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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Chapter 1501 - Chapter 1510

1558 Chapters

제1501화

지아는 곰곰이 생각할수록 소씨 가문이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소 선생님의 여동생은 죽고, 남동생은 다리를 다친 데다가, 소 선생님은 목숨까지 위태롭다고? 진짜 범인이 소씨 가문 내부에 있다면, 모든 사람이 용의자일 수 있겠어.’‘겉보기에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이 집사님도 예외는 아니야.’ 바로 이때, 시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소 선생님.” [도착하자마자 시하를 잠들게 했다고 들었어.] 소식이 이렇게 빨리 퍼진다는 건, 그 사람도 이미 알고 있을 거라는 뜻이었다. 지아에게 이것은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그래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맞아요.” 시후가 그녀의 목소리에서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조심스레 물었다.[시하의 다리 치료가 어려운 거야?] “소 선생님, 지금은 다리가 문제가 아니에요.” [무슨 뜻이야?] “아무래도 소씨 가문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누군가 동생분을 해치려고 의도적으로 움직인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사람은 선생님의 가족 모두를 아주 잘 알고 있는 인물일 거예요. 소 선생님, 제 신분은 반드시 비밀로 해주셔야 해요.” 시후도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외부인의 입을 통해 이 사실을 듣는 것은 꽤 충격적이었다. [걱정하지 마. 이 집사님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고, 보안팀도 모두 내 사람들이야. 그 사람들이 네 안전을 책임질 거고. 혹시 다른 의심 가는 점은 없었어?] 지아가 창문 밖으로 비스듬히 내리는 빗줄기를 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동생분은 만성 독에 중독된 상태예요. 어쩌면 우울증도 누군가 의도적으로 유도한 걸지도 모르죠. 교통사고는 단지 위장이었을 뿐이에요. 혹시 그분이 머무는 곳을 못 보신 건가요? 집안이 온통 허전하고 황량하기 그지없어요. 다리를 다친 사람은 물론이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도 거기서 오래 머물면 우울해질 수밖에 없을 지경이라고요.” [시하가 머무는 곳? 그건 미처 신경 쓰지 못했어. 걔는 사고 이후로 성격이 크게 변했고, 취향도 이전과 완전히 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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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2화

시후는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그는 일찍이 문제를 감지하고 있었지만, 범인을 밝혀내는 데 실패했었다. 단지, 예전부터 자신이 누군가의 방해를 받고 있다는 의심만 할 뿐이었다. 시후는 신장 이식을 위해 다양한 경로로 기증자를 찾아왔다. 하지만 적합한 기증자를 발견하는 순간부터 그 기증자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거나, 아무 이유 없이 기회를 잃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기 동생마저 누군가의 계략에 걸려들었다는 사실에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시후는 최근 몇몇 용의자들을 의심했지만, 모두 철저히 조사해 가며 혐의를 벗겼다. ‘과연 누굴까? 누가 이렇게 모진 수단을 쓴 걸까?’ [그 독, 해독할 수 있겠어?]지아는 솔직히 대답했다.“네, 해독할 수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좀 필요할 거예요. 그리고, 동생분이 독에 중독된 사실은 비밀에 부쳐야 해요. 괜히 적을 자극해서 더 큰 위험을 불러오면 안 되니까요. 이 기회를 이용하면, 범인을 잡아낼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네 말은...]“동생분을 해치려는 사람은 그분의 상태를 아주 주의 깊게 관찰할 거예요. 이 점을 역이용하면 범인을 유인해 낼 수 있겠죠. 만약 제가 동생분이 중독된 걸 밝혀냈다는 소식이 퍼진다면, 그 사람들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동생분을 해치려 할 거예요.” [알겠어. 네가 내 동생을 치료하는 동안, 나는 최선을 다해서 진실을 밝혀낼게.] “좋아요.”[지아야, 고마워, 정말 고마워.]“이전에 받은 은혜를 갚는 것뿐이에요. 저는 최선을 다해서 동생분의 건강을 회복시킬게요.” 지아는 몇 가지 주의 사항을 당부한 뒤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낯선 환경이라 깊은 잠에 들 수 없었고, 새벽녘이 되자 다시 눈을 떴다. 무무는 여전히 곁에서 평온하게 잠들어 있었지만, 지아의 머릿속은 복잡했다.그저 창밖에 희미하게 밝아오는 새벽빛을 보며 인상을 찌푸릴 뿐이었다. ‘이번 일은 독충과 연관되어 있어. 아무래도 더 경계하는 게 좋겠어.’지아 또한 독충의 피해자였기 때문에 독충과 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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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3화

지아는 시월이 가장 먼저 찾아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의 추론에 따르면, 시하를 해치려는 사람일수록 그의 상태를 더 신경 쓸 가능성이 컸다.지아와 시후는 미리 상의하여, 지아가 시하를 치료하러 왔다는 사실을 시후 외에는 아무도 모르게 했다. 그렇게 해야만, 줄곧 시하를 주시하고 있는 누군가가 별장에 온 것을 알아차리기 쉬울 테니 말이다. ‘소시월이 여기 나타난 게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저 여자가 소씨 가문의 아가씨라고 할지라도, 단 하나의 가능성도 놓쳐서는 안 돼!’ 지아가 담담하게 설명했다.“‘소’는 제 스승님의 성을 따른 거지, 제 본래 성이 아니에요. 그런데 누구신지...” “아, 소개를 깜빡했군요. 이쪽은 제 여섯째 동생인 소시월입니다.”시하가 부드러운 눈빛과 목소리로 말했다. 지아는 그들 남매의 관계가 아주 돈독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예전에 시후의 곁에 있을 때도 시월이 전화를 걸어온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만약 예전 같았으면 시월을 의심하지 않았을 테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지아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차분히 말했다.“안녕하세요, 아가씨.” “저희 오빠가 의사 선생님이라고 하던데, 어느 분야의 의사세요? 혹시 심리학인가요? 제발 저희 오빠를 잘 치료해 주세요. 오빠는 그동안 심리적으로 무너져갔고, 심지어 자살을 시도한 적도 몇 번이나 있었어요.”지아는 시월의 눈빛을 유심히 살폈다. 하지만 시월의 눈동자에는 걱정이 담겨 있었고, 진심에서 우러난 듯 보였다.‘내가 너무 의심한 걸까?’ “죄송하지만, 저는 심리학 전문가가 아니에요. 저는 단지 제 스승님의 부탁으로 도련님의 상태를 확인하러 온 것뿐이니까요.” “스승님은 어떤 분이시죠?”“제 스승님은 시골에서 활동하시는 분이라, 별로 유명하지 않습니다.” 지아는 자신의 출신을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며, 자신의 의술에 대한 기대감을 일부러 낮췄다. “너무 겸손하시네요. 저희 오빠의 불면증은 약물 없이 해결할 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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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4화

무무는 얌전히 지아의 곁을 따르며, 걸을 때마다 발목에 매달린 방울을 딸랑딸랑 울렸다. 그 소리에 시하는 몇 번이고 고개를 돌려 아이를 바라보았다. 시월은 유난히 다정하고 친절한 태도를 보였다.소씨 가문과 같은 대가족에서,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란 그녀가 이토록 따뜻하고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의외였다. 시월은 식사 중에도 지아와 무무를 살뜰히 챙기며 매사에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 지아의 마음속에는 오직 한가지 생각만이 떠올랐다.‘절대 이런 사람이 범일 리 없어.’‘만약 이 사람이 범인이라면, 치밀하고 교활한 사람이라고밖에 해석이 안 돼.’‘그 정도로 감정을 숨기고 행동을 꾸밀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자체만으로 무서운 사람일 테니까.’아침 식사가 끝난 후, 지아는 시월의 재촉에 못 이겨 시하의 다리 상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지아는 그의 다리뼈를 만져보고, 얼마 전에 촬영한 엑스레이 사진도 면밀히 검토했다.“선생님, 저희 오빠의 다리 상태는 어떤가요? 치료할 수 있을까요?” 지아가 약간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도련님의 부상은 너무 심각했고, 이미 몇 차례 수술을 받으셨지만 효과가 미미한 것 같아요. 제 스승님이라 해도 치료가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을 겁니다. 게다가 저는 실력이 그다지 뛰어나지도 않고요...” 시하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불면증을 고친 사람이라면 다리 치료도 가능할 줄 알았어. 현실은 생각보다 냉혹하구나.’ “괜찮습니다. 제 다리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의사들도 손을 뗐으니까요. 모두 방법이 없다고 했어요. 치료를 못 한다고 해도 실망할 일은 아닙니다.” 지아가 또 입을 열었다.“하지만 너무 낙담하실 필요는 없어요. 다리를 완전히 치료할 수는 없지만, 최소 불면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으니 이번 방문이 헛된 건 아니잖아요.” “정말 대단하시네요. 저희 오빠는 약물 없이 한숨도 잘 수 없었어요. 만약 오빠의 불면증을 고칠 수 있다면, 우리 가족에게 정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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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5화

지아는 표정을 가다듬었다.‘단지 집 설계만으로 범인이 저 여자라는 걸 확신할 수는 없어. 침착하자.’“아니요, 그냥 디자인이 독특해서요.” “최근 몇 년 동안 R국에서 유행한 디자인이에요. 깔끔하고 심플해 보이지 않나요? 제가 화려한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더구나 병을 앓던 시하는 모든 신경이 자신의 고통에 쏠려 있어서, 방의 인테리어 같은 건 전혀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지아가 은침을 하나하나 놓기 시작했다. 예전에 백채원이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상태가 시하 못지않게 심각했지만, 지아는 그녀를 치료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시하도 치료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지아는 이 비밀을 시하에게조차 말하지 않았다. 그저 침을 놓으며 시월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꺼내어, 그녀에 대한 정보를 조금 더 얻고자 했다. 그때였다. 방 밖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시하를 보러 왔어.”시월이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둘째 오빠, 지금은 의사 선생님이 오빠한테 침을 놓는 중이야. 방해하지 마.” “침? 어디서 온 의사길래? 시하의 상태가 저렇게 나쁜데, 아무 의사나 데려다가 치료하겠다는 거야? 그런 행동이 오히려 자극될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정말 무모하군!”그 사람은 이 말을 끝으로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그는 지아도 아는 사람이었는데, 유명한 디자이너인 소시언이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그는 훨씬 차분하고 안정된 모습이었고, 과거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오늘따라 정말 북적북적하네. 막내 아가씨뿐만 아니라 둘째 도련님도 오시다니.’ “당신은 누구입니까?”시언이 곧장 차가운 태도로 경계심을 드러냈다. “형, 오해하지 마. 소 선생님은 의술이 정말 뛰어나셔. 어젯밤엔 소 선생님 덕분에 오랜만에 푹 잘 수 있었어.” 시언은 지아를 위아래로 살펴보았다.‘실력자는커녕 아주 평범해 보이는데?’“진짜야?”시언의 시선이 침으로 뒤덮인 시하에게로 향했다. 서양 의학에 익숙했던 그에게 한의학은 다소 낯설었고, 믿음이 가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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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6화

소시후는 소씨 가문의 장남으로, 총명하고 유능한 인재였다. 신장병이 아니었다면, 그는 완벽한 사람으로 모든 여성이 동경하는 대상이 되었을 것이었다.소시언은 어릴 적부터 그림과 디자인을 좋아해 일찍이 소씨 가문을 떠났고, 자신만의 의류와 주얼리 브랜드를 창립했다. 소시언의 브랜드는 국제적으로도 아주 유명했다. 소시하는 에이스 조종사였다. 도윤의 자료에는 중요한 부분이 강조되어 있었다. Z항공은 소씨 가문의 기업이었고, 시하는 단지 항공사의 조종사로서 훈련받던 중이었다. 이듬해부터 가족의 항공 사업을 물려받을 예정이었으나, 바로 그 시점에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다. 시하의 여자 친구는 청순하고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승무원이었고, 두 사람은 3년 안에 결혼하기로 약속한 상태였다. 하지만 사고 전날 밤, 여자 친구는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하고 해외로 떠나겠다고 했다. 시하는 그녀를 붙잡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참으로 기묘한 우연이지만, 시하의 여자 친구는 그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을 바꿔 급히 현장으로 달려오다 또 다른 사고를 당했다. 다만, 여자 친구는 시하만큼 운이 따르지 않아서 현장에서 즉사하고 말았다. 여자 친구의 죽음은 이후 시하의 마음속에 큰 상처로 남아 그를 우울하게 했다. 반면, 소씨 가문의 넷째 도련님은 가장 신비로운 존재였다. 그는 일찍이 군에 입대해 현재 높은 지위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신분의 특수성으로 인해 집에 거의 돌아오지 않았다. 다섯째 아가씨인 소시영은 과거 실패한 연애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뛰어난 의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을 것이었다. 여섯째 아가씨인 소시월은 화려한 이력을 자랑했다.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음악, 서예, 그림 등 여러 방면에 능통했지만, 다른 형제들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지는 못했다. 더욱이 형제자매들이 차례로 사고를 겪었으니, 여전히 소씨 가문의 경제적 핵심을 관리하는 사람은 그들의 아버지일 수밖에 없었다. 소씨 가문의 사업은 전 세계에 걸쳐 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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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7화

무무는 다시 손짓으로 지아에게 신호를 보냈다.“저 여자에게서 멀리 떨어지세요. 왠지 느낌이 안 좋아요.” 지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았어, 너도 조심해.”무무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손짓으로 답했다.“엄마, 저는 괜찮아요.” 아이는 어려서부터 조원주의 곁에서 자랐다. 조원주는 무무를 무척 아끼며 특별히 독벌레 왕의 피로 아이를 정화했다. 덕분에 다른 독벌레들은 무무를 두려워하며 가까이 가지 못했다. 하지만 지아는 달랐다. 그녀는 약인이었기에 많은 독소를 예방할 수 있었지만, 독벌레에 대해서는 아무런 방어가 되어 있지 않았다. 독벌레 같은 작은 존재는 워낙 위험해서 조금만 방심해도 순식간에 당할 수 있었다. “조심할게.”그때였다. 지아의 시선을 느꼈는지 시월이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겉으로는 분명 따뜻하고 온화한 미소였지만, 지아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고급 맞춤 의상을 입은 채 단정하고 우아한 모습을 한 시월이 주술을 다룬다니, 지아의 머릿속에는 ‘독사 같은 미인’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시월이 천천히 지아 쪽으로 다가오자, 무무는 말없이 지아의 곁으로 한발 다가섰다.“소 선생님, 우리 오빠의 불면증은 얼마나 치료해야 할까요?” 지아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평소처럼 답했다.“장담하긴 어렵습니다. 서양 의학은 속전속결을 중요시하지만, 한의학은 근본을 다지고 천천히 체질을 개선하는 걸 중시하거든요. 시간이 조금 걸릴 거예요.” “마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시월이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당분간 여기 머무르셔야 한다면, 제가 더 넓은 방을 준비하도록 할게요. 따님과 함께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지내시길 바라요. 1층에도 빈 방이 하나 있는데, 저희 오빠와 가깝게 지낼 수 있어서 더 편할지도 모르겠네요. 아, 소 선생님은 어느 지역 분이신가요? 제가 미리 말씀드려서 선호하시는 음식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저와 무무는 음식을 가리지 않으니, 뭐든 괜찮습니다.” “그나저나 소 선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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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8화

시월이 고개를 살짝 돌려 지아를 바라보며 물었다.“왜요? 소 선생님은 외동이신가요?” “저는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려졌어요. 하지만 스승님께서 저를 거두어주셨고, 귀하게 키워주셨죠. 하지만 혼자 계신 분이라 다른 형제나 자매는 없었어요. 아가씨 댁처럼 북적이는 분위기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삶이었죠.” 지아는 인내심을 가지고 시월과 한참 대화를 나눴다. 그러다 시월의 전화가 울렸다.일과 관련된 전화였고, 그녀는 서둘러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언은 지아를 감시하는 것처럼 일부러 남아 있었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그는 무무와 함께 어울리기 시작했다. 시언은 드레스 디자인을 하던 중, 자수를 어떻게 넣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지아는 약재를 준비하고 있었다. 시언은 멀지 않은 곳에서 디자인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무무는 그가 한참을 끙끙대는 것을 보더니 슬며시 다가가 그의 작업을 살폈다. 그러고는 곧 무언가를 떠올린 듯 종이와 연필을 집어 들었다. 이 모습을 곁눈질로 힐끔 본 시언은 어린아이가 낙서하는 것쯤으로 여기며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30분 후, 색까지 채워진 디자인 초안이 눈앞에 놓이자, 시언은 두 눈이 번쩍 뜨이는 듯했다. 그는 그림에 담긴 금실 자수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그 순간, 막혔던 머리가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왜 금실 자수를 사용할 생각을 못 했지? 화려하면서도 우아해. 디자인 주제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고!” 무무를 바라보는 시언의 눈빛이 달라지는 순간이었다.“꼬맹아, 네가 금실 자수를 알아? 게다가 그림도 그릴 줄 안다고?” 무무는 그저 옆에서 지켜봤을 뿐인데도, 시언의 디자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자수 도안을 만들어냈다. 이는 아이의 그림 실력이 상당히 뛰어나다는 증거였다. 무무가 손짓으로 무언가를 표현하자, 시언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네!’ 지아가 대신 설명했다.“무무가 살던 마을에서는 금실 자수가 일반적이었어요. 집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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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9화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머리 위에 검은 구름이 드리워진 듯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그들의 눈에는 어떠한 빛도 없고, 세상의 모든 것을 비관적으로 보곤 한다.하지만 지아는 시하의 다리보다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마음의 문부터 열게 해야겠어.’침을 놓으며, 지아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가족분들이 정말 도련님을 짐이라고 생각한다면, 모든 일을 제쳐두고 도련님의 곁에 남아 있겠어요? 가족분들은 언제나 도련님을 받아들이고, 도련님의 존재를 품어주는 항구 같은 존재예요.”“시영 아가씨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던데, 그때 심정이 어떠셨어요? 도련님께서 세상을 떠나신다면, 가족분들은 그때 도련님이 느끼신 것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겠어요?” “이 세상이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도련님은 살아 계신 것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줄 수 있어요. 도련님처럼 젊고 강한 사람이, 죽음이 아닌 삶을 두려워한다는 게 말이 돼요?” 시하는 창밖에 흔들리는 잔디밭을 멍하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낮게 중얼거렸다.“맞아요, 죽음도 두렵지 않은데 뭐가 두렵겠어요? 단지...” 그는 손을 펴며 흐릿한 눈빛으로 말했다.“단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약을 먹지 않으면 잠들 수가 없잖아요. 소 선생님, 새벽부터 아침 동이 틀 때까지 기다리는 기분이 어떤지 아세요?” “저는 약에 휘둘려 산송장처럼 살고 싶지 않아요. 그런 삶은 단 1초도 버틸 수 없다고요.” 아니나 다를까, 지아의 예상이 맞았다.여자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시하의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남겼을지언정, 시간은 그 상처를 아물게 하고 흉터로 남게 했다.물론 그 흉터를 떠올릴 때마다 아픔은 느낄 수 있겠지만, 이미 몇 년이 지난 후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는 건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하를 진짜로 괴롭히는 것은 다름 아닌 불면증이었다. 게다가 그는 매일 약을 먹는 것을 거부했기에 이런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이었다. 지아는 정신 질환에 대한 전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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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0화

남자는 몸을 숙여 여자의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거울 속에는 서로 뒤엉킨 두 사람의 모습이 선명하게 비쳤다. 남자의 품에 안겨 있는 이는 다름 아닌 소씨 가문의 여섯째 아가씨, 소시월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선 평소에 보여주던 단정하고 우아한 표정을 찾아볼 수 없었다.시월은 남자의 애정 어린 손길에도 휘말리지 않고, 되려 냉담한 시선으로 자신을 탐하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시월의 머릿속엔 온통 지아의 평범해 보이는 얼굴만이 가득했다.‘그 여자... 정말 의심스럽단 말이지.’ ‘과거나 출신을 전혀 알아낼 수 없었어.’‘게다가... 아무리 겸손한 게 미덕이라지만, 그 여자는 지나치게 스스로를 폄하하고 있어.’ ‘소시하는 아주 심각한 상황인데, 어떻게 그런 의사를 찾게 된 걸까?’‘대체 누가 데려온 사람이냐고!’ 시월은 지아와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눴지만, 끝내 유용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이것은 분명히 일반적인 일이 아니었다. ‘소씨 가문 내부에서 누군가 이미 조사를 시작했을 가능성이 커.’ 바로 그때, 남자가 시월의 귓불을 세게 깨물며 말했다.“이런 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하다니. 대체 누굴 생각하는 거야?” 그녀는 그를 밀쳐내며 바닥에 떨어진 외투를 집어 들었고,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재미없어.”남자는 포기하지 않고 시월을 다시 품 안으로 끌어당기며 물었다.“도대체 왜 그래? 소시하한테 다녀온 뒤로 표정이 너무 어둡잖아. 대체 누가 널 화나게 한 거야?” 화장대로 다가간 시월이 서랍에서 여성용 담배 한 갑을 꺼내더니 능숙하게 불을 붙였다. 가늘고 늘씬한 몸매, 담배를 문 채 반쯤 감긴 눈, 차가우면서도 당당한 분위기.그녀는 마치 밤에 피어난 검붉은 장미와 같았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 다재다능하고 매사에 능숙한 ‘시월 아가씨’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녀가 천천히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소시하한테 새로운 의사가 왔어.” “그냥 의사일 뿐이잖아. 그동안 소씨 가문에서 부른 의사가 얼마나 많았는지 몰라서 그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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