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Chapter 1391 - Chapter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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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1화

량천옥은 급하게 의사를 찾아왔다. 의사는 량천옥의 신분을 알기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량천옥은 급하게 의사를 찾아갔다. “고은지 씨 병실로 갑니다.”의사들은 필요한 장비를 챙기고 서둘러 고은지의 병실로 향했다.량천옥도 황급히 따라나서려는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지금은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다.정록담이라는 걸어온 전화라는 걸 본 순간 바로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야!”“사모님, 큰일 났습니다.”정록담의 목소리는 심각했다. 량천옥은 그 자리에 우뚝 서서 뒤돌아보았다.의사들은 이미 고은지의 병실 안으로 들어간 상태였다.량천옥은 조용히 몸을 돌리고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대체 무슨 일이야.”정록담은 웬만해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큰일이 났다니...정록담이 망설이는 듯한 기색을 보이자 량천옥은 더욱 불안했다.량천옥은 애써 진정하려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떨리는 목소리로 다그쳤다.“정확히 무슨 일인데?”“작은 아가씨가...” 량천옥은 숨이 턱 막혔다.고희주, 량천옥의 외손녀가...량천옥은 머리가 핑 도는 것만 같았다. 온몸의 피가 솟구치는 것 같았다. 정록담은 계속해서 해외에서 발생한 상황을 설명했다.하지만 정록담이 말을 이어갈수록 량천옥의 머릿속은 새하얘졌다.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점점 들어갔다. 초점은 점점 흐려져 갔고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정록담이 말을 마치자 전화기 너머로 숨 막힐 듯한 정적이 찾아왔다.량천옥은 다리에 힘이 풀렸다.핸드폰이 손에서 툭 떨어졌고 얼굴은 하얗게 질려버렸다.‘희주... 희주가...!’고은지는 갑자기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의사는 청진기를 고은지의 가슴에 갖다 댔다.그 차가운 감각에 고은지는 숨을 참고 몸을 웅크렸다.“여기 아파요? 어떻게 아파요?” 의사의 질문에 고은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아픈 것은 아니지만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마치 물에 빠진 것처럼 질식되는 기분이었다.그러다 갑자기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다.“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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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2화

의사는 고은지에게 말 몇 마디 한 후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고은지는 의사의 말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했다.고은지는 보이지 않는 손이 그녀를 옥죄는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그 손은 고은지를 끌고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으로 끌어가려고 하고 있었다....량천옥은 두 시간 후에 병실로 돌아왔다. 고은지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침대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량천옥의 표정은 꽤 좋지 않았다. 량천옥이 고은지의 손을 잡고 물었다.“의사가 뭐라고 했어?”“문제없대요.”고은지가 담담하게 얘기했다.량천옥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무도 량천옥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것이다.량천옥은 그저 담담하게 얘기했다.“며칠 떠나야 할 것 같아. 병원에서 잘 있어. 어디도 가지 말고.”량천옥이 간다는 말에 고은지는 흠칫 굳어버렸다.그리고 무표정으로 량천옥을 바라보았다.“왜? 왜 그렇게 보는 거야?”“또... 가는 거예요?”고은지의 말에는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그런 고은지의 말에 량천옥은 마음이 답답하고 아팠다. 그리고 고은지의 손을 꼭 잡으며 얘기했다.“널 버리려는 게 아니야. 해외로 나가서 다른 일을 좀 봐야 할 것 같아.”고은지는 손을 빼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아까 한 말을 후회했다.아마도 아파서, 판단력이 흐려져서 그런 말을 한 것 같았다.‘그저 며칠 같이 살고 아침을 같이 먹었을 뿐인데 왜...’세상이 너무 가혹해서, 량천옥의 온기라도 붙잡고 싶었던 걸까? 하지만... 그 온기를 욕심내도 되는 것일까?량천옥은 바로 떠날 준비를 했다. 고은지에게 나태현과 만나지 말라고 당부하고 또 간호인에게 고은지를 잘 간호해달라고 당부했다.그리고 간호인에게 일주일에 천만 원을 주겠다고 했다.간호인은 그 금액을 듣고 바로 환하게 웃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모님. 제가 열심히 모시겠습니다.”량천옥은 병실 밖에 서서 누워있는 고은지를 쳐다보았다.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다 못해 해진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었다.눈물을 슥 닦은 량천옥이 바로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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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3화

강성에 피바람이 불었다.순식간이었다. 누가 먼저 일으킨 폭풍인지는 몰랐으나 밀려오는 검은 폭풍은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이 포효했다.오후 네 시.고은지의 병실에 누군가가 도착했다.바로 량의였다.량의를 본 고은지는 놀라서 무슨 반응을 보여야할지 몰랐다.량의는 본인의 손녀를 보면서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그리고 고은지 침대맡에 앉아서 한숨만 푹 내쉬었다.“아이고...”고은지는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량의는 붉어진 눈으로 고은지를 향해 뭔가를 물으려고 했지만 순간 어디부터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결국 또다시 한숨을 내쉬더니 얘기했다.“너 때문에 네 엄마가 나를 미워하고 있어. 하지만... 그럴 만도 하지.”“...”미워한다고?량천옥이 다른 사람을 미워할 줄도 알았던가?고은지는 량천옥이 그저 돈과 명예를 쫓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무리 미운 사람이라고 해도 이용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이용할 줄 알았다.량천옥과 량의는 강성에서 유명한 모녀다. 그것도 아주 위험하기로 소문난 사람들이다.량의는 머리가 아주 똑똑한 사람이었다.량천옥이 지금 이렇게 떵떵거리고 살 수 있는 이유도 다 량의가 량천옥의 인생을 계획해 주었기 때문이다.강성의 사람들은 량천옥이 이런 엄마를 두고 있다는 것에 부러워했다.하지만 량천옥이 량의를 미워한다니...량천옥이 그녀에게 수많은 부와 명예를 가져다준 사람을 미워한다니.고은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은지는 량천옥에 대한 평가를 하고 싶지 않았다.고은지의 정신은 온통 고희주의 일에 팔려있었다. 나태현이 고은지에게 고희주가 폐 쪽에 감염이 생겼다는 것을 알려준 순간부터 고은지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 가고 있었다. 두 눈을 꼭 감은 고은지는 악몽을 지우려 애썼다.그리고 눈을 뜨고 량의에게 물었다.“미워해야 할 존재라고 생각해요?”고은지는 눈앞의 사람이 자기 외할머니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그것도 직접 고은지를 내다 버린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바로 고은지의 어린 시절을 완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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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4화

량천옥이 고은지의 어머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아버지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궁금해해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량의가 ‘아버지’의 얘기를 꺼내니 고은지는 그대로 굳어버렸다.“제 아버지요?”“그래, 네 아버지.”“그 사람은 어디 있어요?”고은지가 설마 하면서 물었다.고은지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다.량의는 고은지를 보면서 얘기했다.“죽었어.”“...”량의의 속도 좋지는 않았다. 그런 일을 저질렀을 때까지만 해도 량의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시 되돌아보니 그게 얼마나 나쁜 짓이고 얼마나 힘든 짓인지 알게 되었다.“다 내 잘못이야. 내가 잘못했어.”량의가 가볍게 얘기했다.“...”고은지는 싸늘한 시선으로 량의를 노려보았다.그리고 문득 생각이 들었다.이 사람이 바로 고은지의 외할머니라는 것이...고은지는 무서웠다. 눈앞의 외할머니라는 혈육이 이런 악마였다니...고은지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물었다.“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고은지는 본인 아버지의 죽음이 량의와 어느 정도 상관이 있다고 생각했다.량의가 죽인 것일까?량의와 량천옥이 강성에서 무섭기로 소문났다는 것을 떠올리면... 그럴 만도 했다.량의는 량천옥을 위해 뭐든지 하는 사람이다.량천옥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량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량천옥의 요구를 만족시켜 준다.그래서 고은지는 자기 아버지의 죽음이 두 사람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량의는 고은지의 질문을 듣는 순간 표정이 약간 변했다. 고은지는 그 변화를 바로 캐치해냈다.결국 량의는 심호흡을 하더니 얘기했다.“그건 몰라도 돼.”“그럼 제가 알 수 있는 건 뭐가 있죠?”고은지가 차갑게 얘기했다.왜 고은지의 혈육들은 다 이런 악마일까.고은지는 자기한테서 그들과 같은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네가 미워해야 하는 사람은 나라고, 네 엄마는 널 여전히 사랑한다고, 널 계속해서 찾아왔다는 것만 알면 돼.”“날 찾으면서 날 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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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5화

그러한 의심이 드는 순간 량의는 숨이 턱 막혔다.고은지가 차갑게 웃었다.“사랑... 하하... 제가 생각하는 사랑은 이런 것이 아니거든요.”“그럼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사랑은 나의 것을 주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걸 주는 게 아니에요.”“...?”“량천옥 씨를 그렇게 만들고 나서 우월감을 느끼셨죠.”“...”“량천옥 씨를 사랑하는 거예요, 아니면 량천옥 씨와 함께 누리는 삶을 살고 싶은 거예요.”강성에서 량천옥의 소문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사람들은 다 량천옥이 얼마나 잔인하고 독한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게다가 남의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열심인지도 알고 있었다.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량천옥의 손에서 산산조각 났다.배항준도 배준우의 어머니에게서 빼앗아 온 것이 아니었는가.그리고 량천옥 뒤에서, 량의는 이 모든 것을 같이 누렸다.이게 바로 량의가 말한 사랑이었다.량의는 고은지의 말을 듣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창백해진 얼굴로 고은지를 쳐다보았다.“만약 정말 사랑했다면 모든 수를 써서라도 같이 행복한 삶을 살려고 했을 거예요. 그리고 같이 어려움을 극복하겠죠.”“...”“량천옥 씨가 아끼는 가족을 걸림돌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요.”“...”창백했던 얼굴이 고은지의 말을 듣고 더욱 창백해졌다.장애물이라는 단어가 량의의 가슴에 박혔다.그렇다면 량천옥을 향한 사랑은 정말 잘못된 걸까?의심이 량의의 가슴 속에 뿌리를 내리고 점점 커져만 갔다.량의는 멍하니 고은지를 보면서 물었다.“그래서... 내가 잘못했다는 거야?”“한번 물어봐요. 량천옥 씨는 나를 위한답시고 희주를 버리진 않을 거예요.”“...”희주를 버린다고?희주는 량의의 증손녀였다.량천옥은 고은지가 본인 딸이라는 것을 알고 고희주에게도 많은 신경을 썼다.“제 아이는 식물인간이니... 아마 또 걸림돌로 생각하시겠죠.”“아니야... 그게 아니야...”고은지의 질문에 량의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고희주는 장애물이 아니었다.량의는 고희주가 얼른 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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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6화

고은지는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 지금 고은지는 귀를 막아서라도 량의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량의는 그런 고은지를 보면서 몸을 약간 떨었다.량의도 고은지의 분노와 증오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본인이 얼마나 잘못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가슴 쪽에서 고통이 퍼져나갔다.량의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얘기했다.“먼저 가마. 몸 잘 챙기고. 난...”량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량천옥에게 미안한 것보다 고은지에게 미안한 마음이 더욱 컸다.고은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가운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고은지의 태도에 량의는 가슴이 먹먹했지만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미움받는 건 당연했다.여태껏 그래왔던 일이니까......량의가 떠난 후 병실에는 고은지 혼자 남았다. 고은지는 이불 끝자락을 움켜쥔 채 온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일부러 버린 것이라니.하.전에 비슷한 기사를 봤을 때 고은지는 믿지 않았다.어떻게 자기 자식을 버리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하지만 량의가 그런 사람일 줄은...량의는 그저 아름답고 젊은 딸을 이용해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은 사람일 뿐이었다.량의는 돈과 명예를 향한 욕심을 사랑이라 치부하며 살아왔던 것이다....다른 한편.량천옥은 이미 공항에 도착했다.량천옥은 고은영에게 전화를 걸어 고은지를 잘 보살펴달라고 했다.갑자기 량천옥이 해외로 나간다는 말을 들은 고은영은 의아해하면서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배준우를 쳐다보았다.배준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량천옥 씨가 전화를 건 거야?”흘러나오는 목소리로 전화를 건 사람이 여자라는 건 알 수 있었다.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나한테 언니를 잘 보살펴달라고 했어요. 자기는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요.”량천옥이 해외로 나간다는 것을 들은 고은영은 이상하게 등골이 서늘했다. 아마도 예전의 트라우마 때문일 것이다.두 사람은 량천옥이 해외에도 많은 사업을 키우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으니까 말이다.천의는 빙산 일각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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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7화

배준우는 고은영에게 조용히 하라고 손짓했다. 고은영은 놀라서 얼른 손으로 입을 막아버렸다.그 귀여운 모습에 배준우는 입꼬리를 올렸다.“여보세요.”“대표님...”전화기 너머에서 기성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기성훈이 전화한 거라면... 아마도 고희주의 일 때문일 것이다.배준우는 고은영을 의식하며 시선을 돌렸다. 고은영은 이미 휴게실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기성훈이 뭐라고 더 얘기하자 배준우의 안색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두 눈은 얼음장같이 차가울 뿐이었다.돌아온 고은영은 차가운 기운을 뿜는 배준우를 보고 깜짝 놀랐다.결혼한 이후로 부드러운 배준우의 모습만 봤으니 지금 같은 모습은 처음이었다. “준우 씨...”고은영의 목소리에 배준우는 정신을 차리고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그 시선에 고은영은 더욱 겁을 먹었다.“왜 그래요?”고은영이 얼른 배준우를 향해 걸어갔다.설마 량천옥이 해외로 떠난 것이 정말 배준우를 공격하기 위해서인가?이런 상황에도 배준우를 해치울 생각만 하다니.고은영은 량천옥이 충분히 그런 짓을 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량천옥은 그만큼 독한 사람이니까 말이다.고은영은 저도 모르게 나태현이 고은지에게 저지른 일들을 떠올랐다.나태현의 모든 행동은 량천옥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이다.만약 량천옥이 정말 나태현을 뒤엎을 결심을 한다면, 나태현은 1초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배준우 곁에 쪼그려 앉은 고은지가 따뜻한 작은 손을 배준우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량천옥 씨가 정말 준우 씨를 노리는 거예요?”이런 계모가 있다는 것도 저주라면 저주였다.량천옥이 배준우의 새엄마라는 것을 떠올린 고은영은 약간 흠칫했다.고은지는 량천옥의 친딸이자 고은영의 언니다. 량천옥은 또 배준우의 계모다.족보가...“아니야.”배준우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 말을 들은 고은영은 한숨을 돌렸다.만약 량천옥과 배준우가 정말 싸운다면 그건 힘든 전쟁이 될 것이다.“그럼 무슨 일이에요?”“희주가...”겨우 입을 연 배준우가 뜸을 들였다. 그리고 더욱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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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8화

나태현이 해외로 나갔다.량천옥도 해외로 나갔다. 배준우는 저도 모르게 고은영을 쳐다보면서 표정을 굳혔다.“그래, 알겠어.”전화를 끊자마자 고은영이 달려들어 물었다.“나태현 씨도 해외로 나갔대요?”배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고은영의 낯빛이 파리하게 질려버렸다.량천옥은 고은영에게 고은지를 잘 부탁한다고 했다.그러니 아마 고은지는 아직 이 소식을 모를 것이다. 만약 고은지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같이 해외로 가려고 했을 것이다.고은영은 초조함에 두 손을 모으고 말했다.“희주에게 문제가 생긴 게 틀림없어요.”“...”배준우도 예감이 좋지 않았다.“무슨 상황인지 알아볼 수 있어요?”안개에 갇혀 제대로 볼 수 없는 기분은 공포심만 극대화할 뿐이다. “기성훈이 얘기하길, 경비가 너무 삼엄해서 들어갈 수 없대.”그러니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것은 바로 나태현일 것이다.아무리 량천옥이라고 해도 그저 외부에서 관찰하면서 내부의 상황을 짐작할 뿐, 다른 건 할 수 없었다.고은영은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해 걱정하고 있었다.“희주가... 희주...”“일단 진정해. 그렇게 심각한 일이 아닐 수도 있잖아.”과연 그럴까.고은영은 지금 이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고 생각했다.만약 고희주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긴다면 고은지는 나쁜 마음을 먹을 것이다.그리고 량천옥과 힘을 합체 나태현을 죽여버리려고 할 것이다.배준우는 기성훈에게 연락해 그곳의 상황을 최대한 많이 알아보게 했다.고은영은 량천옥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량천옥의 전화도 꺼진 상태였다.“병원에 다녀와야겠어요.”고은영은 고은지가 걱정되었다.“기사를 붙여줄게.”“네.”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고은영의 머릿속은 아주 복잡했다. 온통 고희주와 고은지와 연관된 일이었다.고은지의 말을 듣고 나태현에게 고희주를 넘긴 것도 후회되었다.나태현...고희주에게 무슨 문제가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은영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다....병원.고은지는 이성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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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9화

고은영은 빠르게 병원으로 달려왔다.엘리베이터에서 나올 때 너무 급하게 달린 나머지 한 남자와 부딪히게 되었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은영을 부축해서 일으켜 준 후 바로 떠났다.남자에게 풍기는 향수가 너무 좋아서 고은영은 저도 모르게 남자의 뒷모습을 또 한 번 쳐다보았다.고고하고 차가운 모습의 남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고 있었다.고은영은 정신을 차리고 얼른 고은지의 병실로 왔다. 고은지는 멍해서 앉아있었다.병원장은 공경하게 얘기하면서 고은지의 요구를 다 들어주겠다고 했다.고은지는 그저 멍해서 그 말을 듣고 있었다.고은영을 본 병원장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럼 저는 먼저 물러나겠습니다.”“감사합니다.”고은지가 굳은 채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고은영은 그러한 고은지의 반응에 이상함을 느꼈다. 고은지는 이미 고희주의 일을 알고 있는 사람 같아 보였다.병원장은 그대로 떠났다.고은영은 너무 바삐 달려와 겨우 숨을 고르고 있었다.고은지의 모습을 보면서 고은영은 고은지가 고희주의 일에 대해 아는지 모르는지 잘 몰랐다.고은영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입을 열었다.“언니.”그 말에 고은지가 정신을 차렸다.“아, 은영아, 왔구나.”담담한 말투는 마치 고희주의 일을 모르는 사람 같았다.고은영은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고희주가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해외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량천옥과 나태현이 다 가볼 정도니...두 사람이 어떤 소식을 들고 돌아올지는 아무도 몰랐다.게다가 량천옥과 나태현이 만나서 싸우지 않을지 걱정되었다.고은영은 그런 걱정을 숨기면서 고은지의 옆에 의자를 가져와 앉았다.“물 마실래?”“아니, 아까 마셨어. 괜찮아.”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뭐라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머릿속은 온통 고희주를 향한 걱정으로 가득 차 다른 화제를 꺼낼 수 없었다.고은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은영아, 나 이상하게 계속 가슴 쪽이 먹먹하고 답답하게 아파.”“아파? 그러면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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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0화

말로는 괜찮다고 했지만 고은영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했다.고은지는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물었다.“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아니야. 아까 량천옥 씨의 전화를 받았어. 요즘 해외로 나가야 해서 못 돌아온대. 그래서 나한테 언니를 부탁한다고 했어.”“해외? 어디로?”고은지가 물었다.고은지는 예민한 상태라 한가지 말만으로도 수많은 나쁜 상상을 이어나가고 있었다.“해외에 프로젝트가 있다고 했어. 알잖아, 사업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고은영은 대충 그럴듯한 이유를 얘기했다. 고은지는 고은영의 말을 듣고 입꼬리를 약간 올렸다. 그리고 비웃음을 흘렸다.“그렇지. 그건 바로 엄마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는 증거가 아니겠어?”모든 것을 버리고 돈과 명예를 좇아 얻은 것들이 아닌가.역시, 독한 사람이 잘살 수 있다.고은영은 고은지가 량의를 얘기하는 것을 보고 약간 심장이 철렁했다.“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응?”“오늘 량의가 날 찾아오셨어.”“...”그 말을 들은 고은영은 그대로 굳어버렸다.고은영에게 있어서 량천옥은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량천옥이 그렇게 된 건 량의 때문이었다.그래서 고은영은 량의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무슨 말을 했어?”고은영이 물었다.그들이 이미 사과했다고 하지만 고은영은 여전히 당한 것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아니, 잊을 수 없을 것이다.“나를 버린 건 본인이 딸을 너무 사랑해서라고 했어.”“그런 게 어디 있어!”고은영이 바로 반박했다.딸을 사랑해서 손녀를 버린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고은지는 피식 웃고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그런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어.”“...”“모든 게 다 본인 탓이니 량천옥 탓을 하지 말라고 했어.”“...”고은영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량천옥의 딸로서, 고은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아야 할 것이다.하지만 량천옥이 고은영을 죽이려 했던 것을 떠올리면,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량천옥이 정말 마음을 먹는다면, 그녀는 어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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