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괜찮다고 했지만 고은영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했다.고은지는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물었다.“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아니야. 아까 량천옥 씨의 전화를 받았어. 요즘 해외로 나가야 해서 못 돌아온대. 그래서 나한테 언니를 부탁한다고 했어.”“해외? 어디로?”고은지가 물었다.고은지는 예민한 상태라 한가지 말만으로도 수많은 나쁜 상상을 이어나가고 있었다.“해외에 프로젝트가 있다고 했어. 알잖아, 사업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고은영은 대충 그럴듯한 이유를 얘기했다. 고은지는 고은영의 말을 듣고 입꼬리를 약간 올렸다. 그리고 비웃음을 흘렸다.“그렇지. 그건 바로 엄마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는 증거가 아니겠어?”모든 것을 버리고 돈과 명예를 좇아 얻은 것들이 아닌가.역시, 독한 사람이 잘살 수 있다.고은영은 고은지가 량의를 얘기하는 것을 보고 약간 심장이 철렁했다.“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응?”“오늘 량의가 날 찾아오셨어.”“...”그 말을 들은 고은영은 그대로 굳어버렸다.고은영에게 있어서 량천옥은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량천옥이 그렇게 된 건 량의 때문이었다.그래서 고은영은 량의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무슨 말을 했어?”고은영이 물었다.그들이 이미 사과했다고 하지만 고은영은 여전히 당한 것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아니, 잊을 수 없을 것이다.“나를 버린 건 본인이 딸을 너무 사랑해서라고 했어.”“그런 게 어디 있어!”고은영이 바로 반박했다.딸을 사랑해서 손녀를 버린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고은지는 피식 웃고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그런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어.”“...”“모든 게 다 본인 탓이니 량천옥 탓을 하지 말라고 했어.”“...”고은영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량천옥의 딸로서, 고은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아야 할 것이다.하지만 량천옥이 고은영을 죽이려 했던 것을 떠올리면,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량천옥이 정말 마음을 먹는다면, 그녀는 어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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