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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화

사방에 뱀이 점점 더 많아지자 진봉은 미셸을 등 뒤로 던졌고, 미셸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바닥에 머리를 세게 부딪혔다.

그녀는 버럭 화를 냈다.

“뭐 하는...”

“닥쳐.”

진봉은 근엄한 목소리로 이를 제지하며 급히 자비를 구했다.

“꼬마야, 그만 불어. 이미 잘못한 걸 알고 다시는 안 그럴 테니까 제발 이 뱀들을 멈추게 해 줘!”

이윽고 목소리를 낮추며 미셸을 위협했다.

“죽고 싶지 않다면 빨리 빌어. 안 그러면 오늘 우리 중 누구도 이 마을을 떠날 수 없어.”

사사삭-

뱀들의 소리가 숲속에서 점점 더 선명하게 들렸고 미셸은 이런 장면을 처음 보는 데다 보호복도 입지 않았기에 자존심은 뒤로 하고 울면서 빌었다.

“미안해, 미안해, 그만해. 내가 정말 잘못했어.”

뱀이 멈추지 않자 진봉은 미셸의 높은 포니테일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몇 번 더 박았다.

“꼬마야, 네가 너그럽게 용서해 줘. 네 엄마도 네가 이런다는 걸 알면 기뻐하지 않을 거야.”

역시나 그 말이 끝나자 피리 소리가 멈추고 뱀들도 모두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저마다 멀리서 똬리를 틀고 바라보는 모습이 소름 끼쳤다.

어린 무무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아였다.

무무가 처음 힘을 사용한 것은 두 살 때였는데, 지아가 산에 약초를 캐러 갔을 때 너무 오래 머물다 보니 몸에 바른 동물 기피제 가루 냄새가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

표범 한 마리가 뒤에서 지아에게 달려들었고, 지아는 재빨리 반응했지만 팔에 상처를 입었다.

업혀 있던 아이 얼굴에 피가 튀자 무무는 두 눈을 크게 떴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홧김에 알아서 모든 뱀과 벌레, 쥐와 개미, 하늘의 맹수들까지 불러들였다.

표범은 산 채로 물려서 결국 하얀 뼈만 남았다.

지아는 표범보다 자신의 딸이 더 무서웠다.

지금도 무무는 당시 괴물을 보는 듯한 지아의 눈빛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도 몇 초 만에 다시 자신을 안아주며 괜찮다고 안심시켰지만 무무는 여전히 그 눈빛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팠다.

그렇다, 엄마는 자신이 능력을 마음대로 쓰는 걸 원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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