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하씨 가문의 사람인 거냐고!”“하나야...” 이서가 마침내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는 것을 본 하나와 소희는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모두 이서를 품에 안은 채, 그녀가 억눌러 두었던 억울함을 털어놓도록 내버려두었다.하나와 소희는 이서가 울다가 지친 후에야 휴지를 들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자, 자, 이서야, 이제 울지 말자. 다 지나간 일일 뿐이야. 하지환이 하은철의 작은 아빠이고, 하은철이 죽은 일들은 이미 다 지나간 일이지, 너랑은 아무런 관계가 없어. 네가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은 보란 듯이 잘 사는 것뿐이야.” 하나는 말하면서 또 한번 울음을 터뜨리려 했다.“이서야, 그동안 하은철 때문에 너무 고생 많았어. 이제야 좋은 날이 오나 했는데 또 하지환이라는 사람을 만나다니...” “하지만 하은철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하지환은...”“일단 아무 생각하지 말고, 우리부터 잘살아 보자, 응?” 이서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나부터, 우리부터 마음을 추스르자.” 이서의 감정이 점차 안정되고 이전처럼 멍한 표정을 짓지 않자, 하나가 마침내 진심 어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럼 이제 해야 할 일은 밥부터 잘 먹는 거야. 할 수 있지?”“응.”이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는데, 마치 아이를 놀리는 것 같았다.“그럼 됐어.”“소희랑 여기서 기다려. 내가 가서 먹을 것 좀 사 올게.” 하나는 이서가 대답하기도 전에 가방을 들고 병실을 나섰다. 점차 이성을 되찾은 이서는 코를 훌쩍이며 소희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소희가 여기에 있는 것을 보고 이서가 가장 먼저 한 생각은...‘소희 씨가 여기에 있으면 심씨 가문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을까?’‘맞다, 심태윤은...’이서가 핸드폰을 들고 시간을 한 번 보았다.‘심태윤과 약속한 시간이 벌써 이틀이나 지났잖아?!’그녀는 급히 심태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이서가 긴장한 표정을 짓자, 소희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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