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Chapter 741 - Chapter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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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1화
경호원이 다가와 말했다. "일꾼들이 전화로 한 시간 반 뒤면 도착한다고 합니다."전연우는 말했다. "급할 것 없어."그때 마숙자가 돌연 몸을 일으켰다.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던 탓인지 다리가 후들거려 겨우 일어섰다. 그녀의 눈동자 속에는 원한이 가득 차 있었다. "어르신은 당신 때문에 돌아가신 거예요!" 그녀가 떨리는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은 악마예요. 반드시 이 업보를 돌려받게 될 거예요..."전연우가 날카로운 빛을 번뜩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다 아주머니 덕분이에요. 집문서를 직접 인경아에게 가져다주지 않았다면, 땅문서에 관해선 아무도 몰랐을 거예요. 일이 잘된 데엔 당신 공도 무시할 수 없어요."전연우의 말은 고의적으로 그녀를 자극하는 듯했다.강씨 노부인의 사망 원인은 오로지 화병이다. 그녀가 지금까지 한 줄기의 위태로운 생명의 끈을 간신히 붙들고 살아나갔던 건 이 강씨 저택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문서를 훔쳐 인정아에게 넘겨주었고, 그로 인해 모든 희망을 잃은 강씨 어르신은 절망감에 휩싸인 채 숨을 거두었다.마숙자는 수십 년 동안 노부인의 곁에서 일해왔다. 늘 가족처럼 자신을 아껴줬던 노부인의 죽음에 일조했다고 생각하니 후회, 죄책감, 괴로움, 수치심... 등 갖가지 감정이 그녀를 짓눌렀다.악마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울부짖으며 그녀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내가 지옥에서 살아야 한다면, 너도 반드시 그렇게 될 거야."마숙자의 눈동자에서 돌연 살기가 기승을 부렸다. 이어 그녀는 뒤에서 식칼을 꺼내 들고 그를 향해 돌진했다. "이 악마 놈아, 죽어!"하지만 마숙자가 성공할 리는 만무했다. 잘 훈련된 경호원들이 순식간에 그녀를 제압한 것이다.전연우는 발아래 엎드려 있는 여자를 서늘한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그 순간 귀를 찢을 듯한 천둥소리와 함께 보라색 번개가 번쩍이며 하늘을 갈랐다. 그 빛에 그의 눈동자가 더더욱 날카롭고 오싹하게 번뜩였다."이년도 시체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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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2화
아마 아버지도 누군가가 그의 방에 들어올 거라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장소월이 버튼을 눌러보려 했을 때, 갑자기 문 아래 틈새로 어두운 색의 가죽 구두가 보였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그녀는 즉시 손을 떼고 아버지의 의자에 앉았다. 너무 다급히 움직이는 바람에 전에 다쳤던 곳을 또 접질리고 말았다. 그때 전연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비를 맞았는지 옷에선 아직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가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며 말했다. "별이 때문에 깼어?" 장소월이 머리를 숙여보니 아이는 이제 울음을 그친 상태였다. 다만 아이의 작은 얼굴은 열기에 붉어져 있었고 이따금 기침을 하기도 했다."아기는 나한테 줘. 손 채 낫지 않았잖아." 장소월은 그에게 아이를 넘겨주지 않았다. "몸에서 왜 휘발유 냄새가 나?" 전연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돌아오는 길에 차가 고장 나서 수리했어. 난 일단 샤워할게." "알았어." 그가 돌아서자 장소월의 눈썹이 한 번 움찔했다. 그녀의 직감은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그가 확실히 올라가는 걸 확인한 뒤, 장소월은 아이를 소파에 눕혀 놓고는 책상 아래의 스위치 버튼을 눌렀다. 불상을 올려놓았던 선반이 천천히 양옆으로 갈라졌다. 장소월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서철용의 말이 사실일 줄이야. 아버지의 서재 안에는 실제로 밀실이 존재하고 있었다! 장소월은 더는 생각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센서 등이 켜지며 그녀의 길을 밝혀주었다. 밀실에 들어선 순간, 그녀의 머릿속은 한순간에 백지장이 되어버렸다... 그녀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벽면에 엄마의 사진들이 가득가득 빼곡히 붙여져 있었던 것이다... 방은 여자의 침실처럼 꾸며져 있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감도는 침대부터 화장대, 그리고 옷장까지... 방 한가운데에는 한 폭의 그림이 놓여 있었는데, 그림 속 여자는 화려한 꽃들이 수 놓인 한복을 입고 단아한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그녀의 미소는 더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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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마음속에서 이 남자와 어머니는 분명 예사롭지 않은 관계일 거란 확신 어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장소월은 그중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서철용은 분명 무언가를 알고 있을 것이다. 장소월은 시간을 더 지체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즉시 밀실에서 나가 문을 닫고는 사진을 책갈피 안에 감추었다. 내일 다시 찾아올 생각이었다.그녀가 문을 열었을 때, 마침 샤워를 마치고 돌아온 전연우가 앞에 서 있었다. 그는 텅텅 비어있는 그녀의 두 손을 보고는 물었다. "아이는?"장소월은 그제야 별이가 떠올랐다. "아이?!" 다급하게 고개를 돌려보니 아이는 없었다. 그녀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금 전 분명 소파 위에 눕혀 놓았는데 어떻게 사라질 수 있단 말인가?바로 그때, 주먹만 한 조그만 머리가 책상 아래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는 침을 잔뜩 흘린 채 배시시 웃으며, 바닥에 엎드려 부드러운 카펫에서 구르고 있었다.장소월은 한숨을 내쉬며 가까이 다가갔다. "방금 목욕시켰더니 그새 또 못 참고 더럽혀?" 그녀의 말투에는 못마땅함과 허탈함이 골고루 섞여 있었다.장소월은 왼손으로 아이를 안았다. 오른손은 아직 채 낫지 않긴 했지만 이전만큼 아프지는 않았다. 최근 며칠 동안 전연우는 그녀에게 극진히 약을 발라주었고, 계란으로 상처를 문지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사용한 달걀은 낭비하지 않고 요리해 먹었다.그는 달걀 흰자를 좋아하지 않아 그 부분은 장소월에게 먹였다.장소월과 전연우는 성격 면에서나 식습관 면에서나 완전히 달랐다. 전연우는 감정 파동이 심한 반면, 장소월은 늘 평온했다. 또한 전연우는 매운 걸 즐겨 먹지만, 장소월은 입에도 대지 못한다.전연우는 그녀의 손에서 아이를 받아 안았다. 얼굴에 가득 묻은 침 자국을 본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래도 꾹 참고 손으로 아이의 입가를 닦아 주었다.전연우가 그녀에게 물었다. "배 안 고파? 국수 한 그릇 끓여줄까?"장소월은 고개를 저으며 시간을 확인했다. "괜찮아. 시간이 늦었어. 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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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집사가 다급한 얼굴로 인정아의 방문을 두드렸다. "사모님, 큰일 났어요. 빨리 일어나세요!"인정아는 침대에서 일어나 외투를 걸치고 집사를 따라 마당으로 나갔다.관 속에 들어있는 시체를 본 순간, 인정아의 눈에 불같은 노기가 일렁거렸다. "전연우, 이 지독한 놈!"강씨 노부인은 숨을 거둔지 이미 며칠이나 지난 것 같아 보였다. 냉동관이 더이상 작동하지 않으니, 두 시간 만에 견딜 수 없는 악취가 풍겨 나왔다.노부인의 옆엔 흰색 마의를 입은 마숙자가 누워있었는데, 이마엔 어딘가에 부딪힌 자국이 남아 있었다.인정아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가서 확인해봐요. 살았는지 죽었는지!"집사는 두려웠지만 애써 용기 내어 마숙자의 코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혼비백산하며 말했다"죽... 죽었어요!""사모님, 어떻게 해요. 모두 죽었어요!"인정아의 이마가 깊게 찌푸려졌다. 그녀의 날카로운 시선이 관 모서리에 남겨져 있는 핏자국에 닿았다. 관에 머리를 부딪쳐 그 충격으로 사망한 것 같았다.인정아가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 "발인을 맡길 사람들을 불러요. 절대 일을 시끄럽게 만들면 안 돼요... 그냥 성세 그룹 대표의 뜻이라고 말하세요.""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가겠습니다!"전연우, 절대 널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야!그의 행각은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더 잔인했다.어느덧 아침이 되어 하늘이 밝았다. 침대에서 장소월이 몸을 뒤척인 순간, 옆에 누워있던 아이가 돌연 자지러지게 울음을 터뜨렸다.그 시끄러운 소리에 전연우도 잠에서 깨어났다."전연우, 별이 배고픈가 봐. 분유를 가져다줘." 장소월이 눈을 감은 채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딘가 애교가 섞여 있는 것 같기도 했다전연우는 손을 이마에 올려놓고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눈을 떴다. 옆에 누워있는 여자를 쳐다보니 매끈하고 가련한 어깨를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장소월에게 이불을 덮어주고는 일그러진 얼굴로 침대에서 일어나 잠옷을 챙겨 입고 아이를 안아 방에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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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5화
전연우와 장소월은 오후에야 점심을 먹었다. 기성은이 사인받아야 할 서류 한 무더기를 갖고 전연우를 찾아왔다. 두 사람은 서재에서 한동안 회사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30분 뒤, 전연우는 운전을 가르쳐주겠다며 장소월을 불러냈다.운전 연습을 시켜주겠다는 그의 말은... 결코 농담이 아니었던 것이다.전연우는 예전 별장의 폐기물 창고로 쓰던 공간을 차고로 개조해 놓았다. 한눈에 봐도 값비싼 고급 차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는데, 그중 화려한 핑크색 벤틀리 차량이 가장 특별하게 두드러져 보였다."전연우... 오늘은 운전 연습할 시간이 없어. 작업실에 그림 의뢰가 들어와서 내가 가봐야 해. 다음에 하면 안 돼?""그럼 일단 두 시간만 연습하자."전연우는 그녀에게 거부할 여지조차 주지 않았다.전연우는 그녀를 운전석에 앉히고 곧바로 출발시켰다. 그녀는 긴장과 당황스러움이 역력한 얼굴로 운전대를 잡았다. "...기초 이론부터 배워야 하는 거 아니야? 이렇게 다짜고짜 운전을 어떻게 해."전연우가 그녀에게 말했다. "이론은 너한테 어렵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일단 실전부터 시작해."차 안에서 전연우는 차 내부 모든 장비와 기능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고, 장소월은 한 번 듣고서 바로 기억했다. 그의 설명에 따라 액셀을 밟고, 창고에서 차를 빼내려 한 순간, 눈 깜짝할 사이에 옆에 주차되어 있던 전연우가 자주 몰고 다니는 롤스로이스를 들이받았다.그녀가 너무 세게 액셀을 밟았던 탓에 쿵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미처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못해 장소월의 이마가 핸들에 부딪히려던 찰나, 전연우가 손바닥을 그녀의 이마에 가져갔다. "...액셀은 천천히 밟아야지, 너무 급하게 밟으면 안 돼."장소월이 미안함이 가득 어려있는 얼굴로 말했다. "미안해. 네 차를 망가뜨렸어."그녀는 도저히 차 수리 비용을 부담할 수가 없었다!그녀의 딱딱하고 거리감 느껴지는 말에 전연우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계속 운전해."장소월은 전생에도 차를 다뤄 본 적이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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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6화
장소월은 그의 어두운 안색을 차마 보지 못하고, 도망치듯 몸을 돌려 황급히 자리를 떴다.그녀를 제외하고 그를 이렇게까지 화나게 만드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전연우는 짜증스러운 얼굴로 집에 들어가 차 키를 현관에 툭 던져 놓고는 거실 소파에 앉아 테이블 위에 있는 담배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전화를 걸어 차 매장 직원에게 차를 수리하러 오도록 요청했다.은경애는 전연우가 들어오긴 전 이미 장소월과 함께 위로 올라갔다. 멀리서도 그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는 혹여 자신에게 불똥이라도 튈까 봐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진 것이다.장소월은 핸드폰을 열어 고객의 요구 사항이 적힌 이메일을 확인했다. 그녀는 곧바로 작업실에 들어가 준비를 시작했다. 결과물을 제출할 때까지 그녀에게 한 주의 시간이 주어졌다. 그녀에게는 충분한 시간이었다.별이는 분유병 꼭지를 입에 물고 조용히 침대에 누워 장소월을 쳐다보고 있었다. 장소월은 아이가 울 때면 가끔씩 안아 달래 주었다."아가씨, 손이 아직 다 낫지 않았는데 벌써 일을 시작하시는 거예요? 상처가 덧나면 어쩌시려고요.""괜찮아요, 지금 이곳에서 사용하는 것 모두 전연우의 돈으로 산 거잖아요. 저도 공짜로 먹고 마실 순 없으니까 뭐라도 해야죠."하지만 그녀가 붓을 든 순간, 코에서 피가 예고 없이 흘러내려 옷을 어지럽혔다."세상에, 어떻게 된 거예요."은경애는 깜짝 놀라며 빠르게 휴지 몇 장을 뽑아 그녀에게 건넸다. 장소월은 다급하게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문을 잠갔다.하지만, 한 방울의 핏방울이 대리석 바닥에 떨어지는 건 막지 못했고, 마침 그곳에 들어온 전연우의 눈에 들어왔다.남자가 농후한 담배 냄새를 풍기며 바닥에 흘러내린 피를 응시하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은경애가 당황스러움이 역력한 얼굴로 설명했다. "아가씨께서 갑자기 코피를 흘렸어요."욕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은 전연우는 성큼 걸어가 문을 두드렸다. "...문 열어.""장소월!"아무리 부르고 불러도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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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화
그녀의 얼굴에 묻은 피를 깨끗이 닦은 뒤, 서철용이 마스크를 내리고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 "...소월 씨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자격 없어요!"장소월은 격렬하게 숨을 들이쉬었다. 머리가 깨질 것 같은 통증에 이어 극심한 기침이 시작됐다. 그 충격에 입안에서 피가 울컥 쏟아졌다.그 모습에도 서철용은 전혀 당황하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그저 상관없는 사람처럼 그녀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만 볼 뿐이었다.얼마 뒤, 서철용은 장소월에게 약을 두 알 먹였다. 그녀가 정상 상태로 회복하자 일반 병실로 옮겼다.전연우가 수술실에서 나온 서철용을 붙잡고 물었다."장소월 대체 어떻게 된 거야!"서철용은 가느스름한 눈으로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병원 규정에 따르면 환자의 질병에 대해 알 권리는 직계 가족이나 배우자만 가질 수 있어. 넌 그중 환자와 어떤 관계야?"서철용은 느긋하게 말하다가 무언가 생각난 듯 손바닥으로 이마를 쳤다. "아, 까먹을 뻔했네. 두 사람은 남매였다는 거."전연우가 차가운 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일갈했다. "내가 듣고 싶은 건 그렇게 쓸데없는 말이 아니야."전연우가 주먹까지 들어 올렸지만, 서철용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전연우, 넌 장소월에게... 점점 더 빠져들고 있는 것 같아!""설마, 정말 사랑에 빠지기라도 한 거야?" 서철용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정말 황당하단 말이야! 넌 장해진의 친아들이잖아. 너와 장소월은 이루어질 수 없어."전연우가 장해진의 친자식이라는 건 서철용을 제외하면 아무도 알지 못하는 사실이었다.서철용의 눈동자가 코너에 숨어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누군가에게로 향했다. 인시윤은 깜짝 놀라 입을 틀어막았다. 그녀는 자신이 조금 전 들었던 모든 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전연우와 장소월이... 정말... 친남매였다니!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불가능하다!만약... 남매인 사실을 전연우도 알고 있다면, 그들은...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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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8화
장소월은 가슴이 통증으로 저려왔고 목구멍은 피로 꽉 막힌 듯한 마디도 내뱉을 수가 없었다.아버지는 며칠 뒤에야 돌아오신다고 했는데?왜 이렇게 빨리 돌아왔을까?보아하니 서철용이 그녀의 병을 숨겨준 듯했다. 장소월은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온몸에 힘이 빠져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수다스러운 은경애의 모습은 장소월로 하여금 오랜만에 소현아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의사 선생님께서 최근 영양을 너무 과다섭취해서 코피가 난 거래요. 인삼 삼계탕과 한약을 그렇게 많이 드셨으니... 결론적으로는 괜찮대요." "아가씨, 안심하세요. 퇴원하고 나면 대표님도 더는 아가씨를 괴롭히지 않을 거예요." "그래요!" 장소월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겨우 한 마디 내뱉었다. 장소월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거의 2주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서철용은 그녀가 직접 장씨 가문의 몰락을 보게 하기 위해 생명 연장의 의지도 없는 장소월에게 항암 약을 먹이기 시작했다. 서철용은 늘 그녀가 약을 다 먹을 때까지 지켜보고 나서야 병실을 나섰다. 하마터면 호시탐탐 그녀의 목숨을 노렸던 사람이라는 걸 잊을 뻔했다. 전연우는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그녀와 함께 보냈다. 그동안... 강만옥도 병원에 왔었지만, 전연우의 경호원이 그녀를 들여보내지 않았다. 장소월은 강만옥의 기척을 듣고 있었지만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는 어린 여자아이의 목소리까지 들었다. 그녀가 기억하기론 강만옥은 아들을 낳지 않았던가? 최근 며칠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내렸다. 장소월은 줄무늬 환자복을 입고 산책하러 병실을 나섰다. 시들고 노랗게 색이 바랜 나뭇잎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녀가 손을 내밀자 나뭇잎이 마침 그녀의 손바닥에 떨어졌다. 몇 달만 더 지나면 올해는 끝이 난다.그녀는 과연 내년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을까?이번 생에선 고작 31세까지도 살지 못한다...장소월은 조금의 아쉬움도 있는 것 같지 않았다.헤어지기 아쉬운 사람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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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9화
"아저씨는요?" 중년 남자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심장이 안 좋아서 조만간 수술을 받아야 해요. 다만 그 수술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장소월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머리를 숙이고 말했다. "괜찮을 거예요. 좋은 사람에겐 행운이 따르는 법이거든요." 그를 위로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위로하는 것인지 모를 한 마디였다. 중년 남자가 신문을 접고 다리를 꼬고 앉아 장소월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 자애롭고 친절한 미소가 번졌다. "아가씨에게도 행운이 깃들길 기도할게요." "시간이 늦었어요. 돌아가야겠어요." 남자가 멀지 않은 곳에서 몰려오는 사람들을 힐끗 보고는 물었다. "가기 전에 한 번만 안아봐도 될까요?" "..." "이 이유가 너무 황당할 거라는 건 알지만... 아가씨를 보면 자꾸 먼저 하늘나라로 간 아내가 떠올라요. 전 그 사람이 너무 그립거든요..." "그냥 수술 전에 위로 한 번만 해준다고 생각해주면 안 되나요?" 그는 말할 때에도 아주 부드러운 사람이었다. 장소월은 고민 없이 머리를 끄덕였다. "네!" 그는 장소월과 몇 초간 포옹한 뒤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떠나기 전, 깜빡하고 신문을 벤치에 남겨두었다. 장소월이 신문을 집어 들고 그를 쫓아가려 한 순간, 돌연 그녀 머리 위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밖에서 바람 쐬니까 재밌어?" 전연우는 차가운 얼굴로 검은색 슈트를 벗어 그녀의 몸에 덮어주었다. "옷 갈아입어. 내가 퇴원 절차 다 밟았어." 전연우는 자신의 정장을 두른 장소월의 어깨를 감싸 안고 걸어갔다. 장소월이 뒤돌아보니, 그 중년 남자는 이미 모습을 감추었다. 장소월의 손엔 그 남자의 신문이 쥐어져 있었다. 차 안에서, 전연우가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살펴보고 있었다. 단순히 기혈을 회복시키는 약인 듯 보였지만, 이는 서철용이 특별히 그녀를 위해 준비한 것이라는 걸 장소월은 똑똑히 알고 있었다. 섭취량도 예전보다 적잖이 증가했다. "네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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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화
장해진은 호흡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뇌졸중을 앓고 있다고 한다. 초점 없는 눈을 끔뻑거리며 손으로 괴이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말을 할 수도, 남의 도움 없이는 식사를 할 수도 없는 상태였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거라곤 휠체어에 앉아있는 것뿐이었다. 3살밖에 되지 않은 여자아이는 강만옥과 똑 닮은 얼굴이었다. 아이는 주눅이 들었는지 몸을 움츠리고 강만옥의 뒤에 앉아 있었다. 4년이 흘렀음에도 강만옥은 전혀 늙지 않았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성숙한 여성미를 풍기고 있었다. 짙은 파란색에 하얀 꽃잎이 수 놓인 원피스, 옅은 컬러의 립스틱을 바른 입술... 긴 머리는 짧게 잘라 파마를 했고, 귀에는 값비싼 귀걸이를 하고 있었다. 평소 말이 많은 은경애도 오늘은 왠지 조용했다. 강만옥은 예전처럼 여주인의 오만한 자태를 뽐내며 딸아이의 손을 잡고 말했다. "그동안 소월이는 더 예뻐졌구나. 이 아이는 나와 네 아버지의 딸이야, 이름은 장명주고." "명주야, 네 언니야. 얼른 언니라고 부르렴." 장명주는 한 발짝 앞으로 걸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장소월을 불렀다. "언... 언니!" 장소월은 마치 심장에 비수가 꽂힌 듯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서다가 도망치듯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아버지가 돌아오시기만 한다면, 예전의 모습이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서철용이 했던 예언은 모두 현실로 구현되고 있었다. "장해진은 절대 무사히 돌아오진 못할 거예요." 그녀의 방에 들어간 전연우는 머리를 푹 숙이고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있는 장소월을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가 앞으로 다가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의부님이 돌아오시는 걸 원했던 거 아니었어?" "대체 왜 이러는 건데?" 그녀는 전연우가 서울에 데려온 그 날 이후부터 늘 이렇듯 허망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녀의 눈은 항상 아무런 감정도 없이 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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