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 뱀이 점점 더 많아지자 진봉은 미셸을 등 뒤로 던졌고, 미셸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바닥에 머리를 세게 부딪혔다.그녀는 버럭 화를 냈다.“뭐 하는...”“닥쳐.”진봉은 근엄한 목소리로 이를 제지하며 급히 자비를 구했다.“꼬마야, 그만 불어. 이미 잘못한 걸 알고 다시는 안 그럴 테니까 제발 이 뱀들을 멈추게 해 줘!”이윽고 목소리를 낮추며 미셸을 위협했다.“죽고 싶지 않다면 빨리 빌어. 안 그러면 오늘 우리 중 누구도 이 마을을 떠날 수 없어.”사사삭-뱀들의 소리가 숲속에서 점점 더 선명하게 들렸고 미셸은 이런 장면을 처음 보는 데다 보호복도 입지 않았기에 자존심은 뒤로 하고 울면서 빌었다.“미안해, 미안해, 그만해. 내가 정말 잘못했어.”뱀이 멈추지 않자 진봉은 미셸의 높은 포니테일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몇 번 더 박았다.“꼬마야, 네가 너그럽게 용서해 줘. 네 엄마도 네가 이런다는 걸 알면 기뻐하지 않을 거야.”역시나 그 말이 끝나자 피리 소리가 멈추고 뱀들도 모두 움직이지 않았다.하지만 저마다 멀리서 똬리를 틀고 바라보는 모습이 소름 끼쳤다.어린 무무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아였다.무무가 처음 힘을 사용한 것은 두 살 때였는데, 지아가 산에 약초를 캐러 갔을 때 너무 오래 머물다 보니 몸에 바른 동물 기피제 가루 냄새가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표범 한 마리가 뒤에서 지아에게 달려들었고, 지아는 재빨리 반응했지만 팔에 상처를 입었다.업혀 있던 아이 얼굴에 피가 튀자 무무는 두 눈을 크게 떴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홧김에 알아서 모든 뱀과 벌레, 쥐와 개미, 하늘의 맹수들까지 불러들였다.표범은 산 채로 물려서 결국 하얀 뼈만 남았다.지아는 표범보다 자신의 딸이 더 무서웠다.지금도 무무는 당시 괴물을 보는 듯한 지아의 눈빛을 기억하고 있었다.그래도 몇 초 만에 다시 자신을 안아주며 괜찮다고 안심시켰지만 무무는 여전히 그 눈빛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팠다.그렇다, 엄마는 자신이 능력을 마음대로 쓰는 걸 원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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