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บทที่ 1341 - บทที่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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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1화

나태범과 집사는 서로를 마주 보더니 의아한 눈빛으로 안지영을 바라보았다.그 눈빛에는 의아함과 불안함이 섞여 있었다.안지영은 마른침을 삼키고 이어서 얘기했다.“그렇게 보지 말아주세요.”“너 아직 장선명과 결혼한 것도 아니면서, 왜 유부녀라고 하는 거야.”나태범이 정신을 차리고 화를 냈다.“...”나태범의 얼굴을 마주한 안지영은 천천히 가방에서 혼인 관계 증명서와 청첩장을 꺼내 집사에게 건네주었다.집사는 그것을 받고 확인해 보더니 깜짝 놀랐다. 그리고 바로 나태범에게 달려가 건네주었다.나태범은 안지영과 장선명의 혼인 관계 증명서를 확인하고는 표정이 굳어버렸다.게다가 혼인신고를 한 날짜가 오늘이라니.그 순간 나태범은 호흡이 거칠어졌다.나태범이 안지영을 노려보면서 얘기했다.“너, 너 아까 전화를 받고 나서 장선명과 결혼하러 간 거야?”나태범은 이를 꽉 깨물고 겨우 얘기했다.혼인 관계 증명서에 적힌 시간을 보니 집사와 전화한 후였다.그러니까, 안지영은 나태웅이 유서를 남기고 사라졌다는 말을 듣고도 바로 달려오지 않고 먼저 가서 혼인신고를 했다는 것이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나태범은 흉악한 시선 속에서 안지영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런 안지영의 모습을 보면서 나태범은 화가 나서 당장 폭발할 것만 같았다.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오늘 같은 날 결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나태범은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집사도 좋지 않은 표정으로 안지영을 보면서 말했다.“안지영 씨, 이건 선을 넘으신 겁니다.”마치 안지영이 혼인신고를 하러 간 게 큰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두 사람은 너나 할 거 없이 안지영에게 비난을 쏟아냈다.안지영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이건 나와 선명 씨의 선약이었어요. 우리의 결혼식이 나태웅 씨 때문에 자꾸만 미뤄졌으니까요. 그래서 혼인신고부터 하겠다고 한 건데,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안지영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다.설마 혼인신고를 하기 전에 통보라도 해주길 바란 건가?나씨 가문이 뭔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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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2화

그리고 나태범은 그런 나태웅을 믿었다.하지만 안지영은 나태웅의 유서를 믿지 않았다. 그저 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나태웅이 전에 하던 짓을 보면 이런 쇼를 벌이는 것도 가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동영그룹에 있을 때는 멀쩡했던 사람이 왜 천락그룹에 오니 이렇게 된 것인지.안지영은 알 수가 없었다.나태범은 차갑고 예리한 시선으로 안지영을 쏘아보면서 겨우 입 밖으로 말을 뱉어냈다.“먼저 들어가 봐.”“어르신, 안지영 씨를 지금 보내는 건...”“가라고 해!”옆에서 집사가 말리자 나태범이 단칼에 거절하면서 얘기했다.안지영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났다.“역시 어르신이 명쾌하시네요.”안지영의 말에 나태범은 더욱 화가 나서 차갑게 코웃음만 쳤다.‘모든 사람들이 다 본인처럼 교양 없이 사당이나 부수는 줄 알아?’안지영은 청첩장을 꺼내 나태범에게 건네며 말했다.“이건...”“가져가!”이런 상황에 청첩장을 돌리다니. 나태범은 기가 차서 화병으로 죽을 것만 같았다.만약 나태웅이 있었다면 안지영은 나태웅에게도 청첩장을 줬을 것이다.나태범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이를 꽉 깨물었다.안지영은 소리를 지르는 나태범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바로 떠날 준비를 했다.“그러면 이만 가보겠습니다.”말을 마친 나태범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집사는 그런 안지영의 뒷모습을 보면서 걱정스레 나태범을 쳐다보았다.“어르신,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나태범과 집사는 지금 이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꼈다.나태범은 숨을 몰아쉬면서 얘기했다.“얼른 사람을 풀어 찾아봐!”“이미 사람을 풀었습니다.”사람을 풀어 나태웅을 찾은 지는 한참이나 되었다.“이 유서를 누가 보낸 것인지는 알아봤어?”나태범이 힘이 다 풀린 채 물어봤다.나태범은 너무 걱정되었다.본인 아들이 이런 짓을 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나태범은 허씨 가문과의 약혼이 나태웅을 이렇게 벼랑 끝으로 내몰게 될 줄은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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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3화

나씨 가문에서 나온 안지영은 바로 장선명의 회사로 갔다.안지영이 온다는 것을 안 장선명은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안지영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장선명을 본 안지영은 아이처럼 활짝 웃으면서 기뻐했다.“아까 나태범 어르신 표정이 어찌나 볼만하던지. 저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 난 표정이었어요.”안지영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무섭지는 않았어?”장선명은 안지영의 손을 잡고 소파로 가서 앉았다.안지영은 가볍게 시선을 돌리다가 장선명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액자를 보더니 눈을 동그랗게 떴다.“이, 이거 언제 찍은 거예요!”안지영이 놀란 목소리로 장선명을 향해 물었다.이 사진은 전에 장선명이 물려서 입원해 있을 때, 안지영이 그를 간호해 줄 때의 사진이었다.사진 속의 안지영은 두 눈을 꼭 감고 잠에 빠져있었다.장선명은 얼른 그 액자를 빼앗아 갔다. 마치 비밀을 들킨 아이처럼 표정도 어색했다.“만지지 마.”“...”‘내 사진인데 보지 못하게 하는 거야? 게다가 왜 부끄러워하는 건데.’안지영은 장선명이 본인 사무실에 자기 사진을 둘 줄은 몰랐다. 장선명에게 이런 모습이 있을 줄은 몰랐다.“나태웅이 정말 죽으면 어쩌려고 그래. 걱정되지도 않아?”장선명이 안지영을 품에 안아 물었다.누가 봐도 어색해서 화제를 돌리는 거였다.하지만 그 화제에 안지영은 바로 눈을 흘기면서 말했다.“나태웅이 죽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이에요?”“...”장선명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나태웅과 안지영의 사이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안지영의 화를 사면 안 된다는 것을 말이다.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장선명은 안지영이 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두 사람의 신뢰 관계가 형성되면 안지영은 상대를 믿고 상대에게 기대기도 한다.하지만 그 신뢰를 저버리는 순간, 안지영은 바로 상대방과 모든 것을 끊어버린다.나태웅이 어떤 실수를 해왔는지 알기에, 장선명은 그것들을 나쁜 예시로 삼으며 배워갔다.“그렇긴 하네.”엄밀히 얘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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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4화

고은지가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 8시였다.어두운 복도를 따라 위로 올라가니 문 앞에는 량천옥이 서 있었다.그 옆에는 작은 캐리어까지 있었다.얼마나 기다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량천옥은 고은지를 보자마자 환히 웃으면서 얘기했다.“은지야, 나 너랑 같이 살려고 왔어.”“그러지 마세요. 당신은 배씨 가문의 사모님이잖아요. 배씨 가문을 떠난다고 해도 그 신분은 바뀌지 않아요.”고은지의 말투는 아주 평온했다.량천옥은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먹먹해졌다.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량천옥은 모든 일을 없었던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웃고 있던 눈에는 어느새 슬픔이 가득 차올랐다.“미안해.”지나간 과거에 대해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는 없겠지만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사과뿐이었다.하지만 그 사과만으로 지난날 고은지가 받은 상처를 모두 치유해 줄 수는 없었다.지금 고은지와 나태현이 대치 상황에 놓인 것도 다 량천옥 때문이니까 말이다.만약 량천옥의 친딸이 아니었다면, 나태현이 고은지의 아이를 빼돌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난 사과를 원한 게 아니에요. 그저 날 찾아오지 않았으면 해요.”고은지가 똑똑히 얘기했다.그 차가운 말투를 들은 량천옥은 더욱 가슴이 아팠다.변명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널 방해하기 위한 게 아니야. 그냥 지금부터 내가 널 챙겨주고 싶어서 그래. 은지야, 제발 나한테 기회를 줘.”량천옥이 목이 메어 얘기했다.전에 고은지와 고은영을 짓밟고 무시하던 때를 떠올리면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그런 기도 앞에서 고은지는 차갑게 량천옥을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량천옥이 덧붙였다.“너랑 같이 살게만 해줘. 제발.”량천옥은 받아주지 않으면 가지 않으려는 태도로 얘기했다.고은지를 지켜주고 싶은 건 진심이다.량천옥은 나태범이 무슨 짓을 벌일지 너무 걱정되었다.나태범은 겉으로 봤을 때는 강경하고 무서운 사람이지만 실제로는 겁쟁이에 불과하다.나태범이 안지영에게 뭐라 하는 것도, 그저 나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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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5화

결국 량천옥은 고은지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집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조금 낡긴 했지만 고은지가 깨끗하게 잘 정돈해 놓고 있었다.량천옥은 여태껏 큰 집에서 살아왔지만 지금 이 집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이 집은 편안한 느낌을 주니까 말이다.고은지는 이 집에 들어오고부터 량천옥과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주방에 들어갔다.결국 량천옥이 먼저 입을 열었다.“희주의 일은 나한테 맡겨둬. 이제 슬슬 단서가 보이기 시작하거든.”면을 삶고 있던 고은지는 량천옥의 말을 듣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량천옥을 쳐다보았다.그 눈빛에 량천옥은 속이 철렁 내려앉았다.“왜, 왜 그러는 거야?”“누가 알아봐달라고 했어요?”고은지가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은지야, 그게...”‘내가 알아보는 게 싫은 건가?’량천옥은 겁을 먹고 고은지를 쳐다보았다.량천옥은 그제야 알았다. 아무리 본인이 낳은 아이라고 하지만 량천옥은 고은지의 마음을 읽을 수 없었다.고희주의 일만 봐도, 량천옥은 고은지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고은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았다.“희주는 지금 아빠랑 있는 거예요. 그런데 왜 찾아보는 거예요?”“희주 때문에 나태현한테 협박받는 거 아니었어?”고은지가 차갑게 웃으면서 얘기했다.“누가 그래요? 내가 협박받은 거라고?”“...”량천옥은 지금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설마 고은지가 원해서 나태현 곁에 있는 거란 말인가?그럴 수가 없었다.나태현은 이미 지신혜와 약혼했다. 물론 약혼식을 올린 건 아니지만 곧 약혼할 거라는 건 모두가 아는 일이다.“그러면 얘기해 줘. 네가 원해서 나태현 곁에 남아있는 거야?”량천옥은 겨우 숨을 몰아쉬면서 물었다.고은지는 차가운 눈으로 량천옥을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면을 삶았다.고은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량천옥은 긴장되었다.그녀는 고은지와 나태현이 얽히지 않았으면 했다.게다가 그때의 일...그 일이 누구의 잘못인지는 몰라도 나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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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6화

아까 주방에서 말을 걸었지만 고은지는 대답 한 번 하지 않았다.고은지는 량천옥을 집으로 들이기는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량천옥은 말이 통하지 않는 사춘기 아이를 대하는 것 같았다. 그때 고은지의 핸드폰이 울리며 두 사람 사이의 정적을 타파했다.고은지는 걸려 온 전화번호를 보고 바로 방으로 들어가서 전화를 받았다.량천옥은 핸드폰 위에 비치는 글씨를 힐긋 보았다.육 씨인 사람이었다.하지만 량천옥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고은지가 방에서 무슨 얘기를 나누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고은지는 결국 나오지 않았다.량천옥은 이미 불어버린 면을 보면서 주방으로 들어가 다시 면을 삶아주었다.방에서 나온 고은지는 갓 나온 면을 보고 다시 량천옥을 쳐다보았다.량천옥은 차가운 고은지의 눈을 마주하고 얘기했다.“면이 불었길래 다시 삶았어.”오늘 저녁은 볼품없는 삶은 소면이었다.하지만 량천옥은 불평불만 없이 잘 먹었다.그리고 불어버린 면이 아까운 듯 본인 그릇에 둔 채로 있었다.“나갔다 올게요.”말을 마친 고은지는 외투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량천옥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어디 가려고? 내가 데려다줄게.”“괜찮아요.”말을 마친 고은지는 차가운 기운을 뿜어내며 문을 닫았다.량천옥은 그 자리에 서서 닫힌 문을 바라보다가 테이블 위에 놓은 면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고은지를 뒤따라가지 못한 량천옥은 결국 정록담에게 전화를 걸었다.“은지를 따라가. 마음이 안 놓여서 그래.”“알겠습니다. 사모님.”전화기 너머의 정록담이 공경하게 얘기했다.량천옥은 불안한 마음을 애써 다독였다. ‘그래도 같은 집에서 살게 되었잖아.’고은지는 밖으로 나간 후 바로 천락그룹으로 갔다.택시를 잡은 고은지는 천락그룹의 정문이 아닌 뒷문에 도착했다.정록담은 량천옥의 명령대로 고은지를 따라왔다.그리고 량천옥에게 문자를 남겼다. 고은지가 천락그룹에 온 걸 보니 아마 야근을 할 것 같다고 말이다.“이 늦은 시간에 야근을 한다고? 나태현, 정말 뭐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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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7화

이지훈도 이른 아침 연락을 받고 얼른 나태현의 사무실로 향해 가고 있었다.엘리베이터에서 이지훈은 고은지를 보고 미간을 약간 좁혔다.“오늘은 올라오지 마세요. 나 대표님이 기분이 좋지 않으니까요.”그 말을 들은 고은지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고은지의 말투는 평소와 같았다.전에 회사에 있을 때 고은지에게 부드러운 느낌이 있었다.하지만 지금 고은지에게 남은 건 차가운 한기뿐이었다.고은지는 본인 사무실에서 내렸다. 모든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고은지는 여유롭게 본인 위치로 갔다.“고은지 씨, 나랑 같이 사무실로 가야겠어.”팀장이 고은지를 보고 불러세웠다.“알겠습니다.”고은지는 펜과 노트북을 들고 사무실로 갔다.다른 부문 동료들이 속삭이고 있었다.“들어보니까 안에 스파이가 있는 것 같던데?”“스파이? 그럴 리가... 천락 그룹에 이런 적 한 번도 없었잖아.”“그렇게 큰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기다니. 스파이가 있는 게 분명해.”“헐... 그러면 지금 스파이를 찾으려는 거야?”“당연한 거 아니냐? 찾아내서 끝까지 추궁해야지.”회사 내부에 스파이가 있다니. 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몇백억이나 되는 프로젝트를 잃을 위기에 처했으니 천락그룹에서는 두 눈에 불을 켜고 스파이를 찾아내려 할 것이다.고은지는 팀장의 사무실에 도착했다.“팀장님, 저 왔습니다.”“이 포캐스팅 PPT 다시 만들어와요. 한번 확인해 봐.”팀장이 자료를 넘겨주면서 얘기했다.고은지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면서 팀장을 쳐다보았다.팀장이 이어서 얘기했다.“상부의 뜻은 이 프로젝트를 다시 가져와야 한다는 거야. 우리는 각 팀의 뜻을 종합해서 전달해야 하는 거고.”고은지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말을 마친 고은지가 서류를 들고 사무실에서 나갔다.지금 천락 그룹은 위기에 놓여있었다.나태현은 한 번도 밑지는 사업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나태현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고은지가 자리에 앉자마자 전화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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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8화

고은지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요?”“그래요라는 말이 나와? 량천옥이 어떤 사람인지는 네가 잘 알잖아. 뭐 때문에 이런 짓을 한 건지는 네가 가장 잘 알 거야.”량천옥이 누구를 위해 이런 짓을 한 것인지는 생각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강성의 사람들은 량천옥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잘 알았다. 그리고 량천옥이 얼마나 본인의 아이를 아끼는 사람인지도 잘 알았다.배윤이 학교에 다닐 때, 그 누구도 배윤을 건드릴 수 없었다.배윤의 엄마가 량천옥이니까 말이다.그리고 지금 나태현의 눈앞에 서 있는 고은지 또한 량천옥의 딸이다.고은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나태현을 쳐다보았다.나태현은 그런 고은지를 보면서 화가 나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병원에 가서 지신혜를 간호해. 지신혜가 다 나을 때까지.”“네.”고은지는 고개를 끄덕였다.싫다는 기색 하나 내비치지 않고 담담하게 말이다.그런 고은지를 보면서 나태현은 더욱 화가 났다.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차갑게 대답했다.“나가.”고은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사무실의 문이 닫히는 순간 나태현은 화가 나서 재떨이를 바닥으로 내쳤다.그는 짜증이 몰려와 참을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지훈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그리고 서류를 나태현 앞에 놓으면서 얘기했다.“대표님이 원하신 자료입니다.”“나태웅은 아직도 못 찾은 거야?”어제부터 지금까지 나태웅은 연락도 되지 않고 출근도 하지 않았다. 나씨 가문 사람들은 나태웅을 찾느라고 혈안이 되어있었다.이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못 찾았습니다.”“진이훈은?”“출근하지 않았습니다.”나태웅도 사라지고 진이훈도 사라졌다.회사가 위태로운 시기에 나태웅이 사라지다니. 나태현은 짜증이 나서 넥타이를 풀었다.“얼른 남풍 프로젝트를 흘린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봐.”“알아보고 있습니다.”이지훈이 대답했다. 어젯밤 문제가 생긴 후, 그들은 이 프로젝트를 손에 넣은 사람이 누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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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9화

이지훈은 사무실로 돌아와 고은지가 업무 인수인계하는 것을 지켜보았다.팀장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얘기했다.“나 대표님도 너무 하시는 거 아니야? 우리 팀한테 업무를 가득 줘놓고 은지 씨를 데려가다니.”“이만 가보겠습니다.”“그래, 가 봐.”팀장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상사의 뜻이니 기분이 좋지 않아도 어쩔 수 없었다.고은지가 떠나려는데 이지훈이 같이 엘리베이터에 탔다.고은지는 이지훈을 보면서 가볍게 인사했다.“원하지 않으면 돌아가서 며칠 휴식하고 오세요.”이지훈이 고은지를 향해 얘기했다.“이지훈 씨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이건 나태현이 직접 지시한 일이다. 고은지가 정말 가지 않는다면 나태현이 어떻게 할까?“그렇긴하죠.”“...”고은지는 웃음을 약간 흘렸다.이 회사에서 나태현의 뜻에 반기를 드는 사람이 있다니. 아니면... 나태현의 최측근도 나태현이 하는 짓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인가?그렇다면 이 회사에는 나태현에게 불만을 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바쁘시니 병원의 일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겁니다.”이지훈이 말을 덧붙였다.오늘 나태현이 고은지를 부른 건 억눌러왔던 화를 터뜨릴 대상이 필요한 것뿐이었다.어젯밤 남풍의 프로젝트로 인해 손해를 보았으니 화가 잔뜩 쌓였으니 말이다.“전 괜찮아요.”고은지가 고개를 저었다.고은지는 이번 일에도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마치 고은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처럼 말이다.아무리 나태현이 지신혜를 간호해라고 해도 고은지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이지훈은 한숨을 내쉬면서 어쩔 수 없어 했다.이지훈은 량찬옥과 같은 생각이었다.고은지가 나태현의 곁에 있는 게 고희주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리고 고희주는...이지훈은 고은지를 보면서 얘기했다.“고희주 양은 해외에 갔습니다. 그곳에는 고희주 양을 전담 케어하는 분들이 계시고요. 그분들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그 말에 고은지는 이지훈의 태도를 알 수 있었다.이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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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0화

그렇게 말하는 지신혜는 고희주가 무슨 더러운 바이러스인 것처럼 표정을 찡그렸다.병신이라는 단어에 고은지의 표정이 굳어버렸다. 아까까지만 해도 감정을 알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 고은지는 아주 위험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병신?”“그래, 나는 새엄마가 되는 건 딱 질색이었거든. 근데 다행히도 그 병신은 아무 말도 못 하잖아.”잔인하고 차가운 말에 고은지는 심장에 비수가 박히는 것만 같았다.지신혜는 그런 고은지를 보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나태현과의 약혼식이 미뤄진 걸 생각하면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량천옥이 배씨 가문을 떠나고서도 이렇게 막 나올 줄은 몰랐다.“얼른 물 가져와. 여기 서서 뭐 해!”고은지가 움직이지 않자 지신혜는 가볍게 고은지를 흘겨보았다.고은지는 옆에 있는 보온병에서 물을 따랐다.보온병은 아침에 간호사가 가져온 것이었는데 금방 끓인 물을 넣은 터라 아주 뜨거웠다.고은지는 차가운 표정으로 뜨거운 물을 유리잔에 받고 있었다.그리고 지신혜 앞으로 와서 건네주면서 얘기했다.“마셔요.”지신혜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유리잔을 보면서 놀랐다.‘이렇게 멍청한 사람이었나? 뜨거운 물을 마시라고?’“너 바보야? 뜨거운 물은 옆에 놓고 식혀야지. 일단은 내 발톱부터 깎아줘.”지신혜가 어이없다는 듯 얘기했다.고은지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싸늘한 표정으로 물었다.“안 마시려고요?”“아니, 그게 아니라... 지금 뭐 하려는 거야!”지신혜는 위험한 기운을 느끼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고은지는 그저 차가운 표정으로 지신혜를 쳐다볼 뿐이었다.그 눈빛에서 지신혜는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제가 먹여드려요?”“너, 미쳤어?”지신혜는 고은지가 뭘 하려는 것인지 알아차렸다.일부러 화상을 입히려는 것이다.고은지의 차가운 눈빛을 보면서 지신혜가 소리 질렀다.“사람 살려요! 여기 미친... 으윽!”소리를 지르자마자 고은지가 지신혜의 머리카락을 잡고 유리잔을 지신혜의 입가에 갖다 댄 채 들이부었다.“우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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