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1241 - 챕터 1250

1344 챕터

제1241화

이서는 똑똑히 알고 싶었다.괜히 명문가 아가씨를 선발했다가 골치 아픈 일이 생기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그녀의 업무 능력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심씨 가문의 사람일까 봐 걱정한 것이었다.이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린 하늘이 말했다.“그 문제에 대해서는 인사팀의 허 팀장님도 우려하셨습니다. 그 여자분은 몸을 치료하기 위해 집안의 돈을 모두 써버렸는데, 이제 몸이 회복되었으니 일을 하러 나왔다고 하셨고요.”“자신에게 모든 걸 바친 가족들에게 보답하고 싶으시답니다.” “아, 허 팀장님께서 이미 조사하셨는데, 확실히 그분이 말씀하신 대로였습니다. 원래 금속 사업을 하던 집안의 자제였고, 집안 형편도 괜찮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나중에는 사업이 망해버렸답니다. 사람들은 잘나가던 회사가 왜 갑자기 망해버린 건지 아주 의아해했고요.” “그런데 딸을 치료하기 위해서였던 모양입니다.”이서는 허시온이 조사한 자료를 살펴보았으나, 아무런 문제도 찾아내지 못했다.“그럼, 정말 심씨 가문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는 거네요?” “네, 그 여자분의 부모님은 사업이 망한 후에 외국에서 그분을 치료하는 데 전념하셨답니다. 이미 십여 년 동안 외국 생활을 한 탓에 심씨 가문은커녕 다른 가문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아주 깨끗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이서는 또 여자의 이력서를 살펴보았다.그 여자의 이름은 고이서이었다. ‘흥미로운데?’한자는 달랐으나, 두 사람의 이름은 너무도 비슷했다. ‘인연일 지도 몰라.’ 이서는 또 다른 두 사람의 이력서를 집어 보았다.다른 두 사람의 경력도 아주 훌륭했는데, 어쨌든 H국에서 일하고 있으니 다른 세 가문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을 터였다. 이서가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은 모든 방면에서 깨끗한 인사팀 팀장이었다.결국, 그 직책은 아주 중요한 것이지 않은가.“다시 조사해 보세요. 만약 고이서 씨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내일부터 출근하도록 하시고요.” “네.”하늘은 고개를 끄덕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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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2화

같은 시각.아래층에서 이서가 나오기를 기다리던 지환은 이서가 한 남자와 함께 나오는 것을 보고 멍해졌다. 게다가 그 남자가 소지태라는 것을 똑똑히 본 후에는 화가 머리끝까지 오르는 듯했다.‘소지태잖아?!’ ‘저 약삭빠른 자식!’이천은 조심스럽게 지환의 안색을 살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표님은 아침 일로 내내 화가 난 상태야.’하지만 이천은 약간 고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게 왜 아침부터 열심히 도와달라고 해놓고는 질투하셨어요.’‘진정한 적이 나타났잖아요.’“대표님, 돌아가실 겁니까?”지환이 차가운 얼굴로 대답했다.“돌아가긴 어딜 돌아가?! 당장 두 사람을 따라가자!” 이천은 이미 맞은편에 다다른 이서와 지태를 한 번 보고는 차를 몰고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앞서가던 두 사람은 한 일식집으로 들어갔다.“대표님.”이천이 지환을 돌아보자, 지환이 말했다.“차 세워.” 이천은 곧장 일식집 앞에 차를 세웠다.지환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 일식집으로 들어갔고, 이서와 지태가 한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 순간, 그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천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종업원에게 말했다.“바로 앞 손님의 옆방을 원합니다.” 이서가 있는 방을 지나던 지환은 두 사람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는 마음이 아려져 오는 듯했다. 이때, 방에 있던 이서와 지태는 이미 주문을 마쳤다.종업원이 자리를 떠나자 그녀가 궁금해하며 물었다.“왜 갑자기 돌아온 거예요?” 지태는 이서가 지환의 정체를 알게 된 후, 자신에게 다시 기회가 생긴 것 같아서 돌아왔다고 말할 수 없었다.“회사에 제가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요.” 옆 방에 있던 지환은 온 신경을 청력에 집중했고, 방음 효과가 이렇게 좋은 방에서도 지태가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서를 속이려는 거야!’지환은 지태가 왜 지금 돌아온 것인지 너무도 잘 알 수 있었다. ‘저 교활한 놈!’ “그랬군요.”이서는 지태를 조금도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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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3화

이천은 토끼처럼 귀를 쫑긋 세우는 지환을 보며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다.‘대표님, 그 정도로 대화를 듣고 싶으시면, 그냥 옆방으로 가는 건 어떠세요?’ 하지만 차마 이 말을 뱉을 수는 없었다. “우리는...”지환을 언급하는 이서의 얼굴에서는 점차 웃음기가 사라졌다.“지환 씨가 하은철의 작은 아빠였대요, 알고 계셨어요?”지태는 이서의 눈을 피했다. 이를 본 이서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설마... 지환 씨의 정체를 알고 계셨던 거예요?” “이서 씨, 고의로 숨긴 건 아니에요.”지태가 말했다.그 순간, 이서는 심장이 내려앉는 듯했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제야 알겠네요. 모두 알고 있었던 거군요?” 지태는 차마 말을 꺼낼 수 없었지만, 계속해서 이서를 속이고 싶지도 않았다.“그래요, 우리는 하 대표님의 신분을 알고도 말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말하지 않은 데는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었죠. 제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모두가 이서 씨와 하 대표님이 아름다운 관계를 맺는 걸 보고서 어떻게든 그 모습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는 거예요.” 이서는 씁쓸해했다.“그 관계가 속임수로 가득 차 있었다고 해도, ‘아름다운 관계’라고 표현할 수 있는 걸까요?” 지태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이서 씨, 하 대표님의 신분을 제외하고, 다른 것도 가짜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서 씨를 향한 하 대표님의 감정은 진짜였다고요.” “이서 씨를 아끼는 마음도 진짜였죠. 이서 씨한테 최선을 다한 것도 진짜였잖아요?” 이서는 한동안 말문이 막혔고, 옆 방에 있던 지환도 침묵했다.심지어 이천조차도 지태에게 놀라움을 느꼈다. ‘분명 하 대표님과 경쟁자인데도 불구하고, 하 대표님을 대변해서 말씀하시는구나.’“됐어요.”이서가 고통스러운 기색을 띠자, 지태는 눈 밑의 고통을 숨기고 웃으며 말했다.“밥 먹는 중이니, 이렇게 무거운 주제는 그만두는 게 좋겠네요.”이서의 얼굴에 마침내 웃음기가 감돌았다.“네, 식사하세요.”식사 자리를 풍요롭게 한 대화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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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4화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것 같아요. 생각해 보세요, 윤씨 그룹은 몰락한 후에도 하씨 그룹 덕분에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잖아요. 하씨 가문이 윤씨 그룹을 도와준 이유는 이서 씨 때문이고요.” “아니, 정확히는 ‘이서’라는 사람 때문이죠.” “하지만 하씨 가문 어르신께서 ‘이서’라는 사람이 이미 죽은 걸 아셨다면, 당연히 하씨 가문의 지원을 쏟지 않으셨을 텐데요.”이서가 눈을 가늘게 떴다.“윤재하가 하씨 가문의 지원을 계속 얻을 수 있도록 원래의 ‘이서’를 대신할 아이를 찾았다면...”이서는 말할수록 등골이 서늘해졌다.“그런데 제가 윤재하의 딸이 아니라면, 제 친부모님은 누구라는 거죠?”지태가 이서를 보고 말했다.“그건 윤재하 부부에게 물어봐야 답이 나올 것 같아요.”“가서 물어봐야겠어요.”이서가 말했다.“제가 도와줄까요?”고개를 끄덕이던 지태가 말했다. “괜찮아요.”이서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저도 마침 그 집에 간 지 오래되었다고 생각하던 참이었거든요.” “만약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줘요. 저, 시간 많아요.”“알겠어요.”이서도 사양하지 않았다.“도움이 필요하면 말할게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지환의 얼굴이 또 어두워졌다.어젯밤, 이서는 분명에 그에게 도움을 청할 일이 있다고 했다.하지만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말하지 않았다.‘그런데 소지태에게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다니!’ ‘우리 사이가 언제 이렇게 되어버린 거지?’‘그리고 소지태와 이서의 사이는 언제 저렇게 가까워진 거냐고!’이천은 살짝 금이 가기 시작한 테이블을 보며 급히 말했다.“대표님, 탁자요, 탁자!” 이서와 지태는 식사를 한 후 헤어졌고, 지환은 윤씨 그룹의 아래층이 한참이나 서 있다가 자리를 떠났다. 오후.이서는 제시간에 퇴근하여 병원에 가서 검사받겠다고 했다.의사는 그녀에게 신체검사를 진행했고,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말했다.“윤이서 씨, 지금 상태로 보아서는 아주 잘 회복하신 것 같습니다. 계속 이런 상태를 유지하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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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5화

이서가 어느 병실로 옮기든, 지환은 곧장 그녀의 옆 병실로 따라올 것이었다.“아니에요, 저는 지금의 병실이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시간도 늦었으니, 이만 돌아가 볼게요.”“네, 알겠습니다.”의사는 멀어져 가는 이서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는 의사의 진료실을 떠난 후, 우물쭈물 병실을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복도에 도착하자마자 이천이 자신의 병실 입구에서 기웃거리는 것을 보았다.‘뭐 하시는 거지?’ “이 비서님, 뭐 하세요?”그에게 다가간 이서가 호기심에 물었다. 이천은 깜짝 놀랐다.“사모님, 오셨네요! 저 좀 도와주세요!” 그 순간, 이서의 얼굴이 굳어졌다.“왜 그러세요?” 이천은 지환의 병실로 그녀를 밀면서 목소리를 낮추었다.“사모님, 자세한 건 묻지 마시고, 대표님과 저녁 식사 좀 해주세요. 그럼 저를 구할 수 있을 겁니다.” 이서는 그의 행동이 너무 뜬금없다고 생각했다.‘지환 씨와 밥을 먹으면 이 비서님을 구할 수 있다고?”“이 비서님, 대체 뭐 하시는 거예요?”이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천은 이미 그녀를 지환의 맞은편으로 끌고 간 후였다.“대표님, 사모님께서 오셨습니다. 대표님과 식사하시겠답니다.” 눈을 크게 뜨고 반박하려던 이서는 자신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애원하는 이천을 보았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천의 말을 반복했다.“배가 고프네요. 하지환 씨, 좀 먹어도 되죠?”지환이 이천을 흘겨보았다.‘대체 어떤 방법으로 이서를 꼬드긴 거지?’ 하지만 그의 마음은 한순간에 좋아졌다.“먹고 싶으면 먹어. 어차피 네가 먹지 않으면 개한테 줘버릴 음식들이니까.”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이렇게 과격하게 굴지? 약을 잘못 먹기라도 한 건가?’“개 먹이라고요? 그럼 안 먹을래요.”이서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일어나서 가려고 했다.하지만 이천이 얼른 그녀를 가로막았다.“사모님, 사모님! 대표님께서 농담하신 거예요. 비록 잘못된 농담이었지만요...”그는 또 목소리를 낮추면 애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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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6화

지환의 이 말은 특별한 뜻을 가진 것이 아니었으며, 그저 이서와 지태가 함께 식사한 것을 질투하는 것이었다.하지만 이서의 귀에는 다른 뜻으로 들렸다.“허, 하지환 씨.”“내가 누구와 밥을 먹든 하지환 씨랑 무슨 상관이죠? 우리 사이가 이미 틀어졌다는 걸 잊은 거예요? 하도훈의 일을 해결하기 위한 게 아니었다면, 나는 당신을 볼 필요도 없었을 거라고요.” 사람은 싸울 때 이성을 잃는 법이다. 그저 날카로운 말로 상대방을 찌르려 할 뿐이니까.그리고 지금의 지환과 이서가 이러했다. “그래서, 날 보기 싫다고?”지환이 가슴을 꾹 눌렀다.사실, 그의 상처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지환의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던 이서가 몸을 돌린 채 말했다.“네, 보고 싶지 않아요. 하지환 씨를 볼 때마다 원숭이처럼 놀아난 내가 한심해진다고요.” “그래, 날 보고 싶지 않다면 나가! 당장 나가라고!”“나가라고 하면 못 나갈 줄 알아요? 내가 계속 여기 남아 있을 것 같냐고요!”이서는 이 말을 끝으로 씩씩거리며 지환의 병실을 나섰다.문이 닫히자마자 안에서 지환의 격렬한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이서는 곧장 발걸음을 돌려 돌아가려 했지만, 결국 꿋꿋하게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이천은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하 대표님은 두 사람의 식사를 목격한 순간부터 침울한 표정으로 저녁 식사도 하지 않으셨어.’ ‘그래서 사모님을 모시러 갔을 뿐이야. 나는 사모님께서 오시면 하 대표님이 식사하실 줄 알았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이대로 가다가는 배가 고픈 건 물론이고, 부상도 더 심해질 거야.’“대표님, 사모님을 되찾으시려는 겁니까, 아니면 소지태 씨의 곁으로 밀어내시려는 겁니까?” 이천은 이 말을 마치자마자 죽음의 그림자가 자기 몸에 드리운 것을 느꼈다.놀란 그는 곧장 목을 움츠렸다. 지환은 화를 가다듬고 탁자 위의 음식을 바라보았다.“이 음식들, 이서한테 갖다줘.”이천은 할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고, 지시대로 옆 병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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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7화

지환은 아예 침대에서 일어나 병실 문을 열고 옆 병실까지 걸어갔다. 그 병실 문은 이서가 닫은 이후로 굳게 닫혀 있었다.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으며, 자그마한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잠든 건가?’“미안해.”머뭇거리던 지환은 문을 사이에 두고 말했다. 그렇게 해야만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한편, 방 안에 있던 이서는 잠들지 않은 채, 창가에 앉아 달을 바라보고 있었다.지환의 작은 목소리는 그녀에게 닿지 않은 듯했다.게다가 이서의 온 마음은 휘영청 밝은 달로 향해 있었는데, 어찌 지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겠는가.조용히 달을 바라보던 이서는 눈시울이 붉어지고서야 천천히 고개를 숙였고, 눈물을 또르르 흘렸다.이서는 눈물을 힘껏 닦기 시작했다. 마치 눈물의 흔적을 지우려는 듯이.“하지환! 이 나쁜 자식! 당신 눈에 나는...”이서는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껴안은 채 몸을 떨었다. 어두운 밤, 나뭇잎이 소리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태양이 밝아오고, 이서는 아침 일찍 출근하려 했다.‘무시하고 싶은데, 또 병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거 아닐까?’하지만 오늘은 너무 이른 탓인지 옆 병실의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이서는 문을 힐끗 보고는 곧장 자리를 떠났다. 그녀는 지난밤 잠을 설쳤다. 그래서 회사에 도착했을 때도 머리가 여전히 혼미했다.그래서 휴게실에 가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을 수밖에 없었다. 잠은 오후까지 이어졌다. 간신히 몸을 일으킨 이서는 사무실로 걸어갔고, 이 모습을 본 하늘이 곧장 입을 열었다.“윤 대표님, 어제 선발하신 재무팀 팀장님께서 오늘부터 출근하셨습니다. 지금은 대표님의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계시고요.”이서는 하품했다.“얼마나 기다린 거죠?”“30분 정도 됐습니다. 물론 저는 돌아가서 기다리라고, 대표님께서 깨어나시면 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표님의 사무실에서 기다리겠다고 고집을 부리더군요.” “알겠어요.”이서는 이 대답을 끝으로 사무실 문을 열었다.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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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8화

눈앞의 고이서는 점잖고 예의 바른 사람으로, 아무리 봐도 적의를 띤 것 같지 않았다.이서는 그제야 마음을 진정시켰다. ‘내가 어젯밤에 잘 못 자서 터무니없는 생각을 했나 봐.’ ‘어제 인사팀에게 고이서 씨에 대해 조사하라고 했었잖아. 별문제가 없으니까 출근하게 된 거겠지.’“안녕하세요, 윤이서입니다.”“오기 직전에야 대표님의 성함을 알게 됐습니다. 제 이름은 고이서, 대표님의 성함은 윤이서라고 하더군요.”“맞아요, 우리 회사에서 일하면서 내가 필요한 일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연락해 주세요.”이서는 자신의 개인 번호를 고이서에게 적어 주었다. ‘개인 번호가 있으면 더 편하게 연락할 수 있겠지?’고이서는 손에 들린 종이를 보며 입술을 움찔거렸다. “윤 대표님, 제게 더 묻고 싶은 건 없으신가요? 없으시다면,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그래요, 돌아가 보세요.” 고이서는 고개를 끄덕인 후 이서의 사무실을 나왔고,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마자 음흉한 눈빛을 띠었다. 이서는 퇴근 시간이 되도록 바쁘게 일했지만, 곧 돌아가서 지환을 마주할 생각에 퇴근의 기쁨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듯했다. 게다가 아침에는 잠을 보충하느라 시간을 다 썼기 때문에 차라리 회사에 계속 남아 일하기로 했다. 결국 병원의 의사가 전화를 걸어오고 나서야 어느덧 밤 9시가 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 오늘 야근하시는군요? 저는 11시쯤 돌아갈 생각이에요.” “11시에 돌아가서 검사를 마치면 대략 11시 반 정도가 되겠네요. 씻고 바로 잠을 잘 테니까 옆 병실의 그분과는 전혀 접촉할 필요가 없겠고요.” 지환의 앞에 서 있던 의사는 침울한 얼굴로 그를 힐끗 바라보았다.[허허, 윤이서 씨, 조금 일찍 돌아오시죠.] ‘일찍 돌아오지 않으면, 제 목숨이 위태로울 것 같네요.’의사는 지환의 면전에서 이 말을 할 수 없었기에, 다른 이유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윤이서 씨가 일찍 돌아와서 검사를 마친다면, 저도 조금 일찍 쉴 수 있을 테니까요. 오늘 저녁에는 환자가 별로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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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화

이서는 고이서의 손에 있는 자료를 힐끗 보았다.고이서는 그제야 이서가 자신에게 던진 질문이 떠올라 얼른 설명했다.“아니에요, 오늘은 인수인계만 받았고, 일도 별로 없었어요. 단지 윤씨 그룹에 입사한 이상, 회사를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다른 부서의 팀장님에게 지난 몇 분기의 보고서를 요청했을 뿐이에요.” “아, 네...”이서는 이내 눈길을 거두었다.“우리 회사는 연장근무를 권장하지 않아요. 하려던 일을 처리했으면 어서 귀가하도록 하세요. 회사의 사정은 일하는 동안 차근차근 알게 될 테니까요.” “알겠습니다.”고이서는 대답을 한 후에도 이서를 빤히 바라보았다.그 순간, 이서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아니요, 그냥 대표님이 정말 신기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신기하다고요?” “네, 회사의 모든 사람이 대표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더라고요. 솔직히... 대표님처럼 회사의 모든 사람으로부터 인정받는 사람은 처음 봐요.” 이서가 웃으며 말했다.“그냥 하는 말일 거예요.” “저는 진심이라고 느꼈어요. 그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건, 대표님의 배후에 있는 그 남자분의 영향이 크겠죠?”이서의 안색이 변했다.“안 내리시나요?” 고이서는 그제야 자신이 아직 엘리베이터 안에 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아, 죄송합니다. 제가 대표님을 잡아 둔 모양이네요.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이서는 고개를 살짝 끄덕인 후, 고이서가 나가는 것을 지켜본 후에야 1층을 눌렀다.엘리베이터가 닫히자, 고이서는 고개를 돌려 굳게 닫힌 엘리베이터를 보았다.그러고는 곧장 핸드폰을 꺼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윤이서와 그 남자의 사이가 틀어졌는지 확인해 봐.] 답장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고이서는 이미 핸드폰을 치워버렸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가느다란 눈으로 최고층을 바라보았다. ...이서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0시를 지나고 있었다.복도는 조용했고, 진료실에만 불이 켜져 있었다. 이서는 아주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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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0화

“그게 말이죠, 아직도 출력하지 못한 진료 기록들이 한 무더기 있는데, 저 대신 출력해 줄 수 있을까요?” 이서는 산보다 더 높이 쌓여 있는 진료 기록을 보고도 망설이지 않았다.“네.”“그럼 저는 회진하러 다녀오겠습니다.”의사는 이서와 인사를 나눈 후, 진료기록 파일을 들고 방을 나섰다. 의사가 떠나자, 방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이서는 한 무더기로 쌓인 그 자료들을 어쩔 수 없다는 듯 바라보고 작업을 시작했다. 그녀가 담담한 표정으로 작업을 이어가던 찰나, 갑자기 컴퓨터의 전원이 꺼졌다.‘왜 몇 번이나 전원 버튼을 눌러도 반응이 없는 거지? 컴퓨터 문제가 아니라... 전기가 나간 건가?’ ‘...’병원에 정전이 일어난 것은 큰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하지만 병원에는 발전기가 배치되어 있을 거야. 그냥 앉아서 기다리면 되지 않을까?’ 한편, 복도 모퉁이에 숨어 진료실을 바라보던 의사와 이천이 서로를 마주 보았다.“꽤 침착하시네요. 저는 비명을 지를 줄 알았거든요.”의사가 고심하며 말하자, 이천이 꽤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우리 사모님이 어떤 사람인데, 고작 이 정도 가지고 놀라겠습니까?” 의사가 이천을 바라보았다.이천은 어색한 기침을 하고서야 이번 일을 벌인 목적을 떠올렸다.‘참, 사모님이 인기척을 내면, 옆방에 있던 대표님이 영웅처럼 사모님을 구하기로 했었지!’ ‘이렇게 하면, 두 분의 감정이 불타오를 수 있을 거야.’‘지금처럼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울 필요도 없을 거라고.’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아, 두 사람의 난제는 한동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어떡하죠? 윤이서 씨가 인기척을 보이지 않는 한, 대표님도 저 방으로 갈 수 없는 거잖아요.” 의사가 고민하며 이천에게 말했다. “사모님은 확실히 평범한 여자들과 달라요. 하지만 사모님께도 허점이나 무서운 게 있을 거예요. 분명히... 있을 거예요.” 이천은 한참 동안 머리를 쥐어짜고 생각한 끝에야 말했다.“참, 사모님은 쥐를 무서워하세요!”의사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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