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사장님.”경주의 목이 너무 쉬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신, 신경주!”구윤은 붉어진 눈을 부릅뜨고 분노한 맹수처럼 제자리에 뻣뻣하게 서 있는 경주를 향해 달려들었다. 경주는 차가운 주먹이 날아오는 것을 보았지만 피하지 않았다.‘때려, 난 맞아야 해. 구윤이 날 죽여도 원망하지 않아.’“윤아, 안 돼!”구윤의 주먹이 경주의 얼굴에 다가갈 때 지운이 제때 나타나 팔을 벌려 백허그를 했다.“놔.”구윤의 입술을 까졌고 마음에서 피가 떨어지는 것 같았다.“싫어!”지운은 부들부들 떨며 구윤의 허리를 꽉 잡으며 헐떡였다.“때려서 뭐 해? 때리면 아람이가 잃은 것을 찾을 수 있어?”“하지만, 이 자식은 죽어야 해!”구윤은 화가 나서 얼굴의 근육까지 떨렸다. 몸부림을 치며 겨우 참았던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왜 죽어버리지 않아? 우리 동생, 우리 동생이 이제 임신도 못해! 겨우 25살인데 엄마가 될 권리를 잃었어. 다 네 덕이야. 신경주, 차라리 죽어버려!”‘왜 죽어버리지 않아? 그래, 난 죽어야 해.’경주는 마치 영혼을 잃은 듯 얼굴이 창백했다. 지운은 경주의 낭패한 모습을 모았다. 경주의 검은 머리에서 물이 떨어졌고, 한 방울 한 방울이 창백한 얼굴로 흘러내렸다. 정교한 슈트도 모두 젖었고, 바지와 구두도 흙투성이였다. 구만복이 아람을 데려갈 때 밖에 마침 비가 왔다. 경주는 비를 맞으며 구씨 가문의 차를 쫓았지만 아람의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죄송해요, 제 잘못이에요. 제 탓이에요.”경주는 혼비백산한 모습으로 중얼거렸다.“제 탓이에요. 제가 죄인이에요. 죄송해요.”“신경주, 아람이가 얼마나 아이를 좋아하는지 알아? 그 당시 너와 아이를 갖고 싶어 했어.”구윤과 같은 상남자마저 무너져버린 듯 눈물을 흘렸다.“네 와이프로 살던 그 3년 동안, 우리한테 수없이 엄마가 되고 싶다고 얘기했어. 심지어 유명무실한 결혼을 계속 떠올렸어. 네가 차갑게 대할 때 아람은 나한테 전화해서 몰래 울었어.”경주의 가슴은 경련이 난 듯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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