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게 좋아, 참는 것보다 우는 게 나아.”경주는 아람의 촉촉한 얼굴을 꼬집었다.“두 자매는 오늘 밤에 감정을 진정시켜. 내일 시간을 내서 아린을 만나서 제대로 이야기해 봐. 분명 완벽한 방법이 있을 거야.”아람의 착한 의도를 온 세상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경주는 이해했다. 울보가 된 아람은 눈을 비비며 애교를 부렸다.“배고파, 밥 좀 해줘.”경주는 오른손을 가슴에 대고 왼손을 뒤로하며 인사를 했다. 순간 우아하고 잘생긴 집사로 변신했다.“네, 아가씨.”...다음 날, 경주와 아람은 해문으로 가서 아린을 찾았다. 하지만 아린이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아린은 초연서에게 연락했었다. 중요한 일이 있어서 학교로 돌아가고, 이틀 동안 기숙사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와 아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의아했다.아린은 이미 졸업했고, 짐까지 집으로 옮겼는데, 학교에서 머물면서 해결할 일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다.“아람아, 아린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초연서는 긴장하며 물었다.“괜찮아요, 이모. 나랑 경주는 아린을 데리고 나가 놀고 싶었어요. 산책도 하면서 기분 풀어주려고 했는데 바쁜 줄 몰랐어요.”아람은 초연서가 걱정할까 봐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아람아, 네가 시간을 내서 아린과 있어 줘서 너무 고마워.”초연서는 걱정이 가득했다.“윤진수가 풀려난 후 아린은 계속 불면증에 시달렸어. 밥도 잘 먹지 않았어. 괜찮다고는 하지만 아린의 마음이 안 좋다는 거 알아.”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프며 자책했다. 어제 아린에게 한 말들이 후회되었다. 차분한 태도 속에 아린이 처음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다. 피해자로서 아린은 그 누구보다 위로와 보살핌이 필요했다. 하지만 오히려 아람을 걱정해 주었다. 생각을 하자 너무 가슴이 아팠다.“아람아, 아린을 만나면 좀 설득해 줘. 고집을 부리지 말라고.”초연서는 다정하게 말하면서도 절망의 기색이 역력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살아야 하니 앞을 내다봐야지.”해장원에서 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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