 듯한 애틋한 눈빛이었다. 너그러움 속에 또 다른 것들이 섞여 있는 그런 눈빛...곰곰이 생각해 보니, 처음에는 차갑고 무뚝뚝했던 루이스가 지아를 제자로 받아들인 후로 태도가 완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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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3화

두 사람은 소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신분을 떠나, 각자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한 사람은 두 다리가 마비되어 과거에 갇혀 살았고, 다른 한 사람은 신장병에 시달리며 인간다운 삶을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 형용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던 두 사람은 사람도, 귀신도 아닌 모습으로 변해갔다. 시후가 시하를 품에 안으며 자책했다.“다 내 잘못이야. 내가 조금 더 빨리 이상한 낌새를 알아챘더라면, 너희가 이런 구렁텅이에 빠지진 않았을 거야.” 시영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 형제자매들은 그것을 단순한 사고로 여겼다. 어찌 그 일이 가족 중 누군가의 소행일 거라고 생각했겠는가. “형, 그 사람이 누구일 것 같아? 시언이 형? 아니면 넷째?”“그것도 아니면... 월이?” “걔네는 우리와 같은 핏줄을 나눈 소중한 가족들이잖아. 나는 절대 걔네 중에 범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대신, 다른 계파의 친척들을 의심하는 중이야. 동기를 따져보면, 그 사람들이 더 의심스럽잖아? 우리 모두에게 문제가 생기면, 소씨 가문의 재산을 받는 건 그 사람들이 될 테니까!” “지금까지 알아낸 건 없어?” “약간의 단서를 잡긴 했는데, 아직 확실하지 않아서 섣불리 행동하면 안 돼.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 가족을 해친 자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라는 거야.” “형, 만약 시언이 형과 넷째, 그리고 월이가 아니라면, 세 사람도 위험에 빠질 수 있는 거 아닐까? 특히 월이는 곧 약혼식도 있는데,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되잖아.” “물론 알려줘야겠지만...”시하가 고민스러운 얼굴로 말을 흐렸다. 그 역시 가족 중 한 명이 범인이라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범인을 특정할 만한 확실한 단서가 없었기에 조심스러웠다. “형도 마음이 불안한 거지?” 시후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그래, 맞아.”“그 사람은 아주 교묘해서 작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아. 내가 반년 넘게 추적했지만, 단 한 번도 흔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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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4화

지아는 부끄러워 어쩔 줄 몰랐다.“아직 가족들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한 것도 아닌데요...” “괜찮아, 어차피 조만간 있을 일이고, 나한테 동생이 한 명 더 생겼다는 건 좋은 일이니까.”시하가 손을 들어 지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갑작스럽게 두 명의 오빠가 생긴 지아는 가슴이 벅차올랐다.“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요?” 소씨 가문의 위상이 Z국에서 얼마나 대단한지 그녀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가문의 동생으로 받아들여지다니! 내가 꿈을 꾸는 걸까?’시후와 시하가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우리는 너 같은 동생이 생겨서 기쁘기만 해. 하지만 지금은 일이 정리되기를 기다렸다가, 부모님께 천천히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 세 사람은 서로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시후는 웃을 때 왼쪽 볼의 보조개가 깊게 팼다. 이를 본 지아는 자신의 아이에게도 같은 위치에 보조개가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운명이라는 게 이런 걸까?’ 밤이 깊었다.시하는 로봇 조수의 도움을 받아 수술실로 들어갔다. 그는 수술실 안에서 마치 사람과 똑같은 모습으로 움직이는 로봇들을 보고 충격을 받은 듯했다.‘나도 어느 정도 기계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지만, 이 정도로 정교한 로봇의 구현을 보게 될 줄이야!’무균복을 입은 지아에게도 루이스가 수술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었다. “오빠, 너무 겁내지 마세요. 우리 선생님은 대단한 실력을 갖춘 분이세요.” 시하가 미소를 지었다.“전부터 네 선생님이 대단하다는 건 익히 들었지만, 그분이 명성이 자자한 루이스 선생님이실 줄은 몰랐어.”‘루이스 선생님께 수술받게 된다니, 이건 정말 축복이야! 수술 과정에 대해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겠어.’ ‘이렇게 완벽한 로봇들을 보면, 루이스 선생님의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으니까.’ “맞아요, 우리 선생님은 정말 대단하세요.”지아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루이스가 흰 가운을 걸치고 코 위에 단안경을 얹은 채 나타났다. 그의 젊고 우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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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5화

한밤중, 지아는 땀에 흠뻑 젖은 채로 잠에서 깼다. 전날 밤의 황당하고도 기묘했던 꿈이 떠오르자, 그녀는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크게 숨을 내쉬었다. 지아는 시영은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었고, 오직 사진으로만 봤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꿈속의 시영은 너무나 생생했으며 현실감마저 느껴졌다. 특히 시영의 미소는 따뜻하고 부드러웠는데, 죽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친근하고 온화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마치 이웃집 언니처럼 다정했다. 지아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속으로 중얼거렸다.‘만약 그 사람이 아직 살아 있었다면, 지금쯤 스물아홉이 되었겠지? 세상은 참 잔인한 거구나...’ 그렇게 뛰어난 재능을 가진 시영이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이 다시금 안타깝게 느껴졌다. 바로 그 순간, 귓가에 부드러운 악기 소리가 들려왔다.지아는 서둘러 매무새를 정리하고 밖으로 나갔다. 밖에서는 시하가 단소를 연주하는 무무를 다정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너무나 평화로워 보였고, 심지어 시후의 얼굴에도 오랜만에 편안한 기색이 감돌고 있었다. 지아가 부드럽게 물었다.“오빠, 치료는 어떻게 되고 있어요?”“이미 아주 좋아졌어. 루이스 박사님께서도 내가 너 이후로 가장 성공적인 약인 사례라고 하셨어.” 지아는 그 말에 기뻐하며 크게 웃었다.“그럼 오빠도 희망이 있는 거네요!” “아직 좋아하긴 일러. 몸 상태가 더 좋아지고, 적합한 신장이 확보되어야 수술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그래도 정말 다행이에요.”지아는 마치 자신이 구원받은 것처럼 벅찬 기쁨을 느꼈다. 바로 그때, 시하가 그녀를 보고 밝게 웃으며 다가왔다.“지아야.” “오빠, 다리는 좀 어때요?” “아직은 좀 아프지만, 로봇 조수가 문제없을 거라고 했어.”“수술 후 첫 주는 통증이 있는 게 정상이에요. 아플수록 수술이 성공적이었다는 증거인 거고, 통증이 없다면 오히려 이상한 거죠. 하지만 꾸준히 검사받아야 하고, 초기에는 너무 오래 서 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지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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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6화

시월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이전에 이화천이 그렇게 말했을 때, 그녀는 그저 우스운 농담으로 여겼다.‘오빠가 어떤 집안사람인데? 하늘처럼 높은 눈높이를 가진 사람이었다고!’‘하지만 눈앞에 있는 저 여자는... 몸매가 좋은 것과 피부가 하얗다는 걸 제외하면, 형편없는 이목구비를 가진 데다 아이까지 딸린 이혼녀잖아!’ ‘오빠가 미친 걸까? 아니면 저 여자가 오빠한테 무슨 술수를 쓴 건가?’시월은 처음부터 눈앞의 여자가 수상쩍다고 생각했지만, 미처 손을 쓰기도 전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오빠, 지... 지금 농담하는 거지?”시월이 억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바로 이때, 지아가 자연스럽게 시하의 팔짱을 끼며 부드럽게 말했다.“아가씨, 저와 시하 오빠는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어요. 오빠는 제가 이혼녀라는 걸 신경 쓰지 않았고, 저 또한 오빠의 다리를 개의치 않으니까요.” “게다가 무무는 정말 착하고, 음악에도 재능이 넘치는 아이야. 나는 그 아이가 아주 마음에 들어.” 시하가 지아의 손을 가볍게 토닥이며 웃었다. 시월이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자, 시하가 미소를 지은 채 물었다.“월아, 무슨 문제 있어?” “아니, 너무 갑작스럽잖아. 두 사람이 알고 지낸 지 얼마나 됐다고... 결혼은 어린아이들의 장난이 아니잖아.”시하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월아, 항상 내 행복을 바라던 거 아니었어? 나는 소희 덕분에 어둠에서 벗어났어. 그러니까 너도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야?” “오빠가 누군가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건 너무 기쁘지. 하지만 나는... 아직도 오빠가 세라 언니를 사랑하는 줄 알았는데...”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잖아. 산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야지.”지아가 시하의 팔을 가볍게 꼬집으며 말했다.“시하 오빠...” “그래, 소희야, 다 지나간 일이야. 이젠 네가 있으니까 괜찮아.” 시하가 시월을 바라보며 덧붙였다.“월아, 너무 피곤해서 우리는 먼저 들어가서 쉴게.”“항상 나를 걱정해 줘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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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7화

지아가 입가에 미묘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우선 지켜보자고요.” 연극을 더 완벽하게 하기 위해, 지아는 아예 시하의 방에서 머물기로 했다.지아와 무무가 침대에서 자고, 시하는 스위트룸 안의 서재에서 잠을 잤는데, 시월은 두 사람이 이미 함께 지내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이렇게 빠른 전개라니.’ 그녀는 분노에 얼굴이 붉어진 채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갔다. 문을 열자마자, 한 남자가 다가와 시월을 단단히 끌어안았다. “왜 이렇게 늦게 들어와? 소시하 생각밖에 없는 거야? 그럼 나는?” 시월은 남자를 힘껏 밀어내고, 담배를 꺼내 들며 말했다.“저리가. 지금 기분 안 좋아.” “튕기기는! 밖에서는 얌전한 고양이처럼 굴더니, 내 앞에서는 호랑이처럼 이빨을 드러내네? 내가 널 너무 오냐오냐했나 봐. 아, 그게 아니면 그 의사라는 여자가 또 널 건드린 건가?”“그러게 내가 그 여자를 처리해 주겠다고 했는데, 네가 자꾸 망설인 거잖아.” 시월의 마음속에 후회가 밀려들었다.시후가 줄곧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지 않는 탓에, 시월은 불길한 예감을 느끼던 참이었다. 게다가 그가 이미 조사를 시작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시후가 자신을 의심할까 두려워서 서두르지 않고 참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이 이렇게 꼬일 줄 누가 알았겠는가.“오빠가 그 여자한테 반해버렸어.” “그럴 리가? 그 여자는 얼굴도 평범하고, 네 말대로 아이까지 딸린 여자잖아.” “미치지 않고서야 왜 그런 여자를 좋아하겠어?” 시월이 짜증스럽게 대꾸했다.“어떻게 된 건지 내가 어떻게 알아?!” “다리만 못 쓰는 게 아니라, 눈까지 멀어버렸나 보지.” “그렇다고 그렇게 화낼 필요는 없잖아? 네 오빠는 장애가 있는데, 그 여자가 뭘 할 수 있겠어? 게다가 그 여자는 그냥 이름 없는 의사일 뿐이잖아. 네 입장에선 아무 위협도 안 되는 사람이라고.” 그 남자가 말했다.“아니, 오빠가 완전히 달라졌어. 과거의 어두움을 떨쳐내고,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고!!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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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8화

이튿날 아침, 시하는 소씨 가문 가족들에게 미리 연락해 지아를 집으로 데려가겠다고 알렸다.그는 지아를 곁에 앉히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소씨 가문은 아주 큰 가문이고, 여러 산업을 이끌고 있었어. 원래 우리 가문은 번창하고 있었지만, 큰형이 신장병을 앓기 시작한 이후로 점점 쇠퇴하기 시작했지.”“큰형은 오랫동안 외국을 떠돌았고, 넷째는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어. 오빠들이 모습을 감추던 와중에 시영이는 세상을 떠났고, 내가 사고를 당하면서, 우리 집안은 사실상 시월이가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셈이야.” “그럼 아버님, 어머님은요?”“소씨 가문의 사업은 너무 커서, 아버지는 세계 각지의 사업을 관리하느라 정신이 없으셔. 어머니는 월이를 낳은 후로 계속 요양하시면서 외출도 하지 않으시지. 심지어 내가 자살을 시도했던 일도 걱정하실까 봐 말씀드리지 않았어.”시하가 한숨을 내쉬며 덧붙였다.“오늘은 단지 우리 가족끼리 만나는 자리니까 너무 부담 가질 거 없어.” 지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린 그 배후에 있는 자를 밝혀내는 게 목적이잖아요. 진짜로 시댁에 인사하러 가는 것도 아닌데, 제가 왜 긴장하겠어요?” “하긴.”“참, 이 집사님이 어머니께 너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어머니께서 장말 기뻐하셨대.” 지아는 소씨 가문 가족들이 겪었을 고통을 상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많은 일이 있었으니, 사모님께서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하셨을지 짐작이 가요.” “지금이라도 오빠가 다시 일어나 주니, 정말 기쁘시겠죠.” “오빠, 진상을 조사하는 것 외에, 제가 사모님의 건강도 돌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참, 네 의술이 훌륭하다는 걸 깜빡 잊을 뻔했어! 내 동생 지아야, 그럼 부탁 좀 할게. 어머니께서 너를 만나면 틀림없이 아주 좋아하실 거야. 그리고 앞으로는 너의 양어머니인 셈이니 호칭을 바꾸는 게 어떨까?”지아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소씨 가문의 자녀들은 다 훌륭한 사람들이야. 사모님도 분명히 우아한 어른이시겠지?’ 지아는 미리 정성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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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9화

차가 서쪽 교외 호숫가에 다다르자, 멀리서부터 아름다운 호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잔잔한 바람이 갈대를 스치고, 물새들이 무리를 지어 호수 위를 날며, 연잎 위를 살짝 스쳐 지나갔다.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 아래, 잔잔히 일렁이는 호수와 호숫가에 흩어진 꽃잎이 고요하면서도 우아한 멋을 더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네요.” “그렇지? 어머니께서는 몸이 좋지 않으셔서 조용한 곳에서 요양하셔야 하거든. 아무래도 주변 환경이 좋아야 어머니 마음도 편안하실 테니까.”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통일된 복장을 한 고용인들이 정돈된 자세로 기다리고 있었다. 차가 멈추자마자, 깔끔한 인상의 중년 여성 집사가 차 문을 열며 공손히 인사했다.“셋째 도련님, 드디어 집으로 돌아오셨군요.”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이곳은 ‘집’이라고 부를 수 없었다. 소씨 가문의 오래된 본가는 도심 한 가운데에 있었지만, 요양에는 적합하지 않아 부모님께서 이곳에 머물렀기 때문이었다. 자녀들에게는 그다지 정이 있는 장소가 아니었으나, 그들 형제자매에게는 부모님이 계신 곳이 바로 집이었다. 사실 이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부모님이 이곳에 계시는 이상, 이곳이 집이라는 것이었으니 말이다.특히 소씨 가문처럼 부유한 가문에서는 부모님이 집안의 중심이자 뿌리였다. 즉, 부모님이 머무르는 곳이 그들의 안식처인 셈이었다. “임 집사님, 오랜만입니다.” “도련님, 건강해 보시여서 정말 다행입니다.”임현숙은 시하의 어머니를 오랜 세월 보필했던 믿음직한 사람으로, 소씨 가문의 자녀들을 손수 키운 사람이었다. 그래서 모두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 고용인들이 휠체어를 내리자, 지아도 무무를 데리고 차에서 내렸다. “임 집사님, 소 선생님과 무무입니다.” “전화로 들었습니다. 소씨 가문의 큰 은인이시라고요... 소 선생님, 안으로 들어가시죠. 사모님께서 오랫동안 기다리셨습니다.” “네.”지아는 상대가 자신의 출신을 의식하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임현숙의 태도는 무한한 감사로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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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0화

지아는 눈앞의 귀부인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녀는 단정한 면 소재 원피스를 입은 채, 머리를 단정히 뒤로 묶고 있었다. 얼굴에는 화장기 하나 없었지만, 젊어 보이는 피부 덕분에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서른다섯 살 쯤의 언니처럼 보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다만 조경숙의 눈동자는 약간 흐릿했고, 먼지가 낀 보석처럼 빛을 잃은 상태였다. “사모님께서는 매일 자녀들 걱정으로 눈물을 흘리시다가 눈이 망가지셨어요. 하지만 시하 도련님께서 다시 일어섰으니, 사모님께서도 마음이 놓이실 겁니다.” “시하야, 이 엄마한테 얼굴 좀 보여주렴.” “어머니, 저 여기 있어요.”시하가 그녀의 치마를 살짝 잡아당겼다. 조경숙은 몸을 숙여 어린 시절처럼 시하의 얼굴을 어루만졌다.“우리 시하가 이렇게 컸구나. 이 엄마는 잘 볼 수 없지만 말이야.” 그녀는 겨우 윤곽 정도만 식별할 수 있을 뿐, 정확히 사물을 볼 수는 없었다. “왜 진작 말씀하지 않으셨어요?”시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조경숙을 잡았다. “사모님께서는 도련님의 감정이 더 나빠질까 걱정하시면서 비밀로 하자고 하셨습니다. 시월 아가씨 외에는 아무도 몰랐지요.” “아버지도 모르시나요?” “네, 대표님께서는 요즘 너무 바쁘신 탓에 지난 6개월간 집에 오지도 못하셨거든요.” “됐어요, 이런 이야기는 그만하자고요.”“시하야, 오늘 친구를 데려왔다고?”조경숙의 시선이 지아 쪽으로 향했다. 지아는 조경숙의 이야기에 넋을 놓고 있었다.‘이 일에도 소시월이 관련되어 있다니...!’ ‘어디를 가든 그 여자의 이름이 들리는 게 어쩐지 꺼림칙해.’하지만 지아는 조경숙의 질문에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사모님, 처음 뵙겠습니다.” “어머니, 이분이 바로 소희 선생님이에요. 제 불면증과 마음의 병을 고쳐준 사람이죠.” “정말 명의이신가 보네요. 그동안 국내외의 내로라하는 명의들이 시하를 진찰했지만, 병이 호전되기는커녕 악화하기만 했거든요. 소 선생님은 정말 대단하신 분이네요.” “사모님, 과찬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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