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1201 - 챕터 1210

1218 챕터

제1201화

모두가 한참을 걸었더니 음산한 기운이 더욱 뚜렷해졌다. “조심해, 나는 이미 위험한 낌새를 느꼈어.” 상언의 말이 끝나자마자 종이연처럼 가벼운 두 그림자가 그들 곁에 조용히 내려 앉았다.두 그림자가 벌떡 일어나 공격하려는 순간, 뒤에서 하도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필요없어. 이미 여기까지 들어왔으니, 들어가서 은철이를 만나게 해주자고.” “우리가 줄 수 있는 작은 성의랄까?” 그 두 사람은 서로를 힐끗 보고서야 자리를 떠났다. 상황을 지켜보던 상언은 지한의 곁으로 가서 그를 부축했다.“좀 더 힘을 내. 하은철을 보러 가야지.” “방금 그 두 사람, 솜씨가 꽤 괜찮은 것 같더라. 아무래도 내 걱정이 괜한 게 아니었던 것 같아. 오늘밤, 이 으스스한 병원에 얼마나 많은 고수들이 있을지는 아무도 몰라.” “힘을 좀 아껴둬서 나쁠 건 없을 거야.” 지환은 이번에 더 이상 발버둥치지 않고, 상언의 부축을 받으며 마지막 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그들은 방에 세 개의 관이 있는 것을 보았다.상언이 안색이 변하여 지환을 바라보았다.‘불길한 예감이 드는데...’ 아직 지환과 상언이 상황을 이해하기도 전에, 하도훈이 가운데에 놓인 관 뒤에서 걸어 나왔다. 관 옆에 선 하도훈의 키는 관 높이와 비슷했고, 관은 열려 있어서 그 안의 상황을 볼 수 있다.하도훈은 한 번 훑어보더니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드디어 왔군. 먼저 은철이한테 향 하나 올려. 그렇지 않으면, 곧 이 세상을 떠날 너희는 은철이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할 기회도 없을 테니까.”상언이 하연을 부축하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남은 관을 저와 지한이를 위해 준비했다는 건가요? 정말 친절하기 그지없네요.” 하도훈이 상언을 흘겨보았다.“이 선생, 걱정이 많은가 보네. 이 관은 지환이를 위해 준비한 거야. 하지만 나머지 하나는 이서를 위해 준비한 거지!” 이서의 이름을 말할 때, 하도훈은 거의 이를 갈았다. 지환이 실눈을 뜨고 말했다.“틀렸어. 이 관에는 네가 들어가게 될 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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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2화

“지환 씨!”이서는 들어오자마자 지환에게 시선을 주었다.그의 몸이 상처투성이인 것을 본 이서는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아팠다.“이서야, 다 내가 너를 잘 돌보지 못한 탓이야. 미안해.”지환은 주먹을 꽉 쥐었는데, 이서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이서가 고개를 가로저었다.“지환 씨는 이미 최선을 다했어요. 오히려 잘못한 건... 바로 나예요. 내가 지환 씨의 발목을 잡은 거라고요!” “그만하지 못 해!”두 사람의 이런 모습을 본 하도훈은 형용할 수 없는 분노가 타오르기 시작했다.“어차피 다 죽을 텐데 여기서 정분을 나눌 정신이 남았나? 그렇게 함께 있고 싶다? 좋아, 내가 그 소원을 들어주지!” 하도훈은 한 마디를 더 덧붙였다.“너부터 죽어. 이서도 곧 네 옆으로 보내줄 테니까.” 이서가 고함을 질렀다.“안 돼요! 지환 씨! 죽으면 안 돼요!” 옆에 있던 상언이 기회를 틈타 얼른 말했다.“잠깐! 지환이가 죽은 후에 이서를 죽이면, 지환이의 죽음은 무슨 의미가 있죠?” 이 말은 꿈속을 헤매던 사람을 단번에 깨우는 한 마디였다. 하도훈이 지환의 목숨을 원하는 이유는, 그의 손에 이서의 목숨이 달렸기 때문이었다. 즉, 그것을 이용해 지환을 위협하려는 것. 그런데 지환이 죽은 후에 이서도 죽는다면, 이 위협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하하, 정말 아들이 죽어서 미쳐버린 모양이군. 말도 행동도 뒤죽박죽이라니.”하도훈은 쓸쓸한 목소리를 냈다.“하지만 이것만큼은 잊지 않았어. 그건 바로...” 그는 갑자기 관 옆으로 가서 세 번 두드렸다.“은철아, 네가 원하는 대로 저들을 불러들였어.”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잠시 후, 하도훈의 좌우에 서 있던 두 사람이 앞으로 나아가, 관 안에 있던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모습이 보였다. 은철이 얼굴이 드러나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그 관 속에 있던 사람이 정말로 하은철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다만, 그는 조금 이상해 보였다. 얼굴은 창백해서 마치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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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3화

관에 앉아 있던 은철도 음산한 웃음소리를 냈다.“그렇게 똑똑한 작은 아빠가 설마 모르겠어요? 작은 아빠, 이제는 직접 이서에게 정체를 말해줘야하지 않겠어요?”“작은 아빠?!”이서의 얼굴빛이 변했다.“그래.”지환이 고개를 돌려 이서를 쳐다보았는데, 눈빛에는 증오와 사랑이 담겨 있었다.“넌 아직 모르지? 저 사람이 내 작은 아빠이자 YS그룹의 대표라는 걸. 우리 할아버지의 죽음도 다 저 사람 때문이라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니...”연이은 소식에 이서의 머리는 터질 듯이 아팠다. 감히 건드릴 수 없었던 두려운 기억, 그것이 악마처럼 그녀를 바짝 옭아매 숨 쉴 수 없게 했다. ‘하씨 가문... 하은철의 작은 아빠... 할아버지도 돌아... 돌아가셨고...’“이서야!”하지만 이서는 이미 자신의 기억 속에 빠져 지환의 부름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 “하하하...”고통스러운 이서를 본 하은철의 눈동자에 마침내 복수의 쾌감이 떠올랐다.“그게 바로 나한테 미움을 산 결말이야. 하하하, 날 배신한 결말이라고. 이서야, 나는 곧 죽게 될 테지만, 황천길에 너라는 동반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이번 생에 후회는 없어... 우욱...” 피를 토하자, 은철이 갈아입은 옷이 붉게 물들었다. 하도훈은 그저 마음이 아팠다.“은철아, 너는 시간이 많지 않아. 그러니 너무 흥분하지 말고 어서 다음 일을 처리하거라.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서는 안 돼!” 은철이 웃으며 말했다.“네, 아쉬움을 남기고 떠날 순 없죠. 아버지, 총 좀 주시겠어요?”“누구를 데려가려는 게야? 이 아비가 도와주마.”은철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제가 직접 데려가고 싶어요.” 하도훈이 말했다.“하지만 네 몸은...”“아버지, 총 주세요. 제가 데리고 가야지만 이서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따라올 것 같아서 그래요.”이 말을 들은 하도훈은 어쩔 수 없이 은철에게 총을 건넸다. 그러자 은철은 양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내려 달라고 표시했다.하도훈을 바라보던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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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4화

“은철 오빠, 안녕?”열여섯 살 소녀가 막 해외에서 돌아와 그의 앞에 서자, 발그레한 얼굴에는 수줍음이 가득해졌다. 그때의 은철은 그녀와 같은 나이였다. 개의치 않는 척하느라 그 소녀를 차갑게 쳐다보기만 했지만, 그 소녀의 얼굴에 눈길이 닿자, 어쩔 수 없이 한 번 더 보게 되었다. 은철은 그 한 번의 눈길로 이서를 기억에서 지울 수 없게 되었다. 열 여섯살 소녀, 이는 처음으로 꽃이 피는 나이지 않은가. 이서의 눈동자에 서린 순수함은 마치 가지에 맺힌 꽃봉오리처럼, 단번에 은철의 설렘을 불러일으켰다.그날, 그는 이서와의 첫 만남을 되새기고 있었다. 하지만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학교 문 앞에서 불쌍하게 울고 있는, 온몸이 진흙투성이인 윤수정을 만났다. 그는 황급히 차에서 내려 진흙투성이인 그녀를 데리고 차에 올랐다.차 안에서, 그는 수정의 상태가 이서의 걸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날의 아름다운 순간은 그렇게 찢겨 버렸다. 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수정을 집으로 데려가 씻게 해주었다. 심지어 직접 이서를 찾아가 수정에게 사과하라고 시키려 했지만, 수정에게 가로막혔다. “은철 오빠, 됐어. 언니가 우리 사이가 좋다는 걸 알고 나한테 화내는 건 정상이야. 어쨌든 오빠의 약혼녀는 언니인 거니까. 약혼녀가 질투하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 하은철은 그가 당시에 한 말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었다.“윤이서는 할아버지가 원하는 손자며느리에 지나지 않아. 나는 그렇게 악독한 사람이 내 약혼녀라는 걸 인정할 수 없다고!” 그 후로 그는 이서의 순진무구한 얼굴을 보면 반사적으로 혐오감을 느꼈다. 이서는 그저 아름다운 얼굴 덕분에 많은 어른들의 사랑을 받는 것일 뿐, 뒤에서는 음흉한 사람일 뿐이었다. 더욱 용서할 수 없는 것은, 본인조차도 가끔 이서를 보면 자신도 모르게 넋을 놓을 때가 있다는 것이었다.그녀의 얼굴은 어디서 오는 마력을 지닌 것인지, 사람을 저절로 끌어당겨 계속 쳐다보게 했다. 이 사실은 은철을 더욱 화나게 했다. 그래서 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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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5화

그 이후, 이서를 향한 학교의 대우는 더 나빠졌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초래한 장본인은 바로... 하은철!그는 그때 분명 옆 반에 있었고, 그 사람들이 이서를 비난하여 울리는 것을 들었지만,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틀림없이 그때의 이서는 그를 죽도록 원망했을 것이었다.은철이 눈물 한 방울을 떨어뜨렸다.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것에 대한 후회의 눈물이었다.깊게 숨을 들이쉬며,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난 은철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지환을 바라보았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은철이 방아쇠를 당기기만 하면, 이서의 목숨을 사라질 터였다. “이서가 왜 그렇게 당신을 좋아하는지 이제야 알겠어. 이서는 기억을 잃고 고통을 견디면서도, 여전히 당신을 기다리려 했지.”사실 이 문제는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기만 하면 답을 찾을 수 있었다.다만, 과거의 은철은 시종일관 거만한 태도를 보이며, 이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개의치 않았다. 후에 이서가 지환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도, 그는 자세를 낮추고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마음이 없었다. 그저 모든 것을 이서의 변심으로 돌리며 결론을 짓기 바빴으니 말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서가 그동안 받은 고통과 억압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포기하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은철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고, 그저 윤수정의 말만 듣고 이서를 비난했다. 만약 그때의 그가 이서에게 가서 ‘윤수정을 수령에 밀어 넣은 게 너야?’라고 물었다면, 완전히 다른 답을 얻었을 것이고, 지금의 결말도 얻지 않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것은 바로 후회였다. 이렇게 생각한 은철의 눈빛은 더욱 확고해졌다. 그는 손에 든 총을 이서의 관자놀이에 겨눴다. 이 광경을 본 지환 역시 총구의 위치를 잡았다. 두 사람은 은근히 서로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지금의 은철은 약해져 있었기 때문에, 지환은 정확히 사격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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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6화

지환은 주먹을 꽉 쥐었다. 은철이 갑자기 총을 쏠까 봐 경계할 필요가 없었더라면, 진짜로 그의 이마에 주먹을 날렸을 것이었다.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는 해?”“그럼요.”은철의 목소리는 다소 격동되었다.“당연히 알죠. 작은 아빠, 난 이번 생에... 이번 생에 이서에게 떳떳하지 못한 일을 너무 많이 했어요. 갚아야 할 게 많다고요.” “지옥에서라도 이서의 소나 말이 되어주고 싶어요. 그럼 다음 생에도 이서의 소나 말이 될 수도 있겠죠.” “작은 아빠, 더 이상 나를 막지 마세요. 그냥 내가 이서와 함께 가게 내버려두라고요!” “퍽!”지환은 결국 참지 못하고 은철의 얼굴에 주먹을 힘껏 날렸다. 은철은 원래 몸이 약했는데, 주먹 한 대에 눈앞이 아찔해져서 손에 쥐고 있던 총을 떨어뜨릴 뻔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하도훈은 앞으로 가서 도와주려다가 은철에게 저지당했다.“아버지, 이건 우리 두 사람 사이의 일이에요. 우리가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고요!”하도훈은 그저 불안한 얼굴로 아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은철은 마음을 안정시킨 후에야 지환을 향해 말했다.“작은 아빠, 작은 아빠는 이미 이서의 온전한 사랑을 갖고 있어요.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죠. 원래는 이서의 눈앞에서 작은 아빠의 신분을 폭로한 후, 두 사람 모두를 데려가려고 했어요.” “하지만 이제 그러고 싶지 않아요. 이서만 데려가도 충분하니까요.” “작은 아빠는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면,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기서 나갈 수 있을 거예요.” “작은 아빠, 작은 아빠는 원하지 않겠지만, 이서가 맨정신으로 이 이야기를 들었더라면, 분명히 ‘그렇게 하세요’라고 했을 거예요.” “본인이 사는 것보단 작은 아빠가 살기를 바랐을 테니까요.”“그렇죠?” 지한은 눈을 가늘게 뜬 채 하은철을 노려보았는데, 가슴팍이 심하게 오르락내리락 했다. 은철은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작은 아빠, ‘살아있으면 기회가 있을 거다’라는 말을 참 좋아했었죠? 작은 아빠가 살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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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7화

“아니에요.”은철은 고집스럽게 고개를 저었다. “저는 반드시 제 손으로 이서를 데려가야 해요. 그래야 잠자코 저를 따라올 테니까요!”한편, 두 남성에게 붙잡힌 지환은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 “그래, 이 아비가 도와줄게.”천천히 몸을 일으킨 하도훈은 은철을 힘겹게 지탱하며 이서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기에, 현실 세계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다. 지환의 방해가 없어지자, 은철은 마침내 소원대로 이서를 데려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그녀를 보며 만연한 웃음을 보였다. “아버지, 저 좀 부축해 주세요.” 하도훈 영문을 알 수 없었으나, 은철을 부축하여 이서의 옆에 앉혔다. 그는 총을 들지 않은 손으로 그녀의 뺨을 살며시 어루만졌다. 그야말로 변태가 자신의 애완동물을 집착에 겨워 쓰다듬는 모습이었다. 그 눈빛에 서린 소유욕은 상언마저도 끔찍하고 소름 끼친다고 느낄 정도였다. “이서야, 내가 너를 데리고 갈게.”나지막이 중얼거리는 은철은 마치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사람처럼, 다른 사람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별로 즐겁지 않은 것 같네? 하지만 괜찮아, 우리의 새집에 도착하면 즐거워질 테니까.” 간신히 손을 들어 올린 그는 이서의 찌푸린 미간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마치 그녀의 고통을 씻어 내려는 것처럼 말이다.바로 그때, 은철의 입술에서 흐른 피가 이서의 이마에 떨어졌다. 새하얀 피부에 찌푸려진 미간까지 더해지자, 그 붉은 빛은 더욱 도드라졌다. 은철이 이서의 이마를 문지르면 문지를수록 그녀의 얼굴은 붉어졌고, 결국에는 뽀얗던 얼굴이 새빨갛게 변해버렸다.선홍색이 핏빛은 흔들리는 불빛 아래에서 더욱 섬뜩한 색을 띠었다. 마음속으로 당황한 은철은 더 이상 이서의 얼굴을 쓰다듬지 않기로 했다.가볍게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춘 그는, 이서의 이마에 총을 겨누었고, 그녀의 눈꺼풀을 가리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아프지 않을 거야. 그래, 전혀 아프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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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8화

그러나 잠시 후, 양쪽 뒤에서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외침이 들려왔다.“안 돼요! 안돼! 도련님!!” 목소리의 주인공은 주경모였다. 하도훈은 즉시 몸을 돌렸지만, 도무지 자기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뒤에는 격노한 지환이 서 있었다.‘저 녀석이 들고 있는 건... 내가 던져줬던 총...?’‘게다가 그 총으로 내 아들을 죽였다고?!’ 하도훈은 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 얼굴에 분함을 드러낸 은철을 보며 분통을 터뜨렸다.“안 돼...”그는 곧장 은철에게 달려갔다.“은철아! 정신 차려! 은철아!” 은철이 오늘 밤을 넘길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으나, 그가 쓰러지는 것을 본 하도훈은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 게다가...이서는 멀쩡히 살아 있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 부하를 향해 차가운 목소리로 외쳤다.“총을 나한테 넘겨!”거의 동시에, 지환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하도훈, 네가 이서를 죽인다면, 나는 하은철을 완전히 죽여버릴 거야!”하도훈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가 망설이는 사이에 지환은 이미 이서의 앞에 다다랐고, 하도훈을 막아섰다. 하도훈은 이미 허약해진 지환을 보고서야 정신을 차렸다.“허, 감히 날 막으려고? 그 꼴을 하고서?” 바로 이때, 한 남자가 허둥지둥 뛰어 들어왔다.“큰일났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모를 사람들이 굴착기로 병원을 때려 부시고 있습니다!” “게다가 큰 소란이 일어난 탓에 경찰까지 출동했어요! 경찰 측에서 이 모든 일을 벌인 사람을 만나야겠답니다!” 이 말을 들은 하도훈의 눈빛이 지환에게 떨어졌다. “이 모든 게 다 네 걸작이구나?” “약삭빠른 놈 같으니라고!”하도훈은 이를 갈며 손에 총을 쥐었고, 지환을 겨냥하는 자세를 취했다. 지환은 그를 보며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날 몰아붙인 거 너야. 이곳에 오기 전에, 이런 상황도 예상했던 거 아니었나? 오늘 밤, 우리의 싸움은 불가피 했는데 말이지.” “원래 나도 너와의 승부를 겨루고 싶었어. 하지만 먼저 반칙을 사용한 게 누구더라? 누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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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9화

“예!”사람들은 곧장 지환을 끌고 가려 했다.하지만 그는 이서를 더욱 꽉 껴안았고, 그들은 아무리 힘을 써도 지환과 이서를 갈라놓을 수 없었다. 그 사람들은 보통 사람이 아니라, 무술을 연마한 사람들이었다. 놀라울 정도의 힘을 지녔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일반인과 비교하면 장사급이었다. 게다가 지환은 지금 아주 약해진 상태이지 않은가. 하지만 그 사람들은 두 사람을 떼어놓을 수 없었다. 사람들은 지환이 초능력자가 아닌지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 “정말 쓸모없는 X신 같은 새X들!”하도훈은 앞으로 나아가 그 사람들을 발로 걷어찼고,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환과 이서에게 다가가고서야 왜 그들이 두 사람을 떼어놓지 못했는지 알게 되었다. “너, 그 손 안 놔?!”하도훈은 지환의 손을 매섭게 노려보았다.“그럼 내가 그 손을 잘라주지! 손이 잘린 후에는 어떻게 이서를 지킬 건지 두고 보자고!”그는 곧장 부하들에게 톱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바로 그때, 옆에서 소식을 전하던 남자가 기회를 틈타 하도훈에게 말했다.“밖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할까요?” “어떡하긴 뭘 어떡해? 당연히 질질 끌고 가야지. 너, 왜 그렇게 멍청해?!” 하도훈이 호통을 치자, 그 남자가 얼른 말했다.“예! 지금 바로 수행하겠습니다.”그는 곧장 자리를 떠났다. 한편, 밖에서 사람들을 지휘하며 병원 입구를 굴착기로 내리치던 현태는 그 남자가 홀로 나오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의 곁에 있던 하나도 문제를 알아차렸다.“왜 저 사람 혼자 나오는 걸까요? 일이 이렇게 커졌는데, 왜 하도훈은 나오지도 않느냐고요!” “하도훈이 나오지 않은 건, 대표님과 사모님이 모두 살아 있다는 뜻이예요.”현태는 아주 명석한 사람이었다.“다만, 하도훈이 사전에 관리 부서에 손을 썼기 때문에, 이 사람들도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면서 들어가지 않는 거라고요!”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요?”하나는 걱정을 금치 못했다.“만약 이 사람들이 들어가지 않으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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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0화

주민들이 흥분하는 것을 본 경찰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다가와 현태에게 협상했다.“이러시면 안 됩니다. 무슨 문제가 있다면, 조용히 해결해야죠. 우선 진정하십시오. 일이 커지면, 우리 모두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할 겁니다!” 현태가 말했다.“사장이 빚을 갚지 않았다고요. 저는 제 돈을 찾으러 들어가고 싶을 뿐입니다!” 바로 이때, 하도훈에게 바깥 상황을 전했던 남자가 가까이 왔다. 경찰은 얼른 그 남자에게 말했다.“들었습니까? 돈을 받으러 온 거랍니다. 재산이 그렇게 많은 하씨 가문이, 직원 급여도 못 주는 상황인 건 아니겠죠?” 그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물론이죠. 그렇지 않아도 조금 전에 윗선에 보고드렸는데, 이분이 착각하신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하씨 가문이 빚진 사람은 한 명도 없다면서요.” “왜 빚진 사람이 없다는 겁니까?”현태가 눈을 가늘게 뜨고 병원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지금 당장 하도훈을 우리 앞에 데려다 놓으세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이 병원을 발칵 뒤집을 겁니다!” 현태는 연이어 주민들을 바라보았다.“더 시간을 끌면, 정말 저 사람들이 시를 상대로 고소할지도 모르잖아요?”“이 근처 주민이라면 부유하거나 귀족에 속하는 사람일 겁니다.” “그럼 이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도 일반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뜻인데, 이런 소란을 피워도 괜찮다는 겁니까?” 그 남자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분노한 주민들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노는, 정말 이곳의 모든 것을 망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하도훈이 안에서 벌이는 일은 당연히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지 않겠는가. 그런데 주민들이 계속해서 소란을 피운다면, 내일 아침이 밝자마자 도시의 모든 사람이 알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알겠습니다, 알겠어요.”결국 그 남자는 본인이 책임자가 아니라며 간청하기 시작했다.“우선 진정하십시오. 제가 다시 보고하러 가겠습니다!” “이봐요!”현태가 그 남자의 옷깃을 잡고 말했다.“윗선에 똑똑히 전하세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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